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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댄 애리얼리 지음 / 청림출판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 교수의 신작이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잘 알려진 저자가 이번에 눈을 돌린 주제는 '도덕성'이다. 누구나 일상에서 자잘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상사에게 보고를 부풀리거나 정답을 훔쳐 보거나 홀에 들어가지 않은 골프공을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손으로 집어넣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자신은 그럭저럭 착한 사람이라 믿으며 합리화한다. 이 책은 대다수가 가진 이 탁월한 도덕적 합리화 능력을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들로 보여준다.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소하게 시작된 행동들이 인간관계나 비즈니스, 정치, 사회 등에 어떻게 나타나고 또 어떻게 스스로에게 칼이 되어 돌아오는지 살핀다.

책은 저자의 전작이 그러했듯이 혁신적이고도 흥미로운 실험과 현상을 바라보는 놀라운 통찰력이 돋보인다. 윤리와 비윤리를 가르는 비이성적 요인들에 대한 사유를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쳐 보인다. 무엇이 우리를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으로 만드는지, 인간의 '부정'과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책은 '이성적인 정답' 대신 그럼에도 더 나은 선택과 미래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비이성적 이해'를 이야기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다. 우리는 까치발을 하고 팔을 흔들어대거나 털을 곧추세우거나 혹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자기 자신을 과장하는 여러가지 수단을 갖고 있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것도 남에게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기기만self-deception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믿게 해주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자기기만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수록 스스로 어떤 일에서 꽁무니를 빼거나, 자신의 본모습이 자신이 드러내고 싶어 하는 모습보다 형편없다는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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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나는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를 지지하기로 했다"
안철수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으로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과 정치 비전을 보여줬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거냐는 국민들의 물음에 즉각 답하기보다는, 내 생각은 이러한데 국민 여러분이 보시기에 이런 정도의 고민과 자질이라면 대통령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네 편 내 편을 가려 격렬하게 다투고는 임기 내내 그리고 퇴임 후에도 네 편의 증오 속에서 살아가는 이전 리더십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강준만이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그는 2012년의 시대정신을 ‘증오의 종언’으로 보고 이를 실현해낼 적임자로 안철수를 꼽는다. 더불어 경제 민주화의 관점에서 공정 국가를 이루고, 한국 사회가 마주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지지를 선언한다.

이쯤 되면 기억을 되짚어보게 된다. 1997년 <김대중 죽이기>로, 2002년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으로 두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강준만의 정치 감각과 안목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물론 강준만도 ‘안철수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안철수’에 대한 지지 역시 팬덤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필요에 의한, 내가 바라는 세상을 위한 도구라 말한다. <안철수의 생각> 못지않게 <안철수의 힘>을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지난 1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과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라는 정서는 과연 온당한가? 증오가 정치의 주요 동력과 콘텐츠가 되고 시종일관 진영 논리의 포로가 돼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증오 시대에는 희망이 없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안철수는 이런 증오 시대를 끝낼 수 있는 적임자다.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2012 시대정신을 ‘증오의 종언’으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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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요른 릴 지음 / 열린책들

"기왕 사는 거, 웃기기라도 해야지."
한국에 소개된 북유럽 소설들의 면면을 보고 있으면 그곳이야말로 고담 시티 못지 않은 진정한 어둠의 성소 같다. 온갖 흉악 범죄, 특히 이상 성격 범죄가 여느 악명 높은 나라 못지 않게 발생하며, 심지어 춥고 어둡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슨 부적인 양 괴벽들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 도시 바깥이라고 다를 바 없다. 시골은 아예 폭력적인 자연이 삶의 일부로 체화된 유배지다. 춥고 어둡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가운데, 심지어 탐정들도 대부분 사회 부적격자이거나 그렇게 될 뻔한 자들 투성이다. 이럴 리가 없다. 북유럽은 그런 곳일 리가 없다.

이렇게 어둠에 편중된 북유럽 소설들을 중화하기 위해 <북극 허풍담>이 등장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북극, 그러니까 폭력적인 자연이 삶의 일부로 체화된 유배지다. 춥고 어둡고 사람들을 거의 죽음까지 몰아넣는 황폐한 자연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앞서 언급한 ‘어둠의 북유럽 소설’들과 닮지 않았느냐고? 그렇지 않다. <북극 허풍담>은 그 괴로운 생존의 세계를 아름다운 슬랩스틱 개그의 향연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람 잡아먹는 곰과의 다양한 추격전,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밤과 얼어붙은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상념들은 마치 버스터 키튼이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구석이 있다. 목숨과 육신의 안녕을 소재 삼아 개그를 거는 것이다. 기왕 계속 사는 거 어제의 괴로움을 받아들여야 오늘도 어떻게 살아볼 수 있을 테니까, 그 지난한 기억들을 허풍에 담아 얼척 없는 슬랩스틱 액션으로 승화시키는 수밖에. 물론 누군가는 그게 결국 ‘어둠의’ 소설이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아 근데 웃긴다니까요. 진짜로. - 소설 MD 최원호

어둠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기존의 북유럽 선구자들 : 
<로큰롤 보이즈>
<살인청부업자의 청소가이드>
<기발한 자살 여행>
<어느 완벽한 2개국어 사용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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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도종환 지음 / 문학의문학

"도종환 신작 산문집, 산방에서 보낸 시간들"
도종환 신작 산문집. 월간 ‘좋은생각’에 ‘도종환의 산방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 75편을 엮은 것으로, 자연과 함께한 시간들을 오롯이 담은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산방에서 보낸 시간을 ‘퇴휴 退休’의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홀로 말 없는 산 옆에서 안거에 들어 묵언하며 보내는 시간이 있었기에 새소리, 방울벌레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충만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대지와 하늘과 바람과 물의 기운이 간섭하는 동안 살아 있음도 느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산방에 머물며 자연과 교류했던 시간들, 일상 속에서 경험한 사소한 일들과 감정들, 깊은 사유의 시간들을 부드러운 음성으로 들려준다. 산방생활 동안 숲에서 받은 맑고 환한 기운과, 꽃과 새들이 가르쳐준 아름다운 사유가 그대로 담겨 있어, 한 편 한 편 짤막하지만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도종환의 다른 산문 읽기 :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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