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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곽재구 지음 / 톨

"시인 곽재구, 인도에서 보낸 행복의 순간들"
<포구기행>의 곽재구 시인이 9년 만에 신작 산문집을 펴냈다. 시인은 벵골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며 타고르의 모국어인 벵골어를 익혀 타고르의 사랑스런 시편들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하고 싶었다. 바람 대로, 2009년 7월 타고르의 고향 산티니케탄으로 떠난 저자는 540일 동안 벵골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타고르의 시편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했다.

이번 산문집은 46,656,000초의 시간 동안 산티니케탄 사람들과 나누고 공감한 이야기, 그들의 소박한 삶을 통해 터득한 삶의 지혜를 맑고 순수한 언어로 기록한 책이다. 산티니케탄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읽는 동안 평안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풍경 사진과 타고르 시인의 아름다운 시가 함께 수록되어 내용의 충만함과 멋스러움을 더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이 책에는 바람과 나무와 꽃향기가 가득하다. 가난하나 행복한 벵골 사람들의 자족하는 마음의 향기, 그 절대적 시간의 향기가 가득하다. 똑 같은 지구별에 살면서도 세상 어디에 이렇게 무욕의 순수한 사람들 이야기가 존재하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인생은 1초를 사는 것이라고,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행복해지라고 속삭이는 한 영혼의 목소리를 들었다. (–정호승 시인 )

곽재구의 또 다른 산문 :
<곽재구의 포구기행 >
<곽재구의 예술기행>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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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안데슈 루슬룬드, 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 검은숲

"그때 당신이 총을 들고 있었다면"
제목의 질문은 독자들에게 던져진 것이다. 이 지독한 스릴러 소설은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딸을 죽인 아동 연쇄 살인범을 죽일 기회가 온다면, 그때 당신이 총을 들고 있었다면, 당신은 쏘지 않을 수 있을까.’ 법과 정의와 복수는 서로 닮은 듯, 그러나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비스트>는 독자들을 이 딜레마의 가운데로 몰아세운다. 그 방법은 바로 독자들을 경악시키는 것이다. 범죄를 둘러싼 디테일한 묘사는 대단히 사실적이며,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밑바닥 세계도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이는 두 공저자의 경력과 관계가 있다. 한 명은 베테랑 사회부 기자 출신이며, 다른 한 명은 전과자 출신의 사회운동가다. 실제로 스웨덴의 밑바닥에 몸담았던 자들이 이 책을 썼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범죄의 발생과 그를 추적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생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딸을 잃은 중년 남자의 절망적인 분노는 그가 ‘행동’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오싹할 정도의 집중력으로 변한다. 자기자신을 연소하면서까지 복수만을 꿈꾸는 남자를 둘러싸고 스토리는 빠르게 전개된다. 남자는 지독한 세계를 거침없이 내지르며, 거기서 독자들은 ‘테이큰’ 같은 영화를 떠올리면서 즐거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스트>는 현실을 망각한 액션 스릴러가 아니다. 절차 없는 복수에는 처벌이 따른다. 이제 재판이 시작되고, 온 나라 사람들이 논란에 빠져든다. 이때 소설은 묻는다. 바로 이 질문이 한 기자와 한 전직 범죄자가 하고자 했던 말이다. 법과 정의와 복수는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그때 당신이 총을 들고 있었다면…’

북유럽권 최고의 추리/미스터리 소설에 주어지는 글래스키(유리열쇠) 상 수상작(2005).
- 소설 MD 최원호 

저자의 말 : …범죄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우리의 소설 속에서 비중 있게 다른 부분이 바로 이런 점이었다. 물리적인 범죄행위의 끔찍함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잊히지 않고, 지워지지 않는 그런 끔찍한 여파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제아무리 기가 막힌 스토리라인과 반전도 소설이 가져다주는 파급효과와 영향력을 능가할 수 없다는 것… 우리의 공동 목표는 충분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통찰력과 재미로 무장한 범죄소설을 씀으로써 기존의 스릴러 독자들을 비롯해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도 끌어안는 것이다.. (–한국 독자를 위한 작가의 특별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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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경제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도대체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을까?"
로이터통신이 금융 저널리즘의 최고봉이라고 찬사한 이 책은, 13명의 유명 저널리스트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금융위기의 원인을 취재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쓴 경제 '논문'이 아닌 금융위기 당시 현장의 생생함을 소설처럼 풀어 쓴 르포르타주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냉철하고 깊은 통찰력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유머러스하게 사건을 풀어내는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 최고의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등 금융위기와 위기의 뒷편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13가지 시각과 분석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거침없이 부풀던 탐욕과 이를 가리기 위해 상영된 '쇼'에 대한 침착하고도 간절한 이 시대 지성들의 고발이 어떤 의미로 번질지는 이제 지켜 봐야 알 일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벌써부터 죄를 짓지 않겠다는 뉘우침의 약효가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감지된다. ...<뉴욕타임스>는 전국의 은행들이 또 다시 창조적인 신상품을 시장에 출시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금이 당장 필요한 사람들로부터 생명보험 증권을 할인가에 매입한 다음, 그런 증권을 악성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와 마찬가지로 증권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 1720년 사우스시버블의 규모가 점점 명확해지자 영국 의회에서 몰즈워스 경은 금융범죄자는 로마제국의 존속살인자에 준하는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마제국은 존속살해를 했을 때, 죄인을 포대에 담아 산채로 티베르 강에 던지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포대 속에 원숭이와 뱀을 각각 1마리씩 집어넣었다. 참으로 야만적이다. 미국인들의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아마 미국인들이라면 원숭이와 뱀을 책임 있는 자리에 앉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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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2
장정일 지음 / 마티

"쾌락으로서의 독서와 사회적 독서의 상호작용"
꼭 1년 만에 나온 장정일의 독서일기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장정일은 정말 읽고 쓰는 일 외에는 다른 걸 안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시사인, 프레시안북스, 한겨레 등 다종다양한 지면에 쉼 없이 서평을 쓴다. 그는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안에 쾌락이 있기 때문이라 선언하지만 한편 책을 파고들수록 현실로 돌아온다는 명제도 동시에 참이다. 작년에 나온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과 이번 책을 비교해보면 이런 독서론 사이의 방황이 엿보인다.

읽기의 방식이 삶의 방식이다 / 우리는 과거로부터 얼마나 멀어졌을까 / 나는 타인이며 동시에 나다 / ‘나쁜 책’을 권해도 무방한 시절은 없다

인권의 역사는 시민권의 역사와 동일하다 / 뇌관이 제거된 사회주의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 시대가 달라도 인간문제에서는 늘 보편주의를 찾는다 / 지성인이라면 거의 본능적으로 소설을 피한다 / 근대는 오는가, 왔는가, 도로 갔는가

앞쪽이 1권의 장 제목이고 뒤쪽이 이번 책의 장 제목이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읽어보면 뭐가 달라진 거지 싶은 기분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시도해오던 두 가지의 농도가 조금 달라진 정도라 보는 게 맞겠다. 분명한 건 장정일은 후자의 농도를 더욱 높여갈 거고, 그러다 보면 장정일이 읽는 책이, 쓰는 글이, 사는 삶이, 종국에는, 어쩌면 세상도 변할 수 있을까. 오늘도 장정일은 쾌락으로서의 독서와 사회적 독서의 상호작용을 실험한다.

사족. 오웰이 쓰고 장정일이 인용한 "책 뒤에 들어가는 원고지 1~2매 분량의 추천글은 '날조'고 본질적으로 '사기'다"는 문구가 섬뜩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 인문 MD 박태근

뒷표지 저자의 글 : 저는, 책을 읽는 일에서 처음으로 쾌락을 느낀 어느 때부터 다른 사람의 글이나 책을 읽는 행위가 마치 제가 그 글이나 책을 쓰는 것인 양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각 속에서는, 제가 읽어주기 전에 그 글이나 책은 아예 존재한 적이 없는 게 되죠. 유아적이고 독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방식으로 ‘나’를 바쳐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에 공감하고자 했습니다. 예의 <독서일기> 서문에 “나 아닌 타자의 동일성에 간섭하고 침잠하는 일”이라고 썼던 게 그런 뜻입니다. 그렇게 저는 많은 책들의 의사 저자가 되고 양부가 되었습니다. 저에겐 그게 쾌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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