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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래비티
조진호 지음 / 궁리

"그림 그리는 과학자의 놀라운 출현"
과학 분야에는 유독 만화가 많다. 말로도 공식으로도 이해가 쉽지 않으니 어려운 개념을 그림으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빈번한 편이다. 학습만화에서는 이런 시도가 꽤나 성공했지만, 교양서 영역에서는 래리 고닉 이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민족사관고등학교 과학교사 조진호의 <어메이징 그래비티>는 이런 문화 풍토에서 뜬금없이 솟아오른 ‘출현’이라 하겠다.

우선 누구나 영향을 받지만 특별히 알고자 하지는 않는 중력이란 개념과 실재를 철학과 과학의 발전사에 얹어 솜씨 좋게 그려냈다. 또한 아무래도 서양 중심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 유럽 그래픽 노블 풍의 때깔 나는 그림으로 고대와 중세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개념의 도식화에 성공했고, 눈에 보이지 않아 상상 속에서만 논쟁해야 했던 갖가지 중력 이론들의 엎치락뒤치락 하는 흐름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살려냈다. 그뿐인가. 이 와중에 등장하는 서른 명이 넘는 인물들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드러낸 데다(책의 마지막 부분을 꼭 열어보시기 바란다.), “중력이란 무엇인가요?””아무것도 아니에요. 전부입니다.” 같은 다소 썰렁하지만 의미 있는 유머도 곳곳에 숨겨두었다. 그야말로 단숨에 읽고 한눈에 중력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의 래리 고닉’이라 부르기에 아쉬움이 남는 이 작가의 다음 주제 ‘생물학’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과학’하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책이다. 아낙시만드로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2000년 넘게 이어진 “왜 물체가 떨어질까?”라는 물음에 대한 탐구를 탐정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끌고 간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러면서도 과학에 대한 경외감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정말 멋진 ‘만화’책이다.(안광복, 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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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
리처드 코치, 그렉 록우드 지음 / 흐름출판

"<80/20 법칙> 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가수 싸이의 세계적인 성공에 유튜브를 통한 뮤직비디오 확산이 가장 주효했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그간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기울였던 자신들의 숱한 노력을 무색케 한 싸이의 방식에 적잖이 당황했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룰이 변한 것이다.

'네트워크'와 '링크'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약 10년 전, '80/20 법칙'으로 전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리처드 코치가 이 새로운 세계를 파헤쳤다. 과거 핵심에 집중하라고 말했던 그는 2012년 현재, "지금 가장 중요한 20%가 미래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있는 지적을 한다. 그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사건들 혹은 낯선 사람들이 서로 얽히면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주목하며 굳이 네트워크의 친밀도나 만남의 빈도, 거리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를 이야기한다. 어떤 네트워크를 선택하고 언제 떠나야 할지부터 유용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인간적/사회적 차원의 실질적 방법까지, 과학자들의 발견을 분석해 일상용어로 쉽게 풀어썼다. 이 책은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고,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삶을 바꾸는 기술을 터득해 나아가 더 많은 성공의 기회를 만나게 해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의 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말할 때 흔히 강고한 혈연, 학연, 지연의 폐해를 거론하는데, 이처럼 강하고 폐쇄적이며 배타적인 연결을 많이 갖는 것이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결혼이나 취직을 하고 사업 기회와 파트너를 찾을 때 막역한 사람의 직접적인 도움보다는, 자세히 알지는 못하던 이들의 뜻하지 않은 도움이 큰 영향을 주는 경험을 하곤 한다. ...성공하고 윤택한 사람과 기업들은 무엇보다 이런 '약한 연결'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이들임이 밝혀졌다. 이 같은 새로운 네트워크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살아남을지가 책 속에 담겨 있다. - 채승병(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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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라지지 마
한설희 지음 / 북노마드

"엄마는 조용하고 곧 사라진다""
가족 사진집 하면 누구나 <윤미네 집>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거기에는 금방 크는 아이들과 나이 들어가는 부모의 모습이 가득 담겨 있다. 사진의 형식으로 쌓인 추억이 단번에 세월을 달음질시키는 순간들을 보노라면 달콤쌉싸름한 회한이 가슴 속에 천천히 밀려든다. 가족이 있는, 아니 추억이 있는 모두에게 와 닿는 그런 사진들이다.

<엄마, 사라지지 마> 역시 ‘가족 사진집’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앞서 말한 가족 사진과는 다르다. 많이 다르다. 우선 시공간의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부록처럼 딸려 있는 젊은 시절 사진을 제외하면 이 책 속의 엄마는 처음부터 집 밖으로 나간 일이 거의 없는 할머니다. 쏜살같은 시간이 안겨주는 회한도, 웃음과 슬픔이 담긴 사건들이 불러 일으키는 공감도 없다. 표정을 읽기 힘든 할머니 한 명이 낮과 밤의 빛 속에 있을 뿐이다. 여기에 사진의 톤이 분위기를 거든다. 대비가 강렬하지 않고 부드러워 천천히 회색 안으로 잦아든다. 말하자면 이 사진집은 기승전결이 없이 전적으로 소멸을 향하고 있다. 침묵과 죽음이다. 그러나 그 소멸이, 또는 이 사람이 바로 엄마다.

곧 생을 마감하게 될 엄마의 무표정한 얼굴들을 계속 담아내는 딸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나는 그저 추측할 뿐이다. 내가 아직 겪어본 적 없는 종류의 사랑일 것이다. 흔한 표현이지만 어쩔 수 없다. 60대의 사진가에게 기어코 침묵과 권태의 어둠 속으로 내려가기를 자초하게 만드는 이 바보 같은 작업을 다른 어떤 표현으로 설명해야 할 지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 예술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두 개의 거울, 두 명의 어머니, 두 가진의 눈물, 두 관점의 사진… 그녀의 사각형 외눈에 그려진 세계는 우리 가슴으로부터 섬처럼 멀어져가는 내 어머니들의 슬픈 상징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닫아버린 또다른 한 눈을 뜨라고 호소한다. 사랑한다고. -성남훈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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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대모험
이진 지음 / 비룡소

"2012 블루픽션상, 나는 원더랜드에 가고 싶다"
1980년대 후반 서울, 벌집 87호에서 소년은 살고 있다. 아버지는 한달 내내 일해 18만원을 받고, 동생은 선천성 심장병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다. 데모를 할 때마다 쫓겨나 마지막으로 쫓겨 올라온 벌집촌에서, 평생 터지지 않는 폭죽 같은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년 승협은 꿈과 환상의 원더랜드를 꿈꾼다. 동양 최대 규모의 놀이공원, 실내에도 놀이기구가 있다는 원더랜드 자유이용권은 무려 만원. 그는 행운을 잡기 위해 돌진한다.

머리숱이 적은 대통령, 심장재단을 하는 그의 아내, 데모를 할 때마다 쫓겨나는 가난한 부모의 거친 손, 가난을 불쾌해하는 학교 친구들,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던 1980년대 후반의 풍경이 소년의 입을 빌려 생생하게 그려진다. 사는 곳이 삶을 결정짓게 됨을 깨달았던 시기, 소년의 열망이 공간을 맴돈다. ‘그레이트 파이브’에서 상품을 타기 위해 벌이는 소년소녀들의 모험이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것은 이 환상이 ‘별거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환상 너머의 삶을 이야기하는 환상적인 이야기. 제6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갈 수 없다고 생각할수록 가고 싶다는 마음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원더랜드는 우리 동네에서 2호선 전철을 타면 사십 분 만에 갈 수 있는 곳에 생겨난다. 하지만 왜인지 미국보다 더 먼 곳에 있는 것만 같다. 집 한 채 값이 일 억이 넘는다는 강변의 아파트도, 동양에서 제일 거대한 샹들리에라는 것이 거꾸로 박혀 있다는 초호화 백화점도, 미국 사람들이 자고 간다는 초특급 호텔도, 원더랜드와 그 주변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내가 사는 우리 동네 뒷골목과 같은 나라, 같은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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