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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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믿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사랑을 믿는가...  나는 그랬다. 내맘 한 구석 어딘가에서는 사랑을 믿었다. 하지만, 구광본의 '서른 해'라는 시에서 처럼 한눈에 알아보았다는 사람을, 한눈에 사랑하였다는 사람을 믿지 않았고 영원한 사랑도 믿지 않았다. 사람은 변하고 사랑도 변한다. 아무리 죽을만큼 아팠더라도 정말로 사랑때문에 죽는 법은 없으므로...

여기,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냐고 묻는 한 여자가 있다. 처음부터 마음이 끌렸고 그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아무것도 상관없었던 사랑을 했던 한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 때 그녀는 어렸고 지금의 그녀는 현실을 생각할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 그런데 그 순간, 운명처럼 그가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사랑을 묻는다.

사랑이야기다. 통속적이고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그런 사랑이야기.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홍이처럼 모든 것을 건 사랑을 한 적도 없고, 그런 사랑을 본 적도 없고, 믿지도 않고, 한때는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게 아니야. 그건 지옥으로 들어가는 거지. 결혼은 좋은 사람하고 하는 거야."(p.91)라는 홍이 엄마의 말에 동조했었던 적이 있었던 내가, 읽는 내내 사랑에 대해서 결혼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녀의 감정선을 따라 가면서,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라고 물었던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이제 또다른 한사람, 준고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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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7-09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지영은 무소 이후 안읽고 싶어요.

토트 2006-07-09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에요. 그래도 책이 나오면 어쨌든 읽게 되네요. 사지는 않지만 빌려서라도 읽는 걸 보니 공지영이라는 이름이 가진 힘이 아직은 작용하는 거 같아요.ㅎㅎ

레프리컨 2006-07-09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지금 읽고 있는 거예용! 근데, 앞 몇 장 읽어 놓고선 며칠째 계속 덮어 두고 있네용.^^ 글게요, 사랑때문에 죽는 법은 없드라구요. 적어도 제 주위에서 보면...^^

반딧불,, 2006-07-1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그 책이군요. 빌.려.는 보고 싶습니다..

토트 2006-07-1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프리컨님/ 앗! 반가와라.. 레프리컨님의 리뷰도 기대할께요.^^
반딧불님/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봤어요.^^

2006-10-20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트 2006-10-2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그렇겠죠? 근데 언제 나타날까요. ^^;;
 
파리의 화상 볼라르 - 세상에서 가장 많은 초상화로 남은 남자
앙브루아즈 볼라르 지음, 김용채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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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 미술관에서 인상파 거장전을 한다는 말을 듣고 문득 생각난 책.

'세상에서 가장 많은 초상화로 남은 남자'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파리의 화상이자 작가인 볼라르가 쓴 책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림에 대한 책이 아니라 볼라르가 만난 화가들에 대한 책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르누아르, 드가, 고흐, 마네, 모네, 피카소등의 화가들을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같은 시대에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화가들이 서로 마주치고 대화하고 우정을 쌓는 모습은 단지 그림을 통해서만 보아왔던 화가의 모습이 아니라 친근한 이웃의 모습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면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 또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이 책에는 많은 그림들이 들어있는데 그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특히 서로 다른 화가들이 그린 볼라르의 초상화들이 수록되어 있어 각각의 화가들의 특징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림을 좋아한다면 또 화가들의 뒷이야기, 예를 들면 마네의 <막시밀리언의 처형>이 왜 쪼개지게 되었는지, 고흐가 왜 자신의 귀를 잘랐는지, 마네가 왜 르누아르에게 그림을 그만두라고 충고했는지, 드가와 르누와르의 사이가 왜 틀어졌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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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06년 4월
구판절판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봐 두려웠고, 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 주지 않으면 서글펐다.-26쪽

그들의 고함 소리를 들으면서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가진 것을 갖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나도 원하고 싶어서였다. 그들은 행복을 쉽게 얻는 것처럼 보였다.-67쪽

결국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문제였다. 얼트에 다닌 지 2년째, 나는 기대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186쪽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결코 다른 사람돠 나눌 수 없다. 감정을 털어놓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때로는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요일오후처럼 시간이 느리게 흘러갈 때나 시합이 없는 토요일 오후가 되면 그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진다. 마음을 털어놓아서 내 기분이 나아졌건 그렇지 않건 결국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긋지긋하고 익숙한 방, 형편없는 내 얼굴과 몸매, 다른 사람들의 비난, 그들의 무심함, 그들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 변명을 하려고 해도 이상하고 지루하고 심지어는 독창적이지도 않은 내 말투까지 모든 것이 그대로이다. 왜 다른 사람들의 삶은 그렇게 쉬운 것일까? 또 내가 그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항상 성공하는 것도 아니었다.-318쪽

자실은 차라리 순진한 행동이었다. 자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 극적인 드라마는 오래 가지 않는다. 결국에는 일상만이 존재할 뿐이고, 그 일상을 해쳐 나가야 할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318쪽

어느 쪽이건 당시 내게 중요했던 것은 오직 상대방의 반응뿐이었다. 숫자들은 매정하고 감흥이 없었지만 사람은 따듯하고, 숨을 쉬었으며, 흔들릴 여지가 있었다. 물론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실수를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의 마음을 잘못 읽어서 실수한 적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내가 지나치게 예민해서거나, 내가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기대에 못 미치기'였다. 그러면 상대방의 기대에는 못 미치겠지만 낙오자로서 그들과 완벽하게 조화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아부할 수도 있고, 그들을 공격할 수 도 있 고, 슬퍼할 수도 있으며, 정직할 수 도 있고, 침묵할 수도 있었다. -388쪽

우리는 느끼는 것을 느끼고 행동하는 것을 행동한다. 도대체 누가 조리 있는 말에서 확신을 얻는단 말인가?-555쪽

"꼭 그래야 할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서 안 돼. 일단 감정을 드러내고 나면 그걸로 끝이야. 다른 사람들은 절대로 나의 다른 면들은 봐주지 않아."-5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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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책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4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지음, 조원규 옮김 / 들녘 / 2006년 2월
품절


책 한 권을 버리기가 얻기보다 훨씬 힘겨울 때가 많다. 우리는 궁핍과 망각 때문에 책들과 계약을 맺고, 그것들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지난 삶에 대한 증인처럼 우리와 결속되어 있다. 책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동안 우리는 축적의 환상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정신적인 소득을 기입하듯 해와 달과 날을 기록하곤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첫장에 자기 이름을, 공책에 빌려갈 사람의 이름을 적고 난 연휴에야 책을 빌려주곤 한다. 공공도서관처럼 도장을 찍고 소유자의 카드를 꽂아놓은 책들도 본 적이 있다. 책을 잃어버리는 걸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차라리 반지나 시계, 우산 따위를 잃는 편이, 다시는 읽지 않더라도 낯익은 제목만으로도 우리가 과거에 누렸던 감정을 일깨워주는책 한 권을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17쪽

애서가로서 우리는 친구들의 서가를 심심풀이로 염탐하곤 한다. 읽고 싶지만 수중에없는 책을 발견할까 해서, 또는 그저 지금 눈앞에 있는 저 짐승 뱃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우리의 동료들은 혼자 응접실에 있게 되면 분명 책장 앞에 서성거리며 킁킁 냄새를 맡고 있을 것이다.-18쪽

사람들은 책을 읽을 때 거의 진동이 감지되지 않을 정도로 철자들을 발음하곤 합니다. 책읽기란 완전한 침묵에 잠기는 일이 아니지요. 우리의 목소리가 언제나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악기가 악보를 연주하듯이 목소리는 읽는 행들을 연주합니다. 그리고 이런 읽기는 눈으로 읽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확신합니다. 단어와 문장들에서 음과 멜로디를 이끌어내는 거지요. -60쪽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훌륭한 그림이나 다름없어요. 작은 자음과 모음들에는 독자적인 리듬과 구성의 원리에 따라 쉼없이 만들어내는 형상과 선의 유희가 담겨 있지요. 그러니까 본문의 모양, 글자의 크기, 좌우상하의 여백, 종이의 질, 양끝이나 가운데에 매겨지는 쪽번호처럼 전체를 이루는 자잘한 모양새들을 어느 누구도 무시해선 안 됩니다. -61쪽

인간만이 책의 운명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82쪽

일이백년 또는 이천 년의 세월을 견뎌내는가 하면 모래 속에서도 살아남는 저 내구성 있는 물체와 인간의 관계는 결코 무해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해야 옳다. 저 부드럽고 쉽게 소멸되지 않는 책이라는 사물은 인간과 숙명적으로 맺어져 있다고.-83쪽

나는 내가 어떤 책 한 권에라도 흥미를 느낄까봐. 그래서 그걸 집으로 가져가 점점 손쓸 겨를 없이 불어나는 책들의 거대한 식민지에 추가하고, 그 책들이 벽을 따라 쌓이고 복도로 넘쳐날까 봐 지레 겁이 났다.-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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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6-0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괜찮죠? ^^

토트 2006-06-04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아주 좋았어요. ^^

물만두 2006-06-0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토트 2006-06-04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안좋아할수는 없을거 같아요.^^

카페인중독 2006-10-20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동감 가는 말이에요...^^

토트 2006-10-2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았어요. 읽어보셨나요? ^^

카페인중독 2006-10-2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님 덕분에 보관함에 모셔져 있습니다...^^

토트 2006-10-20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꿈꾸는 책들의 도시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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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인 책이나 비도덕적인 책이라는 것은 없다."
그 부흐링이 대꾸했다.
"책이란 잘 쓰였던가 못 쓰였던가다. 그게 전부다."-37쪽

"한 명의 시인이 표절하면 절도이지만, 많은 시인들이 표절하면 그것은 탐구입니다."-92쪽

"독서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절약하는 지적인 방법이다."-94쪽

호기심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다. 그것은 우주 안에 있는 두 개의 가장 큰 제동력인 이성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호기심은 바로 아이들에게 손을 불 속에 넣어보게 하고, 용병들을 전쟁에 나가도록 부추기거나 혹은 탐구가들을 운비스칸트의 생각하는 유사 속으로 들어가도록 유인하는 힘이다.-164쪽

"이따금 즐겨 기억하곤 하는 오랜 친구다. 때로는 기억하기가 전혀 즐겁지 않다. 기억은 나를 슬프게 만드니까. 좋은 때의 기억이 나쁜 때의 기억보다 눈에서 더 많은 눈물을 자아낸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201쪽

"어떤 책이 얼마나 잘 팔리고 팔리지 않느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 혹은 얼마나 적은 사람들이 한 작가를 이?는가 안 하는가는 저혀 상관없다. 그런 것이 규범이 되기에는 너무 많은 우연과 부당함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내 말은, 네가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네 안에서 얼마나 환하게 오름이 타오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253쪽

"작가란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 있는 거지, 체험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만약 네가 무엇ㅇ르 체험하려면 해적이나 책 사냥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네가 글을 쓰고 싶다며 그냥 써야 한다. 만약 네가 그것을 너 자신으로부터 창조해낼 수 없다면 다른 어디서도 찾아낼 수 없다."-308쪽

"그냥 계속 기어 올라가는 거다. 마치 소설을 쓸 때처럼. 처음에 아주 비약적으로 한 장면을 쓰는 일은 매우 쉽다. 그러다가 언젠가 네가 피곤해져서 뒤를 돌아보면 아직 겨우 절반밖에는 쓰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앞을 바라보면 아직도 절반이 남아 있는 것이 보인다. 그때 만약 용기를 잃으면 너는 실패하고 만다. 무슨 일을 시작하기는 수비다. 그러나 그 일을 끝내기는 어렵다."-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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