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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안철수가 직접 밝히는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
불과 1년 만에 대학교수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올라선 안철수. 빗발치는 질문 속에 대답을 강요받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정치 참여를 고민하게 된 배경과 인생 역정 등 ‘인간 안철수’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그가 지향하는 미래 구상의 큰 틀과 현재 한국사회의 쟁점에 대한 해법까지 차례로 이어진다.

복지국가, 정의로운 국가, 평화 통일이라는 세 가지 방향 속에서, 시급한 현안인 청년실업과 가계부채 문제, 치열한 다툼 속에 있는 강정마을과 언론사 파업, 장기적 과제인 식량 안보와 원전 문제를 하나씩 짚어가며 나름의 생각과 해법을 제시하는데, 그의 대선 출마 여부와 상관 없이 한국 사회의 대표적 지식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겠다. 그 역시 이 책을 시작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다른 이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한다. 이 대화의 끝은 12월 19일 대선이 아니라 그보다 멀리 있는 한국사회의 미래에 있을 거라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정치 참여 문제는 혼자 판단할 수 있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동안의 결정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내 삶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면 되는 일이었지만, 이 문제는 국가 사회에 대해 너무나 엄중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내게 기대를 거는 분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내가 가진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내가 그럴 만한 최소한의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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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고지성사

"두근두근 김애란, 소설이라는 행운"
2011년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내며 김애란은 독자에게 ‘행운을 빌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2012년, 김애란의 세 번째 소설집 <비행운>은 비행운(飛行雲)과 비행운(非幸運)의 속절없는 거리 사이,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서른의 삶을 이야기한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김애란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명제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상문학상, 젊은작가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과 함께 거론되었던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렸다.

김애란의 소설이 아름다운 것은 이 소설의 비극이 빛나는 데에, 이 소설의 아픔이 사려 깊다는 데에 있다. 우스꽝스럽게 달려나갔던 ‘아비’의 모습처럼, 아파트 재개발을 막기 위해 홀로 오른 크레인에서 추위를 참기 위해 헛둘헛둘 국민체조를 했을 비루한 아버지의 몸을 생각하면 눈이 뜨거워진다. (물 속 골리앗), 인천공항 청소 노동자 기옥씨가, 손님이 화장실에 버리고 간 마카롱 한 조각을 먹으며 ‘왜 이렇게 단가…… 이렇게 달콤해도 되는 건가…...’ 하고 탄식하는 장면은 어떤가. (하루의 축) 사랑했던 선배에게 모욕을 당한 후 눅눅한 자취방에서, ‘손톱으로 그렇게 눌리면 아팠을 텐데….’ 하고 어린 날 물에 빠진 나를 구해줬던 친구의 긁힌 팔뚝을 생각하는 장면은 또. (너의 여름은 어떠니) 다른 사람의 아픔을 돌아본다는 데서 연민과 공감, 위로가 시작된다. 김애란의 소설은 다정하고 막막하고 슬픈, 우리의 얼굴을 조심스레 비춘다. 이 막막한 세상에서, 여전히 진심으로 꾹꾹 눌러 쓴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김애란의 소설이 말한다. “행운을 빌어요.”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어찌 해야 하나.'
그러면 저항하듯 제 속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요.
'내가, 무얼, 더.' (중략)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내가, 스무 살 무렵의 내가, 그 애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요. 언니, 앞으로 저는 어떻게 될까요. 마흔의, 환갑의 나는 어떤 얼굴로 살아가게 될지, 어떤 말을 붙잡고 어떤 믿음을 감당하며 살지 모르겠어요. 바뀌는 건 상황이 아니라 사람일까요.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바꿀 수 없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언니는 엽서 끝자락에 그렇게 적었죠? 세월은 가도 옛날은 남는 거 같다고. 조만간 다시 옛날이 될 오늘이, 이렇게 지금 제 앞에 우두커니 있네요. (서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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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지음 / 마음산책

"칼럼니스트 임경선의 연애 아닌, 엄마 이야기"
연애소설 <어떤 날 그녀들이>의 저자,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의 인생 상담자 ‘캣우먼’으로 잘 알려진 칼럼니스트 임경선이 연애 아닌, 엄마 이야기를 펴냈다. 이십 대에 두 번의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고, 서른에 남편과 만난 지 3주 만에 청혼 받아 결혼했으나 갑상선암이 재발했다. 이어 대장암 투병 중이던 엄마의 장례식을 치렀다. 결혼 5년 만에 인공수정으로 쌍둥이를 가졌지만 기쁨도 잠시, 배 속의 두 아이를 잃었다. 그리고 서른일곱, 결혼 7년 만에 세 번째 아이 윤서를 낳았다. 이 책은 임경선이란 한 여자의 사랑과 결혼과 육아에 관한 날 것 그대로를 담았다. 임경선의 이야기지만, 모든 엄마와 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딸 윤서를 낳고 키우면서 자신이 아이였던 때를 떠올리며 서슴없이 ‘아이 임경선’의 상처들을 하나 둘 꺼내놓는다. 윤서를 바라보며 아이였던 자신과, 그런 아이를 낳고 키운 엄마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서서히 이해해나간다. 엄마여서 특별하다고 말하지도 않고, 강한 척 하지도 않는다. 자신은 그저 엄마일 뿐이고, 여자일 뿐이고, 사람일 뿐이라는 걸 자유롭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딸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따듯한 미소가 자연스레 번지고, 엄마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왈칵 눈물을 쏟고, 남편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결혼을 망설이고, 출산을 걱정하고, 육아에 지쳐있는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가장 임경선다운 이야기.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그녀답다. 반교훈적, 반가족주의적 에세이라니. 언제나 위험한 정답만을 말하는 상담자가 아니어서 좋고 자신을 잔인하게 직시할 줄 아는 소녀 같은 어른이어서 좋고 작은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관찰하는 따뜻한 여자여서 좋다. 어찌 되었건 그녀는 자기 포장하는 얘기를 원체 싫어하는 인간이니까.  - 유희열(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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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뮤니스트
로버트 서비스 지음 / 교양인

"최고의 혁명사가가 쓴 세계 공산주의 역사"
이 책의 표지에는 엥겔스, 레닌, 카스트로, 호치민, 마르크스의 얼굴이 나란하다. 그 뒤로 마오쩌둥, 티토, 바쿠닌을 비롯한 수백의 이름들이 줄지어 있다. 공산주의의 숫자만큼 많은 공산주의가 존재해왔다는 저자의 평가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 책은 800쪽에 이르는 분량에 걸맞게 그 수많은 공산주의를 가능한 많이 담아내려 했고, 동시에 그들을 ‘코뮤니스트’라 묶을 수 있었던 사상적 배경과 역사적 과정이 무엇인지 치밀하게 분석한다.

들어가는 글 ‘마르크스주의의 희망은 왜 절망이 되었나?’라는 물음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공산주의의 실패를 분명하게 확인하는데, 그럼에도 빈곤과 억압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언제든 그러했듯 공산주의가 오랫동안 사후의 삶을 누릴 거라 주장한다. 따라서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가장 인간다운 세상을 추구했던 고결한 이념이 왜 처참한 독재로 추락했을까? 인간 해방의 꿈으로 뭉친 ‘동지들’이 왜 서로를 의심하고 증오하게 되었을까? 공산주의의 부활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자본주의의 불안과 억압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반면교사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다음 '코뮤니스트의 세계사'는 다르게 써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 인문 MD 박태근

옮긴이 후기 중에서: :
불완전한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 모색은 19세기 말 제국주의 시기에 레닌이 러시아 인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랬듯이 그로부터 한 세기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20세기 동안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었던 공산주의 운동을 깊이 성찰하는 이 책은 이런 점에서 특히 오늘날 ‘진보의 재구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우리나라의 좌파 운동 진영 전체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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