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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고지성사
"두근두근 김애란, 소설이라는 행운" 2011년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내며 김애란은 독자에게 ‘행운을 빌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2012년, 김애란의 세 번째 소설집 <비행운>은 비행운(飛行雲)과 비행운(非幸運)의 속절없는 거리 사이,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서른의 삶을 이야기한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김애란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명제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상문학상, 젊은작가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과 함께 거론되었던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렸다.
김애란의 소설이 아름다운 것은 이 소설의 비극이 빛나는 데에, 이 소설의 아픔이 사려 깊다는 데에 있다. 우스꽝스럽게 달려나갔던 ‘아비’의 모습처럼, 아파트 재개발을 막기 위해 홀로 오른 크레인에서 추위를 참기 위해 헛둘헛둘 국민체조를 했을 비루한 아버지의 몸을 생각하면 눈이 뜨거워진다. (물 속 골리앗), 인천공항 청소 노동자 기옥씨가, 손님이 화장실에 버리고 간 마카롱 한 조각을 먹으며 ‘왜 이렇게 단가…… 이렇게 달콤해도 되는 건가…...’ 하고 탄식하는 장면은 어떤가. (하루의 축) 사랑했던 선배에게 모욕을 당한 후 눅눅한 자취방에서, ‘손톱으로 그렇게 눌리면 아팠을 텐데….’ 하고 어린 날 물에 빠진 나를 구해줬던 친구의 긁힌 팔뚝을 생각하는 장면은 또. (너의 여름은 어떠니) 다른 사람의 아픔을 돌아본다는 데서 연민과 공감, 위로가 시작된다. 김애란의 소설은 다정하고 막막하고 슬픈, 우리의 얼굴을 조심스레 비춘다. 이 막막한 세상에서, 여전히 진심으로 꾹꾹 눌러 쓴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김애란의 소설이 말한다. “행운을 빌어요.”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어찌 해야 하나.' 그러면 저항하듯 제 속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요. '내가, 무얼, 더.' (중략)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내가, 스무 살 무렵의 내가, 그 애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요. 언니, 앞으로 저는 어떻게 될까요. 마흔의, 환갑의 나는 어떤 얼굴로 살아가게 될지, 어떤 말을 붙잡고 어떤 믿음을 감당하며 살지 모르겠어요. 바뀌는 건 상황이 아니라 사람일까요.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바꿀 수 없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언니는 엽서 끝자락에 그렇게 적었죠? 세월은 가도 옛날은 남는 거 같다고. 조만간 다시 옛날이 될 오늘이, 이렇게 지금 제 앞에 우두커니 있네요. (서른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