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의자놀이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또 하나의 도가니’"
작가 공지영은 쌍용자동차 사태가 ‘또 하나의 도가니’라 단언한다. 2464명의 정리해고, 전쟁을 방불케 한 폭력 진압 그리고 스물두 명의 죽음.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스물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숫자가 더해갈수록, 관심은 줄고 문제는 흐릿해졌다. 작가의 말대로 사태를 일으킨 주범들은 ‘유령’처럼 사라져버렸고, 함께 땀을 흘리던 노동자들은 저들이 벌인 ‘의자놀이’에 휩쓸려 흩어지고 미워하고 서로를 보지 않게 그리고 볼 수 없게 되었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생각이 어떻든, 노동자 파업에 대한 찬반이 어떻든, 더는 이런 죽음이,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의자놀이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는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까. 작가 공지영은 관련 노동자부터 각계의 전문가까지 아우르는 꼼꼼하고 폭넓은 취재로 사태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는 한편 작가 특유의 공감으로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괴로워했다. 물론 이 공감은 이런 괴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미 느꼈거나 애써 모른 체해온, 눈을 뜨고 귀를 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감각이다. 이 책이 그 명확한 증거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덧붙임. 이 책은 여러 사람의 자발적 재능기부로 만들어졌고, 작가 인세와 출판사 수익금 전액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를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된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책 한 권을 사면 4200원이 기부금으로 쌓인다는 말씀. 중복 구매와 대량 구매, 주변 추천과 지인 강권 모두 권장 사항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처음으로 문학이 아닌 책을 썼다. 르포르타주라고 했지만 그냥 이 시대를 살아가며 해고자들과 함께 아파했던 한 작가의 사실 에세이라고 보아주면 좋겠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들이 싸워야 할 대상이 너무 정교할 만큼 복잡했고, 그들이 겪은 일들이 너무 아파서 참으로 많은 밤을 끙끙거렸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 시공사

"최고의 초능력이 뭔지 알아?"
남자 주인공은 27세, 여자 주인공은 21세. 한창 불장난 좋아할 만한 두 남녀의 육체적 밀당에 열광하는 독자들은 왜 동갑내기가 아닌 40대 여성들일까. <그레이>는 아침 드라마들을 불륜 꽃밭으로 만들고(얼룩진다는 표현은 아침 드라마를 얕보는 표현이다) 좀 더 예쁜 주말 등산복을 찾는 중년 여성들을 위한 <트와일라잇>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레이>는 주말에 등산조차 가기 어려워서 티비 리모콘이나 겨우 돌리는 엄마(또는 동년배의 미혼 여성)들을 위한 작품이다.

엄마-언니들에게는 에드워드보다 그레이가 낫다. 뱀파이어라고? 불노불사에 싸움 잘해봐야 뭐하겠는가. 그레이의 초능력이야말로 진정 매력적이다. 바로 ‘생활에 쫓기지 않는’ 능력이다. ‘죽지 않음으로써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을 탐독하는 사춘기 딸은 그레이의 초능력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깨에 들러붙은 인생의 노곤함을 떨칠 수 없는 언니들만이 그레이의 마법에 걸려든다. 사랑은 때로 괴로운 거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하니까 다른 거 다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남자가 소설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상대의 옷보다 먼저 생활을 벗길 줄 아는 이 남자와 함께라면, 그게 한낱 꿈이라도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세계로 퍼진 ’그레이 현상’ :
대학생부터 노부인까지, 모든 연령의 여성이 읽고 있는 놀라운 책. –ABC 뉴스
영국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제치고 가장 빨리 1백만 부를 돌파한 소설. –가디언
미국 독서 인구의 25%가 읽었지만 도서관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대출 대기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헤럴드 뉴스
로맨스소설 시장은 물론 출판의 근본을 뒤흔든 메가 베스트셀러 –데일리메일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디지털 워
찰스 아서 지음 / 이콘

"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 vs 애플, 그리고"
지난 15년간 우리의 생활 패턴은 눈부시게 변했다. 이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 음악을 듣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일이 가능하다.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이 모든 편리함과 스마트함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익숙하다. 그러나 너무나도 당연해진 이 일상들을 대다수가 받아들이게 된지는 믿기지 않겠지만 불과 2~3년이 채 되지 않았다.

현재의 이 상황은 많은 책들이 이야기했고 분석했듯이 소비자의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구글과 애플에 의해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책은 승자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대신 승자가 되기 이전의 상황들을 나열한다. 그들은 왜 거기서 전쟁을 시작했는지 15년 전 중원의 절대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디서부터 길을 잃었고, 구글은 어떻게 '될성부른 떡잎'이라면 싹을 말렸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눈에 띄지 않고 힘을 키웠으며, 번번이 지던 애플이 어느 시점부터 한 발씩 앞질러 나갔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 영국 가디언지 IT 전문 기자답게 저자는 생생한 인터뷰와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전쟁들의 정황과 분석, 회고와 전망을 매끄럽고도 재치있게 잇는다. 그는 아직 이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들이 전투를 벌였던 곳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전쟁터에서 다음 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차고에, 기숙사나 임대 사무실에 존재할 것이고 세계는 다시 한번 변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사람들은 대부분 대표적인 형태가 무엇이었는지, 아니면 대표적인 시장이 무엇이었는지를 가지고 한 시대를 규정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가치사슬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이익을 누가 차지하는지를 가지고 한 시대를 정의합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두 회사가 이익을 독차지하고 동시에 가치사슬에 있는 다른 모든 회사들은 이익을 거의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지금 막 끝나버린 시대의 특징이었습니다. ...컴퓨터 역사에서 하나의 물결을 주도했던 회사가 그 다음 물결을 다시 주도했던 사례는 없습니다. 또한 새로운 물결이 이전의 물결을 밀어내지 않은 경우도 없습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중세의 가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새로운 번역으로 읽는 중세사 최고의 걸작"
<호모 루덴스>와 함께 요한 하위징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중세의 가을>은, 르네상스와 비교되며 암흑의 시대라 불리던 중세에 활력과 색채를 불어넣은 역사학의 고전이다. 교외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바라본 저녁 하늘에서, 저물어가는 중세가 저 석양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시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는 그의 말처럼, 세계는 물론 각각의 정신까지 송두리째 장악해버린 기독교의 그늘 속에서도, 중세인은 열정적이고 치열한 삶으로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 하위징아는 세속적 차원과 종교적 차원의 ‘대비’가 이들의 인생과 예술에 어떻게 나타났는지, 이들이 ‘놀이’라는 삶의 형식을 통해 어떻게 삶의 균형을 잡고 이를 ‘이야기’로 그려냈는지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역사의 흐름에 대한 새로운 통찰 위에 담아낸다.

이렇듯 중세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100년 가까이 읽히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책은, 이번이 세 번째 한국어 번역이다. 네덜란드어에서 직접 옮기진 않았지만, 하위징아의 지도와 감독 아래 영역한 판본에, 정본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어판 수정 제2판(1921년)을 대본으로 삼은 영역본을 참고하여 수정 제2판의 편제와 구성을 그대로 옮기고, 주석까지 한 줄도 빠뜨리지 않고 번역해냈다. 인문사회 전문번역가 이종인은 <호모 루덴스>에 이어 <중세의 가을>까지 옮기며 하위징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쉽고 정확하게 풀어내 이번 번역본에 가치를 더한다. 비로소 ‘중세의 가을’이 완연히 드러나는 듯하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은 14세기와 15세기라는 중세 후기를 조망하고 있지만, 그 시대를 르네상스의 안내자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중세의 마지막 시기, 중세 사상의 마지막 단계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나무로 친다면 이 시대는 열매가 농익어서 완전히 만개하고, 또 땅에 막 떨어지려는 그런 시대이다. 과거의 주도적 형식들이 화려하게 개발되어 사상의 핵심을 제압하고, 또 예전의 타당했던 사상들을 경직시켜 고사시키던 그런 시대이다. 중세 후기를 하나의 독립된 시대로 파악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