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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
공선옥 지음 / 뿔(웅진)
“슬픔을 말하는 작가 공선옥과 함께, 이제 그 슬픔을 돌볼 때."
몹시도 오래 슬펐다. 물에서 아이를, 절벽에서 남편을 잃었다. 끼니는 막걸리와 빵으로 대충 해결했고, 장미꽃이 만발하던 마당에 가득 떨어진 쓰레기를 보며 악다구니를 썼다. 2009년 5월, 여자는 노란 색이 가득한 광화문 거리에서 외로움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자의 슬픔은 너무도 크고 잔혹해서, 슬픔 말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듯했다.
또다른 부고를 듣고 남편의 지인 정섭을 따라 떠나간 곳은 목포. 옛 영화를 기억하는 항구 도시의 영란 여관에서 여자는 끝끝내 정 붙이고 살아보려는 그 질기고 푸른 힘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슬픔을 돌보는 법을 조금씩 익히게 된다. 슬픔을 서술하는 문장이 수수하면서도 맛깔스럽다. 정겨운 사투리와 함께 남도의 햇살이 내리쬐는 듯하다. 그러니 이제 슬픔이여 안녕. 슬픔을 꼭꼭 씹어 자신의 것으로 화化하려는 손이 거칠고 눈이 고운 사람들의 이야기. 문학 웹진 뿔(http://blog.aladin.co.kr/yeongran) 연재작. - 문학 MD 김효선
반짝이는 순간 : 부자가 아니어서 가질 수 있는 기쁨은 의외로 많았다. 엄마가 남긴 재봉틀은 그럴 때 참으로 유용하게 쓰였다. 남편은 내 면치마로 만들어준 바지를 잠옷으로 입었다. 잠옷은 나중에 더 이상 꿰맬 힘조차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그의 잠옷으로 살다 일생을 마감했다. 나는 지금도 그 잠옷의 소리들을 기억한다. 남편이 그 잠옷을 입고 이불 속으로 들어올 때, 잠옷을 스르륵 발밑으로 내릴 때, 나는 남편과 사랑을 하면서도 잠옷이 우리를 말가니 지켜보고 있는 것을 알았다. 여기저기 덧대어 꿰맨 잠옷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 나는 남편과의 사랑이 기쁘고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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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차이
한상복.연준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운 또한 실력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실력"
운 좋은 사람들은 뭐가 다른가. 알라딘 독자 선정 ‘성공론’ 분야 최고의 책 <배려>의 저자 한상복과 <사소한 차이>의 저자 연준혁이 함께 펴낸 이번 책은 동서양 3천 년을 이끌어온 ‘운의 황금률’을 밝히는 탐사 기획물이다. 작은 차이가 삶에 어떤 결과로 반영되는지에 관한 주제에 천착해온 저자들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차이를 탐색하는 도중, 그것이 운이 작동하는 매커니즘과 닿아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 역사와 철학을 가로질러 가며 행운과 불운이 사람들과 어떻게 어우려져 왔는지를 조사한 끝에 행운을 내편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책에 따르면 다행히도 행운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행운을 챙기는 방법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거대한 행운을 불러들이는 소박한 실마리들을 실감나는 사례와 읽기 편한 문체로 풀어낸다. - 경제경영 MD 장선희
책 속에서 :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우연으로 지나치지 않았다. 아내의 손목을 찍어 손뼈를 기록했다. 그리고 제1회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해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남겼다…크룩스와 테슬러가 엑스선에 우연의 딱지를 붙이고 간과한 이유는, 그들이 눈에 보이는 것, 그동안 입증된 것만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엑스선은 그들이 보기에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우연이었다. 그러나 뢴트겐은 눈에 보이는 것, 그동안 입증된 것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가 알고 있던 세계와, 그것을 벗어난 새로운 세계, 진실은 그 사이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행운은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차이를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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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다
손아람, 임승수, 하종강 외 지음 / 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보이는창, 철수와영희
"태일이 형, 저 태일이에요"
<전태일 평전> 서(序)에서 조영래는 묻는다. “오늘 전태일은 어디서 불타고 있는가? 전태일은 이 시각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출간한 이 책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까? 사회과학 출판사 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보이는창, 철수와영희는 아직도 뜨거운 화염 속에 있는 전태일을 우리 삶으로 불러내고자 한다. 이 땅의 전태일(정말 이름이 전태일인 사람들)을 만나러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고, 만화, 일기, 인터뷰, 강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우리 시대 전태일을 만났다.
전태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가지각색이지만 ‘전태일’과 공명하는 분명한 목소리가 하나 있다. “이들은 스스로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말하고, 전태일처럼 최소한의 꿈을 꾸고 있다”는 점이다. 전태일에게 그랬듯, 우리 시대는 평범한 사람들의 최소한의 꿈조차 ‘아직’ 허용하지 못한다. 전태일이 여전히 열사일 수밖에 없는 슬픈 까닭이다. 마침 10월 30일 오후 6시 서울광장에서 전태일 40주기 추모행사가 열린다. 그곳에서 더 많은 전태일’들’과 만나 전태일의 이름으로 서로를 응원해보면 어떨까. - 인문 MD 박태근
심사평 중에서 : 역사와 때로는 신화 속의 주인공인 고유명사 ‘열사 전태일’을 ‘이웃을 사랑한 형, 오빠’ 같은 보통명사로 만들면 어떨까? 이렇게 하는 게 제사상 위의 위패로 그를 모시면서 큰절 올리는 것보다 지금 필요한 일이 아닐까? 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보이는창, 철수와영희가 함께 이 한 권의 책을 만들게 된 이유다.(앞날개 기획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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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가족을 뭐라고 부르지?
채인선 지음, 배현주 그림 / 미세기
"100여 가지 가족 호칭, 바르게 알고 정확히 부르자!"
할아버지에서 조카까지, 장인어른에서 처제까지, 어머님에서 도련님까지. 나와 친척의 관계와 친척들을 부르는 바른 호칭을 익힐 수 있는 책. 나에서 나의 위 세대, 동일한 세대, 그리고 아래 세대로 점차 넓혀지는 구성으로, 단지 아이들이 부르는 호칭뿐만 아니라 엄마아빠가 사용해서 아이들이 들을 수 있는, 인척간의 호칭까지 폭넓게 다루었다. 주인공인 민규의 가족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족 행사날 만나서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장면을 큼직한 그림에 담았다. 각각의 장면 속에서 가족의 가족, 그 가족의 가족을 찾고 또 퀴즈를 풀면서 여러 가지 호칭을 배우는 구성이다. 책 말미에는 우리 가족의 가계도를 직접 그리고 써 볼 수 있는 활동 부록이 들어 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아버지의 남자 형제가 여럿이면 나이순으로 큰아버지, 둘째 아버지, 셋째 아버지... 작은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또한, 아버지의 형을 모두 큰아버지, 아버지의 동생을 모두 작은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버지 형제 중에 결혼하지 않은 분을 흔히 삼촌이라고 불러요. 큰아버지의 아내는 큰어머니, 작은아버지의 아내는 작은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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