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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한 스푼 우석훈 지음 / 레디앙
"fta는 종교나 이념이 아닌 통상 정책이다" 작년 11월 22일 수년을 끌어온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 3월 15일 0시 무관심 속에서 발효되었다. 체리를 싸게 먹을 수 있다던 fta의 효과는 몇 달만에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났다. 체리가 부동의 1위 바나나를 제치고 수입과일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이다. 그런데 fta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지레 걱정하던 일들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대선을 몇 달 앞둔 지금, fta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경제학자 우석훈은 논란이 한창이던 2006년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로 fta의 의미와 전망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나름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번 책 에서는 국회 비준으로 1차 완료된 한미 fta의 전개 과정을 되짚으며 아직 등장하지 않은 공포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특히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한미 fta가 추진된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는 1장을 보면, 한미 fta가 통상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와 이념의 대상이었고, 경제적 필요보다 정치적 필요가 강력하게 작용한 '정치 협정'이었음이 드러난다. 여전히 동시 다발적 fta만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논의되는 지금, 우석훈은 fta라는 기표에 가려진 통상 정책을 묻자고 제안한다. fta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당신의 통상 정책은 무엇인지, 부동산형 경제 공황기에 통상 정책은 어떠해야 하는지 묻자는 말이다. 그래야만 호황에도 통상 강화, 불황에도 통상 강화라는 종교적 맹신을 넘어선 현실적인 정책이 드러나고, 어렵지만 함께 위기를 극복할 대통령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때보다 질문이 절실한 시기다. - 인문 MD 박태근
<나는 꼽사리다> 방송 가운데 : 김미화 : fta 한 스푼이네, 무슨 뜻이지? 우석훈 : 말 그대로 한 숟가락이에요. 사람들이 한 스푼만큼만 fta를 더 알면 우리의 운명이 바뀔 거다. 그런 뜻이지요. 김미화 : 그렇지. 우석훈 : 처음에는 ‘모든 공포의 총합’ 이렇게 무서운 버전으로 했는데요. ‘모든’이라고 하니까 fta에 대해 정말 모든 얘기를 써야 할 것 같아서 부담돼서 제가 못 쓰겠더라고요. 나는 한 스푼만 쓸래요. 김미화 : 무슨 하이타이도 아니고, 그리도 ‘한 스푼’, 괜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