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다이어리
알리사 발데스 로드리게즈 지음, 이현정 옮김 / 시공사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보스턴 대학에서 만난 6명의 라틴계 여자들인 로렌, 사라, 엠버, 엘리자베스, 레베카, 우스내비스는 평생 해마다 두번씩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들의 모임을 '부에나 수시아 소셜 클럽'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수시아는 dirty girls이다.  자신들이 지은 이름 그대로 그녀들은 마냥 착하고 선한 사람들이 아니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노력하는 서른 살이 되어가는 여자들이다.

책에서는 각각의 챕터에서 다섯 명의 주인공들이 자신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각각 개성이 강한 이 주인공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문직에 또는 부유한 전업주부이고 다른 사람들, 특히 친구들이 보기에도 부러움을 살 만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심지어 친구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거나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수시아들은 결국에는 서로를 감싸고 다른 어떤 사람들 못지 않은 끈끈한 우정을 보여준다.

그녀들이 보여주는 우정은 끔찍한 머리를 하고 미용실에서 나타난 친구에게 예쁘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가난한 엠버를 위해 그녀들은 돌아가며 그녀의 비행기 값을 대고 공항에서 그녀를 데려온다. 사라가 남편에게 맞아 이혼하고 자립을 시작했을때 그녀들은 그녀의 사업을 위해 나선다.  누가 여자들에게는 우정이 없다고 했는가.

결론을 말하자면 이 책은 재미있다. 책을 잡고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선명하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흥미롭다. 결말도 해피엔딩이지만 억지스럽진 않다. 하루하루 나이들어가면서 자신의 모습에 불안을 느끼는 여자들이라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기분좋고 즐거운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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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8-2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서른이란 나이가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던 때도 있는데 이젠 저보다 더 어린 사람들이 되네요. 그래도 님의 평에서 느껴지는 것은 나이가 모든 걸 말하지 않는다는 거요... 담에 지를땐 저도 이 책 사볼려구요..

토트 2006-08-2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은 절대 많은 나이가 아니에요. 많은 걸 할 수 있는 나이라구요. 그죠? 참, 그런데 막상 이 책의 주인공들은 서른이 아직 아니에요. ^^ 책 재밌게 잘봤어요. 감사해요.^^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구판절판


자신의 불멸성에 대한 습관적인 믿음을 버린다면, 우리는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지만 영원하게 보이는 존재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수많은 시도되지 않은 가능성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14쪽

소설의 가치는 우리 자신의 삶에서 볼 수 있는 것들과 비슷한 정서와 사람들을 표현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의 가치는 그것들을 우리가 묘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빼어나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 즉 우리가 명확히 서술할 수는 없었으나 우리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느낌들을 지적해 주는 능력에도 있다.-40~41쪽

대조적으로, 책은 산발적으로만 활동하는 우리 정신의 정수이자 가장 활력 있는 표현의 기록이고, 원래는 수년간 지속되었지만 중간중간 단절되었던 착상의 순간들의 응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저자를 만나면 반드시 실망하게 될 것이다.("자신들이 쓴 책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그들의 책이 책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만남은 시간적 한계에 종속된 상태에서 그 사람을 드러낼 뿐이기 때문이다.-155쪽

책이란 우리가 습관 속에서, 사회 속에서, 결함 속에서 표출하는 자아와는 구별되는, 또 다른 자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160쪽

어떤 순간에는 삶이 매우 아름답게 보이는데도 삶이 사소한 것처럼 생각되는 까닭은, 삶의 흔적 그 자체가 아니라 삶에 대해 아무것도 간직하고 있지 않은 매우 다른 이미지들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리는 데 있다. - 때문에 우리는 삶을 멸시하는 것이다.-195쪽

(독서를) 학문 분과로 만드는 것은 단지 '자극'에 불과한 것에 너무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독서는 정신적 삶이 문턱 위에 있다. 그것은 우리를 정신적 삶으로 인도할 수 있지만, 정신적 삶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가장 훌륭한 책들조차도 결국에는 내팽개쳐야만 하게 마련이다.-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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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프루스트를 좋아하냐고? 솔직히 프루스트에 대해 아는 건 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유명한 작가라는 것. 그리고 어렸을때 그 명성에 이끌려 그 책을 읽어보려 했으나 몇 장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는 것. 그 후로 그는 좀처럼 다가갈 수 없는 작가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말이 없는 건 당연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어한 건, 프루스트 때문이 아니라 알랭 드 보통 때문이다. 그의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나는 보통씨에게 반했고 그의 책은 당연히 읽어야 하는 책의 목록에 들어가게 되었다. 마침내 읽은 이 책은 알랭 드 보통 특유의 문체로 내가 다가가지 못했던 프루스트를 좀더 가깝게 느끼게 해 주었다.

이 책은 크게 9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자신을 위한 독서법, 여유있게 사는 법,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감정을 표현하는 법, 좋은 친구가 되는 법, 일상에 눈을 뜨는 법,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책을 치워버리는 법. 이 아홉가지 장 속에서 보통은 프루스트의 삶과 그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프루스트식의 삶의 방식을 얘기하고 있다.

물론, 그의 삶의 방식이 옳다고 느낀다기 보다는, 그의 삶에 애정을 느끼고 잠시라도 독자에게 그를 가깝게 느껴주게 하는 알랭 드 보통에 더 매력을 느꼈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은 언젠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프루스트를 다시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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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중독 2006-10-2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 드 보통씨...참 쉽게 설명해 줘요...그죠? ^^

토트 2006-10-2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보통씨를 안 좋아할 수가 없죠.^^
 
키다리 아저씨 네버랜드 클래식 12
진 웹스터 글 그림,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3월
구판절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것에서 큰 기쁨을 끌어내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행복의 비결을 알아 냈어요. 그것은 현재를 보람있게 사는 것이에요.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겁게 사는 거에요. 저는 순간순간을 즐겁게 살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느끼며 살아갈 거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경주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달려가느라 주변의 아름답고 조용한 경치는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지요. 그러다가 문득 늙고 지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목적지에 도달하든 도달하지 못하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저는 차라라 길가에 주저앉아 작은 행복을 많이 쌓을 거에요. -163~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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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8-09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내용도 있었던가요?? 여하튼 잼나게 읽은 책이죠..

토트 2006-08-09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있더라구요. 저는 이 책을 이제야 읽었는데, 재밌어요. ㅎㅎㅎ

해적오리 2006-08-10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넘 좋아했던 책인데요... 저런 구절은 있는 줄 몰랐어요. 전 다만 큰 줄기 로맨스쪽으로만 치중했던가봐요..^^;;;

토트 2006-08-1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스도 좋아요.ㅎㅎ 그 후의 이야기도 읽고 싶어졌어요.
 
히스토리언 - 전3권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조영학 옮김 / 김영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홍보성 문구에 좀 약하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꼭 요란한 홍보성 문구가 있는 책은 읽어보게 된다. 그래도 요즘에는 사는 것보다 빌려서 보는 경우가 많아서 다행이긴 하다. 이 책도 빌려서 본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나는 역사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실재로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과 함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된다. 대를 이은 드라큘라의 비밀에 관한 소설.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 하지만 솔직히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지루해서 끝까지 읽는 게 목표가 되었다.

처음에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보면서 내심 불안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러나... 예전에 작가가 엄청나게 일을 벌여놓고 수습못해서 마지막에 주인공들을 다 죽였던 만화가 떠오르면서 불안했는데 이건 그것보다 심하다. 이 허무한 결말이라니...

한가지 흥미로왔던 것은 그들이 여행하면서 묘사되는 동유럽의 풍경과 그들이 자료를 얻는 도서관, 그리고 고서들에 대한 묘사다. 그런것들마저 없었다면 아마 중간에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저 요란한 홍보성 문구들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담부터는 절대로 속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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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8-09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선전이 요란한 책 읽으면 기대가 커서 그런지 더 허한 느낌이 들어요..

Mephistopheles 2006-08-0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최악이였어요...특히 그 마지막 드라큘라라는 인물의 똘마니틱한 죽음...그리고 책의 앞면과 뒷면 속에 있는 작가의 뽀샵빨 잔뜩 들어간 사진하며....
전형적인 사기작가의 반열에 올라도 모자르지 않아요..

반딧불,, 2006-08-09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토트 2006-08-09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전 빌려봐서 그 띠지도 못 봤답니다. ㅋ
해적님/ 맞아요. 그리고 요란한 책 중에서 맘에 들었던 것도 별로 없어요.
메피스토님/ ㅋㅋ 맞아요. 똘마니틱한 죽음. 그 중요한 인물을 그렇게 죽이다니요.
반딧불님/ 너무 심해요. 진짜 실망했어요.

전호인 2006-08-09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신당한 느낌이 들져!

토트 2006-08-09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