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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가을, 코엘료와 함께 떠날 시간"
2006년 파울로 코엘료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 지 20년 만에 다시 순례길에 올랐다. 1986년에 떠난 '산티아고의 길', 그리고 그 삼 년 뒤에 떠난 '로마의 길'에 이어 세 번째로 떠난 '성스러운 길'이었다. 코엘료가 '예루살렘의 길'이라 명명한 이 순례길 위에서 그는 생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경험을 하게 된다.

<알레프>는 민감한 주제일 수도 있는 '환생'에 대한 코엘료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그는 순례 막바지인 시베리아 횡단 여행을 앞두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힐랄을 만난다. 둘은 함께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그 여행을 통해 사랑과 용서, 그리고 생 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하는 법을 배운다. 코엘료는 이 소설을 통해 낡은 일상을 벗어 던지고 다시 태어나는 한 영혼을 말한다. 끝은 또다른 시작에 다름 아니라며 새로운 출발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말한다. 새로운 시작은 반드시 과거를 속죄하고 바로잡음으로써만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그 과정 없이는 새 출발이란 불가능하고, 미래는 현재를 오롯이 삶으로써만 가능하다고.

가을, 코엘료와 함께 떠날 시간이다.
- 문학 MD 최원호

작가의 말 중에서: 세 번째로 내가 떠나는 순례는 ‘예루살렘의 길’입니다. 이번에도 예루살렘까지 실제로 갔던 것은 아닙니다. 대신 시간과 공간을 여행해야 했습니다. 당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임무는 네 달 동안 집을 떠나 있는 것이었습니다. 순례 중에 나는 여러 나라를 들렀지만 깨달음은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찾아왔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보름 동안 일곱 개의 시간대를 지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9288킬로미터에 달하는 길 위에서였습니다. 힐랄이라는 이름의 한 터키 소녀(진짜 이름은 아닙니다)와 함께였습니다. 그녀와 나의 이야기는 책 속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시간과 공간이 한데 존재하는 이 지점은 ‘알레프’라고 불립니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이것에 관한 아름다운 단편을 남긴 바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나는 내 새 작품의 제목을 <알레프>라고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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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도
이해인 지음 / 열림원

"삶의 속도를 잃은 이를 위한, 이해인의 기도"
수녀는 오래 앓았다. 암투병을 했고, 사랑하는 이들을 잇달아 잃었다. <작은 기쁨>, <작은 위로>에 이은, 이해인 수녀의 새로운 시집 <작은 기도>에는 앓고 잃으며 이해인 수녀가 얻은 긍정이 소박한 언어에 실려 담겨 있다. ‘땅속의 집은 어둡고 답답할 텐데 나 혼자 외로워서 어떡하지?’하고 자문하던 수녀는 ‘그 집에 들어가 울지 않으려면 땅 위의 이 집에서 많이 웃고 즐겁게 살라(집을 위한 노래 中)’는 말을 상기한다. 긴 고통의 터널을 통과하면서도 수녀는 ‘삶은 늘 신기하고 배울 게 많아 울다가도 웃지요(꽃의 말 中)’ 라고 말한다. 기도는 진실되고, 그래서 더욱 호소력이 있다.

틈틈이 써두었던 50여 편의 미발표작에 1999년 초판을 냈던 시집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 몇 편을 덧붙였다. 오랜 암투병을 겪으며 생각한 것들을 담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에 내가 꼭 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산문도 수록되어 있다. 크고 빠른 것에 붙들린 나머지, 자신의 삶의 속도를 잃어버린 현대의 독자들에게 바치는 수녀의 작은 기도, 고요한 사유가 가을 서정 깊이를 더한다.
- 문학 MD 김효선

발문: 해인 수녀는 우리가 제대로 나눠받지 못하는 어머니의 기도를 우리들에게 나누어준다. 해인 수녀는 우리들 어머니의 기도를 대신해준다. 그래도 이 세상이 아름다운 건 해인 수녀의 정성 어린 기도 덕분이다. 해인 수녀의 기도 속에는 인간의 마음의 무늬가 찬란하고 고요하다. 그녀의 기도는 감사의 기도이자 침묵의 기도이며, 위안의 기도이자 눈물의 기도이며, 사랑의 기도이지 용서의 기도이며, 겸손의 기도이자 존재의 기도이다. (시인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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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종말
폴 R. 에얼릭 & 앤 H. 에얼릭 지음, 하윤숙 옮김 / 부키

"멸종 위기종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는?"
인류가 지구에 끼친 영향을 플러스, 마이너스로 계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배하는 동물(Dominant Animal, 이 책의 원제)’로서 호모 사피엔스는 현재 상황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좋은 것만 취할 수 있던 호시절은 끝났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를 균형 있게 설명하며 인류가 어떻게 ‘정복자’의 위엄을 갖추었는지 살피고, 어쩌다 생명 ‘종결자’의 용의자로 지목되었는지 촘촘하게 증명한다. 여타 문명사와의 차별성은 ‘공진화’ 개념인데, 인류와 다른 생물뿐 아니라 인류와 지구 생태 자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변화해왔다는 설명이다. 간단히 말해 그간 인류가 압도적 지위에서 다른 생물과 지구에 영향을 끼치는 쪽이었다면, 이제는 변화된 생태가 인류의 종말까지 가져올 상황이라는 말씀. 세계를 완전히 뒤바꾼 인류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는 게 저자들의 결론이다. 물론 당장 인류가 절멸하진 않겠지만 이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100억이 넘는 인구가 양계장의 닭처럼 살아갈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결과를 바꿀 방법은 없는 걸까. 저자들이 제시하는 해결 방안은 비교적 온건해서, 현실을 바꿔놓을 힘을 느끼긴 어렵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공진화 개념처럼 국가와 국가, 기업과 기업, 개인과 개인이 상호 소통/의존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한 세계의 구조는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을 여지를 마련한다. 비로소 인류가 지배적인 동물이 되도록 해준 특성의 방향을 돌려 자신과 생명 전체를 위해 이용할 때다. '진화의 종말'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통찰력이 번뜩이는 이 책은 인간과 세계에 대해, 또한 둘 사이의 상호 영향에 대해 본질적인 문제로 이끄는 훌륭한 안내자이다. 이 안내자를 따라가는 동안 당신은 여기저기서 맛깔 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제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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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거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재인

"이 특별하고도 비루한 사랑"
누구라도 아키하를, 그러니까 어느 날 저녁 어스름에, 마치 한이 맺힌 것처럼 배팅볼을 쳐대는 여성 동료를 야구 연습장에서 발견한다면 말을 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41세의 평범한 회사원 와타나베는 그 모습에 빠져든다. 빠져들 때는 몰랐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그렇게 되었다. 흔한 불륜이다. 어느 날 형사들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공소시효가 거의 만료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그들이 말해준 유력 용의자는 바로 아키하다. 불륜이라는 짐을 이미 짊어진 그에게 살인 미스터리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데, 그런데 평생 겪을 활극을 다 겪는 와중에도 이 사랑은 여전히 평범하다. 평범한 불륜이라고 말하기가 그렇다면 비루하다고 하자. 문제는 어떤 단어냐(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지독하냐다. 얼마나 좋아하고 빠져나올 수 없느냐다. 누군가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라고 물었다지만 <새벽 거리에서>의 두 주인공은 묻는다. 이렇게까지 되었는데도 어떻게 사랑이 이럴까…

<새벽 거리에서>는 로맨스다. 살인 미스터리가 끼어들면서 독특한 전개가 펼쳐지지만, 결국 ‘사랑은 왜 이 모양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게임 오버야.” 라고 소설 속의 누군가가 말할 때까지, 그러나 모두들 아시다시피 사랑이야말로 선언으로는 이루어지지도 끝나지도 않는 진짜 미스터리인 것을…
문학MD 최원호

책속에서: “너는 아직 잘 몰라.” 신타니는 내 코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한 번 용서를 비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야. 무릎 꿇는 건 속죄의 시작에 불과해. 그리고 그게 끝나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아. 사죄하는 나날이 평생 계속된다고. 아내 앞에서 고개도 못 들고, 집에서 기도 못 펴고 살게 되는 거야. 죽을 때까지.” 옛날부터 말발이 센 신타니이고 보니 이런 얘기도 박력이 넘치는 게 설득력이 있었다. “어때, 지옥이지? 그런 지옥을 견딜 수 있겠어? 거기까지 각오가 됐어?” “상상하고 싶진 않지만, 가슴에 새겨 둘게. 모든 걸 잃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게 불륜이라는 사실은 애초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러자 신타니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네가 그 정도로 빠진 걸 보면 상당히 괜찮은 여잔가 본데, 얼굴 한번 보고 싶다.” “이미 봤어. 야구 연습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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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진중권 지음 / 씨네21

"진중권의 비평이 우리에게 필요한 까닭"
개념이 없다는 말은 사실 내 개념과 다르다는 말에 가깝다. 각자가 세상을 읽는 방법이 다르듯, 세상을 읽는 아이콘(개념)도 각기 다르다. 진중권은 자신이 세상을 들여다볼 때 사용한 38개의 개념을 끄집어내 각각의 매뉴얼과 활용 사례를 보여준다. 때때로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함도 있지만 지나친 해석이 아닐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스스로 전제하듯 이 책에서 진중권이 보여준 주관적 견해나 주장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

정작 중요하게 짚어야 할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개념의 쓸모다. 파타피직스로 허경영 현상을, 범주의 오류로 타블로 학력 논란을, 냉소적 이성으로 심형래 현상을 읽어내는 실전 사례는 개념이 사태를 얼마나 명확하게 드러내는지, 공중 위에 뜬 개념이 어떻게 땅 위의 현실과 마주하는지를 속속들이 보여준다. 두 번째는 태도다. 진중권이 없는 논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는 온갖 현상에 개념을 들이대 해석을 공표한다. 개념이란 렌즈를 닦기만 하고 뭔가를 들여다보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면, 남에게 자랑하는 데에 쓰는 값비싼 수집품일 뿐이라는 자기의 말을 온전히 실천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진중권에게는 미운 털이 남는다. 그렇다면 이 책의 마지막 꼭지 '구제비평'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계몽의 일환으로 잘못 이해되던 고대의 저자들을 변호하는 데서 시작한 이 개념에서, 비평은 가르고 나누는 분절의 작업으로 오히려 사물을 구원한다. 구원이라는 '호의'와 비판이라는 '적의'가 하나로 종합되는 비평의 장, 진중권의 아이콘은 이곳에서야 비로소 접속을 허락한다. 여기에 동의한다면 누구나 각자의 아이콘으로 참여할 수 있다. 알고 있지 않은가. 진중권의 문은 두드리면 언제든 열린다는 걸.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들은 한때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들이다. 그것들이 내게 인상을 남겼다 함은, 그것들이 현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주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이보다 더 훌륭한 정의를 다른 책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개념들을 현실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언어학적인 것이다. 철학의 도구와 연장을 일상언어로 끌어들이는 것은 아직 투박하기 짝이 없는 우리말을 지금보다 더 정교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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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없다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 동녘사이언스

"가격도 봉지 크기도 그대로인데, 왜 과자 양은 줄어들었을까?"
가격은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지만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똑같은 가격인데도 상황에 따라 할인된 가격처럼 보일 수도, 또 바가지 요금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아니면 가격의 변화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의 모양을 약간 바꾸고 중량을 10그램 가량 줄인다든지 휴지의 폭을 1센티 줄이고 포장 박스의 크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를 공기로 채워 놓아도 소비자들은 태연히 그 상품을 카트에 집어 넣는다.

이 책은 아주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발견들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를 움직이는 숫자들은 그렇게 견고한 것도 아니고, 절대 변하지 않는 것도, 혹은 논리적인 기초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가격심리학에서는 '가치'란 손에 잡히지도 않고, 상황에 따라 조건적으로 변하는 흐느적거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보여주는, 욕망을 숫자라는 대중의 언어로 바꾸는 놀랍고도 복잡한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하나의 물음에 도달한다. '그래서 우리가(혹은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건 뭘까?' 당신이 지금 거래과정이나 삶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면 이 책은 그 결정이 '멍청한 짓'이 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도울 것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치밀한 연구와 책 읽는 재미가 함께 어우러진 책. 의사결정 이론에 기여한 핵심 연구자들의 결과를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지금 결정을 내려야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필독서! - 리처드 H. 탈러(<넛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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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비상시대
제임스 하워드 쿤슬러 지음, 이한중 옮김 / 갈라파고스

"석유 없는 삶, 비극일까 희극일까"
37년 후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 인터넷이 일상이 되고 손에 휴대폰을 들고 다닌 지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음을 떠올려보면, 아마 SF영화에서 보던 꿈 같은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지 않을까? <장기 비상시대>가 보여주는 풍경은 당신의 상상 밖이다, 물론 반대 방향으로.

이 책은 석유 없는 삶이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리고 그 상황이 왜 필연인지를 조목조목 밝혀낸다. 우선 현대인의 삶이 석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한정된 자원 석유가 고갈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낙관론자라면 이쯤에서 대체에너지를 끄집어낼 텐데, 저자는 예상했다는 듯 수소, 태양열, 바이오매스 등의 한계, 다시 말해 그 역시 석유에 의존하고 있음을 밝히며 피해갈 곳이 없음을 확증한다. 그리고 그 세상에서의 삶이 어떨지를 주거, 음식, 교통 등 생활 전반의 생생한 모습으로 그려낸다. 그곳에는 월마트도, 해외여행도, 스테이크도 없다. 산업혁명 이전, 중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이다. 아마 아직은, 우리 대부분은 이런 ‘비인간’적인 삶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듯싶다.

수많은 환경실태 보고와 미래 전망 가운데 이 책이 단연 돋보이는 까닭은 반성과 절제의 강요가 아니라 과연 ‘인간’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인간적 삶에 대한 우리의 기준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 이 기준이 왜 유효하지 않은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데 있다. 유례 없는 200년의 끄트머리에 선 우리에겐 비극으로 느껴지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장기 비상시대’는 어쩌면 인간을 회복하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장기 비상시대의 상황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일 것이다. 포만감 대신에 배고픔이, 따뜻함 대신에 추위가, 여가 대신에 고역이, 건강 대신에 아픔이, 평화 대신에 폭력이 주를 이룰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새로운 여건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의 태도와 가치와 사상을 변모시켜야 할 것이다. 얼마 뒤 우리가 변한 모습을 우리 자신이 못 알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생존 자체가 다른 모든 관심사를 압도하는 세상에서는, 삶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강해지기 쉽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는 인간 본성 자체의 한계를, 그리고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결국 죽기 마련이라는 것을 예민하게 의식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삶은 훨씬 더 실제적인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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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전읽기 혁명
송재환 지음 / 글담출판사

"전 학년 고전읽기 프로젝트, 200일간의 놀라운 변화!"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좋은 책을 읽지 않는다면 책을 읽는다고 해도 문맹인 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 부모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은 급증하고 요즈음 독서 환경은 예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어딜 가나 책이 넘쳐나는 시대, 하지만 학습만화가 어린이 책 대출 순위의 상위를 모두 점령하고, 어린이 눈높이용으로 나온 고전을 다독, 속독으로 읽히는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볼 일이다.

<초등 공부 불변의 법칙>, <수학 100점 엄마가 만든다> 등 공부법 관련 책을 출간해온 현직 교사가 ‘전 학년 고전읽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내었다. 저자는 잘못된 독서가 학업 성취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현실을 우려하고, 그 대안으로 고전 읽기를 택했다. 그리고, 아이의 정서 뿐만 아니라 학습 능력에서도 놀라운 결과를 경험했다. 고전은 어렵고 힘든 책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아이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고, 일단 시도하라. 일평생 읽어야 하는 책은 따로 있다 .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좋은 교사와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만남이 있습니다. 바로 책과의 만남입니다. 아이들은 만나는 책에 따라 그 인생이 달라집니다. 이런 생각에서 전 학년 고전 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실시 전까지 저 역시 초등 아이에게 고전을 읽히는 것이 도움이 될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고전을 읽은 뒤 아이들이 달라졌습니다. 꿈이 없던 아이들이 꿈을 갖기 시작하고, 피로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없던 아이들의 눈빛이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자기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다른 친구를 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전 읽기 이후 아이들의 변화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 서울 동산초등학교장 윤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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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
김광기 지음 / 동아시아

"휘청거리는 제국의 살풍경, 왠지 익숙하다"
아스팔트 정비 예산이 부족해 유지 비용이 적은 자갈로 도로를 바꾸는 모습, 육류 섭취를 위해 도시 한복판의 집에서 닭을 기르며 달걀과 고기를 얻는 사람들, 노숙자 지원 비용이 모자라자 편도 비행기 표를 주고 다른 지역으로 쫓아내는 행정기관, 공공임대주택 지원서 배부처에 도시 인구의 3분의 2가 몰려 수십 명이 다친 사건. 자, 이 나라가 어디일까?

바로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다. 최근 경제 위기로 상황이 어렵다지만 여전히 제국의 위용을 뽐내는 미국이 불과 몇 년 사이 이 정도 상황에 놓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 책은 미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사회학자의 눈으로, 미처 상상하지 못한 미국의 현실을 낱낱이 드러낸다. 피상적인 고발에 그치지 않고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헤치는 과정이 이어지는데, 저자의 분석을 정리하면 이렇다. 미국의 몰락은 경제적인 영역에 한정된 게 아니라 그간 미국 사회를 지탱해온 사회적 가치, 즉 정직과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에 이르러 회복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탐욕스럽게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개인과 이를 정리해나갈 힘을 잃은 입법, 사법, 행정 권력이 텅빈 나라에서 치고받는 형국이니 저자의 말대로 긴 터널이 아니라 출구 없는 동굴이 되기 십상이다.

아쉽게도 이번 책에서 보여준 내용은 여기까지다. 미국의 몰락과 세계 체제의 연관성, 유사미국의 대표주자인 한국에 대한 분석은 후속권에서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니 기대해볼 일이다. 제목대로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더불어 미국에 대한 새로운 그림, 그 안(혹은 밖)에서 한국의 오늘과 내일을 미루어 짐작해볼 필요도 분명해졌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우리나라에는 유독 미국에 대해 떠드는 사람이 많다. 그동안 미국이 세계의 대국으로 행세해 왔으니 미국에 대해서 한마디 거들지 못하는 게 좀 이상할 수도 있다. 아무리 사정이 그렇더라도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게다가 성급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필자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이런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 땅 한 번 밟아보지 않고 반미주의자 또는 친미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 미국에 잠깐 갔다 와서 바로 숭미주의자 또는 반미주의자가 된 사람들이 쏟아내는 미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국 내의 한국교민도 예외는 아니다. (중략) 이 책은 이들 모두에게 들려주는 미국에 대한 이야기이다.(285, 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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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무엇인가
EBS <학교란 무엇인가> 제작팀 / 중앙북스

"한국방송대상 수상, EBS 교육대기획 10부작 <학교란 무엇인가>"
가끔은 불행하고 대체로 재미없는 학교 생활, 언제나 비판받는 주입식 교육… 2010년 방송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EBS 교육 다큐는 ‘학교란 무엇인가’ 혹은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10부작이라는 방대한 분량은 두 권의 책으로 나누어 나오게 되었고, 그 첫 번째 이야기 <학교란 무엇인가>는 학교 교육에 앞서 부모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가정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들을 다루었다. 가정은 학습의 기반이 되는 정서가 자라는 곳이며, 학교라는 공교육을 받쳐주는 토대가 된다. 독서, 칭찬, 0.1% 아이들, 사교육 등의 10가지 주제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모두 하나다. 서로 믿고 소통하는 가운데 아이의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것.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속에서: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하거나 학업을 등한시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십중팔구는 ‘나를 믿어주지 않아서’이다. ‘믿을 행동을 해야 믿지!’ 라는 부모의 항변은 사실 진정한 믿음이 아니라 거래다. 착한 행동을 하면 칭찬해주고, 공부를 잘하면 잘될 거라고 믿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누구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심리학자 알피 콘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절대적인 믿음과 사랑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자신을 온전히 믿어줄 때, 아이들은 잘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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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영토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여기가 소설의 최전선이다"
지금까지 미셸 우엘벡은 늘 절망적이었으나 별로 슬프지는 않았다. 그의 절망들은 센티멘털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미 죽음을 수없이 지켜본 의사처럼, 우엘벡은 피로한 표정으로 이 세계에 불치병 선고를 내려 왔다. 불치병 선고는 ‘미안’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는 하지만 슬프지는 않다. 달리 어쩔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표작 <소립자>에서처럼 그는 유럽 현대사의 자취를 추적하며 온갖 기상천외한 ‘해방’ 실험들의 실패를 확인했고, 온갖 사회과학 이론들을 가져와 이리저리 시뮬레이션한 뒤에 죄다 효력 ‘없었고 없을 것임’을 선언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답이 없을 때 느껴지는 절망은 마치 자연이 수억 년 전부터 깎아 온 절벽을 마주하는 것처럼 명백하고 순수한 좌절, 비애나 애수 같은 감정은 들어올 틈도 없고 심지어 후회조차 할 수 없는 철저한 좌절이다. 우엘벡의 소설이 난해하고 지나치게 냉소적이라는 비난은 대부분 이 철저한 좌절을 오해했기 때문이다. 우엘벡은 다른 소설가들처럼 에둘러가지 않고, 즉 마술적 리얼리즘이 되거나 우화가 되거나 기괴한 포스트모던 실험을 하거나 하면서 이 세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이 관찰한 것들과 자신이 하려던 말을 강력히 밀어 부쳤을 뿐이다. 그리고 그 강력한 전진의 당연한 결과로, 그는 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좌절은 필연적이며 현대 서구 사회는 난공불락의 지옥에 가깝다. 바로 이 순도 높은 좌절이 우엘벡을 이 시대의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맞붙고 가장 화려하게 나가 떨어지는 이 작가가 서 있는 곳이 바로 현대 소설의 최전선이다.

이번 작품인 <지도와 영토>는 여기에 몇 가지가 더해졌다. 냉소적이었던 인물들이 어느 순간 관계에 대해 말하고, 유머는 누군가를 다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치료하기 위해서 이용되기도 한다. 고독을 말할 때 멜랑콜리한 빛이 스며 들어오고, 회한(!)의 한숨이 떠돌기도 한다. 이 작은 변화들은 우엘벡이 변화했다는(혹은 늙어가는 중이라는) 증거일까?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변화들이 앞으로 어떤 형태를 구축하게 될지 아직은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전선이 어떤 모양이건 간에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2010년 작 <지도와 영토>는 지금, 소설의 최전선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어떤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문학사에서 중대한 작품임을 인정해야 한다. -베르나르 피보(문학평론가, 공쿠르 상 심사위원)
우리는 폭탄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것은 유머와 풍자, 멜랑콜리의 불꽃놀이다. 미셸 우엘벡은 더 이상 ‘공공의 적’이 아니다. –누벨 옵세르바퇴르
작품을 찬양하거나 혐오하거나, 그러나 아무도 무관심할 수는 없다. –르몽드 데 리브르
세상과 삶에 대한 총결산이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자화상. –앵로퀴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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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을 파하라
송창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삶과 일은 연결되어 있다"
그는 히피였다. 정부에서 머리와 스커트 길이까지 단속하던 그 시절, 그는 간신히 대학을 졸업했다. 제도권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영 생기지 않았다. 그저 다방에 앉아 담배를 피거나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불렀다. 그 '어린 히피'가 세월이 흘러 책을 냈다. 저자 소개엔 tvN 본부장이라는 직함이 첫 머리에 달렸다.

그가 낳은 프로그램을 나열하면 구구절절한 설명과 직함이 필요 없을지 모른다. MBC에서 '뽀뽀뽀'로 데뷔해 '일밤'의 몰래 카메라를 탄생시켰고, '남자 셋 여자 셋'과 '세 친구'를 연달아 대히트를 시킨 장본인이다. tvN으로 옮겨서 '롤러코스터', '막돼먹은 영애 씨', '현장토크쇼 TAXI' 등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데 산파 역할을 하며 '역시'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창의'로 시작하고 '열정'으로 이끌어 '관계'로 완성하라. 자타공인 방송 콘텐츠 최강자인 저자는 이 3가지가 당신을 결국엔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그의 우울하고 아픈 청춘으로부터 시작해 저자가 강조한 3가지의 키워드를 깨닫고 다지는 과정을 방송 제작 일화와 버무려 눈을 떼지 못 할 정도로 맛깔나게 풀어 놓는다. 이 책은 사소한 순간이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삶과 세상을 '다르게' 만드는 방법과 원칙을 찾아낸 이의 이야기다. 멈춰버린 것 같은 일상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결코 어느 한 시기에 단절되지 않는 삶에 대한 믿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국민과의 대화'를 취임 이후 MBC에서 처음으로 방송하기로 결정했고, 내가 그 프로그램의 연출자로 선정된 것이었다. ...이때만큼은 공식이 안 보여야 하는 건데 또 공식이, 고정관념이 보였다. "감독님, 우리 흑막 걷읍시다." "왜?" "쇼 조명 때리게요." 조명감독이 기절초풍을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나오는데 뒤에다 쇼 조명을 때리자니. "야, 창의야. 안 된다, 이거는 안돼." "...일단 까만 거 걷어놓고 블루 적절히 때리고 핑크도 좀 넣고 그래보죠. 칠순 할아버지 나오시는데 얼굴 좀 뽀얗게 해드립시다. 내가 다 책임질게요. 일단 리허설 해보고 위에서 뭐라 그러면 다시 흑막 내리면 되잖아요. 단추 하나만 누르면 되는데." 흑막 내릴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도 일단은 조명감독을 안심시키려고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점잖은 쇼 조명'을 쏘았다.(58,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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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안 풍경 전집
김기찬 지음 / 눈빛

"나는 보통 사람입니다"
김기찬의 사진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특출난 부분이 없다. 천재적인 감각도 없고 어떤 의식적인 메시지도 없다. 그냥 골목이 좋아서 골목을 쏘다니며 차곡차곡 쌓은 사진들일 뿐이다. 앵글도 대부분 평범하고, 심지어 기념사진 비스무레한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들까지 널렸다. 그래서 김기찬의 사진을 앞에 두면 비평의 도구들이 죄다 쓸모 없어진다. 책의 서문에서 한정식 교수는 고군분투한다. 비평이 작동하지 않는 김기찬 사진의 매력을 설명하기가 어려워서다. 따뜻함은 따뜻함인데, 동정이나 온정이 아니라 그저 같은 동네 한 가족처럼 느끼는 친근함에서 오는 따뜻함이라고 한 교수는 말한다. 누구라도 김기찬 사진의 매력을 설명해야 한다면 그 이상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비평을 침묵시키는(혹은 어떤 비평은 당혹감을 비웃음으로 얼버무리면서 지나간다) 사진이 그렇게 평범해도 되는가? 물론 김기찬은 평범하지 않다. 그는 이 땅의 사진가 중에 가장 철저히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는 소위 본격 예술이 미처 끌어들이지 못한 풍경들이 나타난다. 김기찬의 사진 속에서 소녀는 현대 문명의 불안함을 상징하는 일 따위 없는 그냥 동네 소녀이고, 소년은 프롤레타리아트 사회의 절망감과는 관계없는 그냥 소년이다. 골목 어귀를 쏘다니는 아저씨와 아주머니와 아이들과 개와 고양이들은 그냥 옆집 살고 길건너 사는 '그 사람'인 것이다. 소위 '작가적' 필터가 씌워지지 않은 이 가난하고 청명한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옛날 생각들이 뭉게뭉게 떠오른다. 사진가가 앞서 말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그저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비평의 도구가 김기찬의 사진 앞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이유이며, 그의 위대한 평범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의 리뷰는 이렇게 써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절반 이상을 이미 본 적 있는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자꾸 울고 싶었다는 말을 이렇게 빙빙 돌렸다. 추억의 냄새마저 맡아질 듯한 기분을 뭐라고 설명하면 더 나을까? 차라리 마술이라고 하자. 단언하건대, <골목안 풍경 전집>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마술같은 책이다.
- 예술 MD 최원호

추천사: 이 책은 서울 토박이인 그와 나뿐만 아니라 그 후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무수한 서울 토박이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근원을 잊지 않으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향과 가족, 삶과 이웃이라는 영원히 어려운 우리들의 문제를 두고두고 돌아보게 하는, 잃어버린 앨범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공지영(소설가)
김기찬의 사진은 그냥 사진이 아니다. 그의 사진 한장 한장은 인간적인 것에 결핍되어 있던 마음을 해원시켜 주는 굿판처럼 여겨진다. -신경숙(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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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리 교과서 1
전국지리교사연합회 지음 / 휴머니스트

"세계의 자연 인문 사회가 한눈에 보이는 아주 특별한 세계 여행"
지리는 분명 암기과목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강화도 하면 맥락과 관계 없이 화문석과 인삼이 떠오르는 과목이었고, 중학교 때는 영서지방 하면 고온건조하기로 유명한 높새바람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수업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세계지리라 해서 메르카토르도법을 비롯한 각종 지도의 구성과 남아메리카 고산지대의 일직선에 가까운 클라이모그래프가 있었다. 정말 지구는 넓고 외울 건 많았다.

지리가 다루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그랬을까. 진도는 나가는데 기후, 자원, 식생, 산업 등 각각의 지도는 GIS처럼 제대로 겹치지 않았고, 머릿속에 각각의 작은 방만 수없이 늘어갔다. 이 책은 이렇게 분리된 공간과 시간, 공간과 사회, 공간과 사람을 잇고자 하는 대안 지리 교과서를 표방한다. 사실을 재확인하는 게 아니라 원인을 분석하고 상황을 해석하는 물음과 탐구를 중심에 두자는 말이다.

전국지리교사연합회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부딪힌 문제를 털어놓고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고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 이 책, 차례를 언뜻 보면 기존 교과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기존의 지리 지식을 지리적 관점과 사고로 솜씨 좋게 풀어냈음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단박 이후에는 그런 관점과 사고를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데, 이는 나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삶을 구성하는 철학의 각성과 다를 바 없는 경험이다. 지리 교과의 본래 목표인 '세계와 국토 공간에 대한 이해'에 한 걸음 다가선 성취다.

책은 두 권인데, 1권은 자연지리로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2권은 인문지리로 사람과 사람의 공존을 담아냈다. 한 가지 소식을 덧붙이면 이로써 10년 동안 이어진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대안 교과서 시리즈가 일단락을 맺는다. 지난 10년 알라딘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역사책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시작으로 세계사, 과학, 한자, 미술, 한국 근현대사에 이어 이번 지리 교과서가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다. 정형화된 지식과 일방향의 전달 방식을 넘어서고자 현장 교사와 함께 고민한 기획의 성과는 독자의 성원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그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힘을 쌓아 책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참으로 잘 만든 책이다. 우리 삶의 공간을 바로 곁에서 때로는 창공을 나는 콘도르처럼 조망하고 있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지리를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였던, ‘꿈의 지리’로 다가간다. 현실에서 멀어진 지리를 우리의 삶터로, 일터로, 배움터로 다시 불러들인다. 지리를 통한다면 자연, 사회, 문화까지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학생과 일반인 모두가 사랑하게 될 ‘지리책’임이 분명하다. -이민부(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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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정회일 지음 / 다산라이프

"국민 멘토 이지성의 100% 독서 스토리 공개"
홍 대리가 돌아왔다. 그것도 '다락방' 멘토 이지성과 함께. 이 책은 이지성이 그의 멘티 정회일과 실제로 진행했던 독서 멘토링을 바탕으로 한다. '1년 365권 자기계발 독서'를 통한 성공 습관 기르는 방법이 홍대리 특유의 스토리텔링 구성과 맞물려 이지성에게 직접 멘토링 받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특히 저자 스스로가 다독가이자 애독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이력은 이번 홍 대리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전작 <리딩으로 리드하라>로 인문 독서 열풍을 일으켰다면 새 책에서는 독서를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독서를 통해 내면의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씨름하던 사람에서 그 반대의 사람으로, 꿈의 성취를 믿고 싶어서 발버둥 치던 사람이 꿈의 성취를 확신하는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당장 독서를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독서 팁과 독서 리스트도 뒷편에 함께 담았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금과는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제가 책을 천 권쯤 읽으면 알게 될까요? 단지 변화를 바라는 것만으로 저절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아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향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요?"
"도움을 받고 싶으세요?"
"네."
"왜요?"
"큰 나무로 자라고 싶거든요."
초등학생 아이처럼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홍 대리의 말에 지후가 하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전 보기보다 엄격한 선생인데 괜찮겠어요?"
홍대리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결의로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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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걸스 : 선생님께 아부하지 마!
크리시 페리 지음, 섀넌 램든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7~11세 여자아이들의 모든 것"
썩 괜찮은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가 금세 실망하고, 단짝 친구를 의심하고, 안절부절하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리고 또다시 단순한 기대로 가슴이 부풀어 올라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단 하루 동안에도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분의 변화가 가장 빠르고 다양한 집단을 꼽는다면 그건 바로 초등학생 여자아이들일 것이다. 사소한 일에도 모든 걸 걸고, 서투르지만 차근차근 소통의 의미를 배워나간다. <슈퍼걸스>는 이처럼 변덕스럽고 사랑스러운 7~11세 여자아이들이 겪는 일상과 속마음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냈다. 거대한 사건이나 모험, 악당과 마법사 없이도 어린이 독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호주에서 250만부 이상 판매된 슈퍼 베스트셀러로, 한글 번역본은 총15권의 시리즈로 출간된다. 아이들은 자신과 꼭 닮은 소녀들과 울고 웃을 것이고, 엄마들은 딸에게 원하는 솔직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슈퍼 걸스>를 읽고 오래된 어린 시절을 아름답게 불러내게 될 지 모른다.
- 어린이 MD 이승혜

추천사: 바로 이 책, 아이 일기장 들여다보듯 아이들의 일상과 속내를 시시콜콜 살필 수 있네요. 어려운 일이 생겨도 포기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 보는 아이들의 생활을 낱낱이 읽을 수 있어요. 주인공 소녀들은 남녀의 차이를 알아갑니다. 자매간의 갈등을 딛고 일어서며, 용기와 끈기로 친구들과 화해하려고 스스로 생각하고 풀어내죠. 상처받았다고 미리 포기하거나 마음을 닫지 않아요. 또 오해는 바로 바로 풀어요. 참으로 똘똘한 아이들이군요. -서형숙(엄마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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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아이들 1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
부커 상, 그리고 25개의 부커 상 중에서 뽑힌 ‘부커 오브 부커스’ 상, 그리고 40개의 부커 상 수상작 중 독자 투표로 뽑은 ‘베스트 오브 더 부커’ 상 수상작. 믿기 힘든 수상이력은 <한밤의 아이들>에 대한 예고편에 불과하다. 이 소설 자체가 믿기 힘들 만큼 거대한 이야기 덩어리다. 요약이 불가능한 중구난방의 사연들이 자체 증식하는 생물처럼 끝없이 가지를 쳐 나간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중심 서사에 개의치 않고 제 갈 길을 가며, 그 자글자글한 골목들은 서로 만났다 헤어지면서 구역을 형성한다. 그 구역의 반경은 평범한 소설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넓어서 심지어는 실제로 있지 않은 곳마저 포함되어 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20세기 도시에 출현한 우화는 구전 설화의 왕국인 인도의 정신적 측면을 상징함과 동시에 당대 인도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로 기능한다. 이것은 마치 마술적 리얼리즘에 대한 사전적 정의(定義) 같다. 그러나 그 정의를 성취한 작품들은 극히 드물며, <한밤의 아이들>은 그 기적적인 성취 사례 중 하나다. 주인공의 삶, 즉 중심 서사는 이 이야기들을 한번에 꿰는 실이며, <한밤의 아이들>은 그 실을 포함해 거기에 꿰어진 형형색색의 보석들로 이루어진 목걸이다. 보석의 색깔은 모두 다르고 그 목걸이를 투과한 빛은 무한대의 색깔들로 변한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난 뒤에는 머리에 어떤 잔상이 남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잠시 스쳐갔던 어떤 이의 삶, 갑자기 끝나버린 어떤 사건의 후일담이 궁금해진다. 때로 몇 개의 궁금함들이 얽혀 자기들끼리 이야기가 이어지기도 한다. 수많은 이야기를 고압력으로 주입 받았기 때문이다(물론 즐기면서다). 무한을 향한 소설이 끝나는 순간 독자의 머릿속에서 1이 더해진다. 그리고 무한+1은 역시 무한이다. 그렇다. <한밤의 아이들>이 끝나도 <한밤의 아이들>은 끝나지 않는다. 셰헤라자데의 이야기들이 그랬듯이.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그저 좋아서 내일이란 없다는 듯이 게걸스럽게 문장들을 읽어가다가는 결국 "아아, 제발 이 이야기가 끝없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된다. 그게 바로 최고의 소설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은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소설이다. 이 놀랍고 터무니없고 귀청이 터질 만큼 수다스러운 이야기꾼에게 어떻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좋은 소설이란 무엇입니까? 이런 시대에 소설 따위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건 질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밤의 아이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모든 질문은 완독 후에. –김연수(소설가)_158~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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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본심
클리포드 나스.코리나 옌 지음, 방영호 옮김 / 푸른숲

"컴퓨터도 아는데 나만 모르는 관계의 법칙"
일찍이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며 달관의 경지를 뽐낸 노래가 있었지만, 나와 너의 관계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미처 이 비밀을 알지 못한 수많은 연인들은 각자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고, 이 문제에 둔감한 몇몇 친구들은 동창회에서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직장, 학교, 가정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관계의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스탠퍼드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클리포드 나스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분석할 방법으로 컴퓨터를 떠올렸다. BMW 자동차 내비게이션 목소리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콜 사태가 벌어진 일에서, 인간이 기술을 대할 때도 사람을 대할 때와 비슷한 통념을 드러낸다는 점에 착안한 발상이다. 생각해보면 변수 제어가 어려운 사회과학 실험에서 인종이나 성별, 나이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컴퓨터는 썩 괜찮은 조사원이라 하겠다.

효과적인 칭찬과 비판의 순서와 방법 같은 비교적 단순한 실험에서 시작해 겸손과 자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자기 평가의 딜레마, 효과 없는 팀워크 강화 훈련의 대책, 전문성만으로는 완전하지 않은 설득의 비밀 등 27가지 심리 실험으로 칭찬과 비판, 성격, 팀 빌딩, 감정, 설득의 다섯 주제를 파헤친 이 책의 결론은 단순하다. "세상이 보기보다 복잡하지 않다", "누구나 쉽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칙들이 있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결론보다 중요한 건 재미나고 기발한 실험의 설계와 진행이다. 사실 '관계의 본심'은 여기에 있는 거니까.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우리는 컴퓨터와 여러 쌍방향 기술을 실제 사람처럼 다루면서 이런 규칙들을 많이 발견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일반적인 사회생활과 유사한 상황에서 컴퓨터와 상호 소통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단순화하고 상호작용의 근본 원리를 파악했다. (중략) 이 책에서 소개한 인간관계 규칙들은 누구나 쉽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규칙들은 사람 대신에 컴퓨터에 적용해도 잘 통했는데, 인간관계에서 더욱 잘 통하리라 생각한다._293~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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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조종자들
엘리 프레이저 지음, 이현숙.이정태 옮김 / 알키

"검색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똑똑하게 살아남는 법"
지식의 구성이 Know-How에서 Know-Where로 변모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이젠 ‘검색’하지 않고 새로운 걸 알아내기도, 알고 있던 걸 확인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가장 잘 조응한(혹은 흐름을 이끈) 곳이 구글인데, 문제는 보다 나은 검색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가 이전에 방문한 사이트, 검색 내용, 구매 기록 등이 기업 간에 공유되고 개인은 이전 접속에 종속된 검색결과, 나아가 그에 따른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온라인 정치시민단체의 선구자인 무브온의 이사장 엘리 프레이저는 정보기술 사회가 지닌 문제에서 시작해 민주주의를 묻는 데까지 나아간다. 앞선 현상이 진행되면서 개인은 함께 나누는 정보가 아닌 자기만을 위한(다고 여겨지는) 정보에 사로잡히는 외톨이가 되기 쉽고, 여기에서 벗어나려 해도 기업이 필터링 코드를 공개하지 않거나 악용하는 일을 막기 어렵다. 결국 개별화된 개인은 자기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동체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에 다가서기 어렵기 때문에 시민은 사라지고 참여민주주의는 흩어진다. 지나친 기우일까?

이 책이 제시하는 해결책 가운데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척 제한적이다. 개별화 코드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평소와는 다른 관심사를 검색해보고, 쿠키를 규칙적으로 삭제하고, 투명한 규칙에 기반한 사이트를 이용하는 일인데, 당연히 이건 소극적 대처에 불과하다. 기업이 변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저자 스스로도 고백하듯이, 앞선 디스토피아가 기우에 그치려면 지금이라도 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이에 대처하려는 고민이 절실하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옆 사람과 나란히 앉아서 서로의 컴퓨터 화면을 살펴보지 않으면, 구글이나 야후에서 서로 어떻게 다른 내용을 보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무엇이 사실이고, 중요하고, 진실인지에 대해 필터 버블이 우리의 인식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에, 필터 버블이 실체를 드러나게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추구하는 목표이다.
_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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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홍의 사람공부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북이십일)

"‘원래 사람은 꽃보다 더 아름답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로 시대와 가치를 뛰어 넘는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현시대와 사람에 관한 깊이 있는 비전을 제시했던 저자 정진홍이 이번에는 '사람'을 주제로 우리에게 새로운 물음과 가능성을 던진다. 직장 다니기 싫은 이유 중에 반 이상을 차지하는, 때로는 인생의 큰 걸림돌이 되었다가도 또 때로는 희망의 증거가 되기도 하는 '사람' 이라는 존재. 우리는 너무도 쉽게 이 존재를 믿기도 하고 또 증오하고 있지는 않은가?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거기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이 책의 어느 장을 펴든 그 곳에는 비록 충분히 완벽하지는 않으나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어 내 삶을 차근차근 돌아보게 해준다. (사실, 카사노바가 이 책에 등장했을 때에는 깜짝 놀랐다!) 비단 이 책에 등장하는 송해, 나탈리 포트먼, 무라카미 하루키같이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내 주변에서 끊임 없이 나와 소통하는 사람들을 보건대 분명 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건 바로 사람들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사람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 때에만 더 성숙한 내가, 더 사람다운 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공부! 그게 바로 진정한 차이를 만드는 힘이라고, 65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빌려 저자는 힘주어 말하고 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지쳐버린 당신, 그러나 어쩌랴. 결국 사람이 답이다. - 실용 MD 도란

책속에서: 사람공부를 하는 궁극적 이유는 내가 나 되기 위한 것입니다. 결코 누군가를 닮고 따라 하는 것에 그치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나 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이 삶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 되기 위한 몸부림이 곧 인생 아니겠습니까. 이 책은 바로 나 자신의 그런 몸부림의 작지만 의미 있는 결과물입니다. 우리 함께 공부해봅시다. 그리고 자기 안의 놀라운 가능성을 일깨워봅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나는 살아있다고 말해주는 겁니다. 여기 사람공부의 참뜻이 있습니다._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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