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경연, 왕의 공부
김태완 지음 / 역사비평사

"공부하지 않는 왕은 나라를 망친다"
조선 지식인이 어떻게 이론과 실천을 함께 추구했는지 천착해온 김태완. 전작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가 국정 운영자인 왕이 자신과 함께 뜻을 펼칠 파트너를 가리는 내용이었다면, 신작 <경연, 왕의 공부>는 왕이 그들과 함께 어떻게 국정을 논의하고 운영했는지를 살펴보는 시도다. 시험이 아닌 실제 상황이기에 더욱 치열하고 깊이 있는 고민이 펼쳐진다.

‘우선 하루 (최대) 다섯 번에 걸쳐 진행하는 경연의 장면을 그대로 재현해 보여준다. 두 번째로는 경연의 교재가 무엇인지, 누가 경연관으로 참여했는지, 모범생은 누구이고 문제아는 누구인지를 차례로 짚어가며 경연의 큰 그림을 그려낸다. 세 번째로는 기대승과 율곡이 기록한 사료를 바탕으로 경연의 역할과 기능, 실제 의미를 당대의 상황 속에서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화룡점정은 마디마다 치고 들어오는 저자의 평설이다. 왕에서 대통령으로, 백성에서 시민으로, 국가에서 사회로(?) 각각의 모습은 변했지만 왕이 경연에서 그러했듯 우리도 당대와 역사를 공유하며 그들의 철학을 공감할 수 있다.  

‘저자는 집필하면서 권력, 권력자, 지식인, 인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이 고민은 경연장에 마주 앉은 왕과 신하의 고민이자 누군가를 지도자로 뽑고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시민의 고민과도 같다. 이제 하나의 주체가 빠진 공허한 광장이 아니라 모두가 머리를 맞댄 '경연장'에서 지금의 문제를 함께 나누길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자신의 언행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할 줄 아는 정도의 지각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당의 시인의 이름쯤을 몰라도 괜찮다. 한시 한두 구절은 못 외워도 상관없다. 가끔 성질에 못 이겨 상소리를 내뱉어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정치적 선택이 어떤 역사적 위상과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반성하고 성찰할 줄 알아야 한다. 반성과 성찰을 하는 사람은 남의 비판과 충고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일 줄 안다. 옛날 현명한 왕들은 남의 좋은 충고를 들으면 그 말에 절을 했다고 하지 않은가!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막막하고 거대한 인생을 건너는 단 하나의 나침반"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의 저자 스티브 도나휴가 5년만에,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신간을 출간했다. 전작에서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한 동시에 아름다운 사막에 인생을 비유해 독자를 사로잡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속을 여행하는 바다거북들의 삶을 통해 '인생'이라는 두려운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나침반을 제시한다.

전작에 매력을 더했던 유려한 문체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례, 비유는 여전하다. 거기에 이 책은 생의 시작과 마지막의 시간순을 기초로 해 인간과 바다거북의 여정을 번갈아 보여주며 흥미와 몰입도를 더한다. 저자는 특히 바다거북이 생의 여정 내내 머릿속에 안고 살아가는 마그네타이트라는 나침반처럼 인간의 가슴 속 깊숙이 존재하는 나침반에 귀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하고 싶은 일들과 함께 이 막막하고 거대한 삶이라는 여행길 한 걸음 한 걸음을 곧게 내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지금 당장 끌림을 따라가기 어렵다면 무엇이 당신을 이끄는지 적어보라. 휴대전화에든 노트든 컴퓨터든, 당신을 이끄는 무언가를 노트북에 언제든 적어보라. 그리고 잠들기 전, 목록을 보면서 당신의 관심을 이끌었던 많은 것들을 되새겨보라. 다음날이나 일주일 후에 다시 똑같이 해보라. 그리고 목록이 길어졌는지 점검하라. 같은 종류의 것들이 당신의 마음을 끌지 않았는가 확인하라. 그저 무엇이 당신을 이끄는지 알아차리기만 해도 끌림에 대한 당신의 감각은 향상된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사라의 열쇠
타티아나 드 로즈네 지음 / 문학동네

"왜 작은 역사들은 다 슬픈가요?"
역사책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 주체와 그에 영향을 받는 객체의 이름을 지워 보자. 이름을 지운 역사는 하워드 진이 말한 것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억압과 항거의 역사다. 단지 누가 했고 누가 당했느냐의 차이 뿐, 억압과 폭력은 지속적으로 재생산된다. <사라의 열쇠>가 처음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 폭력의 주체가 낯설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이미지를 잘 쌓아 온 프랑스가 자국의 수도 한구석에 화장실도 없는 유대인 수용소를 가졌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과정은 기존의 수많은 홀로코스트 문학과 별 차이가 없는데, 독자들은 오히려 그 아무 차이 없음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악은 예외 없이 만개한다는 예감. ‘프랑스의 유대인 수용소’는 당시의 세계 어디에도 평화와 자유를 신봉하는 곳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의 상징이다. 다시 하워드 진에 따르면, 그게 사실이다. 당시의 그 어디에도 평화와 자유를 신봉하는 곳은 없었고, 인류의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도 그런 곳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슬픈 이야기는 더 이상 ‘원래 그렇게 나쁜 놈들인 독일 파시스트들’만을 공격할 수 없게 만든다. 프랑스도 다를 바가 없었고, 유럽 그 어디도, 미국도, 전 세계 어디도 다르지 않았다. 이 소설은 불의 앞에서 침묵하고 권력을 위해 사람을 죽였던 인류의 모든 과거와 현재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바로 우리들에게. - 소설 MD 최원호

폭력의 역사를 고발하는 문학 :  
<주기율표 >
<아우스터리츠 >
<쥐 I>
<죽음과 소녀 >
<불의 기억 1 >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우리들의 7일 전쟁
소다 오사무 지음 / 양철북

"1500만부 판매의 전설, <우리들 시리즈>의 시작!"
종업식 날, 1학년 2반 남학생이 모두 사라졌다. 공부와 규칙,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들은 빈 공간에 '해방구'를 만들었다. 어른들은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 아이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전쟁'을 치른다. 위대하고도 사소한 전쟁에 몸을 던진 작은 ‘우리들’, 종업식 날 유괴당한 친구 나오키를 구하고, 해방구를 끝까지 사수할 수 있을까?

20여 년 간 일본 독자의 호응과 찬사를 꾸준히 받아온 '우리들 시리즈'의 첫 권. 시리즈 전체가 1,500만 부나 판매되었고, 책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숨가쁜 전쟁, 발랄하고 빠른 호흡이 독자를 붙든다. 그렇지만 청소년의 이야기에 국한된다고 하기엔 이 아이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그리 가볍지가 않다. 전공투 시대의 열렬한 청춘 역시 결국 부모가 되고 똑같은 기성세대가 되어 아이들의 혁명을 막으려 하는 현실. 퇴직 후의 삶만을 준비하는 교장, 체벌교사, 무자비한 경쟁체제를 강요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방해하는 현실. 비단 소설만의 모습은 아닌 현실 속, '말 잘 듣는 착한 어른'이 되기보다는 분노하는 아이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소개한다. 마침내 이 책이, 우리에게 왔다.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어른들은 왜 아이들한테 잔소리를 해대는 거예요?” “그야 좋은 어른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러지.” “어떤 게 좋은 어른인데요?” “잘난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지.” “그게 좋은 어른이에요? 순 멍청이잖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외로워서 그랬어요
문경보 지음 / 샨티

"내가 외로울 땐 누가 날 위로해주지, 바로 여러분"
모교에서 스물두 해 동안 국어교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교사 문경보. 전작 <흔들리며 피는 꽃>에서 아이들과 나눈 대화를 진솔하게 들려준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상담심리교육을 공부하며 한층 깊어진 소통의 경험을 전한다.

아버지를 힘들게 하고 싶어 친구의 지갑을 훔쳤다는 영균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한편으로 편한 마음이 들어 상복을 입지 못하겠다는 제자, 개천에서 난 용이 되어야 한다며 공부에만 집착하는 가난한 경한이. 자기 삶의 문제에 마주한 열일곱 청춘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읽는 눈을 시리게, 공감하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외로워서 그랬어요’란 제목은 하나의 표제가 아니라 이 책 전체를, 다시 말해 청춘의 삶, 함께 사는 우리, 그 사이의 소통 모두를 아우른다. 외로워서 거짓말을 한 양치기 소년의 심정을, 힘들어서 더 구석으로만 숨어들었던 누군가의 경험을 우리는 안다. 내가 외로울 때 나를 위로해줄, 누군가 외로울 때 그를 위로해줄, 서로에게 곁불이 될 여러분께 이 책을 전한다. - 인문 MD 박태근

저자의 말 :  열정만 있던 교사가 이제 조금은 더 깊게 제자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행복해서 그들이 행복하게” 된 것처럼 부모님과 청소년들도 이 책을 통해 가정에서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함께 담았습니다. 아, 그러나 혹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상담 교사가 되는 기술’이나 ‘자녀들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부모가 되는 방법’ 같은 것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허나 어쩌면 이 땅의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눈이 좀 더 깊어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들을 한갓 ‘학생’이 아니라 똑 같은 ‘사람’으로 보는 눈 말입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땅끝의 아이들
이민아 지음 / 시냇가에심은나무

"이어령의 장녀 이민아 간증집"
“사랑하는 내 딸아, 너의 기도가 높은 문지방을 넘게 했다. 암에 걸렸던 너의 아픔과 어둠이 나를 영성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70평생 살아온 내 삶이 잿불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다.” 이 시대의 대표 지성인 이어령은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크리스천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딸의 신실한 신앙과 육체적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또한, 첫 신앙고백서에 딸 이민아의 간증도 일부 수록하여 감동을 더했다. 이번에는 딸 이민아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은 간증집이 출간되어 아버지이자 영성인 이어령을 만나 볼 수 있다.

부모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던 이민아는 많은 상처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다. 22살의 나이에 결혼과 동시 미국으로 이민을 가지만, 첫 아이를 낳고 4년 만에 이혼을 한다. 재혼 후, 갑상선암 발병, 둘째 아이의 장애 그리고 첫 아이의 죽음 등 감당하기 벅찬 시련을 겪는다. 1992년 세례를 받은 후, 각종 시련과 시험 속에서 무너지고 일어섬을 반복하며 하나님 앞으로 더욱 나아간다. 이 책은 유년 시절의 상처, 결혼과 이혼, 아들의 죽음과 장애, 검사로서 청소년 사역을 담당한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험한 놀라운 영적 체험들을 기록한 것이다.
- 종교 MD 송진경 

이어령 신앙서 :   <지성에서 영성으로>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어린이 살아있는 근현대사 교과서 1
권범철 글.그림, 김육훈 원작 / 휴머니스트

"초등 근현대사 대안 교과서"
2007년 출간되어 수많은 청소년들의 대안 교과서 역할을 해온 <살아있는 근현대사 교과서>가 교양만화로 새롭게 탄생했다. 만화의 옷을 입으면서 더욱 유연하게 근현대사 흐름을 정리하고,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게 가독성은 더 높아졌다. 실존 인물만이 아니라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더욱 현장감 있게 근현대사를 재구성한 덕분. 중간 중간 삽입된 텍스트와 사진 자료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인물과 사건 장소, 의미들을 빈틈 없이 보충해준다. 그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교과 과정이나 같은 이유로 다른 역사책들에 갖게 되는 불만을 해소해줄 만하다. 근현대사 공부가 단지 과거의 인식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관문이라는 데 공감한다면 더욱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개화기부터 의병 활동까지 다룬 1권과, 식민지 조선을 거쳐 해방과 건국 운동을 살피는 2권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2011년 전3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저자의 말:  이 책은 150년 전쯤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젊었던 때 이야기와, 엄마 아빠가 결혼하고 너희를 낳아 기를 때 이야기도 두루 포함하고 있지. 가까운 시대 이야기,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역사 이야기, 그것을 어렵게 근현대사라 부르지. 이 책은 아빠 손잡고, 아빠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근현대사를 돌아보려는 책이야. 그분들의 호흡을 느끼고, 그분들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는 책이기도 하지. 아빠 손잡고,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함께 한국 근현대사를 여행하며, 소중한 이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와 꿈을 듣다 보면,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지혜를 배우게 될 거야.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습관부터 바꿔라
전옥표 지음 / 중앙북스

"바꿔야 할 것은 전략이 아니라 습관이다"
<이기는 습관>의 밀리언셀러 작가 전옥표 박사가 이번에는 습관적으로 성과 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성과를 내는 사람과 1등 조직은 고리타분한 이론이나 무미건조한 구호에 매달리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들의 숨 쉬는 것처럼 몸에 밴 '성과 내는 습관'의 힘을 지적한다. 삼성이라는 최강의 조직에서 혁신과 변화를 통해 성과에 관한한 미다스의 손으로까지 불렸던 그가 성과 창출의 원리를 단계별, 원리별로 나누어 신입사원부터 중간 관리자까지 두루 들고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은 왜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동료는 성과를 내는데 자신은 제자리인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이 땅의 모든 직장인을 위한 살아있는 일상 업무 전략서가 될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당신의 자리를 고정시켜라. 인사하면 박 과장, 총무하면 이 대리, 자리를 고정시키면 존재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자리를 고정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일을 누구보다 잘 하는 것이다. 의미란 뜻을 정하는 것이다. 장미는 꽃 이름이지만 이 꽃을 받았을 때는 '사랑한다'는 프로포즈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사랑한다는 뜻을 장미에 부여하는 것이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 의미를 만들면 존재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이름이 아닌 의미를 부여해 누구나 인식하도록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
니얼 퍼거슨 지음, 구세희, 김정희 옮김 / 21세기북스

"문명의 위기를 논하기에 500년은 너무 짧다"
니얼 퍼거슨, 젊고 역량 있는 학자로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같은 학교 비즈니스스쿨 교수를 겸하는, 경제학의 수치 분석을 바탕으로 긴 안목의 역사적 통찰을 보여주는 세계적인 문명사가다. 전작 <제국>에서 영국 제국을, <콜로서스>에서 미국 제국을, <증오의 세기>에서 20세기 문명을 다뤘다면, 이번 책에서는 보다 긴 시야에서 서양 문명의 성공 원인을 되짚고 향후 펼쳐질 ‘문명이 끄트머리’를 예견한다.

이 책의 핵심 질문은 ‘서양이 어떻게 동양을 넘어섰을까’인데 니얼 퍼거슨의 대답은 간명하다. 경쟁(분열된 정치공동체 사이의), 과학 혁명(주로 17세기 서유럽에서 일어난), 법치주의와 대의제, 현대 의학(19세기 이후의 공중보건), 소비 사회(산업혁명을 뒤따르는), 직업윤리(프로테스탄티즘 윤리) 여섯 가지 이유다. 지난 500여 년 동안 이를 바탕으로 서양이 동양을 넘어섰고, 최근 100여 년은 동양이 서양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이른바 서양 문명 중심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형성되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최근 경제 위기와 중국의 부상 등 문명의 변화 양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극복할 것인지 덧붙이는데...

니얼 퍼거슨의 전작에는 늘 논쟁이 있었다. 그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는 그의 서구우월 혹은 서구중심적인 사고인데(이번 책에서는 그런 비판을 의식한 표현이 자주 보인다) 이번 책의 결론에서도 비슷한 해답을 내놓는다. 서양 문명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난 500년 동안 해온 역할을 볼 때 여전히 앞서 제시한 여섯 가지 서양 문명 패키지를 믿어야 한다는 것. 더불어 가장 큰 위협은 다른 문명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무기력함과 그것을 부추기는 역사적 무지라 말한다. 뒤집어 보면 역사적 무지에서 벗어나면 서양 문명을 믿게 되고 이를 통해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가 급작스런 붕괴로 평가하지 않는 생태 위기를 볼 때 해답은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닐까 싶은 무기력한 역사적 무지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 - 인문 MD 박태근

니얼 퍼거슨의 다른 책 :
<제국>
<콜로서스>
<증오의 세기>
<하이 파이낸셔>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유홍준의 국보순례
유홍준 지음 / 눌와

"유홍준의 한국문화유산 갈라쇼"
올 상반기 <답사기> 시즌 2로 돌아온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의 ‘국보순례’, 이름 앞에 번호를 붙인 국보뿐 아니라 말 그대로 ‘나라의 보물’을 하나씩 찾아 그 유래와 의미를 제대로 소개하고,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기획이다. 숭례문으로 시작한 일간지 칼럼은 2년 넘게 이어지는데, 이번 책은 그 가운데 100회분을 묶어 다듬고 보강했다.

연재와는 달리 그림과 글씨, 공예와 도자, 조각과 건축으로 나눠 구성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마지막 ‘해외 한국 문화재’이다. 잊을 만하면 언론을 오르내리는 해외 반출 문화재 관련 소식들, 그런데 막상 어떤 유물이 왜 그곳에 있는지, 그 유물의 문화예술적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지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는 우리에게, 비판과 지적이 아닌 유물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매회 200자 원고지 5~6매에 그치는 짧은 글이지만, 연재 때 미처 넣지 못한 이야기를 더하고 더한 후, 다시 고갱이만 남기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 담금질이 잘 된 글, 더불어 그 글 오른쪽에 실린 시원하고 단정한 도판들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상찬하자면 이 책 또한 국보급이다. - 인문 MD 박태근 

저자의 말 : ‘국보순례’는 순례자의 느긋한 여유가 허용된다. 객관적 사실을 명확히 제공한다는 데는 차이가 없지만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면서 때로는 에세이 풍으로, 때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개할 수도 있다. (중략) 대중적인 해설이란 전문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로 낮추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문 지식을 대중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어 눈높이를 높이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에 비유하자면 ‘한국미술사 강의’는 선수권대회의 지정 종목이고 ‘국보순례’는 갈라쇼 같은 것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혼자 사는 즐거움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 신승미 옮김 / 토네이도

"문득 인생이 무겁게 느껴질 때, 자기 자신과 만나라"
당신은 분명 누군가의 자녀이거나 누군가의 부모이다. 그리고 아마 누군가의 배우자이자 누군가의 형제이고, 누군가의 상사이거나 직원일 수도 누군가의 선배이자 후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밖에 우리의 인생에 놓여진 관계는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문득 외롭고 가끔 말할 수도 없을 만큼 쓸쓸하다.

〈뉴욕 타임스〉120주 연속 베스트셀러이자 30개국에 출간되어 700만 독자의 인생을 바꾼 이 책은 나의 삶에서 '나'를 찾는 79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홀로 산다'는 것은 단순히 싱글이나 독신으로 산다는 의미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만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쌓는 일을 의미한다. 저자는 서슴없이 혼자 떠날 수 있을 만큼 외로움과 쓸쓸함을 외면하지 않는 시간들을 통해 비로소 함께 하는 삶의 진정한 풍요로움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텅 빈 어제만을 지내는 당신에게 이 책은 가장 지혜롭고 따뜻한 오늘의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물론 세금고지서를 어려움 없이 다 내고 꼭 필요한 물건을 사고 원하는 것도 몇 가지 누리고 편안한 쿠션까지 구입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행복해질 것이다. ...그래도 요즘 내가 끊임없이 갈망하는 것은 만족감이다. 그래서 내 앞에 펼쳐진 소중한 하루의 매 순간마다 빛나는 즐거움을 포착하며 살게 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내 점심식사로 버터밀크 허니 브레드에 타라곤 마요네즈와 샐러리를 넣은 맛있는 참치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혹은 원고 마감일이 목전에 다가왔을지라도 휴대용 컴퓨터가 아니라 아주 재미있는 책을 들고 해변에 앉아 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과학자의 서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자연과학자 최재천, 꿈과 지식이 담긴 그의 서재!"
소년은 강릉에서 자랐다. 육군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떠돌며 자라다 서울 북쪽에 터를 내렸다. 샛강 강둑에서 굴을 파거나 시를 쓰며 놀이를 했고, 과외공부를 하며 서울살이의 버거움을 깨닫기도 했다. 소년의 성장, 고비마다 책이 있었다. 동화전집과 백과사전을 탐독하며 낯선 세계와 만났다. <사랑의 학교>를 읽으며 타인을 사랑하고 정의와 진실을 지켜나가는 것의 의미를 깨달았고, 오영수의 <메아리>를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국어교과서에 실린 <개미와 말한다>의 저자,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의 저자이기도 한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교수의 이야기다.

장난꾸러기 소년이 세계적인 자연과학자가 되기까지, 최재천 교수의 성장담과 그를 만든 책에 관한 이야기가 매끄럽게 흘러간다. 시인을 꿈꾸던 이야기, 삼수를 경험한 이야기, <우연과 필연>,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만나 생물학에 인생을 바쳐도 좋겠다고 결심한 이야기…. 조각가를 꿈꾸던 고등학교 시절은 분명 방황의 시기였다. 그러나 그 때 배운 것을 바탕으로 석고에 길을 파 세계 최초 민벌레 연구에 성공한 과학자의 이야기는 은근한 감동을 준다. 시인의 마음을 지닌 과학자, 최재천 서재에 꽂힌 책을 둘러보며 그의 꿈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동물학자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나도 솔제니친과 마찬가지로 개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정말 궁금했다. 생물학자가 아니라 문학가인 솔제니친은 그 상황을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철학적으로 받아들인 듯하다. 당시의 나 역시 개미의 행동을 설명할 길 없었으나 그 작품은 묘하게도 머릿속에 깊이 박혔다. 그러다가 훗날 미국 유학을 가서 꽂혀버린 학문, 사회생물학을 접했을 때 순간적으로 솔제니친의 그 수필이 생각났다. 그간 수많은 문학작품을 읽고 고독을 즐기는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삶의 수수께끼들을 껴안고 살았는데, 사회생물학이라는 학문이 그것들을 가지런히 정리해서 대답해주었다. <모닥불과 개미>속의 개미도 내가 안고 있던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그 개미들을 이해하게 된 순간, 나는 이 학문을 평생 공부하겠다고 결정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우리가 사랑한 1초들
곽재구 지음 / 톨

"시인 곽재구, 인도에서 보낸 행복의 순간들"
<포구기행>의 곽재구 시인이 9년 만에 신작 산문집을 펴냈다. 시인은 벵골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며 타고르의 모국어인 벵골어를 익혀 타고르의 사랑스런 시편들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하고 싶었다. 바람 대로, 2009년 7월 타고르의 고향 산티니케탄으로 떠난 저자는 540일 동안 벵골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타고르의 시편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했다.

이번 산문집은 46,656,000초의 시간 동안 산티니케탄 사람들과 나누고 공감한 이야기, 그들의 소박한 삶을 통해 터득한 삶의 지혜를 맑고 순수한 언어로 기록한 책이다. 산티니케탄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읽는 동안 평안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풍경 사진과 타고르 시인의 아름다운 시가 함께 수록되어 내용의 충만함과 멋스러움을 더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이 책에는 바람과 나무와 꽃향기가 가득하다. 가난하나 행복한 벵골 사람들의 자족하는 마음의 향기, 그 절대적 시간의 향기가 가득하다. 똑 같은 지구별에 살면서도 세상 어디에 이렇게 무욕의 순수한 사람들 이야기가 존재하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인생은 1초를 사는 것이라고,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행복해지라고 속삭이는 한 영혼의 목소리를 들었다. (–정호승 시인 )

곽재구의 또 다른 산문 :
<곽재구의 포구기행 >
<곽재구의 예술기행>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비스트
안데슈 루슬룬드, 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 검은숲

"그때 당신이 총을 들고 있었다면"
제목의 질문은 독자들에게 던져진 것이다. 이 지독한 스릴러 소설은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딸을 죽인 아동 연쇄 살인범을 죽일 기회가 온다면, 그때 당신이 총을 들고 있었다면, 당신은 쏘지 않을 수 있을까.’ 법과 정의와 복수는 서로 닮은 듯, 그러나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비스트>는 독자들을 이 딜레마의 가운데로 몰아세운다. 그 방법은 바로 독자들을 경악시키는 것이다. 범죄를 둘러싼 디테일한 묘사는 대단히 사실적이며,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밑바닥 세계도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이는 두 공저자의 경력과 관계가 있다. 한 명은 베테랑 사회부 기자 출신이며, 다른 한 명은 전과자 출신의 사회운동가다. 실제로 스웨덴의 밑바닥에 몸담았던 자들이 이 책을 썼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범죄의 발생과 그를 추적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생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딸을 잃은 중년 남자의 절망적인 분노는 그가 ‘행동’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오싹할 정도의 집중력으로 변한다. 자기자신을 연소하면서까지 복수만을 꿈꾸는 남자를 둘러싸고 스토리는 빠르게 전개된다. 남자는 지독한 세계를 거침없이 내지르며, 거기서 독자들은 ‘테이큰’ 같은 영화를 떠올리면서 즐거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스트>는 현실을 망각한 액션 스릴러가 아니다. 절차 없는 복수에는 처벌이 따른다. 이제 재판이 시작되고, 온 나라 사람들이 논란에 빠져든다. 이때 소설은 묻는다. 바로 이 질문이 한 기자와 한 전직 범죄자가 하고자 했던 말이다. 법과 정의와 복수는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그때 당신이 총을 들고 있었다면…’

북유럽권 최고의 추리/미스터리 소설에 주어지는 글래스키(유리열쇠) 상 수상작(2005).
- 소설 MD 최원호 

저자의 말 : …범죄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우리의 소설 속에서 비중 있게 다른 부분이 바로 이런 점이었다. 물리적인 범죄행위의 끔찍함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잊히지 않고, 지워지지 않는 그런 끔찍한 여파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제아무리 기가 막힌 스토리라인과 반전도 소설이 가져다주는 파급효과와 영향력을 능가할 수 없다는 것… 우리의 공동 목표는 충분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통찰력과 재미로 무장한 범죄소설을 씀으로써 기존의 스릴러 독자들을 비롯해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도 끌어안는 것이다.. (–한국 독자를 위한 작가의 특별 서문 중에서)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눈먼 자들의 경제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도대체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을까?"
로이터통신이 금융 저널리즘의 최고봉이라고 찬사한 이 책은, 13명의 유명 저널리스트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금융위기의 원인을 취재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쓴 경제 '논문'이 아닌 금융위기 당시 현장의 생생함을 소설처럼 풀어 쓴 르포르타주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냉철하고 깊은 통찰력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유머러스하게 사건을 풀어내는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 최고의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등 금융위기와 위기의 뒷편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13가지 시각과 분석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거침없이 부풀던 탐욕과 이를 가리기 위해 상영된 '쇼'에 대한 침착하고도 간절한 이 시대 지성들의 고발이 어떤 의미로 번질지는 이제 지켜 봐야 알 일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벌써부터 죄를 짓지 않겠다는 뉘우침의 약효가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감지된다. ...<뉴욕타임스>는 전국의 은행들이 또 다시 창조적인 신상품을 시장에 출시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금이 당장 필요한 사람들로부터 생명보험 증권을 할인가에 매입한 다음, 그런 증권을 악성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와 마찬가지로 증권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 1720년 사우스시버블의 규모가 점점 명확해지자 영국 의회에서 몰즈워스 경은 금융범죄자는 로마제국의 존속살인자에 준하는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마제국은 존속살해를 했을 때, 죄인을 포대에 담아 산채로 티베르 강에 던지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포대 속에 원숭이와 뱀을 각각 1마리씩 집어넣었다. 참으로 야만적이다. 미국인들의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아마 미국인들이라면 원숭이와 뱀을 책임 있는 자리에 앉혔을 것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2
장정일 지음 / 마티

"쾌락으로서의 독서와 사회적 독서의 상호작용"
꼭 1년 만에 나온 장정일의 독서일기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장정일은 정말 읽고 쓰는 일 외에는 다른 걸 안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시사인, 프레시안북스, 한겨레 등 다종다양한 지면에 쉼 없이 서평을 쓴다. 그는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안에 쾌락이 있기 때문이라 선언하지만 한편 책을 파고들수록 현실로 돌아온다는 명제도 동시에 참이다. 작년에 나온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과 이번 책을 비교해보면 이런 독서론 사이의 방황이 엿보인다.

읽기의 방식이 삶의 방식이다 / 우리는 과거로부터 얼마나 멀어졌을까 / 나는 타인이며 동시에 나다 / ‘나쁜 책’을 권해도 무방한 시절은 없다

인권의 역사는 시민권의 역사와 동일하다 / 뇌관이 제거된 사회주의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 시대가 달라도 인간문제에서는 늘 보편주의를 찾는다 / 지성인이라면 거의 본능적으로 소설을 피한다 / 근대는 오는가, 왔는가, 도로 갔는가

앞쪽이 1권의 장 제목이고 뒤쪽이 이번 책의 장 제목이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읽어보면 뭐가 달라진 거지 싶은 기분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시도해오던 두 가지의 농도가 조금 달라진 정도라 보는 게 맞겠다. 분명한 건 장정일은 후자의 농도를 더욱 높여갈 거고, 그러다 보면 장정일이 읽는 책이, 쓰는 글이, 사는 삶이, 종국에는, 어쩌면 세상도 변할 수 있을까. 오늘도 장정일은 쾌락으로서의 독서와 사회적 독서의 상호작용을 실험한다.

사족. 오웰이 쓰고 장정일이 인용한 "책 뒤에 들어가는 원고지 1~2매 분량의 추천글은 '날조'고 본질적으로 '사기'다"는 문구가 섬뜩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 인문 MD 박태근

뒷표지 저자의 글 : 저는, 책을 읽는 일에서 처음으로 쾌락을 느낀 어느 때부터 다른 사람의 글이나 책을 읽는 행위가 마치 제가 그 글이나 책을 쓰는 것인 양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각 속에서는, 제가 읽어주기 전에 그 글이나 책은 아예 존재한 적이 없는 게 되죠. 유아적이고 독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방식으로 ‘나’를 바쳐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에 공감하고자 했습니다. 예의 <독서일기> 서문에 “나 아닌 타자의 동일성에 간섭하고 침잠하는 일”이라고 썼던 게 그런 뜻입니다. 그렇게 저는 많은 책들의 의사 저자가 되고 양부가 되었습니다. 저에겐 그게 쾌락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표백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꿈꿀 수 없는 청춘, 2011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
청춘은 아무 것도 주장할 수 없다. ‘못난 20대’가 동정(혹은 비난)을 받는 세상. ‘진짜 영광스러운 일’은 이미 다른 이들이 다 주장해버렸다. 기존 체제, 기성세대, 이성애, 권위주의, 기독교, 자본주의 등을 윗세대가 모두 반대하고 난 뒤, 더는 반대할 것이 남지 않은 록그룹의 아연함처럼, 20대 없이도 이미 ‘그레이트’하고 완전무결한 표백된 세상을 보면서도 그들은 무력하다. 그들이 꿈꾸는 건 기껏해야 7급 공무원이 되어 퇴근 후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정도.

이 책은 문제적이다. 더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청춘들이 자신의 인생이 정점에 오른 시점 ‘자살’을 택함으로써 이 세상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발상의 폭력성부터 그렇다. 악마적 매력을 지닌 ‘세연’과 그녀의 계획 속 나와 휘영, 추, 선우 등. 질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현직기자 소설가의 건조한 문장이 직조해냈다. 2011년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심사 당시 ‘한국 문학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뛰어난 작품’ ‘몇 년 사이 읽은 소설 중 가장 문제적인 작품’ ‘이 시대 텅 빈 청춘의 초상’이라는 평을 받았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하지만 내가 말하는 건 진짜 혁명 얘기야. 진짜로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의 존경을 얻는 일에 대한 얘기. 진짜 영광스러운 일은 그런 일에 있지. 실패하더라도 칭찬을 듣는 일이라니까. 그런데 그런 일들은 이미 워싱턴이라든가 링컨이라든가 애덤스라든가 마틴 루터 킹 같은 사람들이 다 해버렸어. 동성연애자들이 결혼할 권리까지 이미 누가 먼저 주장해버렸다니까.” “그래서, 너는 목표가 있어?” “있지.” “뭔데?” “아직은 네가 들을 준비가 안 돼 있어.” 재키는 웃으며 말했다. “사실. 너는 내가 죽은 다음에나 준비가 될 거야.”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싸이코패스 블록버스터의 탄생"
스릴러 세계에 싸이코패스라는 단어를 완벽히 각인시킨 작품, <검은 집>의 작가 기시 유스케가 드디어 싸이코패스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느낌이 다르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켜 공포를 선사했던 <검은 집>에 비하면 <악의 교전>은 말끔함이 느껴질 지경이다. 살생의 발걸음은 경쾌하고, 일말의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다. 심지어 이 악마는 뭔가를 죽일 때마다 휘파람으로 늘 같은 곡, ‘서 푼짜리 오페라’의 멜로디(루이 암스트롱과 엘라 피츠제럴드의 Cheek to Cheek 멜로디라고 하면 더 익숙하겠다)를 분다. 그 휘파람을 제외한 모든 것은 냉철한 의식의 통제 안에 있다. 악마는 감정도, 공감도, 어떤 ‘정서’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여기에 공포는 없다. <악의 교전>은 <검은 집>과 일종의 대립된 한 쌍인 셈이다.

따라서 이 소설을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호러 스릴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악의 교전>은 가볍고 날래다. 타인의 약점들을 이용해 인형놀이를 하듯 살인을 지휘하고, 종국에는 직접 대학살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악마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공포가 아니라 어떤 기대감, 혈흔이 난무하는 고어 영화를 볼 때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기시 유스케는 또 특이한 걸 써 버렸다. ‘싸이코패스 블록버스터’라고 부를 법한, 독자들을 오히려 끌어들이는, 더 많은 걸 보고 싶게 만드는 이상한 살인극을.
- 소설 MD 최원호 

싸이코패스 혹은 연쇄살인에 관하여 :
<검은 집>
<한국의 연쇄살인>
<아메리칸 싸이코 1>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시인>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기분을 말해 봐!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앤서니 브라운, 감정코칭 그림책!"
‘기분이 어때?’ 라는 질문과 함께, 뭔가 궁금해서 눈이 똥글똥글한 꼬마 침팬지가 등장한다. 장난감이 다 싫을 만큼 재미없거나, 폴짝폴짝 뛰고 싶게 행복하거나, 구석에 숨어 있을 만큼 외롭거나, 너무너무 궁금해서 눈망울을 동글동글 굴리기도 한다. 울거나 웃거나, 좋거나 나쁘거나, 단순하게 감정을 표현하던 아기들은 자라면서 폭발적인 정서 발달을 경험한다. 지루함, 슬픔, 외로움, 기쁨 등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고, 또 또래나 어른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상호교류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생소한 이런 감정들을 표현하거나 이해하는데 서툴기 때문에 부모의 적절한 코칭이 필요하다. 이 책은 아이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상황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감정을 보여주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또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생생한 표정과 깜찍한 행동, 솔직한 표현,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눈망울. 앤서니 브라운의 꼬마 침팬지는 정말로 우리 아이들과 똑같다, 한없이 사랑스럽다.
- 유아 MD 강미연

작가소개 : 앤서니 브라운은 1946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독특하고 뛰어난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림책 작가로, 많은 작품이 전 세계에서 출간되어 널리 사랑받고 있다. <고릴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과 ‘커트매쉴러 상’을 받았고, <동물원>으로 두 번째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았다. 2000년에는 전 세계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최고의 영예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2009년에는 영국도서관협회와 북트러스트에서 주관하는 영국 계간 아동문학가로 선정되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자기계발의 덫
미키 맥기 지음, 김상화 옮김 / 모요사

"누가 내 마시멜로를 옮겼을까에 대한 시크릿"
이 책이 던지는 두 가지 질문은 이렇다. 자기계발서는 왜 도움이 안 되는가? 진정한 자기계발은 어떻게 가능한가? 두 번째 질문을 보니 일방적으로 자기계발을 부정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바깥에 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인적자본으로서의 자기를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행에 휩쓸리는 자기계발이다. 실제 자기계발서 분야는 유행을 많이 탄다. 시간관리, 배려, 위로 등의 주제어가 차례로 관심을 끌다 수그러들었고, 최근에는 버리고 비우는 게 유행이다. 이처럼 그때그때 자율경쟁 시장이 필요로 하는 덕목으로 외양을 꾸미고 기능을 더하고 능력을 키우지 못하면 도태되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건 자기계발이 아니라 흉내 내기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계발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 책은 미국을 배경으로 70년대 이후 자기계발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이유를, 이미 한국에도 소개되어 잘 알려진 여러 책을 예로 들어 분석한다. 자기계발서의 내용적 허위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기반하는 자아에 대한 고립적이고 탈정치화된 관점까지 파고들어 비판한다. 개인의 형성이 자기 힘과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우리는 무수히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다른 이의 노동이 아니라면 자기계발은커녕 자기 생존도 불가함을 역설한다. 물론 이 책도 진정한 자기계발의 답을 똑부러지게 제시하진 않는다. 다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출발점을 제안할 뿐이다.

언젠가 친구가 재미로 만든 제목이 있다. <누가 내 마시멜로를 옮겼을까에 대한 시크릿>, 지금의 자기계발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만간 이런 괴물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신체가 필요를 따르지 못한다면 기계를 더해도 좋다는 시대이니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옮긴이의 말 :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소개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 배경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수용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위인전을 읽으며 꿈을 키울 나이도 아닌데 누군가의 경험담이나 일방적인 조언을 삶의 지침으로 삼겠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들을 체계적으로 개관하고 시대적 배경 아래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독자들이 그 의의와 한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