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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장정일 지음 / 마티
“책을 파고들수록 현실로 돌아온다"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독서일기가 아니다. 장정일의 독후감이란 틀은 그대로지만 제목도, 구성도, 출판사도 모두 바뀌었다. 그간 장정일의 삶이, 생각이, ‘독서일기’를 통해 전하고픈 이야기가 변했기 때문이리라.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구성이다. 일기 형식이 아니라 주제를 나누어 4부로 구성했다. 특히 ‘책과 독서’에 대한 책을 집중적으로 다룬 1부 ‘읽기의 방식이 삶의 방식이다’에서 자기 고민, 체험으로서의 독서를 강조하는 장정일의 독서론을 볼 수 있어 반갑다. 다루는 책에도 변화가 있다. 문학으로 분류될 만한 책이 줄고 인문, 사회 분야의 책들이 대개를 차지한다. 앞서 말한 자기 고민, 체험으로서의 독서가 개인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맥락과 환경에서 함께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재미난 건 이 책에서 다루는 첫 책이 <장정일의 독서일기 7>이고 마지막 꼭지가 나쁜 책을 권하는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일기’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첫 꼭지의 독서론과 나쁜 책을 권하는 사회를 호되게 비판하며 ‘숙성된 사고’로서의 ‘책 문화’를 지향하는 독서문화론은 책을 파고들수록 현실로 돌아온다는 장정일의 깨달음이자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전하는 변화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독서일기’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워낙 많이들 사용하고 있어서, 원래부터 그런 글쓰기 용례나 단어가 있기나 한 듯이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지만, 실은 이 용어가 생긴 것은 1994년 나의 <독서일기>가 나오면서부터다. (중략) 모두들 이 단어를 무심히 사용하기 때문에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독서일기란 실현 불가능한 글쓰기다. (중략) 도를 닦는 스님처럼 책읽기에 몰두한다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일도 아니지만, 무릇 책 읽는 일은 도가 아니다. 이번 책에 실린 많은 독후감이 그렇듯이 독서를 파고들면 들수록 도통하는 게 아니라, 현실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들 하지만, 그 길은 책 속으로 난 길이 아니라, 책의 가장자리와 현실의 가장자리 사이로 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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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독종
이시형 지음 / 리더스북
"삶의 공식이 달라졌다. 행복한 독종으로 미래를 개척하라!"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등의 저서로 주도적이고 도전적인 인생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시형 박사의 새 책. 2007년 출간된 <에이징 파워>를 대폭 증보 개정해 내놓은 이 책에서 그는 40, 50대에 은퇴하고 80, 90세까지 살아야 하는 현재의 청장년층들에게는 공부-취업-은퇴라는 일반적인 인생의 사이클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평생 공부하고 도전하는 새로운 라이프사이클로 전환할 것을 역설한다. 나이가 듦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어떤 강점을 갖게 되는지 사회통계학적·뇌과학적 근거를 들어 밝히는 한편, 이 힘을 기반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평생 현역으로 살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해법을 제안한다.
- 경영 MD 장선희
추천사: 퇴직 이후는 마음대로 한번 살아볼 기회가 주어지는 시간이다. 최고의 날이 아직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의 짧음을 아쉬워하며 살아볼 만하다. 이 책은 책임과 의무를 등에 가득 지고 살았던 낙타의 삶을 청산하고, 자유로운 사자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이 시대 중장년들을 위한 책이자, 좀더 일찍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고자 하는 오늘의 청년들을 위한 책이다. 진무하고 위로하며, 에너지로 충만하게 만든다.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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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골짜기
임철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별어곡역을 스쳐간 사람과 인연, 서정에서 느끼는 가을!"
1980년의 광주 이야기를 담은 소설 <봄날>로 잘 알려진 작가 임철우가 6년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강원도 정선군 정선선의 첫번째 역. 별어곡역(別於谷驛)을 스쳐간 사람과 인연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엔 <사평역에서>라는 곽재구의 시를 개작한 작가의 단편소설을 연상케 하는 아릿한 정서가 담겨 있다.
'이별하는 골짜기'라는 이름 뜻대로, 사람은 별어곡을 떠나가고 기억을 남긴다. 한때는 번성한 탄광촌이었으나 지금은 찾는 사람도 없는 역을 채운 것은 사람과, 그들의 아픔이다. 1980년 사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들은 안다. 티켓다방 종업원, 역무원, 시인 지망생 같은 소박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고즈넉하게 응시한다. 중견 작가의 유려한 필력이 자연 그대로의 인간사를 소박하게 비추는 순간, 간이역의 서정이 손에 잡힐 듯하다. 가을을 시작하는 소설로 손에 쥐어보면 어떨까. 사라져가는 것들, 그 애수를 담담히 응시하는 소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이 넓은 세상에, 아, 시발, 내 몸 하나 숨을 공간이 없어....... 그날 밤 수화기를 건너오던 그 한없이 고독하고 메마른 음성. 청년은 비로소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그건 손짓이 아니었을까. 장대비 쏟아지는 캄캄한 골방, 외로움에 지쳐 지상의 다른 누군가를 향해 내밀던 마지막 손짓. 그런데도 난, 나는 혼자서 귀를 틀어막고만 있었어.
"아름다움이라니......"
청년은 목이 컥 메어온다. 세상에,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아름다움만으로 시가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니. (중략)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만은 어렴풋이 알 듯하다. 삶은 아름다움만도 슬픔만도 아니라는 것. 아무리 두렵고 끔찍해도, 결코 도망치거나 외면해선 안 될 그 무엇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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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두 사람
오츠 슈이치 지음.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그 두 번째 이야기"
1천 명의 말기 환자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깨달은 '후회'를 모은 전작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30만 명의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와, 깊은 감동을 전했다. 수많은 죽음을 목도한 호스피스 전문의 오츠 슈이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한 모습을 유지하는 이들의 삶을 남기고자 했다. 후회모음집인 전작과 달리, 이번 새 책은 감동과 따듯함을 남기고 떠난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오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빛을 유지해온 멋쟁이 귀부인, 행복과는 거리가 먼 파란한 삶이었지만 묵묵히 지켜내어 마지막 행복을 얻은 사람, 긴 투병 생활 중에도 타인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사람 등 11인의 각기 다른 삶을 그려낸다. 마지막 열두 번째는 빈 공간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자리로 남겨둔다.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떠난 이들을 통해 가치있는 인생을 살아가라는 강한 메시지와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 문학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나는 죽음을 선택하려는 사람, 삶의 끈을 스스로 끊고자 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끈을 놓지 말라고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다. 그런 간절한 바람을 담아 이 책을 쓴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인생의 마지막 남은 카드는 언제나 '희망'이라는 것을 부디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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