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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지음 / 달출판사

"당신이 좋은 건, 내겐 그냥 어쩔 수 없는 일"
<끌림>의 작가 이병률이 7년 만에 내놓은 여행산문집. 전작 <끌림> 때와 마찬가지로 책에는 목차도, 페이지 수도 표기되어 있지 않다. 마치 우리의 인생이 혹은 여행이 그러하듯 질서정연하기보다는 즉흥적이고, 계획적이기보다는 자유롭다. 책의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글은 읽히고 어느 순간 나는 그 여행지의 냄새를 맡고 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여전히 여러 번 짐을 쌌고, 여러 번 떠났으며, 어김없이 돌아왔다. 80여 개가 넘는 나라를 둘러보면서 쓴 여행의 기록은 다분히 감상적이고 주관적이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작가의 눈을 통해 여행지를 깊이 느끼고 만끽하며 내 마음 속을 차분히 들여다보게 된다. 올 여름 휴가 어느 한 장면에 이 책을 끼워 넣길 추천한다. 찰싹거리는 파도 앞 백사장도, 콧노래 흥얼거리는 조수석도 좋겠다. 어느새 빈 노트에 무언가 끄적거려 본다면 더 좋겠다.- 여행 MD 도란

책속에서 : 나는 냄새라는 말이 좋다. 샴푸 냄새가 좋아요, 라고 했는데 그건 냄새가 아니라 향이라고 하는 거예요, 라고 나를 가르치듯 따지는 그런 유의 사람을 나는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중략) 하지만 냄새 중의 냄새는 양파 볶는 냄새가 아닐까. 공간을 가득 채운 양파의 그것에는 그리운 냄새가 있다. 절절한 곡예가 있다. 그래서 집에 양파 남은 게 있느냐 없느냐는 나에게 또 여행 갈 계획이 있느냐 없느냐와 통한다. 사랑을 잃고 양파를 볶다가 그렇게 짐을 싼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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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귀
오노 후유미 지음 / 북홀릭

"일본 호러가 구축해 낸 지옥의 금자탑"
장점을 일일이 열거해 봐야 홍보 문구의 홍수 속에서 별로 와 닿지 않는 분들이 많으실 테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겠다. 오노 후유미의 <시귀>는 걸작이다. 일본 호러 소설이 남긴 대단한 성과 중 하나다. 호러 소설 팬들을 위한 관습적인 장치에서부터 동시대 (또는 현재의) 일본 (또는 한국) 사회의 병폐를 소설 속의 공포 유발 장치로 사용하는 섬세한 손길까지 모든 것을 갖추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소설에서 만나는 공포의 최종 원인이다. 독자들 대부분, 즉 소위 평범한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성의 어두운 면이 <시귀>의 지옥도를 그리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하자는 기분으로 <시귀>를 읽으면 어느새 끌려들어가 버린다. 우리들 자신의 ‘평범한’ 어둠이 소설 속에서 피투성이의 실체로 화하는 순간에 말이다. 이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벅찬 공포다. 

물론 세상에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소설은 있을 수 없다. 특히 국내 단행본 다섯 권 분량의 호러 소설은 더욱 어려워 보인다. 분량이 긴 소설은 어딘가 약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허점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슷한 분량을 가진 스티븐 킹의 <그것>이 그랬듯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의 독자들을 사로잡는 굉장한 이야기들은 종종 출현하는 법이다. 이번에 나온 완역판은 예전 축약본보다 단행본 두 권 분량이 늘어났다. 좋은 기회이니 꼭 잡으시기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먹잇감을 가여워할 필요는 없어. 이건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당연한 일이니까. 그건 인간이 생명을 사냥하는 것과 완전히 같은 것이야. 시귀와 인간의 관계는 특수해서 특별히 잔인한 일이라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이 생명을 사냥하는 것과 똑같이 잔인하고, 똑같이 당연한 일이야. 조금도 다르지 않아. 우리는 시귀고 여기는 사냥터야. 인간은 먹잇감. 그 이상의 의미 따위 없어. 그저 우리의 먹잇감은 무척 강하고 교활해서 방심하면 역습당하지. 인간의 짐승 사냥 이상으로 위험한 사냥이야. 그러니까 주의가 필요해. 조심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가 없어.”
“하지만…….”
“우리도 죽고 싶지 않잖아. 당신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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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김진숙, 홍세화, 한홍구, 조국 외 지음 / 한겨레출판

"가끔은 더 중요한 선택도 있다"
한겨레 인터뷰 특강 아홉 번째 주제는 선택이다. 선택 하면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떠오른다. 그만큼 이 주제는 진부하다. 그럼에도 다시 선택을 말하는 까닭은, 그래도 가끔은 더 중요한 선택이 있기 때문이다. 강사로 나선 김진숙, 홍세화, 조국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말이 아니다. 각자의 선택이 하나의 결과로 드러날 12월 19일 한국, 어쩌면 자본주의의 끄트머리에서 새로운 세계를 꾸려야 할 세계 경제위기를 생각하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과연 믿을 만한 선택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지금이다.

김진숙과 정연주의 선택에는 의심이 없다. 확고한 선택의 길에서 겪은 고초와 이를 견뎌내는 과정이다. 웃음, 여유, 희망이 키워드다. 조국과 정재승의 선택은 법과 과학, 즉 학문과 사회가 마주하는 선택의 이론과 현실이다. 조국은 법의 생명은 논리가 아니라 경험이라 말하고, 정재승은 뭐라도 의사결정을 분명히 시도해보자고 말한다. 홍세화와 한홍구는 한국사회, 한국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선택의 주체를 말한다. 내 삶의 최종 평가자는 바로 나이고, 복잡한 건 길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라는 메시지다. 누구도 동시에 두 길을 걸을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어떤 길을 걸었느냐가 아니다. 순간의 선택보다 중요한 건 앞에 놓인 두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자세다. 이제 다섯 달 하고 13일이 남았다. - 인문 MD 박태근

한겨레 인터뷰 특강 시리즈 전체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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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바보 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원작, 전지은 지음 / 한국경제신문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신감 키워주기"
대중연설가이자 동기부여 전문가인 <마시멜로 이야기>의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가 집필한 <바보 빅터>의 어린이판. '나 자신을 믿고 무슨 일이든 부딪쳐 나가다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 강렬하고도 명료한 메시지를 통해 자기 안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17년 간 사람들에게 바보 취급을 받았지만 후일 상위 2%의 IQ를 가진 사람들의 단체인 멘사협회의 회장이자 발명가, 기업 운영 관리 상담가, 강연가로 이름을 떨치게 된 빅터 로저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씌어졌다.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법을 일러주고, 의기소침하고 자신감 없는 아이에게는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자기 자신의 생각을 존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일은 누구나가, 어린 시절부터 꼭 누려야 할 특권이자 의무임을 보여주는 이야기.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제 IQ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173이었습니다. 그렇지만 17년 동안 이 IQ는 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지요.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면 재능을 펼치지 못합니다. 자신이 말굽밖에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말굽밖에 되지 못하고, 바보라고 생각하면 진짜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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