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유럽문화사
도널드 서순 지음 / 뿌리와이파리

"문화의 생산, 유통, 소비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
원서 1645쪽, 한국어판 2790쪽에 달하는 다섯 권의 <유럽 문화사>는 지난 200년에 걸쳐 엄청나게 증가한 문화소비 현상을 바탕으로, 소비의 대상인 문화산물이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소비의 공간인 문화시장이 어떻게 형성되고 확장되는지를 두루 살핀다. 번역자가 ‘자본주의 문화사’나 ‘대중문화사’란 제목을 염두에 두었듯, 이 책에서 다루는 ‘문화’는 근대 자본주의의 형성으로 나타난 문화상품, 교육과 대량생산으로 나타난 대중문화에 무게를 둔다. 1권 서막에서는 다양한 문화형식이 어떻게 성립되고 무엇이 문화시장의 형성을 가능케 했는지를, 2권 부르주아에서는 문화소비자의 등장과 여러 문화 장르의 성립을 다룬다. 3권 혁명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나타난 문화적 혁명을, 4권 국가에서는 공산주의와 파시즘 등 국가의 개입과 문화의 관계를 분석하고 문화 패권국으로 떠오르는 미국에 시선을 돌린다. 마지막 5권 대중매체에서는 1960년대 이후 급격한 변화를 바라보며 문화의 장기적인 경향과 전망을 탐색한다. 그렇다면 이런 방대한 작업으로 저자가 찾으려 했던 건 무얼까.

도널드 서순은 <사회주의 100년: 20세기 서유럽의 좌파>(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제프 일리의 [The Left 1848-2000]와 쌍벽을 이루는 책이라 평가받는다)란 역작을 쓴 저자다. 그는 <유럽 문화사> 서문에서 “자본주의 생산은 표준화가 핵심이다. 그래도 문화생산은 공식을 적극적으로 따를 때에도, 가장 ‘자본주의적’일 때에도 훨씬 더 많은 분화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나는 이 두 가지 사실을 실마리로 이 책을 읽어갈 작정이다. 긴 여정에 질문과 해답은 수시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여러 분들이 함께 걷는다면 큰 힘이 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도널드 서순의 방대하고 독특하고 백과사전적인 <유럽 문화사>는 현실을 꿰뚫어보는 세계주의적인 학자의 기념비적 저작이다.(에릭 홉스봄)
 
독자를 빨아들이고 혜안을 주는 즐거운 책, 문화의 발전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이 책이 흥미롭고 유익하고 놀랍도록 재미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데일리 텔레그래프>)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새로 만든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국민 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 전면 개정판 출간!"
1981년 소년한국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독자와 처음 만난 <먼나라 이웃나라>의 시작은 개인적이면서도 필연적이다. 1975년 도이칠란드로 떠난 저자가 낯선 유럽에서 겪은 문화적 충격이 그 출발이었기 때문.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역사문화현장을 누벼온 이원복 교수는 <먼나라 이웃나라>를 가리켜 만화를 통한 '역사의 통역'작업이라 말한다. 역사와 호흡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각 국가의 뿌리, 서로 전혀 다른 국민성에 대한 치밀하고도 입체적인 탐구, 유머러스한 화자의 적극적인 개입. <먼나라 이웃나라>는 일시적인 베스트셀러에 머물지 않은 한국 출판계의 일대 사건이 되었고, 3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긴 수명을 유지해오고 있다.

2012년 여름 새롭게 선보이는 전면 개정판은 25년 전 출간된 초판과 비교하는 재미가 크다. 초판의 흑백만화는 올컬러로 바뀌고, 전편을 거쳐 1만 2천 컷의 새로운 그림이 추가되었다. 사반세기의 시간 차가 있는 만큼, 변화한 국제 정세와 달라진 저자의 시각 또한 반영됐다. 30대의 젊은 유학생이던 저자가 초판을 쓸 당시 유럽을 경외의 눈으로 바라았다면,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에는 시간과 함께 변화한 우리나라의 모습, 세계관이 집필의 새로운 축이 되었다.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거리, 압축된 정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해설과 가독성 있는 편집. 이 모든 것이 인류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안내하는 충실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 어린이 MD 이승혜

각 권 소개 :
1권 네덜란드 - 바다보다 낮은 땅이 일으킨 기적의 나라!
2권 프랑스 - 자유·평등·박애의 정신, 예술과 혁명의 나라!
3권 도이칠란트 - 원칙과 질서의 국민, 분단 국가에서 EU의 중심 국가로!
4권 영국 - 의회 민주주의의 본고장,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나라!
5권 스위스 - 전쟁 없는 영구 중립국, 세계 금융과 경제의 중심지!
6권 이탈리아 - 위대한 역사에 대한 자부심, 찬란한 서양 문명의 발상지!
7권 일본 1 일본인 편 - 가깝고도 먼 나라, 오해와 거품을 걷고 일본문화 속으로!
8권 일본 2 역사 편 - 알다가도 모를 나라, 역사로 속시원히 이해하는 일본!
9권 우리나라 -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그린, 한국인의 의식과 사고방식의 지도!
10권 미국 1 미국인 편 - 첨단문명 속의 정글, 세계 초강대국의 두 얼굴!
11권 미국 2 역사 편 - 신대륙 발견에서 월가 시위까지, 240년 미국역사로의 여행!
12권 미국 3 대통령 편 - 조지 워싱턴에서 오바마까지, 미국 정치문화를 읽는 키워드!
13권 중국 1 근대 편 - 청 후기에서 중화민국의 성립까지, 천하 제국이 국민의 나라로!
14권 중국 2 현대 편 - 문화대혁명을 넘어 G2 경제대국으로, 용의 화려한 부활!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이 달린다"
"우리 같은 인간쓰레기들은 그냥 단호하게 잘라버리세요. 이런 가문은 얼른 문을 닫는 게 인류를 위한 거예요." 라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 졸부의 고명딸로 자라 서른 아홉까지 한번도 제 손으로 돈을 벌어보지 않은 여자 김혜나. 호텔식 뷔페를 먹다 말고 통영 김치칼국수를 먹기 위해 출발하는 미치광이 가족 사이서 자라나, 남편과는 기분 좋은 밤인사로 하이파이브만 하고 잠들고,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는 철없는 여자. 바람난 아버지가 집을 떠나며 아버지의 카드를 놓칠 위기에 처하자 미치광이 오빠 김학원의 소개로 난생 처음 산부인과 보육실에 일자리를 구했다. 청담동 며느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산부인과 의사 정욱연을 보고 ‘귀여운데, 첩이나 되어버릴까?’ 하고 생각한 이 여자, 진짜 사랑에 빠졌다.

밉상, 진상, 화상이라도 사랑을 한다. ‘방향을 알지 못하고 달리는 것이 그 차의 운명이다.’(30쪽) 살짝 미친 여자 김혜나는 마하 39도의 속도로 미친 사랑을 향해 돌진한다. 피로하고 귀여운 남자 정욱연을 향한 ‘혼신을 다한 훈장 같은 사랑’에는 모럴도, 계산도 없다. 귀여운 미치광이들의 난장이 장광설처럼 펼쳐지고, 시원시원한 입담에 한번 잡은 책을 도무지 덮을 수 없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 이후, 심윤경이 전작으로 선보이는 8년만의 장편소설. 잘 익은 입담이 혜나와 함께 달린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경멸은 방사능보다 건강에 더 나쁠 수 있다. 교도관의 경멸이 연간 피폭 한계치를 훌쩍 넘겼기 때문에 얼굴을 보호하지 않으면 백혈병에 걸릴 것 같았다.

“그 남자 재산에 관심 있거든 니가 가서 자! 난 돈 따위 관심 없어! 그 여자가 다 가져가도 아무 상관 없어! 난 정욱연 사랑해! 그 불쌍한 남자가 살기만 하면 된다고! 알았어? 내 말 들려? 난 그 남자 진짜로 사랑한다고, 이 멍청아!”

우리는 아크릴 벽 너머로 고함을 질러대며 헤어졌다. 십 분의 접견시간은 덧없이 짧기만 했다. 나는 숨이 막힐 정도로 내 안에 쌓여 있는 말들의 겨우 백만분의 일도 다 하지 못했다. 이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아무하고도 나눌 수 없다는 건 고문이었다. 병워에서 나는 죽을 것처럼 행복하다고 비명을 지를 것 같았다. 아이들과 고리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나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어리둥절한 아이들 중 똑똑한 꼬마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이 너무 예뻐서 그러세요?”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케빈에 대하여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 RHK

"소사이어티, 소시오패스"
BCA 크라임 스릴러 후보작이었다는 경력 때문에 <케빈에 대하여>를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케빈에 대하여>는 괴로운 소설이다. 소시오패스 총기 살해범의 엄마이자 동시에 본의 아니게 제도권 사회에 강제로 편입된 여성이 내뱉는 600페이지짜리 자기 진술은 무차별 살인이라는 사건의 선정성을 가볍게 짓이겨 버린다. 페미니스트로도 유명한 라이오넬 슈라이버는 소시오패스의 ‘엄마’를 불러내 이 사회에서 ‘당연히’ 지켜야 할 가치라고 숭상 받는 관념들을 송두리째 휘젓는다. 주인공 에바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봄으로써 결혼 가정과 모성애라는 신화가 왜 부조리한지, 또한 이 사회가 그런 도그마를 이용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착취하고 통제하는지를 고발한다. 따라서 <케빈에 대하여>가 주시하는 대상은 인륜을 저버린 총기 난사범이 아니라 이 사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인간들, ‘가족 파시스트’들이다. 대안 선택이 불가능한 삶 속으로 인간(주로 타인)을 밀어 넣은 뒤에 그 비참한 결과를 한낱 관념이나 미덕 따위로 애써 포장하는 자들이다.

인간 사회에 미덕으로써의 신성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이의 제기가 불가능한 무결점의 신성은 신에게나 있다. <케빈에 대하여>는 신성 권력을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이 사회 자체가 바벨탑의 형상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총기살인마 케빈은 이 유사 바벨탑의 마스코트에 불과하다. 자기 자신을 도그마로 준거 삼는다는 측면에서 ‘소사이어티’와 ‘소시오패스’는 얼마나 닮았는가 말이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도 이 작품의 불쾌함을 기꺼이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왜냐면 바로 이 소설이, 여기가 우리들의 집이기 때문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잔인할 정도로 솔직한 작품. 누가 케빈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아마 우리 모두일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

슈라이버는 주인공 에바처럼 독자들이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과 붙잡고 싸우게 만든다. - 북리스트

에우리피데스에 의해 쓰여진 <위기의 주부들>. 힘 있고 매력적인, 악에 대한 독창적인 명상록. - 뉴 스테이츠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