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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진중권 지음 / 씨네21

"진중권의 비평이 우리에게 필요한 까닭"
개념이 없다는 말은 사실 내 개념과 다르다는 말에 가깝다. 각자가 세상을 읽는 방법이 다르듯, 세상을 읽는 아이콘(개념)도 각기 다르다. 진중권은 자신이 세상을 들여다볼 때 사용한 38개의 개념을 끄집어내 각각의 매뉴얼과 활용 사례를 보여준다. 때때로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함도 있지만 지나친 해석이 아닐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스스로 전제하듯 이 책에서 진중권이 보여준 주관적 견해나 주장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

정작 중요하게 짚어야 할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개념의 쓸모다. 파타피직스로 허경영 현상을, 범주의 오류로 타블로 학력 논란을, 냉소적 이성으로 심형래 현상을 읽어내는 실전 사례는 개념이 사태를 얼마나 명확하게 드러내는지, 공중 위에 뜬 개념이 어떻게 땅 위의 현실과 마주하는지를 속속들이 보여준다. 두 번째는 태도다. 진중권이 없는 논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는 온갖 현상에 개념을 들이대 해석을 공표한다. 개념이란 렌즈를 닦기만 하고 뭔가를 들여다보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면, 남에게 자랑하는 데에 쓰는 값비싼 수집품일 뿐이라는 자기의 말을 온전히 실천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진중권에게는 미운 털이 남는다. 그렇다면 이 책의 마지막 꼭지 '구제비평'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계몽의 일환으로 잘못 이해되던 고대의 저자들을 변호하는 데서 시작한 이 개념에서, 비평은 가르고 나누는 분절의 작업으로 오히려 사물을 구원한다. 구원이라는 '호의'와 비판이라는 '적의'가 하나로 종합되는 비평의 장, 진중권의 아이콘은 이곳에서야 비로소 접속을 허락한다. 여기에 동의한다면 누구나 각자의 아이콘으로 참여할 수 있다. 알고 있지 않은가. 진중권의 문은 두드리면 언제든 열린다는 걸.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들은 한때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들이다. 그것들이 내게 인상을 남겼다 함은, 그것들이 현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주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이보다 더 훌륭한 정의를 다른 책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개념들을 현실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언어학적인 것이다. 철학의 도구와 연장을 일상언어로 끌어들이는 것은 아직 투박하기 짝이 없는 우리말을 지금보다 더 정교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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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없다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 동녘사이언스

"가격도 봉지 크기도 그대로인데, 왜 과자 양은 줄어들었을까?"
가격은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지만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똑같은 가격인데도 상황에 따라 할인된 가격처럼 보일 수도, 또 바가지 요금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아니면 가격의 변화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의 모양을 약간 바꾸고 중량을 10그램 가량 줄인다든지 휴지의 폭을 1센티 줄이고 포장 박스의 크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를 공기로 채워 놓아도 소비자들은 태연히 그 상품을 카트에 집어 넣는다.

이 책은 아주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발견들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를 움직이는 숫자들은 그렇게 견고한 것도 아니고, 절대 변하지 않는 것도, 혹은 논리적인 기초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가격심리학에서는 '가치'란 손에 잡히지도 않고, 상황에 따라 조건적으로 변하는 흐느적거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보여주는, 욕망을 숫자라는 대중의 언어로 바꾸는 놀랍고도 복잡한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하나의 물음에 도달한다. '그래서 우리가(혹은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건 뭘까?' 당신이 지금 거래과정이나 삶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면 이 책은 그 결정이 '멍청한 짓'이 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도울 것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치밀한 연구와 책 읽는 재미가 함께 어우러진 책. 의사결정 이론에 기여한 핵심 연구자들의 결과를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지금 결정을 내려야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필독서! - 리처드 H. 탈러(<넛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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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비상시대
제임스 하워드 쿤슬러 지음, 이한중 옮김 / 갈라파고스

"석유 없는 삶, 비극일까 희극일까"
37년 후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 인터넷이 일상이 되고 손에 휴대폰을 들고 다닌 지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음을 떠올려보면, 아마 SF영화에서 보던 꿈 같은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지 않을까? <장기 비상시대>가 보여주는 풍경은 당신의 상상 밖이다, 물론 반대 방향으로.

이 책은 석유 없는 삶이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리고 그 상황이 왜 필연인지를 조목조목 밝혀낸다. 우선 현대인의 삶이 석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한정된 자원 석유가 고갈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낙관론자라면 이쯤에서 대체에너지를 끄집어낼 텐데, 저자는 예상했다는 듯 수소, 태양열, 바이오매스 등의 한계, 다시 말해 그 역시 석유에 의존하고 있음을 밝히며 피해갈 곳이 없음을 확증한다. 그리고 그 세상에서의 삶이 어떨지를 주거, 음식, 교통 등 생활 전반의 생생한 모습으로 그려낸다. 그곳에는 월마트도, 해외여행도, 스테이크도 없다. 산업혁명 이전, 중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이다. 아마 아직은, 우리 대부분은 이런 ‘비인간’적인 삶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듯싶다.

수많은 환경실태 보고와 미래 전망 가운데 이 책이 단연 돋보이는 까닭은 반성과 절제의 강요가 아니라 과연 ‘인간’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인간적 삶에 대한 우리의 기준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 이 기준이 왜 유효하지 않은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데 있다. 유례 없는 200년의 끄트머리에 선 우리에겐 비극으로 느껴지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장기 비상시대’는 어쩌면 인간을 회복하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장기 비상시대의 상황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일 것이다. 포만감 대신에 배고픔이, 따뜻함 대신에 추위가, 여가 대신에 고역이, 건강 대신에 아픔이, 평화 대신에 폭력이 주를 이룰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새로운 여건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의 태도와 가치와 사상을 변모시켜야 할 것이다. 얼마 뒤 우리가 변한 모습을 우리 자신이 못 알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생존 자체가 다른 모든 관심사를 압도하는 세상에서는, 삶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강해지기 쉽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는 인간 본성 자체의 한계를, 그리고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결국 죽기 마련이라는 것을 예민하게 의식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삶은 훨씬 더 실제적인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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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전읽기 혁명
송재환 지음 / 글담출판사

"전 학년 고전읽기 프로젝트, 200일간의 놀라운 변화!"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좋은 책을 읽지 않는다면 책을 읽는다고 해도 문맹인 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 부모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은 급증하고 요즈음 독서 환경은 예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어딜 가나 책이 넘쳐나는 시대, 하지만 학습만화가 어린이 책 대출 순위의 상위를 모두 점령하고, 어린이 눈높이용으로 나온 고전을 다독, 속독으로 읽히는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볼 일이다.

<초등 공부 불변의 법칙>, <수학 100점 엄마가 만든다> 등 공부법 관련 책을 출간해온 현직 교사가 ‘전 학년 고전읽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내었다. 저자는 잘못된 독서가 학업 성취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현실을 우려하고, 그 대안으로 고전 읽기를 택했다. 그리고, 아이의 정서 뿐만 아니라 학습 능력에서도 놀라운 결과를 경험했다. 고전은 어렵고 힘든 책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아이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고, 일단 시도하라. 일평생 읽어야 하는 책은 따로 있다 .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좋은 교사와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만남이 있습니다. 바로 책과의 만남입니다. 아이들은 만나는 책에 따라 그 인생이 달라집니다. 이런 생각에서 전 학년 고전 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실시 전까지 저 역시 초등 아이에게 고전을 읽히는 것이 도움이 될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고전을 읽은 뒤 아이들이 달라졌습니다. 꿈이 없던 아이들이 꿈을 갖기 시작하고, 피로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없던 아이들의 눈빛이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자기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다른 친구를 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전 읽기 이후 아이들의 변화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 서울 동산초등학교장 윤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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