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김영사

"제4회 뉴웨이브 문학상, 아름다운 감성 SF를 택하다"
90년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직접 번역하고, 커트 보네거트를 국내에 소개했던 한 출판인이 있었다. 일신상의 이유로 뉴질랜드로 떠난 김장환이 제4회 대한민국 뉴웨이브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죽은 아내를 다시 만나기 위해 삶을 초월한 장소 '욘더'로 떠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서정적인 SF 소설을 통해서다.
 
삼십년 후의 서울, 유전 법칙에 의해 '필연적으로' 암에 걸리게 될 아내는 혼자 남을 남편이 가여워 자신의 기억을 모아 아바타를 만들었다. 그 아내와의 좋은 이별을 위해 육신을 버리고 욘더로 가는 남편의 사랑은 또 얼마나 지순한가. 자극이 난무하는 시대, 의아할 정도로 순정한 부부의 사랑이 눈길을 끈다. 잘 읽히되 빠르지 않고, 과학적이되 따뜻한 이야기가 흐른다. 장르 매니아다운 SF적 상상력, 존재하는 것은 사람이 아닌 기억이라는 철학적 명제, 그리고 무엇보다 섬세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좋은 소설이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내가 죽어? 나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 그럼 여기 있는 나는 뭐야?"
"그건 나를 위한 착각이야."
나는 다시 한번 내 속에 존재하는 이후에게 말했다.
"착각? 그럼 여기 있는 나는 뭐야?"
인공지능이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나는 구역질을 느꼈다.
"너는 진짜 네가 아니야."
나는 그렇게 아무렇게나 말을 내던져버렸다. 결과야 어떻든, 이 모든 것에 대한 혐오감을 가득 담아서, 이후의 아바타가 잔뜩 찡그린 얼굴로 내 말을 이해하려 애쓰는 걸 보면서....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다음 국가를 말하다
김상봉, 박명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한국에서 공화국은 어떻게 가능한가?"
우리가 겪은 공화국은 제1공화국, 제2공화국, 제3공화국이고 우리가 사는 공화국은 재벌 공화국, 뇌물 공화국, 서울 공화국이다. 이쯤 되면 공화국이 무엇인지, 과연 추구해야 할 가치인지 되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침 실천하는 인문학자 김상봉과 사유하는 정치학자 박명림이 만나 ‘다음 국가’를 기획했는데, 그 핵심이 공화국이란다. 한 마디로 하면 모두를 위한 나라, 풀어서 정리하면 공동선, 참여, 법치를 기본으로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고 형식뿐 아니라 내용까지도 모두를 위하는 공공 기구로서의 국가. 이 땅에서 한 번도 실현되지 않았고, 최근에는 꿈조차 꾸지 못할 수준이다. 이 책은 이 무모한 기획의 모범답안인데, 공화국의 의미와 조건이라는 총론, 법, 경제, 교육, 통일 등 현실 문제의 각론, 공화국 실현의 주체인 세계시민을 결론으로 제시한다.
 
다소 뻔한 전개로 보일 수 있지만, 이 당위의 과제가 왜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밝히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이 책의 역할이다. 특히 서구 정치 사상에 바탕을 두면서도 한국의 역사적 맥락을 놓지 않고 각자의 논지를 전개한 점이 훌륭하다. ‘뜨거운 논쟁’이라 부르기엔 두 학자의 논의가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이는 그들의 창끝이 서로가 아니라 공화국을 가로막는 사적 권력을 향했기 때문일 테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우리는 우리의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그렇게 외친 까닭은 아직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까.(김상봉)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존을 지켜주는 것은 국가의 의무가 아닐까요. 극단적인 반인간적 사회로 달려 나가는 오늘의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공화국을 꿈꾸게 합니다.(박명림)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수호천사
로나 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우리 곁엔 항상 수호천사가 있다"
아일랜드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로나는 세 살 무렵 정신지체 장애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로나는 지적 장애아가 아니라, 천사들을 보고 실제로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천사들의 보호를 받아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천사들의 도움 속에서 보내온 어린 시절부터 첫사랑 조와의 결혼, 그리고 남편의 죽음까지, 로나 번의 자전적 감동 실화를 담고 있다. 심한 난독증 때문에 녹음기와 음성 인식 컴퓨터를 이용해 3년 반에 걸쳐 이 책을 완성했다. 2008년 아일랜드에서 출간 즉시 20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 40개국어로 번역.출간되었다. - 문학 MD 송진경

추천사 :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 이상이다. 눈을 열어 주고 삶을 변화시키는 계시이다. 세상이 귀 기울여야 할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_ 매튜 E. 애덤스 <Chicken Soup for the Soul of America> 저자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세상에 마음 주지 마라
웨인 W. 다이어 지음 / 21세기북스

"돌아서서 너 자신에게로 곧장 가라"
베스트셀러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저자이자 자기계발 분야의 세계적인 강연자 웨인 다이어의 신작.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제목은 'From, Ambition, To, Meaning'이다. 오랜 기간 노자의 도덕경에 천착해온 저자는 욕망에서 벗어나 의미에 이르는 여행을 시작할 때 비로소 자신의 위대한 소명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도덕경의 언어와 인디언, 시인의 언어를 통해 타이르듯 부드럽게 일러준다. 우리의 근원에는 생과 사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 영속적이며 영적인 존재가 있음을 깨닫는 순간, 의미와 목적이 충만한 삶은 바로 우리의 존재 자체에 있다는 놀라운 각성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영혼에 위안을 주는 것들 중에 행복이나 불행보다 더 큰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의미다. 의미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자기 일에 의미를 찾는다면 행복해도 불행해도 괜찮다. 그는 만족을 느끼며, 신(神)안에서 외롭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
스튜어트 켈리 지음, 정규환 옮김 / 민음사

"책은 때때로 사라진다, 한편 책은 언제나 변한다"
펭귄 클래식으로 문학사의 주요 작품을 섭렵하려는 당찬 소년이 있다. 그런데 세상에는 펭귄 클래식보다 훨씬 많은 책이 있었고, 이미 사라져 읽고 싶어도 결코 만날 수 없는 책들은 더욱 많았다. 이 책은 그 소년이 사라진 혹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그리고 언젠가는 도래할 책들을 찾아 떠난 여행기다. 불에 타 없어진 책부터 불에서 건져낸 책까지, 저자의 삶이 짧아 미완성으로 남겨진 책부터 작가가 죽기 전 스스로 없애버린 책까지. 82편에 담긴 책과 작가, 시대와 운명에 대한 이야기는 ‘책 호사가’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예를 들면 이 책은 이런 걸 묻고 답한다. 알료사가 수도원을 나오는 장면으로 끝나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다음 줄거리는 무엇이었을까? 원고를 모두 폐기해달라는 유언장을 남긴 카프카의 글은 어찌 되었을까? 에밀 졸라가 원고를 완성하지도 못한 채 급사한 까닭은 무엇일까? 등등.
 
책은 때때로 사라진다. 어딘가에 실려 있다는 물성 때문에 늘 파손의 염려가 있고, 때로는 저작자나 막강한 권력자의 의도로, 가끔은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되돌릴 수 없는 결과에 이르기도 한다. 한편 책은 언제나 변한다. 저자의 삶에 따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읽는 이의 마음에 따라 기억과 평가가 변하곤 한다. 고로 책의 운명은 당신의 눈과 마음에 달려 있다. 이 책의 운명조차도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망실된 것이 서책이 겪을 수 있는 일 가운데 최악일까? 사라진 책은 어느 정도 원망을 채워 주기도 한다. 사라진 책은 당신이 함께 춤추자고 감히 청할 수 없는 인물 같아서 갈수록 무한히 마음을 끌어당기게 된다. 아주 간단한 이유인즉슨, 사라진 책은 독자의 상상 속에서만 완전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17쪽)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2011년, 가장 진화된 히가시노 게이고를 만나다!"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트 하나에서 지난 1년의 소비를 모두 출력할 수 있는 세상, 편리하지만 어딘가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2010년작 <플래티나 데이터>는 국민의 DNA 정보를 수집해 범죄자를 검거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연쇄살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범죄 현장에 남겨진 머리카락 하나로 범죄자의 키와 몸무게, 얼굴 생김과 병력까지 모두 추출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 수사를 비웃듯, 유전자 단서를 전혀 찾을 수 없는 범인(통칭 NOT FOUND)이 연관된 연쇄 살인이 발생한다. DNA 개발자인 자폐형 천재 수학자 남매가 살해당하고, 한 몸에 두 개의 인격을 지닌 DNA 수사 책임자 가구라 주임의 비밀이 밝혀지는 사이,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된다.
 
악마적 범죄자의 옆얼굴과 국가 권력의 비정함이 겹친다. 과학적 단서를 바탕으로 수사를 전개하는 드라마 <싸인>만큼이나 흥미롭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뛰어난 가독성과 가구라 형사 등 캐릭터의 선명함이 강점. 가장 진화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무려 3년 반에 걸쳐 집필한 작품으로, 2010년 출간 이후 일본 현지에서 4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중이다.-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지배?"
"관리라고 표현해야 이해하기 쉬울까요? 미국에서 처음으로 DNA 프로파일링이 실용화되었을 때, 어린 마음에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틀림없이 모든 것이 관리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위조 카드, 가짜 이름, 위조 여권. 어떤 것을 위조해도 의미가 없는 그런 시대. 살아 있는 한, 유전자는 위조할 수 없지요. 그걸 국가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인생을 지배당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 아닌가요? 자유라는 말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박철범의 라스트 공부기술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수험공부에 대한 모든 질문에 답하다"
물론 수험공부에도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재능은 필요하다. 가끔은 진짜 천재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지, 그 다음은 바로 요령이다. 박철범이 마지막 학습법 책이라고 공언한 이 책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 역시 의지력이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 있다. 요령은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이다. 공부법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마지막' 책에 독자들이 기대하는 최후의 비법 같은 것은 없다. 대신에 끝없이 질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다. 논술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누군지, 어떤 스타일의 공부에 재능이 있는지,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을 알고 있는 학생이 훨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질문하지 않으면 답은 주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그게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일 것이다.- 청소년 MD 최원호

책속에서 : 한 가지 일러둘 것이 있다. 나는 내가 경험하지 않은, 혹은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공부법이나 조언을 제시하면서 뭔가 독특한 것이 있는 양 포장할 생각이 전혀 없다. 물론 익숙한 말을 들으면 어떤 이는...책을 집어던질 것이고, 어떤 이는...실천에 힘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두 사람 다 만족시킬 재주가 내게는 없다. 다만 성적이 오르는 사람은 언제나 후자였다는 것만은 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쓴 가장 큰 목적은, 여러분이 모르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도록 돕는 것이다.(프롤로그 중에서)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도원 지음, 대한항공 사진공모전 수상작 사진 / 홍익출판사

"'아침편지' 고도원이 전하는 2011년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
2010년 12월 <잠깐 멈춤>을 통해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듯한 용기와 지혜를 전해준 고도원 작가, 새로운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로 2011년을 시작한다. 저자는 살다 보면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행복의 순간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하여 깊은 사유의 글을 풀어낸다. 이번 새 책에서도 어김없이 수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들을 한껏 담았다. 눈과 마음의 여유로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대한항공사진전 역대 최우수작품’들을 곁들였다. 행복에 이르는 가장 쉬운 길을 제시하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초판 한정으로 [선물용 케이스 + 친환경 페이퍼로 제작된 여행사진 브로마이드]를 함께 증정한다. - 문학 MD 송진경

책속에서 : 매일 매시간 내 삶을 에워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 순순히 감사하며 세상과 악수하는 것이 행복에 보다 더 가까워지는 일이다. 오늘, 아무리 삶이 버겁고 외로울지라도 언제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한 마디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행복은 늘 품 안에 있다.

고도원의 다른 책 : <잠깐 멈춤>, <당신이 희망입니다>, <꿈 너머 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디퍼런트
문영미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살아남고 싶다면, 경쟁의 쳇바퀴에서 내려와 혼자만의 길을 가라"
하버드 경영대학원 아시아계 여성 최초의 종신교수 문영미. 학생들이 뽑는' 최고의 교수'상을 연이어 수상하기도 한 그녀의 수업은 너무나 인간적이며, 경영학 수업을 가장한 '우리' 자신을 위한 강의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의 인생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세계의 진실 역시 복잡하고 모순투성이의 길을 걸어가지 않고서는 발견할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번 책에서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차별화의 존재를 발견해내고자 시도한다.
 
저자는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경쟁자와 똑같아져가는 동일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경쟁의 쳇바퀴에서 내려와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를 외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브랜드를 구축해나가는 용감무쌍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의 비즈니스 세계가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빛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 자동차 기업들이 소비자 조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특성들에 대한 지적뿐이다. 그리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바로 시장조사의 치명적인 부작용이다. 이러한 시장조사에 의존한 나머지, 아우디는 볼보를 향해 달려가고, 볼보는 아우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새로운 시인선, 허수경의 귀향, 심장이 뛴다!"
연일 영하권을 오르내리는 날씨, 수은주 만큼이나 심장도 차갑다면. "아직은 뛰고 있는 차가운 심장을 위하여 아주 오래된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고 한 허수경의 노래를 들어봄이 어떨까. 일찍이 폐병쟁이 내 사내에게 뱀이라도, 개라도, 허벅살 선지라도 먹이고 싶어했던 열렬한 그녀. 진주의 이십 대 젊은 시인에서 독일의 고고학자로 십수 년이 흘렀지만 허수경의 시는 여전히 뜨겁다.
 
서울 사천 함양 뉴올리언스 사이공 파리 베를린, 이런 나의 도시들이 물에 잠겼음을 인식하고 (나의 도시 中), 울릉도산 취나물 북해산 조갯살 중국산 들기름, 가스는 러시아에서 오고, 취나물 레시피는 모 요리 블로거의 것 (글로벌 블루스 2009 中)임을 알고 있는 그녀. 허수경이 인식하듯 우리의 글로벌한 세상은 더이상 뜨거운 심장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럴수록 오직, 서정뿐임을 허수경의 이 시집은 말한다. '레이스 달린 양말을 신고 학예회에 나온 우리들의 영혼'(저녁 직전 中)을 위로할 수 있는 건 결국 우리들의 뜨거운 심장 뿐임을, 우리는 안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저 많은 협곡을 돌아
저 많은 태풍을 뚫고 집에 돌아와
겨우 잠이 든 시인이
이 세계가 멸망의 긴 길을 나설 때
마지막 연설을 인류에게 했으면 했어
 
인류!
사랑해
울지 마! 하고
- 삶이 죽음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그때처럼 中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아이 엠 넘버 포
피타커스 로어 지음 / 세계사

"스티븐 스필버그, 마이클 베이, 트와일라잇을 조준하다!"
'ET'의 스티븐 스필버그가 기획하고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가 제작했다.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야 했다."고 그들은 말했다. 2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화제작 <아이 엠 넘버 포>의 원작소설. 신비로운 힘을 지닌 로리언의 아홉 아이가 지구로 도망쳐왔다. 추적자에게 당한 세 아이는 이미 죽었고, 다음은 '넘버 포' 존 스미스의 차례. 아름다운 소녀 세라와 괴짜 친구 샘을 학교에서 알게 되고, 불을 다루는 자신의 '레거시'를 깨닫게 되면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외계 존재의 신비한 능력,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소년의 용기, 환상적인 로맨스, 일촉즉발의 서스펜스. 짤막하게 구성된 챕터는 독자의 손을 더욱 빠르게 한다. 트와일라잇, 해리포터 등의 블록버스터 소설을 즐겨 읽었던 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책. 2010년 8월, 아마존이 선정한 최고의 책이기도 하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쉽게 지고 말았잖아. 다시 싸우면 다른 결과가 나오리란 희망은 있는 걸까? 우리가 힘을 길러 함께 모여 싸울 준비가 된다고 한들 그런 놈들을 상대로 희망이 있을까?"
"희망? 희망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어. 이제 막 변화가 시작됐잖아.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그러니 희망을 미리 버리진 말자. 끝까지 가봐야 알잖아. 희망을 잃는 순간 모든 걸 잃는 거야. 다 끝났다고 느낄 때, 모든 게 암담하고 끔찍하게 느껴질 때도 언제나 희망은 있는 법이야."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정치의 발견
박상훈 지음 / 후마니타스

"정치를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한국사회에서 정치에 대한 불신은 정치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크고 강력하다. 정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고, 정치가가 ‘나’를 위해 일해줄 거라 믿는 이는 그보다 적다. 정치가 문제일까, 정치가가 문제일까? 아니면 내(시민)가 문제일까?
 
‘정치 없는 정치학’에 반대하며 ‘정치와 정치학의 만남’을 기획하는 정치학자 박상훈은 신화와 이상이 아닌 경험과 현실의 민주주의를 주장한다. 예를 들면 정치에서 권력, 통치, 갈등, 폭력의 요소를 배제할 수 없고, 따라서 정치가는 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도덕적으로 의심스럽거나 위태로운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라는 윤리적 역설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현실을 인정하자는 말은 소극적 타협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감내하겠다는 다짐이다. 이것이 정치가 본연의 자세다. 이 책은 이렇듯 정치의 의미, 정치적 실천의 방법,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정치가들이 가져야 할 문제 인식을 차례로 짚어가며 ‘정치가의 발견과 출현’을 기대한다.
 
이 책은 진보정치가(가 되려는 이들)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바탕으로 한다. 그럼에도 '정치를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로 이 책을 추천하는 까닭은, 더는 못난 정치가에게 휘둘리는 무력한 존재로 남고 싶지 않다는 내 안의 작은 '정치의 발견'을 여러 분에게 전하고 싶어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나는 우리 사회를 좀 더 인간이 살 만한 사회로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보수파보다 진보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아직 젊고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공익에 대한 열정과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정의감이 있다. 그들에게 정치의 길이 새로운 기회가 되길 바란다. 대개의 경우 우리 사회 진보파는 ‘운동성’을 강조하면서 정치를 멀리 하는데, 그러지 말고 민주주의에서 정치가 제공하는 엄청난 가능성에 주목하길 진심으로 촉구하고 싶다. 그들이 좋은 의미에서 제대로 ‘정치적’이 되었으면 좋겠고, 제발 정치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1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맨발로 글목을 돌다
공지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2011 이상문학상 공지영, 스스로 문학이 되다"
작가 공지영은 글의 모퉁이를 맨발로 걸었다. <즐거운 나의 집> 등의 소설과 몇 편의 에세이를 발표하면서 성이 다른 세 아이의 엄마라는 개인사 역시 굳이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이 소설 속엔 그 공지영이 드러나 있다. 자신의 소설을 번역해준 피랍 일본인 H가 겪은 폭력과 여자 공지영이 견뎌온 폭력. 일본군이 소녀에게 저지른 폭력, 나치가 유대인에게 저지른 폭력이 교차한다. 공지영은 그 폭력들을 종교와 독서와 문장으로 되뇌며 삭인다. 화려한 베스트셀러 작가의 이면엔 불가해한 세상의 폭력으로 인해 상처받으면서도 "어쨌든 한 인간이 성장해가는 것은 운명이다."라고 믿는 강인한 낙관이 있다. 이 작품으로 공지영이 2011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해를 빛낸 소설을 추려 소개하고 있는 2011 이상문학상 작품집.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작가 공지영 외에도 김경욱, 전성태, 김언수, 황정은, 정지아, 김숨, 김태용의 작품이 실렸다. 중견 작가의 진중한 문학적 성취와 젊은 작가의 현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귀한 기회로, 새해의 독서에 잘 어울리는 소설집이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너는 왜 이 책을 썼니?"
대답할 새도 없이 입술이 뒤틀리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당황스러운 사태에 처하면 언제나 그랬듯 내 마음은 둘로 갈라지고 있었다. 그 첫 번째 감정은 어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책이 출간된 지 벌써 이 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거의 백 번에 가까운 인터뷰, 독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는 이 질문을 들었었다. 나는 대답했었다. 생명, 소통, 용서...... 그리고 그 질문들에 당연히도 너무나 작가다운 대답들을 했었다. 그런데 벌거벗은 채로, 욕조에 몸을 담근 채로 나는 울고 있는 것이다. 너는 왜 책을 썼니, 하는 그 물음 하나에 말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
이윤기 지음 / 민음사

"이윤기의 여정이 도달한 종착지"
마치 관용구처럼 귀에 익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가 헬레니즘 문화와 신화의 세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보여준다. 독특하고 신나는 번역이 빛을 발한 <그리스인 조르바>도 그런 이윤기였기에 가능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신화와 상징의 세계를 천착하던 그가 최후에 다다른 곳은 그리스 로마 역사의 시발점이었다.
 
이 두 권의 영웅 열전은 그간 이윤기의 저작이 그랬던 것처럼 '최초의 열쇠' 역할을 하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마치 옛날 이야기인 양 술술 풀어내는 선생 특유의 능력 덕분이다. 비록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그리스/로마의 조각들에 불과하나, 서양 역사 교양의 첫 책으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의 신화 시리즈가 그랬듯, 이 책들 역시 그 자체로 완결된 저서이기보다는 그 분야에 대한 관심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크게 피우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마지막 저서가 역사의 시작에 대한 책이었다는 묘한 대구. 시작에 대한 책을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사실이, 나는 무척 이윤기 선생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 역사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알렉산드로스는 변변치 못한 군자금으로 원정에 나서면서도 왕실 재산을 군자금에 보탤 생각은 하지 않고 참모의 가족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고는 손을 털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귀족 출신의 참모 페르디카스가 알렉산드로스에게 물었다.
"아니, 전하께서는 빈털터리가 되시지 않았습니까?"
알렉산드로스가 대답했다.
"천만에, 아직도 내게는 희망이 있소."
"그렇다면 저도 재산 대신에 그 희망이라는 것을 좀 나눠 받겠습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희망
리영희 지음, 임헌영 엮음 / 한길사

"실천하는 지성 리영희의 마지막 메시지"
리영희, 늘 시대와 조우(혹은 불화)하며 우상을 파괴하는 이성의 문장을 구사한 사람.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등 세계적 관점에서 한국의 정세를 읽고 빛나는 성찰을 전해준 사람. 그리하여 사상의 은사, 실천적 지식인, 시대의 양심, 참 언론인으로 불리는 사람. 지난 12월 5일 세상을 떠나 더는 만날 수 없는 사람. 오늘 그의 산문집 <희망>에서 리영희를 다시 읽는다.
 
<대화>에서 함께 호흡한 임헌영이 인간 존재론, 평화, 신앙, 자연, 예술 등 지역과 세대를 초월한 삶의 슬기를 담은 40편의 글을 가렸는데, 리영희 개인의 체험과 내면을 드러내는 글들이 신선하다. 특히 회상 형식의 중편 소설 <D검사와 이 교수의 하루>는 탁월한 묘사와 위트로 특별한 재미를 전한다. 스스로 ‘잡문’이라 불렀지만 ‘예술적 산문’의 경지에 오른, 단단하면서도 유유히 흐르는 문장을 만나보자. 리영희는 여전히, 드디어, 이제부터라도 읽어야 할 값진 텍스트다. - 인문 MD 박태근

<우상과 이성> 중에서 : 나의 글을 쓰는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삶의 소유물일 수 없고 이웃과 나누어야 할 생명인 까닭에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그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영원히 그러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과 발전, 사회의 진보는 있을 수 없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설득의 비밀 실천편
김종명 지음 / 쿠폰북

"원하는 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신이 변하는 한 이루어진다!"
EBS 다큐프라임 '설득의 비밀'의 김종명 박사가 제시하는 설득 사용 설명서. 이 책은 한번 훑어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반복하여 연습하고 패턴을 익히는 데 초점을 둔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설득의 기본인 '주도성'을 바탕으로 설득의 다섯가지 패턴
- 이슈 재정의 패턴, 반전 질문 패턴, 조건부 동의 패턴, 부분 거절 패턴, 비대칭 역설 패턴 - 에 따라 각 사례와 접근법을 펼쳐 놓는다.

이 책을 읽어보면 최소한 설득에 관한 몇 가지 착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설득자가 더 많은 말을 한다는 착각, 설득과 질문은 별개라는 착각, 설득과 설교는 비슷하다는 착각... 책의 중간 중간에는 가족/친구/직장/고객/전문가/대중 등 설득 대상에 따른 40 여개의 실제 설득 상황을 삽입하여 실천지수를 높였다. - 경영 MD 장선희

현장 설득 사례 리스트 : 
1. 자신의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아내 (1장)
2. 담배를 피기 시작한 중학생 아들 (1장, 3장)
3. 옹고집 남편 (2장)
4. 바가지 긁는 아내 (3장)
...
10. 소음을 내는 아파트 위층 주민 (2장)
11. 남 앞에서 우쭐대는 친구 (3장)
12. 쇼핑을 함께 가자고 조르는 친구 (5장)
...
29. 취업 면접관 (4장)
30. 입학 사정관 (5장)
31. 부동산 공인 중개사 (6장)
...
34. 혐오시설물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들 (2장)
37. 육식과 동물학대에 반대하는 채식주의자들 (4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당근과 채찍
이언 에어즈 지음, 이종호, 김인수 옮김 / 리더스북

"<넛지>로 배웠다면, 이 책으로 실천하라!"
행동경제학은 합리적 선택으로 최대의 효용을 얻는 인간을 전제하지 않는다. 눈앞의 이익을 좇고,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면 이런 ‘몰상식한 개인이나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슈퍼크런처>의 저자 이언 에어즈 교수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하면 마음을 움직이고, 참여를 유도하고, 목표를 달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맘때면 많은 끽연가들이 연초의 금연 다짐을 두고 갈등한다. 다시 담배를 피면 누군가에게 10만원을 주기로 내기를 걸기도 한다. 이게 이 책의 주제인 ‘약속 실천 계약’이다. 그런데 이런 금연 약속은 대부분 실패한다. 다른 상황을 가정해보자. 금연 중인 롯데 야구팬에게 성공하면 표를 준다고 하는 것(당근)과 실패하면 가지고 있는 표를 빼앗는다(채찍)고 하면 어느 쪽이 효과적일까? 단연 후자다. 손안에 쥔 걸 놓치기 싫어하는 손실회피 경향 때문이다.

이처럼 이 책은 가장 효과적인 약속 실천 계약을 어떻게 만들고, 개인과 조직이 이를 실천하게끔 하는가를 다룬다. 인간은 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주는 보상 처벌 시스템보다 훨씬 복잡한 동물이다. 본문에서 다루는 수많은 사례를 참고하여 상황에 맞는 약속 실천 계약을 구성해보자. <당근과 채찍>은 의지박약 ‘자아’를 다잡고, 통제불능 ‘팀원’을 다스리고, 침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묘약이다. - 경제경영 MD 장선희

추천의 글 : 세상에는 창의적인 책도 있고, 빈틈없이 정확한 책도 있고, 유익한 책도 있다. 그런데 <당근과 채찍>은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나는 이 책 덕분에 멋진 복근을 단련시킬 수 있었다. 진심으로 이언 에어즈 교수에게 감사한다. 브라보!(팀 하포드, <경제학 콘서트> 저자)


지난 40년 동안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왔다. 흡연, 과식, 일 미루기, 음주, 게임 중독 등 다스리고자 하는 것들은 수없이 많다. 독자들은 나와 타인의 문제 행동들을 교정하는 데 그 어떤 책보다 유용한 도움을 얻을 것이다.(토마스 셸링,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마이크 데이비스 외 지음, 유강은 옮김 / 아카이브

"좌파를 위한 자본주의 여행가이드"
전작 <슬럼, 지구를 뒤덮다>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문제를 현대 도시의 슬럼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준 마이크 데이비스, 이번에는 같은 문제를 정반대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자고 나면 건물이 올라가는 두바이와 베이징, 자기 우상화의 공간으로 변질된 개인 미술관과 영성마저 쇼핑하는 미국의 수도원, 아예 자기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바다 위에 살겠다는 ‘자유호’ 기획까지. 자본(과 이를 가진 이들)의 욕망이 그대로 투영된 살풍경이 차례로 펼쳐지는데, 원제 ‘악의 낙원(Evil Paradises)’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들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다, 이곳에는 오직 ‘자본(돈)’만 살 수 있다. <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의 ‘그들’이 자본으로 읽히는 까닭이다.

도시를 묘사하는 저자들의 눈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도시를 만들고 향유하는 자본만 가득하고, 이로부터 배제된 이들은 도시에 없다, 아니 보여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초고층 건물이 올라가면 그림자는 그만큼 깊어지고, 안락과 안전을 위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수록 사람이 살 곳은 적어진다. 혹시 두바이의 7성급 호텔을 볼 때 가진 자에게는 천국, 없는 자에게는 지옥이란 생각이 드는가? 아니다, 이런 세상은 결국 모두에게 지옥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무엇보다 글쓴이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별 상관없어 보이는 지구의 ‘변두리’ 지역마저 어떻게 포획하고 있는지를 폭로한다. 신자유주의가 때로는 마약과, 때로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심지어 때로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이란의 도시를 구호하기 위해 들어온 인도주의와 어떻게 결탁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신자유주의조차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만 배우고 주변부 국가들을 그저 피상적으로 ‘피해자’라고만 생각하는 식민화된 한국의 지식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엄기호,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인상파, 파리를 그리다
이택광 지음 / 아트북스  

"인상파 그림이 그토록 매혹적인 이유는?"
인상파 그림들은 설명 없이도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어떤 광경이 그 광경을 바라보는 화가의 개성과 뒤섞여 독특한 장면으로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화가의 내면 세계 속에서 다시 태어난 정물들과 풍경들은 현실과 내면 사이의 경계선 그 자체이며, 현실과 영혼 사이에 서 있는 그 미묘한 위치는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앞서 설명했듯 이 강렬한 그림들은 설명이 없이도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각각의 화가가 도달하고자 했던 표현의 꿈, 안개 속으로 빠져든 듯 불투명했던 당대의 정치사회적 환경, '파리'라는 도시의 특수한 위치, 그리고 온갖 꿈과 광기에 물든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통해 인상파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그 그림이 가진 힘의 기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그림을 더욱 깊이 바라볼 수 있다. 그 '깊이 바라보기'는 관객들이 단순히 그림 앞에서 감탄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그림과 소통하고 그 그림의 화가와 시공간을 넘어 소통하는 적극적인 입장이 되게끔 한다. 이 무언의 소통이야말로 그림 보기/읽기의 정점이다.

물론 인상파에 대한 책들은 많다. 그러나 미술 기법과 당대의 사회 묘사, 그리고 인문학적 분석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그것들을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인상파의) 미술 감상의 실마리를 잡고자 하시는 분들께, 네이버에도 연재된 바 있는 이택광의 이번 작업을 권해드린다. - 예술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세잔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흩어지고 사라진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은 아무리 동일한 자연이라도 매번 볼 때마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잔이 예술의 목적을 영원한 자연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을 때, 그 뜻은 각양각색의 주관을 통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볼 때마다 다른 자연의 양상을 모두 구현하는 것, 그 속에 바로 자연의 영원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세잔의 생각이었다. -p.349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옛날에 대하여
파스칼 키냐르 지음 / 문학과지성사

"마지막 왕국에 스스로를 유폐한, 왕의 귀환!"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마지막 왕국' 연작 두번째 책. 그 스스로 나는 이 '마지막 왕국'에서 죽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애착을 보인 시리즈이다. 소설, 에세이, 시 같은 전통적 분류의 체계에서 벗어났다. 생각의 편린을 모아둔 문장은 집요하고 고되다. 사랑에 빠질 때마다, 소설을 쓰거나 읽을 때마다 바뀌는 것은 '과거pasee'이다. 키냐르가 언어화하는 옛날은 이것과는 다른, 영원하고 절대적인, 이미 사라진 어떤 시점, 즉 '옛날jadis'이다.
 
철학적인 사유의 집요함은 자폐를 앓은 작가의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밑줄을 긋고, 북마크를 해가며 읽어야 할 문장으로 가득하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의 삶은 언제나 다른 삶일 수 있다. 더 나은, 더 강렬한, 더 나쁜, 더 짧은 삶일 수도 있는 것이다.' 같은. 텍스트는 열려있다. 가히 사유의 바다라 할 만한 이 책에서, 독자는 키냐르 정신의 정수를 수확해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문학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다른 시간은 이곳에, 그리고 자신의 은신처에 있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 즉 느닷없이 울부짖음, 추위, 젖, 갈증, 허기를 알게된 세계는 어둡고, 따스하고, 멀리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갈증이 즉시 해소되고 허기가 곧바로 충족되는 예전 세계의 환각을 일으킨다.
더 멀리,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자궁 속의 세계 이전의 다른 절대 세계, 태아로서 어린애가 체험했던 세계보다 앞선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성적인, 알몸의, 욕망의 세계가 있다. 환각이 아닌 상상의 세계, 원초적 이성애적 장면의 세계가 있다. 즉, 옛날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