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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김연수의 삶, 문학 그리고 달리기"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우리가 보낸 순간>에 이어 오랜 기다림 끝에 김연수 작가의 새로운 산문집이 출간됐다. 김연수 작가의 책을 애타게 기다린 독자는 물론, 읽을 만한 신간 에세이가 뭐 없을까 고민하던 독자에게도 반가울 책이다. 하루키와 김연수의 공통점을 굳이 찾는다면, 달리기광이라는 것 외에도, 두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는 읽는 맛이 각기 달라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새 책 역시 기대 이상으로 읽는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지지 않는다는 말>은 김연수가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중년이 될 때까지 체험한 일들, 만난 사람들, 읽고 쓴 작품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김연수의 유년과 청년과 중년을 통과해온 수많은 것들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담백하게 풀어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달리기광 김연수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인데, 왜 달리는지, 달리기를 통해 얻은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이 무엇인지 등 달리기에 관한 작가의 생각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이 김연수, 청년 김연수, 지금의 김연수를 만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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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X파일
이상호 지음 / 동아시아

"아직 끝나지 않은 삼성 X파일 사건의 전말"
삼성 X파일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단적으로는 노회찬 의원이 관련 사건으로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고, 크게 보면 재벌과 권력의 관계,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가 바뀌기는커녕 더욱 강화되는 상황이다. 연예계 노예계약, 전두환 비자금 추적, 방탄 군납비리 등 한국사회를 뒤흔든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한 이상호 기자가 7년 만에 입을 연 까닭이다. 2004년 10월 25일 삼성 X파일 제보 접수에서 시작하는 취재 일지는 2005년 7월 22일 9시 뉴스에서 법원의 방송금지가처분을 뚫고 사건의 전말을 보도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된 촘촘한 일지를 보면, 보도를 막으려는 자본 권력의 언론 장악이 얼마나 치밀하고 강력한지, 이에 맞서려는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애처롭고 빈한한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건이 어떻게 기억되고 잊히는지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이상호 기자는 이 책이 대선을 앞둔 지금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 논의에 불을 지피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발뉴스로 탐사보도의 새 장을 열어가는 그에게 7년 전의 기억은 되살리고 싶지 않은 아픔일 텐데, 그는 처음 제보를 받은 기자의 몫이라며 담담하게 역할을 감내했다. 이제 다음 몫은 진실을 알게 된 시민의 역할 아닐까. 한때의 회상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이상호는 기자다. 나는 그를 설명하는 데 이 이상의 말을 알지 못한다. 그는 썩어가는 세상을 향해 빛과 소금을 뿌린다. 그 빛과 소금은 그의 발에서 나오고 그의 땀에서 활자로 빚어져 나오며 뜨거운 사랑으로 버무려진다.(공지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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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웃기고 울린다,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구조조정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남자, 김영수. 울고 싶지만 숨어서 울 화장실 빈 칸마저 없다. IMF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여러 번 만나왔던 ‘루저’ 주인공이지만 이 남자, 유독 웃기다. 울고 싶은 날 마늘을 까다 헐벗은 마늘에게 육탄공격을 당하는 악몽을 꾸고, 인형 눈을 붙이다 나이 서른 여섯에 본드 중독이 되어 미미인형에게 유혹을 당한다. 부업 브로커 돼지엄마가 소개해 준 일자리에 취업하기 위해 한달 간 특훈을 하고, 공채 시험까지 치른 끝에 드디어 재취업에 성공한 이 남자, 마침내 세렝게티 동물원의 고릴라가 되었다. 고릴라 사육사가 아니다. 가슴을 치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오르는 진짜 킹콩 고릴라 역이다.

동물 역할로라도 내 자리를 얻고 싶은 사회. 사회에서 밀려나다 못해 ‘동물’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웃기고 울린다. 바나나를 좋아하는 사람 치고 악한 사람이 없다고 눙치는 고릴라(역을 맡은 사람)들을 보며 킬킬대다가도, 자해 공갈단이라도 되기 위해 낙법을 연습하는 ‘송과장’과, 그를 차마 말리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슬픔이 밀려든다. 덤덤하게, 무게잡지 않고, 유난스럽지 않게, 슬픔을 말하는 강태식의 장편소설. ‘삶을 보는 통찰력의 내공(박범신)’ ‘’시대의 슬픔’을 묘사할 줄 아는 새로운 작가(권성우)’등의 평을 받으며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아시아 일대에서 서식하는 판다에게 길을 비켜주고 다시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는 여전히 막막하고 지친 표정의 마운틴고릴라 한 마리가 못 볼 거 본 사람처럼 놀란 눈을 뜨고 서 있었다. 눈사태처럼 와르르, 그때 내 속에 있던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처음엔 그게 뭔지 몰랐다. 고릴라가 타준 다방 커피를 마시면서 알게 되었다. 난 아직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워, 위로받고 싶어. 그때 와르르 무너져내린 건 살면서 한번도 돌본 적 없는 내영혼이었다. 나는 다방 커피를 마시면서 내 영혼을 위로했다. 그동한 소홀하게 대해서 미안해. 이런 나를 용서해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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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아저씨네 축구단
김하은 지음, 유준재 그림, 조광제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어린이 인문학 첫 걸음"
옛 성인(聖人)들의 21세기 한복판으로 데려와, 오늘의 어린이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컨셉의 새로운 동화책.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어린이 인문학동화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됐다. 빵가게 주인이 된 공자, 동물병원 원장으로 변신한 마더 테레사 수녀님에 이어 이번에는 서양 사상의 아버지 소크라테스가 초등학교 축구부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축구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용기, 절제 그리고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코치한다. 소크라테스가 주장하는 삶의 덕목들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으며, 이는 아이들로 하여금 바른 인성을 키워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긴 세월을 살아 남았기에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앞으로의 인생에 든든한 영양분이 되어 줄 성현들의 가르침과 덕목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너는 축구를 하면서 두 번이나 거짓말을 했어. 수빈이를 슬쩍 밀면서 남이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속였고, 변건이한테 심한 태클을 해서 네 스스로가 올바른 축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어. 너는 지금 행복하니?"

지난번에는 진리 타령이더니 이번에는 행복이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소크라테스 감독이 딱 그랬다. 하나를 이야기하면 또 하나가 꼬리를 물듯 나타나고 그 질문들이 갈수록 쌓이고 쌓여 동연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골을 넣어서 기뻐요. 그러니까 행복한 거죠."

"행복은 덕으로 만드는 거야. 덕이 있어야 행복해져. 네가 골을 넣었는데 아무도 기뻐하지 않았어. 그런데도 네가 행복할 수 있을까?"

동연이는 입을 다물었다. 사실은 억울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자기 편 아이들은 축하를 해 주리라 믿었다. 골을 넣으면 모두가 달려와 축하하고, 함께 운동장을 날아다니며 소리쳐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동연이만 기뻐했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기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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