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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또 하나의 도가니’"
작가 공지영은 쌍용자동차 사태가 ‘또 하나의 도가니’라 단언한다. 2464명의 정리해고, 전쟁을 방불케 한 폭력 진압 그리고 스물두 명의 죽음.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스물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숫자가 더해갈수록, 관심은 줄고 문제는 흐릿해졌다. 작가의 말대로 사태를 일으킨 주범들은 ‘유령’처럼 사라져버렸고, 함께 땀을 흘리던 노동자들은 저들이 벌인 ‘의자놀이’에 휩쓸려 흩어지고 미워하고 서로를 보지 않게 그리고 볼 수 없게 되었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생각이 어떻든, 노동자 파업에 대한 찬반이 어떻든, 더는 이런 죽음이,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의자놀이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는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까. 작가 공지영은 관련 노동자부터 각계의 전문가까지 아우르는 꼼꼼하고 폭넓은 취재로 사태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는 한편 작가 특유의 공감으로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괴로워했다. 물론 이 공감은 이런 괴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미 느꼈거나 애써 모른 체해온, 눈을 뜨고 귀를 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감각이다. 이 책이 그 명확한 증거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덧붙임. 이 책은 여러 사람의 자발적 재능기부로 만들어졌고, 작가 인세와 출판사 수익금 전액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를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된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책 한 권을 사면 4200원이 기부금으로 쌓인다는 말씀. 중복 구매와 대량 구매, 주변 추천과 지인 강권 모두 권장 사항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처음으로 문학이 아닌 책을 썼다. 르포르타주라고 했지만 그냥 이 시대를 살아가며 해고자들과 함께 아파했던 한 작가의 사실 에세이라고 보아주면 좋겠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들이 싸워야 할 대상이 너무 정교할 만큼 복잡했고, 그들이 겪은 일들이 너무 아파서 참으로 많은 밤을 끙끙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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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 시공사

"최고의 초능력이 뭔지 알아?"
남자 주인공은 27세, 여자 주인공은 21세. 한창 불장난 좋아할 만한 두 남녀의 육체적 밀당에 열광하는 독자들은 왜 동갑내기가 아닌 40대 여성들일까. <그레이>는 아침 드라마들을 불륜 꽃밭으로 만들고(얼룩진다는 표현은 아침 드라마를 얕보는 표현이다) 좀 더 예쁜 주말 등산복을 찾는 중년 여성들을 위한 <트와일라잇>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레이>는 주말에 등산조차 가기 어려워서 티비 리모콘이나 겨우 돌리는 엄마(또는 동년배의 미혼 여성)들을 위한 작품이다.

엄마-언니들에게는 에드워드보다 그레이가 낫다. 뱀파이어라고? 불노불사에 싸움 잘해봐야 뭐하겠는가. 그레이의 초능력이야말로 진정 매력적이다. 바로 ‘생활에 쫓기지 않는’ 능력이다. ‘죽지 않음으로써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을 탐독하는 사춘기 딸은 그레이의 초능력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깨에 들러붙은 인생의 노곤함을 떨칠 수 없는 언니들만이 그레이의 마법에 걸려든다. 사랑은 때로 괴로운 거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하니까 다른 거 다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남자가 소설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상대의 옷보다 먼저 생활을 벗길 줄 아는 이 남자와 함께라면, 그게 한낱 꿈이라도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세계로 퍼진 ’그레이 현상’ :
대학생부터 노부인까지, 모든 연령의 여성이 읽고 있는 놀라운 책. –ABC 뉴스
영국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제치고 가장 빨리 1백만 부를 돌파한 소설. –가디언
미국 독서 인구의 25%가 읽었지만 도서관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대출 대기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헤럴드 뉴스
로맨스소설 시장은 물론 출판의 근본을 뒤흔든 메가 베스트셀러 –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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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워
찰스 아서 지음 / 이콘

"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 vs 애플, 그리고"
지난 15년간 우리의 생활 패턴은 눈부시게 변했다. 이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 음악을 듣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일이 가능하다.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이 모든 편리함과 스마트함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익숙하다. 그러나 너무나도 당연해진 이 일상들을 대다수가 받아들이게 된지는 믿기지 않겠지만 불과 2~3년이 채 되지 않았다.

현재의 이 상황은 많은 책들이 이야기했고 분석했듯이 소비자의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구글과 애플에 의해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책은 승자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대신 승자가 되기 이전의 상황들을 나열한다. 그들은 왜 거기서 전쟁을 시작했는지 15년 전 중원의 절대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디서부터 길을 잃었고, 구글은 어떻게 '될성부른 떡잎'이라면 싹을 말렸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눈에 띄지 않고 힘을 키웠으며, 번번이 지던 애플이 어느 시점부터 한 발씩 앞질러 나갔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 영국 가디언지 IT 전문 기자답게 저자는 생생한 인터뷰와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전쟁들의 정황과 분석, 회고와 전망을 매끄럽고도 재치있게 잇는다. 그는 아직 이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들이 전투를 벌였던 곳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전쟁터에서 다음 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차고에, 기숙사나 임대 사무실에 존재할 것이고 세계는 다시 한번 변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사람들은 대부분 대표적인 형태가 무엇이었는지, 아니면 대표적인 시장이 무엇이었는지를 가지고 한 시대를 규정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가치사슬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이익을 누가 차지하는지를 가지고 한 시대를 정의합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두 회사가 이익을 독차지하고 동시에 가치사슬에 있는 다른 모든 회사들은 이익을 거의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지금 막 끝나버린 시대의 특징이었습니다. ...컴퓨터 역사에서 하나의 물결을 주도했던 회사가 그 다음 물결을 다시 주도했던 사례는 없습니다. 또한 새로운 물결이 이전의 물결을 밀어내지 않은 경우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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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가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새로운 번역으로 읽는 중세사 최고의 걸작"
<호모 루덴스>와 함께 요한 하위징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중세의 가을>은, 르네상스와 비교되며 암흑의 시대라 불리던 중세에 활력과 색채를 불어넣은 역사학의 고전이다. 교외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바라본 저녁 하늘에서, 저물어가는 중세가 저 석양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시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는 그의 말처럼, 세계는 물론 각각의 정신까지 송두리째 장악해버린 기독교의 그늘 속에서도, 중세인은 열정적이고 치열한 삶으로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 하위징아는 세속적 차원과 종교적 차원의 ‘대비’가 이들의 인생과 예술에 어떻게 나타났는지, 이들이 ‘놀이’라는 삶의 형식을 통해 어떻게 삶의 균형을 잡고 이를 ‘이야기’로 그려냈는지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역사의 흐름에 대한 새로운 통찰 위에 담아낸다.

이렇듯 중세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100년 가까이 읽히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책은, 이번이 세 번째 한국어 번역이다. 네덜란드어에서 직접 옮기진 않았지만, 하위징아의 지도와 감독 아래 영역한 판본에, 정본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어판 수정 제2판(1921년)을 대본으로 삼은 영역본을 참고하여 수정 제2판의 편제와 구성을 그대로 옮기고, 주석까지 한 줄도 빠뜨리지 않고 번역해냈다. 인문사회 전문번역가 이종인은 <호모 루덴스>에 이어 <중세의 가을>까지 옮기며 하위징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쉽고 정확하게 풀어내 이번 번역본에 가치를 더한다. 비로소 ‘중세의 가을’이 완연히 드러나는 듯하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은 14세기와 15세기라는 중세 후기를 조망하고 있지만, 그 시대를 르네상스의 안내자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중세의 마지막 시기, 중세 사상의 마지막 단계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나무로 친다면 이 시대는 열매가 농익어서 완전히 만개하고, 또 땅에 막 떨어지려는 그런 시대이다. 과거의 주도적 형식들이 화려하게 개발되어 사상의 핵심을 제압하고, 또 예전의 타당했던 사상들을 경직시켜 고사시키던 그런 시대이다. 중세 후기를 하나의 독립된 시대로 파악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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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다
문재인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안철수의 생각>을 읽었다면, 제대로 비교해보자"
2012년 12월 19일, 18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현재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는 당내 경선이 한창이고, 안철수 원장이 장외에서 실력 발휘를 하는 형국이다.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단일화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최근 안철수 원장의 통찰과 비전을 담은 <안철수의 생각>이 나와 판세를 흔들었다. 현재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문재인 후보도 정치적 비전과 구체적 정책을 담은 책으로 이에 화답한다. 그의 대선 구호를 그대로 옮긴 <사람이 먼저다>는 <안철수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진 데다, 정치, 경제, 사회 각 영역에 대한 문재인의 식견을 드러내고 있어서, 두 사람의 생각을 비교하며 누가 대통령에 더 어울리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라 하겠다.

특권의 벽, 차별의 벽, 분단과 분열의 벽 그리고 패배주의의 벽을 넘어 새로운 문을 열겠다는 문재인의 포부에는 이론이 여지가 없다. 언제나 그렇듯 이를 어떻게 실천할 계획인지, 그럴 만한 힘과 능력, 인품을 갖췄는지가 중요한데, 이 책이 판단을 위한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다. '사람이 먼저다', '저녁이 있는 삶' 등 후보들의 구호가 넘치는 요즘,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의 구호는 어디까지나 ‘꼼꼼하게 비교하자'임을 잊지 말자.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대선에서 국민이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정권을 교체하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믿기에 나는 문재인에게서 희망에 찬 어떤 예감을 읽는다. 게다가 문재인은 얼마나 잘 생긴 나무인가?(안도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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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라이온북스

"지식과 본능의 충돌, 전통에서 길을 찾다 "
요즈음 엄마들은 인터넷이나 책에서 육아 정보를 얻는다. 좀 더 전문적으로 좀 더 현명하게. 아기띠를 하고 유모차를 태우며, 수면 교육을 하고, 시간 맞춰 젖을 먹이고, 장난감과 책으로만 놀아주려 한다. 하지만 서양에서 건너온,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 믿는 그 방식을 따르면서 힘들고 불안하다. 혼란스럽고 버거운 육아, 육아 본능과 육아 지식의 충돌. 그 지점에서 그동안 외면당해온 전통 육아를 되짚어 본다. 안아주면 손 타고 업어주면 다리가 휜다는 속설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 전통육아 방식으로 자라는 아이들의 사례, 본능을 거스르는 육아로 힘들어하는 엄마들. 우리의 전통육아가 서구식 과학육아보다 오히려 과학적임을, 서양에서 지금 일고 있는 애착육아 방식 그대로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포대기, 곤지곤지 잼잼,항상 안아주고 온 몸으로 밀착되게 업어주며, 울 때 젖 먹이고 한 방에서 함께 뒹굴며 자는 우리 선조들의 육아방식. 그 따뜻한 엄마 품에서 행복한 아이가 자란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속에서 : '제가 만나본 엄마들이 노력을 안 해서 힘든 게 아니라, 지나치게 잘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오히려 더 힘든 거예요. 우리는 엄마들에게 이성과 지식에 의존하지 말고, 자기 안의 본능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면 진정성이 통할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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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필립 K. 딕 지음 / 폴라북스

"불신자들의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책의 뒷면에는 표제작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의 발췌가 찍혀 있다. "만약 선생이 실제로 화성에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전액을 환불해드립니다." 아시다시피 이 단편은 영화 <토탈 리콜>의 원작인데, 그 분량은 번역본 기준으로 3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다. 너무 짧은가? 아니, 이건 신나는 일이다. 중언부언할 틈이 없으니 아이디어는 즉각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금방 형태를 갖춘다. PKD의 단편은 급강하 폭격기처럼 목표를 향해 뚝 떨어진다(장편과는 호흡 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그 낙하 지점은 늘 주지하는 바, 현실과 현실 아닌 것들이 뒤섞이는 경계 구역이다. 처음에 소개한 발췌 문장을 다시 읽어보시기 바란다. 저기에는 함정이 있다. 현실과 현실 아님을 역전시켜버릴 수도 있는 방아쇠가 숨겨져 있다.

PKD의 작품들은 이런 식의 혼란으로 가득하다. 그는 독자들을 경계 지점으로 끌고 가서 그냥 거기 놓아 버린다. 감동이나 교훈 같은 건 모른다. 독자들은 아이디어 속으로 ‘던져진다’. 그러니 당신이 누군지 생각해 본 뒤에 이 작품집을 펼치면 좋다. PKD가 독자들을 집어던지는 지점은 자기자신을 쉽게 믿지 않는 현명한 불신자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겠지만,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야’라고 묻기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저속으로 꾸물대는 롤러코스터처럼 불쾌할 것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시라. 살아오면서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토록 명확한 게 뭐 얼마나 많았는지 말이다. 그러니 마음을 열고 읽어 주시기 바란다. 만약 당신이 실제로 의식과 현실의 경계 지점을 구경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전액을 환불해 드릴 테니까. - 소설 MD 최원호

토머스 M. 디시의 서문 중에서 : 딕이 받은 이 모든 찬사가 오로지 동료 SF 작가들로부터 온 것뿐이고, 문학계 주류의 명성 제조기들은 그에게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상당히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그 이유는 그가 장르문학의 영역 밖에서는 작가를 위한 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가 찬사를 받은 이유는 훌륭한 문체 때문도, 깊이 있는 인물 창조 때문도 아니었다. (중략)

그렇다면 왜 이런 작가에게 그런 엄청난 찬사를 바치는 것인가? SF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 답은 명백하다. 그의 아이디어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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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선대인의 누나를 위한 경제
김미화, 우석훈, 선대인, 김용민, 황덕창 지음 / 시사IN북

"진짜로 이 싸움에서만큼은, 이기고 싶다"
1%의 기득권층에 속거나 휘둘리지 말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99%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꼽사리다'가 책으로 나왔다. '나는 꼼수다'의 경제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방송은 김어준과 김용민이 제작을 맡고 나꼼수가 탄생한 바로 그 '골방'에서 녹음을 시작했다. 이번 첫 책은 그동안 방송된 1편부터 10편을 편집한 분량이다. 중복된 내용은 덜어내고 흩어진 내용은 모아 주제별로 정리해서 펴냈다.

책은 <88만원세대>의 저자이자 파리 10대학을 나온 우석훈과 기자 출신이자 하버드대 케네디 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을 공부한 선대인, 이 잘 나가는 경제학자들을 개그계의 '왕언니'이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이기도 했던 김미화 '누나'가 신랄하게 '까는' 장면부터 눈에 들어온다. '이 좋은 대학 나온 띨띨이들아. 알아듣게 좀 설명해봐! 스태그플레이션이 어쩌구, 자기들끼리 아는 용어 사용하면서... 이 누나를 설득하지 못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런 식이면 오늘 방송 또 못 나가.' '누나 전문 방송'까지는 못하지만 '누나 설명 방송'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선대인의 말처럼 책은, 무엇보다 쉽다. 조금이라도 난해한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기 때문에 경제라면 지레 겁먹는 이들도 경제 문제가 실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며 심지어 재밌기까지 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도와준다. 저자들은 국가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국민소득이라는 통계 수치나 대기업 수출 실적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경제 이해도임을 회를 거듭하며 강조한다. 중간 중간 경제학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어설픈 개그와 이를 받아치는 김미화 '누님'의 세련된 응대를 읽는 맛 또한 쏠쏠하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2012년 대선이, 누군가 너무 싫어서 생겨난 증오의 힘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움직였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증오는 힘이 강하고, 또 순간적으로 엄청난 격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증오가 아닌 또 다른 힘은, 폭발적이지도 않고, 격정적이지도 않다. 우리의 경제 방송은, 방송으로서는 그런 핸디캡을 처음부터 안고 있다. 선대인과 내가 만들고 싶었던 방송은 폭로 전문 방송은 아니다. 과연 우리가 대선 혹은 그 이후의 정치 과정을 통해서 만들고 싶은 세상이 어떤 모습이냐, 그런 논의를 시민들과 함께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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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동네

"정식 번역본으로 만나는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무라카미 라디오’두 번째 이야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가 출간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하루키 에세이 5종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해 뜨는 나라의 공장>,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이 동시 출간됐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읽는 즐거움에 푹 빠진 독자들에게 특히나 반가운 소식이다. 본업이 소설 쓰기이기도 하고 저자 스스로 에세이 쓰기는 어렵다고도 했지만, 하루키가 뛰어난 에세이스트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사소한 소재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특별한 것으로 바꾸거나, 무심하게 던지는 유머에 독자들을 웃게 만드는 건 하루키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다.

이번에 출간된 다섯 권의 걸작선은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와 환상의 콤비를 이뤄 탄생시킨 전설의 에세이 시리즈의 정식 번역본이다. 기존 판본과 달리 모든 내용과 삽화를 원서의 차례에 맞춰 싣고 컬러 삽화까지 충실히 재현해냈다는 점과,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에서는 국내 미발표 에세이 수록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30대 중후반의 젊은 하루키, 일상의 하루키를 엿볼 수 있는 작품집으로, 각 권을 이병률, 루시드 폴, 정이현, 신형철, 백영옥이 각각 추천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그의 소설이 아닌 산문을 보면서도 ‘아, 이 사람 괜히 작가가 아니네’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가 꼬치꼬치 삶에 신경을 들이고 그것을 제멋대로의 방식으로 애정하는 데 있다. 자꾸 개인의 면면을 훔쳐보는 쾌감에 빠져드는 이유 또한 그 특유의 저음의 수다에 있다. 그것은 볼펜 맛도 아니고 잘 벼린 칼의 맛도 아닌 손맛이어서 질금질금 마음이 젖는다. 그만의 ‘순수한 의문’들로부터 탄생된 무라카미 하루키식 산문은 그래서, 침대 옆에 두고 야금야금 읽어야 제격이다. _ 이병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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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25주년 기념작"
어느덧 25년이라고 한다. 강산이 두 번 넘게 바뀌었고, 한국에서 그가 각광받기 시작하던 시기의 작품들과 지금의 작품들은 여러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백야행> 같은 작품들,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끌어와 미스터리 기법을 통해 진행시킨 뒤 마지막에는 드라마로 폭발시키는 작품들이 그의 인기를 이끌었고 뒤이어 갈릴레오 시리즈와 가가 형사 시리즈가 그 스타일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문제의 <명탐정의 규칙> 연작이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여기서 본격 미스터리를 비판하며 그 스타일을 포기한다고 선언했고, 이후의 행보, 특히 다양한 장르가 시도된 최근작들은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팬들은 여전히 미스터리 소설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데뷔 25주년 기념작은 형사가 등장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그러나 동시에 최근작들의 ‘부드러운’ 분위기를 반영한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의 중심은 당연히 범죄 트릭이지만, 사건을 둘러싼 인간 군상을 살펴보는 시간이 좀더 길어졌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좀더 먼 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듯하다. 마치 발자크처럼, 대중소설의 스타일을 흡수한 채로 세계라거나 인간 같은 것들을 말하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그러니 유가와 마나부 교수와 가가 교이치로 형사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의 주인공 닛타 코스케 형사를 유심히 지켜보자. 이 즈음 어딘가를 넘어서면 이 작가는 대단한 도약을 이룰 테니까. - 소설 MD 최원호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중 일부 :
<용의자 X의 헌신>
<명탐정의 규칙>
<신참자>
<방황하는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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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사랑
전경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당신이 잃어버린 것, 전경린 장편소설"
삶을 방기한 여자 희수. 남편의 다른 여자가 일부러 단추 하나를 잘라내며 도발해도 남편, 아이 같은 주어진 관계를 애써 잡으려 하지 않는다.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던 새엄마에게서 배다른 동생 유란을 찾아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찾아나선다. “그 애를 찾아야 해, 최소한, 우린 그래야 해.” 북쪽 끝, 접경지대의 한 도시 유란의 방에서 희수는 유란의 흔적을 만나고, 유란을 기다리며, 유란의 삶을 흉내내며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 나선다.

반짇고리 파는 노인이 꿰매준 떨어진 단추처럼, 이 소설은 상처를 꿰매고 돌아보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지 못해 세상엔 이토록 많은 고통과 상처가 얽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작가 전경린. 특유의 섬세하고 치열한 문장이 유실문센터에 놓인 잃어버린 것들, 우리가 찾아내야 할 최소한의 것들을 일깨운다. 북쪽 끝, 녹색 눈동자를 지닌 고양이, 세상만사 상담소, 신비로운 이야기가 시선을 끈다. 북쪽 끝까지 밀려온 이들, 실패한 사람, 괴로워하는 사람, 슬픈 사람, 분노한 사람,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 이들의 곁에 반드시 있어야 할 ‘최소한의 사랑’을 말하는 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 아이는 나를 알아볼까, 그 아이가 나를 똑바로 겨누어보면 나는 나를 누구라고 해야 하나. 그 아이가 내 얼굴을 쳐다봐도 내 얼굴은 무사할까. 설마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날 밤 너를 찾아 성당에 갔었어. 네가 있을 줄 알았는데 거기 없었어. 그렇게 말하면 좀 달라질까. 너의 집으로 가는 길은, 그날 밤 내가 길을 잃고 헤맸던 성당 동네의 뒤엉킨 길 같구나. 그 후로 난 오랫동안 밤마다 성모상에게 쫓기며 내달려야 했어. 캄캄한 골목들과 벼랑길과 황량한 넓은 도로…...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 헤맴 속에 갇혀 내게로 돌아오지 못한 것 같아. 너를 만나면 내가 내 몸속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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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아웃 네이션
루치르 샤르마 지음 / 토네이도

"2022 세계경제의 운명을 바꿀 국가들"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던 중국의 성장세도 한풀 꺾이고 유로존에서 불어닥친 재정위기가 세계경제를 긴장 상태로 몰아세우고 있다. 더 깊은 침체에 빠질지 도약의 가능성은 있는지, 좀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올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분분하다. 세계 최고의 경제전문가로 손꼽히며 모건스탠리에서 수십 년간 신흥시장 부문 전문가로 명성을 쌓은 저자 루치르 샤르마의 책이다. 그는 긴 연구 끝에 찾아낸 이 위기를 빠르게 돌파할 국가들, 앞으로의 세계를 주도할 이 20여 개국을 흥미로우면서도 상세하게 분석했다. 세계적 투자은행에서 일하면서 축적한 방대한 자료와 <뉴스위크>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서 활약했던 칼럼니스트로서의 통찰이 돋보인다.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복잡다난한 지형도를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모든 것이 이 책에 있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의 글 : 

마이클 루이스의 <부메랑>이 연상된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여준다. - 월스트리트저널
세계경제의 방향과 맥을 통찰하는 2012년 최고의 비즈니스북. - 뉴욕타임즈
경제학 입문자에게는 읽기 쉬운 안내서, 전문가에게는 미처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할 폭로서.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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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문화사
도널드 서순 지음 / 뿌리와이파리

"문화의 생산, 유통, 소비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
원서 1645쪽, 한국어판 2790쪽에 달하는 다섯 권의 <유럽 문화사>는 지난 200년에 걸쳐 엄청나게 증가한 문화소비 현상을 바탕으로, 소비의 대상인 문화산물이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소비의 공간인 문화시장이 어떻게 형성되고 확장되는지를 두루 살핀다. 번역자가 ‘자본주의 문화사’나 ‘대중문화사’란 제목을 염두에 두었듯, 이 책에서 다루는 ‘문화’는 근대 자본주의의 형성으로 나타난 문화상품, 교육과 대량생산으로 나타난 대중문화에 무게를 둔다. 1권 서막에서는 다양한 문화형식이 어떻게 성립되고 무엇이 문화시장의 형성을 가능케 했는지를, 2권 부르주아에서는 문화소비자의 등장과 여러 문화 장르의 성립을 다룬다. 3권 혁명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나타난 문화적 혁명을, 4권 국가에서는 공산주의와 파시즘 등 국가의 개입과 문화의 관계를 분석하고 문화 패권국으로 떠오르는 미국에 시선을 돌린다. 마지막 5권 대중매체에서는 1960년대 이후 급격한 변화를 바라보며 문화의 장기적인 경향과 전망을 탐색한다. 그렇다면 이런 방대한 작업으로 저자가 찾으려 했던 건 무얼까.

도널드 서순은 <사회주의 100년: 20세기 서유럽의 좌파>(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제프 일리의 [The Left 1848-2000]와 쌍벽을 이루는 책이라 평가받는다)란 역작을 쓴 저자다. 그는 <유럽 문화사> 서문에서 “자본주의 생산은 표준화가 핵심이다. 그래도 문화생산은 공식을 적극적으로 따를 때에도, 가장 ‘자본주의적’일 때에도 훨씬 더 많은 분화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나는 이 두 가지 사실을 실마리로 이 책을 읽어갈 작정이다. 긴 여정에 질문과 해답은 수시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여러 분들이 함께 걷는다면 큰 힘이 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도널드 서순의 방대하고 독특하고 백과사전적인 <유럽 문화사>는 현실을 꿰뚫어보는 세계주의적인 학자의 기념비적 저작이다.(에릭 홉스봄)
 
독자를 빨아들이고 혜안을 주는 즐거운 책, 문화의 발전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이 책이 흥미롭고 유익하고 놀랍도록 재미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데일리 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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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국민 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 전면 개정판 출간!"
1981년 소년한국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독자와 처음 만난 <먼나라 이웃나라>의 시작은 개인적이면서도 필연적이다. 1975년 도이칠란드로 떠난 저자가 낯선 유럽에서 겪은 문화적 충격이 그 출발이었기 때문.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역사문화현장을 누벼온 이원복 교수는 <먼나라 이웃나라>를 가리켜 만화를 통한 '역사의 통역'작업이라 말한다. 역사와 호흡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각 국가의 뿌리, 서로 전혀 다른 국민성에 대한 치밀하고도 입체적인 탐구, 유머러스한 화자의 적극적인 개입. <먼나라 이웃나라>는 일시적인 베스트셀러에 머물지 않은 한국 출판계의 일대 사건이 되었고, 3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긴 수명을 유지해오고 있다.

2012년 여름 새롭게 선보이는 전면 개정판은 25년 전 출간된 초판과 비교하는 재미가 크다. 초판의 흑백만화는 올컬러로 바뀌고, 전편을 거쳐 1만 2천 컷의 새로운 그림이 추가되었다. 사반세기의 시간 차가 있는 만큼, 변화한 국제 정세와 달라진 저자의 시각 또한 반영됐다. 30대의 젊은 유학생이던 저자가 초판을 쓸 당시 유럽을 경외의 눈으로 바라았다면,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에는 시간과 함께 변화한 우리나라의 모습, 세계관이 집필의 새로운 축이 되었다.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거리, 압축된 정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해설과 가독성 있는 편집. 이 모든 것이 인류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안내하는 충실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 어린이 MD 이승혜

각 권 소개 :
1권 네덜란드 - 바다보다 낮은 땅이 일으킨 기적의 나라!
2권 프랑스 - 자유·평등·박애의 정신, 예술과 혁명의 나라!
3권 도이칠란트 - 원칙과 질서의 국민, 분단 국가에서 EU의 중심 국가로!
4권 영국 - 의회 민주주의의 본고장,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나라!
5권 스위스 - 전쟁 없는 영구 중립국, 세계 금융과 경제의 중심지!
6권 이탈리아 - 위대한 역사에 대한 자부심, 찬란한 서양 문명의 발상지!
7권 일본 1 일본인 편 - 가깝고도 먼 나라, 오해와 거품을 걷고 일본문화 속으로!
8권 일본 2 역사 편 - 알다가도 모를 나라, 역사로 속시원히 이해하는 일본!
9권 우리나라 -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그린, 한국인의 의식과 사고방식의 지도!
10권 미국 1 미국인 편 - 첨단문명 속의 정글, 세계 초강대국의 두 얼굴!
11권 미국 2 역사 편 - 신대륙 발견에서 월가 시위까지, 240년 미국역사로의 여행!
12권 미국 3 대통령 편 - 조지 워싱턴에서 오바마까지, 미국 정치문화를 읽는 키워드!
13권 중국 1 근대 편 - 청 후기에서 중화민국의 성립까지, 천하 제국이 국민의 나라로!
14권 중국 2 현대 편 - 문화대혁명을 넘어 G2 경제대국으로, 용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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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이 달린다"
"우리 같은 인간쓰레기들은 그냥 단호하게 잘라버리세요. 이런 가문은 얼른 문을 닫는 게 인류를 위한 거예요." 라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 졸부의 고명딸로 자라 서른 아홉까지 한번도 제 손으로 돈을 벌어보지 않은 여자 김혜나. 호텔식 뷔페를 먹다 말고 통영 김치칼국수를 먹기 위해 출발하는 미치광이 가족 사이서 자라나, 남편과는 기분 좋은 밤인사로 하이파이브만 하고 잠들고,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는 철없는 여자. 바람난 아버지가 집을 떠나며 아버지의 카드를 놓칠 위기에 처하자 미치광이 오빠 김학원의 소개로 난생 처음 산부인과 보육실에 일자리를 구했다. 청담동 며느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산부인과 의사 정욱연을 보고 ‘귀여운데, 첩이나 되어버릴까?’ 하고 생각한 이 여자, 진짜 사랑에 빠졌다.

밉상, 진상, 화상이라도 사랑을 한다. ‘방향을 알지 못하고 달리는 것이 그 차의 운명이다.’(30쪽) 살짝 미친 여자 김혜나는 마하 39도의 속도로 미친 사랑을 향해 돌진한다. 피로하고 귀여운 남자 정욱연을 향한 ‘혼신을 다한 훈장 같은 사랑’에는 모럴도, 계산도 없다. 귀여운 미치광이들의 난장이 장광설처럼 펼쳐지고, 시원시원한 입담에 한번 잡은 책을 도무지 덮을 수 없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 이후, 심윤경이 전작으로 선보이는 8년만의 장편소설. 잘 익은 입담이 혜나와 함께 달린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경멸은 방사능보다 건강에 더 나쁠 수 있다. 교도관의 경멸이 연간 피폭 한계치를 훌쩍 넘겼기 때문에 얼굴을 보호하지 않으면 백혈병에 걸릴 것 같았다.

“그 남자 재산에 관심 있거든 니가 가서 자! 난 돈 따위 관심 없어! 그 여자가 다 가져가도 아무 상관 없어! 난 정욱연 사랑해! 그 불쌍한 남자가 살기만 하면 된다고! 알았어? 내 말 들려? 난 그 남자 진짜로 사랑한다고, 이 멍청아!”

우리는 아크릴 벽 너머로 고함을 질러대며 헤어졌다. 십 분의 접견시간은 덧없이 짧기만 했다. 나는 숨이 막힐 정도로 내 안에 쌓여 있는 말들의 겨우 백만분의 일도 다 하지 못했다. 이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아무하고도 나눌 수 없다는 건 고문이었다. 병워에서 나는 죽을 것처럼 행복하다고 비명을 지를 것 같았다. 아이들과 고리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나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어리둥절한 아이들 중 똑똑한 꼬마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이 너무 예뻐서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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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 RHK

"소사이어티, 소시오패스"
BCA 크라임 스릴러 후보작이었다는 경력 때문에 <케빈에 대하여>를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케빈에 대하여>는 괴로운 소설이다. 소시오패스 총기 살해범의 엄마이자 동시에 본의 아니게 제도권 사회에 강제로 편입된 여성이 내뱉는 600페이지짜리 자기 진술은 무차별 살인이라는 사건의 선정성을 가볍게 짓이겨 버린다. 페미니스트로도 유명한 라이오넬 슈라이버는 소시오패스의 ‘엄마’를 불러내 이 사회에서 ‘당연히’ 지켜야 할 가치라고 숭상 받는 관념들을 송두리째 휘젓는다. 주인공 에바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봄으로써 결혼 가정과 모성애라는 신화가 왜 부조리한지, 또한 이 사회가 그런 도그마를 이용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착취하고 통제하는지를 고발한다. 따라서 <케빈에 대하여>가 주시하는 대상은 인륜을 저버린 총기 난사범이 아니라 이 사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인간들, ‘가족 파시스트’들이다. 대안 선택이 불가능한 삶 속으로 인간(주로 타인)을 밀어 넣은 뒤에 그 비참한 결과를 한낱 관념이나 미덕 따위로 애써 포장하는 자들이다.

인간 사회에 미덕으로써의 신성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이의 제기가 불가능한 무결점의 신성은 신에게나 있다. <케빈에 대하여>는 신성 권력을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이 사회 자체가 바벨탑의 형상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총기살인마 케빈은 이 유사 바벨탑의 마스코트에 불과하다. 자기 자신을 도그마로 준거 삼는다는 측면에서 ‘소사이어티’와 ‘소시오패스’는 얼마나 닮았는가 말이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도 이 작품의 불쾌함을 기꺼이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왜냐면 바로 이 소설이, 여기가 우리들의 집이기 때문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잔인할 정도로 솔직한 작품. 누가 케빈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아마 우리 모두일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

슈라이버는 주인공 에바처럼 독자들이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과 붙잡고 싸우게 만든다. - 북리스트

에우리피데스에 의해 쓰여진 <위기의 주부들>. 힘 있고 매력적인, 악에 대한 독창적인 명상록. - 뉴 스테이츠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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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댄 애리얼리 지음 / 청림출판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 교수의 신작이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잘 알려진 저자가 이번에 눈을 돌린 주제는 '도덕성'이다. 누구나 일상에서 자잘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상사에게 보고를 부풀리거나 정답을 훔쳐 보거나 홀에 들어가지 않은 골프공을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손으로 집어넣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자신은 그럭저럭 착한 사람이라 믿으며 합리화한다. 이 책은 대다수가 가진 이 탁월한 도덕적 합리화 능력을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들로 보여준다.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소하게 시작된 행동들이 인간관계나 비즈니스, 정치, 사회 등에 어떻게 나타나고 또 어떻게 스스로에게 칼이 되어 돌아오는지 살핀다.

책은 저자의 전작이 그러했듯이 혁신적이고도 흥미로운 실험과 현상을 바라보는 놀라운 통찰력이 돋보인다. 윤리와 비윤리를 가르는 비이성적 요인들에 대한 사유를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쳐 보인다. 무엇이 우리를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으로 만드는지, 인간의 '부정'과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책은 '이성적인 정답' 대신 그럼에도 더 나은 선택과 미래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비이성적 이해'를 이야기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다. 우리는 까치발을 하고 팔을 흔들어대거나 털을 곧추세우거나 혹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자기 자신을 과장하는 여러가지 수단을 갖고 있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것도 남에게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기기만self-deception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믿게 해주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자기기만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수록 스스로 어떤 일에서 꽁무니를 빼거나, 자신의 본모습이 자신이 드러내고 싶어 하는 모습보다 형편없다는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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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나는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를 지지하기로 했다"
안철수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으로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과 정치 비전을 보여줬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거냐는 국민들의 물음에 즉각 답하기보다는, 내 생각은 이러한데 국민 여러분이 보시기에 이런 정도의 고민과 자질이라면 대통령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네 편 내 편을 가려 격렬하게 다투고는 임기 내내 그리고 퇴임 후에도 네 편의 증오 속에서 살아가는 이전 리더십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강준만이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그는 2012년의 시대정신을 ‘증오의 종언’으로 보고 이를 실현해낼 적임자로 안철수를 꼽는다. 더불어 경제 민주화의 관점에서 공정 국가를 이루고, 한국 사회가 마주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지지를 선언한다.

이쯤 되면 기억을 되짚어보게 된다. 1997년 <김대중 죽이기>로, 2002년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으로 두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강준만의 정치 감각과 안목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물론 강준만도 ‘안철수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안철수’에 대한 지지 역시 팬덤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필요에 의한, 내가 바라는 세상을 위한 도구라 말한다. <안철수의 생각> 못지않게 <안철수의 힘>을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지난 1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과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라는 정서는 과연 온당한가? 증오가 정치의 주요 동력과 콘텐츠가 되고 시종일관 진영 논리의 포로가 돼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증오 시대에는 희망이 없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안철수는 이런 증오 시대를 끝낼 수 있는 적임자다.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2012 시대정신을 ‘증오의 종언’으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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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요른 릴 지음 / 열린책들

"기왕 사는 거, 웃기기라도 해야지."
한국에 소개된 북유럽 소설들의 면면을 보고 있으면 그곳이야말로 고담 시티 못지 않은 진정한 어둠의 성소 같다. 온갖 흉악 범죄, 특히 이상 성격 범죄가 여느 악명 높은 나라 못지 않게 발생하며, 심지어 춥고 어둡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슨 부적인 양 괴벽들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 도시 바깥이라고 다를 바 없다. 시골은 아예 폭력적인 자연이 삶의 일부로 체화된 유배지다. 춥고 어둡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가운데, 심지어 탐정들도 대부분 사회 부적격자이거나 그렇게 될 뻔한 자들 투성이다. 이럴 리가 없다. 북유럽은 그런 곳일 리가 없다.

이렇게 어둠에 편중된 북유럽 소설들을 중화하기 위해 <북극 허풍담>이 등장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북극, 그러니까 폭력적인 자연이 삶의 일부로 체화된 유배지다. 춥고 어둡고 사람들을 거의 죽음까지 몰아넣는 황폐한 자연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앞서 언급한 ‘어둠의 북유럽 소설’들과 닮지 않았느냐고? 그렇지 않다. <북극 허풍담>은 그 괴로운 생존의 세계를 아름다운 슬랩스틱 개그의 향연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람 잡아먹는 곰과의 다양한 추격전,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밤과 얼어붙은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상념들은 마치 버스터 키튼이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구석이 있다. 목숨과 육신의 안녕을 소재 삼아 개그를 거는 것이다. 기왕 계속 사는 거 어제의 괴로움을 받아들여야 오늘도 어떻게 살아볼 수 있을 테니까, 그 지난한 기억들을 허풍에 담아 얼척 없는 슬랩스틱 액션으로 승화시키는 수밖에. 물론 누군가는 그게 결국 ‘어둠의’ 소설이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아 근데 웃긴다니까요. 진짜로. - 소설 MD 최원호

어둠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기존의 북유럽 선구자들 : 
<로큰롤 보이즈>
<살인청부업자의 청소가이드>
<기발한 자살 여행>
<어느 완벽한 2개국어 사용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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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도종환 지음 / 문학의문학

"도종환 신작 산문집, 산방에서 보낸 시간들"
도종환 신작 산문집. 월간 ‘좋은생각’에 ‘도종환의 산방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 75편을 엮은 것으로, 자연과 함께한 시간들을 오롯이 담은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산방에서 보낸 시간을 ‘퇴휴 退休’의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홀로 말 없는 산 옆에서 안거에 들어 묵언하며 보내는 시간이 있었기에 새소리, 방울벌레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충만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대지와 하늘과 바람과 물의 기운이 간섭하는 동안 살아 있음도 느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산방에 머물며 자연과 교류했던 시간들, 일상 속에서 경험한 사소한 일들과 감정들, 깊은 사유의 시간들을 부드러운 음성으로 들려준다. 산방생활 동안 숲에서 받은 맑고 환한 기운과, 꽃과 새들이 가르쳐준 아름다운 사유가 그대로 담겨 있어, 한 편 한 편 짤막하지만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도종환의 다른 산문 읽기 :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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