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여울물 소리
황석영 지음 / 자음과모음

"등단 50년, 황석영의 이 신통한 이야기 홀림"
<입석부근> 이후 50년, 등단 50주년을 맞은 황석영은 옛 이야기꾼의 모습을 그려보기로 했다. 중인 출신의 이야기꾼 이신통과, 평생 그를 그리워하며 그의 발자취를 좇는 그의 여인 박연옥. 여인의 입을 빌어 어느 이야기꾼의 일생이 재구성된다. 세도정치와 제국주의, 동학과 증산도가 부딪치는 19세기가 이야기를 타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전기수에 강담사, 재담꾼이고 광대물주에 연희 대본가이며, 나중에는 천지도의 혁명 한 축에까지 닿는 이신통의 삶이 이야기에 실린다. 이신통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천방져 지방져 흐르는 물길이 되고, 남편 장끼를 잃은 까투리가 되고, 19세기 조선의 얼굴이 된다.

이야기꾼이 그려낸 이야기꾼의 이야기. 말맛이 살아있는 재담꾼의 이야기가 19세기의 열망을 구술한다. 이야기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생겨나나,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어떤 것이 남고 어떤 것이 사라지나, 다른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만든 이들은 어떻게 살았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야기는 삶이 되고 역사가 된다. '속삭이고 이야기하며 울고 흐느끼다 또는 외치고 깔깔대고 자지러졌다가 다시 어디선가는 나직하게 노래하면서 흐르고 또 흘러갈' 여울물 소리처럼, 여기 이야기가 흐른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신통은 잡은 소매를 뿌리치고 방문을 열고 툇마루로 나섰고, 나는 급한 마음에 농을 뒤져 패물 몇 가지를 닥치는 대로 집어 주머니에 넣고는 뒤따라 나섰다. 휘적이며 앞마당으로 돌아 나가는 그를 따라잡아 괴나리 봇짐에 쑤셔 넣어주고는 대문간으로 나서는데 그가 돌아서서 혀를 차며 걸음을 멈추었따. 내 꼴이 무슨 주인을 쫓는 삽살개 같아져서 나는 문고리를 잡고 섰고, 이신통은 다시 휘적휘적 다리를 건너갔다. 그가 아직 물안개가 퍼져 있는 장터 모퉁이를 돌면서 자취를 감출 때까지 나는 대문 앞에 서 있었다. 어찌 그와 함께 살았던 날을 하루씩 쪼개어 낱낱이 이야기할 수 있으랴. 나중에 그가 곁에 없게 되었을 때, 가뭄의 고로쇠나무가 제 몸에 담았던 물기를 한 방울씩 내어 저 먼 가지 끝의 작은 잎새까지 적시는 것처럼, 기억을 아끼면서 오래도록 돌이키게 될 줄은 그때는 모르고 있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쟁점을 파하다
법륜 지음 / 한겨레출판

"법륜 스님이 내놓은 2012 대선 모범답안"
정토회와 평화재단 등을 열어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각종 사회 활동을 펼치고, 즉문즉설이란 대중 강연을 통해 많은 이들의 삶에 활력과 깨우침을 전해준 법륜 스님. 2012년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 비로소 그가 다문 입을 열고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분명한 해법을 선명한 논리와 간결한 어조에 실어 전한다.

법륜 스님은 한국 사회가 당면한 시대 정신이 안으로는 양극화 해소, 밖으로는 평화와 통일이라 진단한다. 전자는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로 유력 후보들이 모두 주요한 정책으로 내세우는 가치다. 법륜 스님은 이런 큰 틀의 접근에서 놓치기 쉬운 비정규직 문제, 양육과 가사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짚어가며 경제민주화가 왜 절실한지 되새긴다. 후자는 현실 정치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라 동북아 공동체의 관점에서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하며 시선을 환기시킨다. 이번 대선은 이런 시대적 과제를 온전히 이해하고, 해결할 능력을 갖추고, 나아갈 의지를 품은 이를 뽑는 국민의 과제일 터, 이 책이 하나의 모범답안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우리 사회에서는 복잡다단한 여러 갈등이 얽히고설켜 있지만, 그 갈등을 풀 수 있는 답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정치란 바로 이 답을 찾는 작업이어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이전과는 다른 안목과 지혜 그리고 리더십이 필요하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적대적 대립을 넘어서, 새로운 세력들을 정치의 장에 끌어들이고 이들의 이해와 요구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유쾌한 죽음을 상상하는 예일대 최고 명강의"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한 번쯤 들어보았을 3단 논법이다. 이 논법의 대상에 자신 역시 포함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지만, 죽음이란 역시 마지막 순간에 한 번만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익숙해질 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죽음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법,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 필적하는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죽음(death)'은 끔찍한 죽음을 매혹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전한다.

저자 셸리 케이건은 책상 위에 올라가 수업을 진행하는데 덕분에 '책상 교수님'이란 애칭을 얻었다. 죽는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삶이 끝난 후에도 삶이 계속되는지, 자살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 삶과 죽음의 역설을 둘러싼 끊이지 않는 물음들을 차례로 던지며, 이를 둘러싼 선현들의 고민과 지혜를 오늘의 시점에 되살려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철학사 전반의 주요한 주제를 짚어가면서도 난해한 철학 용어를 쓰지 않고 살아있는 언어와 경험으로 강의를 끌어간다. 어설프지만 핵심을 표현하는 그림까지 동반한 이 재기발랄한 강의는 당신이 유쾌한 죽음을 상상하게, 그리고 가능하게 할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심리적·종교적 해석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이성과 논리로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을 파헤치는 책이다. 삶과 죽음, 육체와 영혼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믿음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그곳에서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읽고 나면 간절히 원하던 뭔가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묘하게도 동시에 내면으로부터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솟구친다.(앤드류 스타크,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트렌드 코리아 2013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2013 뱀의 해는 '코브라 트위스트'"
2013년은 계사년(癸巳年)이다. 천간 계(癸)는 검은 색을 의미하고, 지지 사(巳)는 뱀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사년은 흑사(黑蛇), 즉 검은뱀의 해다. 대한민국 아픈 청춘들의 멘토이기 이전에 김난도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비트렌드 전문가였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2013년, 그를 비롯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들은 새해의 트렌드를 짚어내기가 뱀을 부리는 것만큼이나 까다로웠다고 술회한다. 그들은 고민 끝에 새해의 키워드를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로 선정했다.
 
빌리고, 나누면서 소유보다 향유를 택하는 사람들. 그들은 팍팍한 현실을 미각의 풍요로움으로 채우려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시사철 시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기기를 원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혼자서 고품격 휴식을 취하는 라운징 트렌드를 이끌고, 온갖 물질적·정신적 독소가 넘쳐나는 세상이 디톡스 열풍을 몰고 온다. 100점짜리 제품과 서비스보다는 적절한 불편을 선택하는 이들의 사회. 책은 불확실성과 경쟁, 상시위험을 안고 사는 2013년의 '날 선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2013년,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펼쳐질 새로운 대한민국의 한 해를 이 책을 통해 미리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고객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기존 이론에서는 고객과 친밀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편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더 적은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 선 고객들은 '기업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더니 오히려 대접을 더 소홀히 한다'고 생각하거나 심지어는 '기업이 나를 기억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 기업과 거리두기를 시도할지 모른다. 이렇듯 고객들의 거리 개념이 변하면서 전통시장, 대형할인점 등 고객의 밀도가 높은 유통기관에서는 적정한 공간배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인 2012-11-27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 소리지만; 예전에 주간편집회의에서 추천해주셨던 책 중에, 독일철학전문 기자가 쓴 '나란 무엇인가'인지 '철학이란 무엇인가'인지, 현대 뇌과학의 성과등을 반영해서 철학개론서로 추천해주셨던 것이 있는데, 아마 무엇인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네요. 혹시 기억나신다면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

주간편집회의 2012-11-27 16:4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기인님.

찾으시는 책이 아마도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나는 누구인가>인듯 싶은데요. 혹 아니라면 댓글 달아주셔요.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0915545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어메이징 그래비티
조진호 지음 / 궁리

"그림 그리는 과학자의 놀라운 출현"
과학 분야에는 유독 만화가 많다. 말로도 공식으로도 이해가 쉽지 않으니 어려운 개념을 그림으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빈번한 편이다. 학습만화에서는 이런 시도가 꽤나 성공했지만, 교양서 영역에서는 래리 고닉 이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민족사관고등학교 과학교사 조진호의 <어메이징 그래비티>는 이런 문화 풍토에서 뜬금없이 솟아오른 ‘출현’이라 하겠다.

우선 누구나 영향을 받지만 특별히 알고자 하지는 않는 중력이란 개념과 실재를 철학과 과학의 발전사에 얹어 솜씨 좋게 그려냈다. 또한 아무래도 서양 중심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 유럽 그래픽 노블 풍의 때깔 나는 그림으로 고대와 중세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개념의 도식화에 성공했고, 눈에 보이지 않아 상상 속에서만 논쟁해야 했던 갖가지 중력 이론들의 엎치락뒤치락 하는 흐름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살려냈다. 그뿐인가. 이 와중에 등장하는 서른 명이 넘는 인물들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드러낸 데다(책의 마지막 부분을 꼭 열어보시기 바란다.), “중력이란 무엇인가요?””아무것도 아니에요. 전부입니다.” 같은 다소 썰렁하지만 의미 있는 유머도 곳곳에 숨겨두었다. 그야말로 단숨에 읽고 한눈에 중력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의 래리 고닉’이라 부르기에 아쉬움이 남는 이 작가의 다음 주제 ‘생물학’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과학’하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책이다. 아낙시만드로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2000년 넘게 이어진 “왜 물체가 떨어질까?”라는 물음에 대한 탐구를 탐정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끌고 간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러면서도 과학에 대한 경외감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정말 멋진 ‘만화’책이다.(안광복, 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낯선 사람 효과
리처드 코치, 그렉 록우드 지음 / 흐름출판

"<80/20 법칙> 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가수 싸이의 세계적인 성공에 유튜브를 통한 뮤직비디오 확산이 가장 주효했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그간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기울였던 자신들의 숱한 노력을 무색케 한 싸이의 방식에 적잖이 당황했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룰이 변한 것이다.

'네트워크'와 '링크'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약 10년 전, '80/20 법칙'으로 전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리처드 코치가 이 새로운 세계를 파헤쳤다. 과거 핵심에 집중하라고 말했던 그는 2012년 현재, "지금 가장 중요한 20%가 미래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있는 지적을 한다. 그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사건들 혹은 낯선 사람들이 서로 얽히면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주목하며 굳이 네트워크의 친밀도나 만남의 빈도, 거리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를 이야기한다. 어떤 네트워크를 선택하고 언제 떠나야 할지부터 유용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인간적/사회적 차원의 실질적 방법까지, 과학자들의 발견을 분석해 일상용어로 쉽게 풀어썼다. 이 책은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고,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삶을 바꾸는 기술을 터득해 나아가 더 많은 성공의 기회를 만나게 해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의 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말할 때 흔히 강고한 혈연, 학연, 지연의 폐해를 거론하는데, 이처럼 강하고 폐쇄적이며 배타적인 연결을 많이 갖는 것이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결혼이나 취직을 하고 사업 기회와 파트너를 찾을 때 막역한 사람의 직접적인 도움보다는, 자세히 알지는 못하던 이들의 뜻하지 않은 도움이 큰 영향을 주는 경험을 하곤 한다. ...성공하고 윤택한 사람과 기업들은 무엇보다 이런 '약한 연결'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이들임이 밝혀졌다. 이 같은 새로운 네트워크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살아남을지가 책 속에 담겨 있다. - 채승병(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저자)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엄마, 사라지지 마
한설희 지음 / 북노마드

"엄마는 조용하고 곧 사라진다""
가족 사진집 하면 누구나 <윤미네 집>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거기에는 금방 크는 아이들과 나이 들어가는 부모의 모습이 가득 담겨 있다. 사진의 형식으로 쌓인 추억이 단번에 세월을 달음질시키는 순간들을 보노라면 달콤쌉싸름한 회한이 가슴 속에 천천히 밀려든다. 가족이 있는, 아니 추억이 있는 모두에게 와 닿는 그런 사진들이다.

<엄마, 사라지지 마> 역시 ‘가족 사진집’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앞서 말한 가족 사진과는 다르다. 많이 다르다. 우선 시공간의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부록처럼 딸려 있는 젊은 시절 사진을 제외하면 이 책 속의 엄마는 처음부터 집 밖으로 나간 일이 거의 없는 할머니다. 쏜살같은 시간이 안겨주는 회한도, 웃음과 슬픔이 담긴 사건들이 불러 일으키는 공감도 없다. 표정을 읽기 힘든 할머니 한 명이 낮과 밤의 빛 속에 있을 뿐이다. 여기에 사진의 톤이 분위기를 거든다. 대비가 강렬하지 않고 부드러워 천천히 회색 안으로 잦아든다. 말하자면 이 사진집은 기승전결이 없이 전적으로 소멸을 향하고 있다. 침묵과 죽음이다. 그러나 그 소멸이, 또는 이 사람이 바로 엄마다.

곧 생을 마감하게 될 엄마의 무표정한 얼굴들을 계속 담아내는 딸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나는 그저 추측할 뿐이다. 내가 아직 겪어본 적 없는 종류의 사랑일 것이다. 흔한 표현이지만 어쩔 수 없다. 60대의 사진가에게 기어코 침묵과 권태의 어둠 속으로 내려가기를 자초하게 만드는 이 바보 같은 작업을 다른 어떤 표현으로 설명해야 할 지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 예술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두 개의 거울, 두 명의 어머니, 두 가진의 눈물, 두 관점의 사진… 그녀의 사각형 외눈에 그려진 세계는 우리 가슴으로부터 섬처럼 멀어져가는 내 어머니들의 슬픈 상징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닫아버린 또다른 한 눈을 뜨라고 호소한다. 사랑한다고. -성남훈 (사진가)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원더랜드 대모험
이진 지음 / 비룡소

"2012 블루픽션상, 나는 원더랜드에 가고 싶다"
1980년대 후반 서울, 벌집 87호에서 소년은 살고 있다. 아버지는 한달 내내 일해 18만원을 받고, 동생은 선천성 심장병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다. 데모를 할 때마다 쫓겨나 마지막으로 쫓겨 올라온 벌집촌에서, 평생 터지지 않는 폭죽 같은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년 승협은 꿈과 환상의 원더랜드를 꿈꾼다. 동양 최대 규모의 놀이공원, 실내에도 놀이기구가 있다는 원더랜드 자유이용권은 무려 만원. 그는 행운을 잡기 위해 돌진한다.

머리숱이 적은 대통령, 심장재단을 하는 그의 아내, 데모를 할 때마다 쫓겨나는 가난한 부모의 거친 손, 가난을 불쾌해하는 학교 친구들,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던 1980년대 후반의 풍경이 소년의 입을 빌려 생생하게 그려진다. 사는 곳이 삶을 결정짓게 됨을 깨달았던 시기, 소년의 열망이 공간을 맴돈다. ‘그레이트 파이브’에서 상품을 타기 위해 벌이는 소년소녀들의 모험이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것은 이 환상이 ‘별거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환상 너머의 삶을 이야기하는 환상적인 이야기. 제6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갈 수 없다고 생각할수록 가고 싶다는 마음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원더랜드는 우리 동네에서 2호선 전철을 타면 사십 분 만에 갈 수 있는 곳에 생겨난다. 하지만 왜인지 미국보다 더 먼 곳에 있는 것만 같다. 집 한 채 값이 일 억이 넘는다는 강변의 아파트도, 동양에서 제일 거대한 샹들리에라는 것이 거꾸로 박혀 있다는 초호화 백화점도, 미국 사람들이 자고 간다는 초특급 호텔도, 원더랜드와 그 주변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내가 사는 우리 동네 뒷골목과 같은 나라, 같은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답을 내는 조직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일본전산 이야기> 김성호 4년 만의 새 책"
베스트셀러 <일본전산 이야기>의 저자 김성호가 4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많은 기업에서 '패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며, 기술이 있거나 없거나 인재가 많거나 적거나 매출이 좋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어떻게든 문제를 붙잡고 해답을 찾아내고자 하는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직이 크든 작든 개인과 기업이 함께 발전하고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의 본질은 같다.

저자는 이 새 책에서 전작의 메시지를 한층 발전시킨다.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답이 존재한다는 전제, 리스크를 감수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더라도 결국 우리는 방법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과 도전의 필요성. 책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치열하게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조직들의 성공 분석을 통해 지금, 영문을 모른 채 죽어가는 수많은 조직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내가 아는 대기업 CEO는 어느 여성 임원에 대해 이렇게 칭찬했다. "우리 회의는 매번 싸움이다. 단, 건설적인 싸움이다. 내가 의견을 내면 김 이사는 '그런 면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사안과는 조금 다르다', '그건 아니다'라고 말한 뒤 설명한다. 마지막에는 서로 납득이 가는 결론을 끄집어 낸다. 소위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자기주장만 말하고 자기 의견으로 결론을 내려고 고집을 부린다. 그러나 김 이사는 때때로 의견충돌을 겪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결국은 납득하도록 정성을 들인다. 회의만으로 다 해결 되지 않을 때는 개인적으로 찾아가 설득한다. 그런 다음에는 물밑작업으로 오해나 쌓인 감정을 풀어준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이상호 GO발뉴스
이상호, 지승호 지음 / 동아시아

"가장 위험한 기자, 가장 내밀한 인터뷰"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뷰어 지승호가 ‘삼성 X파일’ 사건으로 잘 알려진 탐사보도의 달인 이상호 기자를 만났다. 지승호는 자신의 서른세 번째 인터뷰집인 이 책을 주저 없이 대표작으로 꼽았고, 이상호 기자는 이에 화답하며 기자 생활의 모든 것이라 할 취재 수첩을 꺼내보였다. 지승호가 편하게 말을 놓으며 맞장구치고 윽박지르고 졸라대는 동안, 이상호 기자는 그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형에게 털어놓듯 들려주고, 지승호가 다시 어깨를 토닥여주는 두 사람의 호흡이 자연스럽다.

이런 분위기이니 당연히 내용도 풍부하다. 최근 이상호 기자가 공을 들이는 전두환, 향후 몇 년 동안 바닥까지 파헤칠 이명박 대통령과 BBK 사건부터 거슬러 올라가 서울대공원 녹용 고발과 배달호 열사 분신자살 등 아픈 기억으로 남은 다섯 가지 사건과 연예인 노예계약과 최규선 게이트 등 기자로서의 사명으로 취재한 열 가지 사건을 짚어보며, 이상호의 기자론이 무엇인지 돌아본다. 공익적 가치 실현이라는 기반 위에 뜨거운 열정을 더한 이상호 기자의 이야기에서 한국 사회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우리가 가치 평가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 되새겨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혹자들은 그를 소영웅주의자로 몰았지만, 그는 치열하고 치밀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며, 99%가 채워져도 나머지 1%를 채우지 못하면 기사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가 기사를 쓸 수 있었던 동력은 분노였고, 그 분노는 사회와 사람에 대한 사랑에 기인한 것이었다.(지승호, 서문 가운데)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시옷의 세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마음사전>의 김소연 시인, 다른 시선과 삶을 권하다"
2008년 출간 이래 수많은 독자들에게 마음 길잡이가 되어준 <마음사전>. 저자 김소연 시인은 마음에 관한 300여 개의 낱말들을 시인의 감성과 직관으로 풀어내 세상 단 하나뿐인 ‘김소연 식 사전’을 만들었다. 전작에서 보여준 세상, 사람 그리고 마음에 관한 섬세한 시선을 다른 대상으로 옮겨 <시옷의 세계>를 펴냈다. <시옷의 세계>는 ‘시옷’으로 시작하는 낱말들이기도 하고, ‘시’에 입힌 ‘옷’의 세계이기도 하다.

사귐, 살아온 날들, 스무 살에게, 시인으로 산다는 것… 이렇듯 ‘시옷’으로 시작되는 낱말들을 화두로 삼아 시와 시인의 생활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자라온 이야기부터 아끼는 사람과 사물, 글귀, 그리고 시인에 관한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풀어낸다. 시인다운 신중함으로 단어를 선택하고, 시인다운 감성으로 느리지만 깊이 있게 문장 하나하나를 이어간다. 마음에 드는 어느 곳이든 펼쳐 먼저 읽어도 된다. 시인의 호흡과 함께할 때마다, 다른 시선, 다른 생활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그 순간 온기가 서서히 몸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소연 시인의 시를 적어 창문에 붙여두고 오래 본 적이 있다. 같이 살았던 것 같다. 방 안쪽에서도 식물에 물을 주면서도 보았다. 이제는 그녀가 낳은 풍부한 얼굴이며 시대를 마주한다. 그녀의 깊은 표정을 읽으며 그녀의, 사람 멀리에서 하는 사람 여행법을 읽는다. 좋은 사람이며 좋은 친구이며 좋은 시인이 쓴, 물고기의 비늘 같은 문장들 앞에서 나는 더 무엇을 바랄까. _ 이병률 시인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신과 함께 : 신화편 세트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웹툰으로 재탄생한 한국신화, 그 처음이자 마지막"
2010년 네이버 웹툰 코너에서 연재를 시작한 주호민의 <신과 함께>는 회를 거듭하며 지지자를 늘려나갔다. 이승에서 지은 죄를 평가받는 '저승편'의 이야기는 독자들이 자신의 죄를 되묻게 만들었고, 용산 참사를 모티프로 한 '이승편'은 사회구조의 편협함을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자칫 진부해질 수도 있었을 권선징악의 메시지는 새롭게 연출된 한국의 신화 만큼이나 감상하는 이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시리즈의 마지막 장인 '신화편'은 저승편과 이승편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전편에 등장했던 신과 인간들의 과거사를 통해 시리즈 전체의 의미를 선명하게 만들어 준 것. 작품에 등장하는 여섯 개의 신화는 '연출'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으로 통일되었다.

그리스.로마 신화나 중국 신화가 '필독서'로 소비되는 동안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우리 신화가, 인터넷을 통해 젊은 층에게 퍼져나가게 만든 것은 오로지 작가의 준비와 실력 때문이지 않을까? 투박한 그림체로도 몰입을 이끌어내는 , 과거를 빌어 현재를 조망하는 힘 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일본에서 리메이크판이 연재되고 있는 <신과 함께>는  [가족의 탄생], [만추]의 김태용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고 있기도 하다.) - 만화 MD 김재욱

작가의 말 : 
첫 번째 이야기인 대별소별전의 원전 '천지왕 본풀이'의 경우, 원래 대별왕이 혼자 해를 떨어뜨린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사양(해를 쏘는) 신화'라 하여, 인간의 진취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는 한 명의 영웅보다는 개개인의 자존감을 바탕으로 한 참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모두가 힘을 모아 해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각색하는 식이다. (이는 국민의 참정권을 상징하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열세 걸음
모옌 지음 / 문학동네

"욕망의 다른 이름"
중국 어느 소도시 중학교에서 교사 일을 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쪽이 과로로 쓰러진다. 그에게 사망 진단이 내려지면서 시에서는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여론이 들끓는다. 문제는 쓰러진 남자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구차에서 깨어난 그에게 교장은 대의를 위해 그냥 계속 죽어있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 시내 모든 교사들이 좀더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반강제로 영안실에 도착한 그는 고민한다. 대의를 위해 희생하느냐, 일단 살고 보느냐? 스토리를 많이 써내려간 것 같지만, <열세 걸음>의 희비극은 이 즈음에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뿐이다. 본 게임은 시작하지도 않았다.

<열세 걸음>은 블랙 코미디같은 설정으로 시작해서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발걸음을 향해 나아간다. 초반만 읽어 보더라도 그 최종 행선지를 예감할 수 있다. 그런데 발 내딛는 방향은 매번 제각각이다. 쓴웃음을 흘리다가 폭소를 유발하고, 욕망이 사람의 목을 조르는가 하면 어떤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자신이 인간임을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욕망의 주체는 누구인가? 개인의 욕망과 집단의 욕망, 그리고 '각자'의 욕망이 충돌했을 때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되는가? 아니, 어쩌면 욕망 자체가 주체는 아닌가? 그렇다면 그 욕망에는 다른 이름을, 마치 생물과 같은 이름을 붙여야 하지 않을까? <열세 걸음>은 그 자신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욕망의 꿈틀거림을 잘 보여준다. 이런 소설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모옌은 환상과 현실, 역사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을 엮어, 그 복합적인 면에서 윌리엄 포크너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비견할 만한 세계를 창조해냈다. 그럼에도 그의 출발점은 어디까지나 중국의 옛 문학과 구전이다. 모옌은 소설만이 아니라 수많은 단편과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에세이를 발표했으며, 사회 비판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이 시대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수상자 결정의 변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개구리를 위한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사람이 되는 글쓰기라니"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로 호평을 받은 소설가 이만교의 두 번째 글쓰기 강좌가 책으로 나왔다. 제목 <개구리를 위한 글쓰기 공작소>를 보면 ‘개구리’가 무슨 말인지 궁금할 텐데, 여기서 말하는 ‘개구리 언어’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다시 말해 부정확하거나 난삽하거나 낡거나 뻔한 표현을 뜻한다. 쉽게 말해 ‘이렇다 저렇다’가 아니라 그저 ‘개굴개굴’ 한다는 말이다. 이런 언어로는 제대로 된 소통이 불가할 뿐 아니라, 상황을 기술하거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없다. 이 책은 이런 개구리의 삶을 벗어나, 개구리 공주가 왕자를 만나 사람이 되듯, 사람의 말로 삶을 이해하고 표현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차례로 보여준다.

수업의 내용은 크게 셋으로 나뉘는데, 우선 알려진 대로가 아니라 지금 느끼는 그대로를 파악하는 일이다. 다음은 이를 문장으로 옮기는 일이고, 마지막은 이런 문장을 엮어 글로 완성하는 과정이다. 글쓰기 초심자부터 등단을 준비하는 작가 지망생까지 다양한 상황과 층위의 학생들이 마주하는 답답함과 어려움을 세심하게 보듬으며, 구체적인 문장을 통해 개구리가 사람이 되어가는, 비언어가 언어로 만들어지는, 감각이 글로 다듬어지는 글쓰기의 현장을 생생하게 살려내는데,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손과 발이, 그리고 팓과 다리가, 이윽고 몸까지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다음에는 학생들과 나눈 독서토론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위한 책 읽기 공작소>를 전할 계획이라고 하니, 그 동안 더 많은 사람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글쓰기는 매우 기이한 행위다. 글쓰기를 욕망한다는 것은 다만 한 사람의 독자에서 한 사람의 저자로 변하고자 하는 것인데,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의 욕망은 마이크 건네받듯 간단하게 이루어지지가 않는다. 자신의 생활 스타일 혹은 자신의 정체성까지 모두 변하는 과정을 통해서야 만들어진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마흔, 멈추어 깊이 책을 읽을 때"
무언지도 모를 것에 쫓겨 앞만 보며 달려온 삶. 일일이 따져 묻기엔 너무나 바쁘고 조급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거대한 물음이 서늘하게 등줄기를 훑고 내려간다. '계속 이렇게 달려도 괜찮은 건가?' 시인 장석주가 이 마흔의 삶, 돌아갈 수도 나아갈 수도 없을 때 찾아오는 피로와 고독 그리고 책을 꺼냈다.

저자는 스무 살에 시인이 되고, 스물여섯에 책 펴내는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삼십대에 청담동에 빌딩을 짓는 등 '성공'이란 것을 거머쥔 듯한 그에게 불쑥 질문으로 찾아왔던 마흔을 먼저 고백한다. 이후 <논어>, <그리스인 조르바> 부터 <걷기의 역사>, <서정주 시전집>, <엄마를 부탁해>까지. 국가와 분야를 막론하고 기꺼이 그의 흔들리는 삶에 뛰어들어와 친구이자 스승이 되어 함께 답을 찾아 준 책들을 담았다. 나는 왜 샤워하면서 노래를 하고, 나만의 고전을 정하고, 친구에게 시를 써 보내거나 더 자주 사랑하지 못 했나. 그는 자신의 실패와 후회를 나누고 싶다고 적었다. 지나간 생의 절반이 흔들림을 느낀다면 멈추어 천천히, 또 깊게 남은 후반생의 길이 되어 줄 서재를 맞이하라고 조언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마흔은 어느덧 인생의 오후로 접어드는 시기이다. 변변하게 해놓은 일도 없이 천둥벌거숭이로 살아왔는데, 돌아보니 벌써, 마흔이다. 그 누군들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들은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리 많이 안다고 해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훨씬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게 인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살아만 있어줘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가시고기> 조창인의 간절한 목소리"
<가시고기>의 작가 조창인이 싸늘한 계절에 어울리는 소설을 5년 만에 내놓았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 은재, 얼굴없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가 죽음을 원하는 딸 해나를 이십 년 만에 처음 만났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잃고 절망에 빠진 딸, 자살중독자인 친구 미주가 자살을 한 후에도 살아남은 해나는 아직도 죽음을 꿈꾸고 있다. 중년의 말기 암 환자 아버지에겐 자살만이 해결책이라 여기는 딸이 너무 아프다. 꿈과 길을 찾아주고 싶지만 아버지에겐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작은 온기가 사람을 살게 한다. 이백만 독자를 울린 작가의 솜씨가 여전하다. ‘쿨’하지 못한 문장이 뜨겁게 삶을 긍정한다.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아버지와 딸이 시련과 상처를 극복하고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목숨을 걸 각오를 한 뜨거운 사랑이 간절하다. “나 지금 죽습니다.” 소녀의 목소리에 뜨거움으로 응답한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자살. 그 험악한 단어는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다. 국가 차원에서 아예 금지어로 지정해줬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너무 쉽사리 흔하게 쓰이고 있었다. 날마다 자살에 대한 뉴스가 언론매체에 오르내렸다. 그때마다 해나의 눈빛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가 저 멀리 불빛을 찾아낸 것처럼.
 “나는 스스로를 죽일 수 없단다.”
“죽으려고 했었잖아요?”
“열여섯 살이었다. 너의 엄마는 나에게 약속하라고 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 있겠다는 약속. 내가 불안했던 모양이었다. 너의 어머니보다 하루라도 더 살겠노라고, 대답했다. 돌이켜보면 그 약속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이젠 내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구나. 하늘이 준 목숨을 끝까지 잘 지켜낸다고, 참 장하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살아야 하는 이유
강상중 지음 / 사계절

"<고민하는 힘> 강상중의 두 번째 고민"
행복하기 위해 불행을 감내하는 삶은 행복한 걸까. 고통과 괴로움에는 눈을 감고, 가끔씩 찾아오는 일시적 안락함을 행복이라 믿는다면, 과연 그 삶은 행복한 걸까. 나아가 불안과 좌절이 연속되는 삶을 고통이라, 고민과 고통을 품어보지 못한 삶을 행복이라 구분할 수 있는 걸까. 전작 <고민하는 힘>에서 고민 끝에 얻은 강한 힘의 필요성을 설파한 강상중 교수는, 오늘 우리 삶이 놓인 구조의 문제를 차분하게 짚어가며, 그럼에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치열하게 탐구한다.

그의 논지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행복이란 목적이 될 수 없고 그렇게 구할 수도 없으며, 인생에서 마주하는 질문들에 차례차례 응답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결과가 행복이기에, 미래의 행복에 오늘을 유예하는 삶이 아니라 좋은 과거를 쌓아가는 일이 인생을 소중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책은 아들의 죽음과 일본을 강타한 3.11 지진을 마주한 그가, 앞서 말한 과정을 밟아가며 얻어낸 깨달음과 확신이다. 그가 스스로 묻고 고민하고 답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금 나의 문제가 고민으로 이어지고, 이런 고민을 통해 나의 삶이 어디쯤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행복, 위로, 힐링을 설파하는 수많은 책들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강상중의 통찰에서 이를 뚫고 나갈 힘과 용기를 마주하시길, 찾아내시길 기원한다. 그리고 응원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확실하다고 믿었던 모든 토대가 뒤흔들리는 시대입니다. 수영도 못하는 사람이 물에 빠진 형국이라고 할까요. 허우적거리며 발버둥치는 것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우리를 더 깊은 심연으로 끌고 갈지도 모릅니다. 강상중은 말합니다. 살려는 생각을, 심지어 나라는 자의식마저 버리라고요. 이럴 때 우리는 천천히 수면으로 떠오르는 자신을 발견할 테니까 말이지요. 절망을 끌어안을 때, 희망은 새벽처럼 찾아오는 법입니다. 그러니 절망에서 희망을 길어 올리려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저자의 절절한 속삭임을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강신주, <철학이 필요한 시간> 저자)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습관의 힘
찰스 두히그 지음 / 갤리온

"기억은 사라져도 습관은 남는다"
실업률은 치솟고 '안정된 일자리'라는 것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때다. 이 여기 하버드 MBA 출신이자 미국 언론인이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휩쓴 <뉴욕타임즈> 스타 기자가 있다. 무엇을 해도 자신있었던 그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한 가지는 다음과 같다. 매일 오후에 먹는 쿠키 하나. 그는 이 습관을 끊기 위해 700여 편의 학술 논문과 비공개 연구 자료를 파헤쳤고 300여 명의 과학자와 경영자를 인터뷰했다. '습관'의 힘이란 왜 이리도 강력한지, 쉽게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의 직업을 살려 습관의 비밀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그 기자의 이름은 찰스 두히그. 이 책의 저자다.
 
최근 연구 결과는 모든 행동의 40퍼센트가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애니팡 하트를 나누고, 커피를 사 마시는 것 같은 대다수의 일상적 행위들이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의 산물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습관은 단순히 개인의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조직, 기업,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변화 속도나 의지력 차이의 원인부터 단계별 해결책까지 신경 과학과 뇌 과학 그리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풀어 간다. 교회, 기업, 스포츠 팀 등에서 습관이 성공과 실패를 갈랐던 순간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후회할 줄 알면서도 왜 같은 일을 반복하는지, 그동안 변화를 위해 얼마나 헛된 노력을 일삼았는지, 이 책은 우리가 무엇보다 바꾸고 싶었던 바로 그것을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미국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의 연구자들은 한 실험에서 어떤 신호에 반응해서 스위치를 누르는 게 습관이 될 때까지 쥐들을 훈련시켰다. 쥐들이 성공할 때마다 보상으로 먹이를 줬다. 그 후 연구자들은 먹이에 유독성 물질을 넣어 고통을 느끼게 하거나, 쥐들이 먹이에 다가가면 바닥에 전기를 흘려보내 충격을 줬다. 쥐들은 먹이와 실험용 우리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독성 물질을 넣은 먹이를 먹지 않았고, 전기가 흐르는 바닥 근처로 가지 않았다. 하지만 습관 훈련 때와 똑같은 신호를 주면 쥐들은 기계적으로 스위치를 누르고 먹을 것을 먹거나 전기가 흐르는 바닥을 지나갔다. 그렇게 행동하면 구토를 하고 전기충격에 펄쩍 뛰었지만, 신호에 대한 반응은 변하지 않았다. 습관이 머릿속에 깊이 배어들어 쥐들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남자의 종말
해나 로진 지음 / 민음인

"남자의 종말은 인류의 기회다"
‘남자의 종말’이란 제목과 ‘여성의 지배가 시작된다’는 부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아마 지나치게 과격하다거나 현실을 과대포장했다는 느낌보다는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각종 고시의 합격자 수나 초중등학교의 남녀 학업 성적 등을 근거로 여성의 비교우위를 말하는 기사를 흔하게 접하는 데다, 20세기 후반부터 진행된 후기산업사회가 사회 전반을 장악하면서 나타나는 징후들, 예를 들면 기업과 사회의 인재상이나 가정 내 성역할의 변화를 이미 현실에서 체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개인의 체험을 그러모아 사회의 지표로 구성하고, 이 지표로부터 사회 변동의 추이를 읽어내는데, 마치 시트콤처럼 이어지는 생생한 사례들이 무척 재미난 데다, 한국의 상황을 하나의 장에서 세밀하게 그려내 더욱 관심을 끈다.

저자는 이 책의 출발점이 된 하나의 칼럼을 쓴 이후, 남성들에게는 여성의 승리를 선언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라는 오해(?)를 받았고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여성들의 끝나지 않은 투쟁을 희석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을 대하는 사람이라면(여성이든 남성이든) 이렇듯 어느 한 쪽에 서서 사태를 바라보는 태도를 넘어서서, 인간이 만들어가는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기존에는 남성들의 특징이라 여겨지던 폭력성이 여성들에게서도 자주 드러난다는 지적을 보면, 이 문제는 사회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가 아니라 현단계 인간 사회의 보편성이라는 층위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의 종말'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다면 아마 이 부분일 테고, '남자의 종말'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양성평등이 아닌 이 부분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남자의 종말'은 인류의 기회라 할 수 있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해나 로진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꿰어 내는 솜씨를 지닌 스토리텔러다. 그녀는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여성의 지배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눈을 뗄 수 없는 그림을 그려 냈다.(<타임>)

남자의 종말? 이것은 단순히 책 제목이 아니다. 이 말은 어느새 우리 시대의 인용구가 되어 가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이 오랜 세월 기다려 왔던 혁명이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뉴욕 타임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 일기
알렉산더 즈본킨 지음 / 양철북

"내가 이렇게 배웠더라면 좋았을 수학"
러시아의 수학자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저자는, 4살 아이와 그 친구들을 모아 수학 동아리를 만든다. 수업은 매주 1번씩 짧게는 15분, 길게는 한 시간. 그 4년의 기록이 때로는 수학 문제로, 때로는 육아 일기로, 어쩌면 교육에 대한 사색으로 정리되었다. 아이들이 수학을 잘 하는 것보다는 즐기도록 하는, 수학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대화하고 질문하는 시간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교육. 이 책은 ‘그때 내가 그렇게 배웠더라면 좋았을 수학’에 대한 안내서이자,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감한 육아 일기이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한국의 독자들에게 : 
우리의 과제는 그 호기심에 찬물을 끼얹지 않는 것,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성에 먹을거리를 주는 것입니다. 나중에 아이가 자라면 그때 짜임새를 갖추어 열심히 공부하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그때 아이들은 알겠지요. 공부란 단지 재미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그러나 아직 어렸을 때는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어린이들을 군인처럼 내몬다는 이야기나 네 살짜리 아이들에게 심각한 진짜 시험을 보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저는 공포를 느낍니다. 세계를 지각하는 데 어린이다운 직관이 어른에게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 같은 서양 사람들은 동양의 지혜에서 배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