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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공선옥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1980년 5월 광주, 울지 못한 이를 위해"
‘화려한 휴가’는 5월 27일 막을 내렸다. 이후 사람들은 그 일을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지난 봄에 이 도시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갔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날 울어야 했던 이들을 외면했다. 공선옥의 장편소설은 그 울지 못한 이들을 위해 쓰였다. “김주사는 순애를 빨아먹어요”라는 소문의 주인공이 된 순애와 군인들에게 몹쓸 짓을 당한 정애 자매. 지금은 미치광이가 된 그날의 피해자 박용재와 그의 아내 묘자, 그날 총을 쏴야했던 군인, 아픈 사람 오만수와 그의 아내 용순까지. 한 마을에 모여살던 여인들은 ‘그 날’에 얽힌 수난을 감내해야 한다.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반가운 것이 아니고 부끄러운 일이 되었다.”고 말하는 나날을.

공선옥은 말의 맛을 아는 작가다. 그것을 아는 이만이 쓸 수 있는 풍성하고 강렬한 입말로 새마을 운동에 열심이었고, 영부인의 죽음을 슬퍼했고 소녀들을 학대했던 착한 사람들의 얼굴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나는 나한테 일어난 일은 잊기로 했지만 순애한테 일어난 일은 그럴 수가 없었다”라고 말한 정애는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낸다. 그 정애처럼, 우리가 잊고 있던 여인들의 삶을 위해 공선옥이 샤먼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영화 <지슬>에서 동굴 속 감자먹는 사람들을 위로한 흑백 영상처럼, 차마 울지 못했던 1980년 5월 광주에 살았을 여인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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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가 야, 보지야, 했을 때, 나는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한번 야,보지야, 했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야, 보지야, 세번째 부르고 나서 나는 공수부대보다 더 세단 말야 씨발, 했을 때, 나는 알았다. 그의 속에서 이제 짐승들이 활개 치기 시작했음을. 박용재 속의 아이는 나보다 더 떨고 있을 것이다. 나보다 더 울고 있을 것이다. 그 아이가 가여워 젖을 물리려는 순간 그의 속에서 짐승이 튀어나와 내 목을 졸랐다. 내 속의 아이가 버둥거렸고 내 속의 엄마와 그의 속에서 튀어나온 짐승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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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엘도라도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적 경기 침체로 환산 된 지 5년이 흘렀다. 여전히 경기는 좋지 않고 실업율은 올라가고만 있다. 이 책은 이른바 '2차 대공황'이라고까지 표현 되기도 하는 2008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던 폴 크루그먼 교수의 새 책이다. 그는 이제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고 하는 공허한 쳇바퀴를 그만 돌리고 본격적인 치료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 구체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전문 용어를 최대한 적게 쓰면서도 여전한 그의 직설적이고 간결한 표현이 돋보인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대규모 실업으로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까지, '죄악 수준'으로 방치하고 있는 이 불황의 명쾌하고 감동적인 '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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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는 피터 가브리엘과 케이트 부시가 1980년대에 불렀던 아름다운 노래를 가끔씩 듣곤 한다. 그 노래 가사의 배경은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던 힘든 시절이다. 피터는 절망에 가득한 목소리로 이렇게 노래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어요." 하지만 케이트는 이렇게 달랜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마세요." 우리는 너무나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모든 고통들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더욱 끔찍하다. 하지만 포기는 하지 말자.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우리는 이번 경기침체를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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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이들 1
에이브러햄 버기즈 지음, 윤정숙 옮김 / 문학동네

"간만에 만나는 커다란 스케일의 감동"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지에 가져간 소설로 유명한 작품. 미국에서만 200만 부 넘게 판매되고, 뉴욕 타임스 133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자연과 피로 얼룩진 에티오피아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운명의 광기에 맞서는 한 가족의 대서사시를 흡인력 있게 그려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 출신이며 의사인 저자의 인생이 등장인물들 속에 녹아 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외세의 입김으로 인해 험난해진 역사의 물결 속에서도 기어코 꽃피우는 여러 종류의 사랑, 특히 연인과 가족들 간의 사랑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스케일 큰 드라마가 안겨주는 벅찬 감동은 근래 작품들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바, 그렇다고 바로 고전 걸작들을 읽기에는 부담스러우시다면 <눈물의 아이들>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스토리 전개나 전반적인 묘사에 의학적 요소가 이만큼 긴밀하게 결합된 소설을 본 적이 없다. –존 어빙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중요한 사건이 터질 것 같은 예감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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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고경원 글.사진/ 앨리스

"고경원 신작, 길고양이들과 함께한 10년의 기록"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가족 학대 사건으로 네티즌들과 동물보호단체 사이에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어미고양이 한 마리와 새끼고양이 네 마리를 모두 밟아 죽이고 보란 듯이 화단에 사체를 유기했던 것. 공분을 사고 있는 또 하나의 사건은 음식물쓰레기통에 새끼고양이를 버린 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렇듯 작은 생명을 경시하고, 처참하게 학대하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고, 사회 내 유기동물, 길고양이에 관한 인식을 전환시키고자, 관련 대책을 세워 행동하는 실천가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느리지만 조금씩 유기동물, 길고양이에 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길고양이들에게도 제각기 사연이 있고, 소중한 삶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 한 권을 추천하고자 한다.
 
길고양이들의 삶을 존중하며 그들의 성실한 동행자로 살아온 고경원.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통해 길고양이들의 존재를 널리 알려온 그녀가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작업실의 고양이>에 이어 네 번째 고양이 책을 펴냈다. 이번 새 책은 2002년 종로의 한 화단에서 만난 삼색 고양이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길고양이들과 함께한 10년의 기록을 담은 것이다. 서울의 한 화단에서 거문도까지, 그녀가 만나온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사연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진다. 길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긴 이 책을 통해 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슴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행복한 길고양이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고양이 섬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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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김남희.쓰지 신이치 지음 / 문학동네

"김남희.쓰지 신이치, 1년의 동행 기록 "
한국의 대표 여행작가로 지난 10여 년간 세상 구석구석을 다닌 김남희와 일본의 슬로라이프 개념을 처음 제안한 문화인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쓰지 신이치가 함께 책을 펴냈다. 둘은 한일 공동 NGO 교류 행사 '피스 앤드 그린 보트'에서 처음 만나 올해로 5년째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 2010년 김남희와 쓰지 신이치는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함께 길을 나섰고, 부탄, 홋카이도, 강원도, 안동, 나라, 지리산, 제주도를 두루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은 두 저자의 1년의 동행 기록이다.

이 책은 '느리기에 행복한 삶'이란 같은 주제를 두고 두 저자의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생명평화운동을 실천하는 도법스님, 공정무역을 통해 '슬로 비즈니스'를 구현해온 나카무라씨, 생태평화운동가 사티시쿠마르 등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 안의 평화를 이루어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느리고 불편해도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전한다. 두 저자의 특별한 여행, 진솔한 기록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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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내가 쌓아온 성 바깥으로 나가 그 성을 균열시키고 흔드는 만남에 나를 내맡기기. 그런 만남을 통해 새롭고 긍정적인 기운을 내 안에 가득 채우기. 그렇게 돌아와 이곳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게 내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자 바람이었다. 그런 면에서 쓰지 신이치 선생님과 함께한 여행은 언제나 에너지를 가득 채우는 시간이었다. 나를 혹사하는 자기 긍정이 아닌, 내가 지구 위의 다른 모든 생명처럼 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긍정하는 것. 내 안에 생존을 위한 힘이 이미 내재되어 있고, 내가 살아갈 만한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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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밝은세상

"You will never walk alone"
<리빙 더 월드>는 제목 그대로 이 세계를 떠나버리려 했던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유년기부터 끝없이 닥치는 불행을 하나씩 헤쳐가는 주인공 제인의 역경이 각각의 에피소드처럼 이어지면서 커다란 그림을 완성해 간다. 가족이건 연인이건 간에 사랑과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불운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과만 마주치는 그녀는 그 불행들에 맞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앞선 시도가 실패했으니 그 다음에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운명은 제인의 선택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듯, 마치 이미 불행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는 듯 그녀를 점점 더 큰 비극 속으로 이끈다. 제인은 싸워도 보고 피해도 보고 아주 사라져버린 뒤에 새출발을 하려고도 하지만 그 모든 시도가 녹록치 않다. 왜 인생이 이러냐고 물어도 당연히 아무도 답해주지 못한다. 제인이 포기하는 순간 드라마는 끝날 것이다. 아니면 어떤 단계를 뛰어넘어 엔딩 너머로 달려나가야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를 읽어 본 독자들은 그가 결코 포기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러니 걱정 말고 함께 달려 보시기 바란다. 당신이 제인과 함께 걸을 때만큼은 아무리 커다란 역경이 닥쳐도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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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어떤 역경에 처하든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인디펜던트(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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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브
테일러 클락 지음 / 문희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가"
스트레스 때문에 시험을 망치고, 프레젠테이션 전날엔 반드시 밤잠을 설친다. 어디에 말하기도 민망한 이런 사소한 두려움들, 이 책은 우울증을 제치고 현대인의 가장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떠오른 '불안'을 다룬다.
 
일반적으로 두려움이라고 알고 있는 '너브NERVE'라는 단어는 동시에 'showing nerve (기세등등하다)'처럼 쓰이며 용기, 배짱을 의미하기도 한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사회비평가인 저자는 스스로 그리 대범한 사람은 아니라고 말하며 이 단어 '너브'야말로 이 책의 핵심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즉, 두려움은 극복해야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려움을 없애려고 생각한 사람들은 이 책의 과학적 연구 결과에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은 두려움과 '관계' 맺는 법을 이야기한다. 두려움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노력하고, 감정과 상관없이 옳은 일을 해내려는 '용기'로 환원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끊임없이 돋아나는 문제와 걱정으로 헤매는 이들을 위한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두려움이 어떻게 인지를 방해하는지는 몇 시간이고 설명할 수 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패턴을 보기도 하고(주식시장), 공포를 조장하는 정치구호에 넘어가 주걱턱에 바람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어느 우둔한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도 있다. 두려움이 클수록 이성적으로 유연하거나 느긋하게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위기에 처해서도 현명하게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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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 지음 / 봄아필

"정혜윤 PD 신작, 일상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정혜윤 PD는 독서가답게 전작 <침대와 책>,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등을 통해 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펴냈다. 이번 책은 독서가다운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책 이야기를 넘어, 삶을 바꾸는 것,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것에 주목하여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저자는 부와 명성이 아닌, 열정과 꿈을 좇으며 일상의 재발견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사생활의 천재들'이라 부른다. 이 책에 초대된 '사생활의 천재들'은 영화감독 변영주, 만화가 윤태호, 자연다큐 감독 박수용, 야생영장류학자 김산하, 청년운동가 조성주, 사회학자 엄기호, 정치경제학자 홍기빈, 천문인마을 천문대장 정병호. 8명의 주인공들은 이렇게까지 진솔해도 되나 싶게 각자의 목소리로 삶의 경험들을 툭툭 털어놓는다. 저자는 좌절, 아픔, 인내 등이 뒤섞인 그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에 묵묵히 귀 기울이고, 그 이야기에서 희망과 미래를 발견해낸다. '사생활의 천재들'이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노력과, 회복되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뭉근한 감동과 위로가 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내가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사람들, 나는 이 사람들을 그들의 재능이나 성공, 명성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다. 나는 그들을 그들의 열정 때문에 사랑한다. 그들의 뜨거움, 치열함, 쉽게 만족하지 못함, 애씀, 성실함, 견딤, 나는 틀렸다는 고백, 나는 내가 좋다는 고백 때문에 사랑한다. 이런 것들이 나에겐 희망이고 구원이다. 이들이 이 세상에 존재함이 나를 계속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나는 그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만 한다. 이들이 내 꿈의 주소지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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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하치의 마지막 연인, 그리고…"
하치와 마오가 돌아왔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은 바로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후속작이다. 시한부 연인이라는 특별한 관계를 이어가는 하치와 마오의 뒷이야기, 그리고 마오의 아들인 다마히코가 한 소녀와 만나 펼치는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우스포인트는 하와이 남단의 한 지역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하와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저 멋진 날씨와 경치 덕에 그렇게 괴롭지만은 않을 듯한 동네. 실제로 소설 속에서 사우스포인트의 풍광은 빛난다.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하와이' 그대로다. 또한 거기서 벌어지는 사건들, 사랑들 역시 사우스포인트의 햇볕을 받아 아른거린다. 뜨겁다가도 나른해지고, 부드럽다가도 따가워진다. 이 배경과 이 사랑들을 가만 보고 있으면 현실 감각을 좀 잃어버릴 수도 있다. 아니, <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자체가 판타지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렇게도 생각해 본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은 하치와 마오가 도착한 곳이 아니라 가고 싶었던 곳이 아닐까, 이 이야기가 그들의 꿈은 아닐까 하고. 이 소설은 그만큼 멍멍하다. 잠에서 깬 순간에도 귓가에 살짝 맴도는 꿈 속의 러브송처럼. 소설 MD 최원호

작가의 말 : 
빅 아일랜드 하와이 섬은 내게 특별한 장소입니다. 나는 그 장소를 사랑하고, 물론 살고 있지 않으니 어디까지나 짝사랑이지만, 언제 어디에 있든 그리워합니다. 그 장소에 가면 나는 실제로 사랑에 빠진 사람이 됩니다. 바람과 빛도 사랑스럽고, 이 순간이 아깝고, 더 보고 싶고, 아무쪼록 지나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글로는 아무리 그려도 그 마음에 미치지 못합니다.
- 요시모토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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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
박문호 지음 / 휴머니스트

"비로소 탄생한 뇌과학 교과서"
뇌과학은 최후의 과학으로 꼽힌다. 인간의 사고와 의식을 최대한으로 확장하면 우주이듯이 우주, 즉 세계를 최소한으로 줄여 사고할 수 있는 대상이 뇌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뇌의 활동이고 뇌가 세포의 집합 활동으로 의식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뇌 속에 우주가 있고 우주가 곧 뇌라는 (조금 말장난 같은) 이야기가 대략 성립하는 것이다.

이런 이해 때문인지 뇌과학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졌고 관련한 책도 여럿 나왔다. 하지만 뇌의 간략한 구조에 대한 설명에 그치거나 기억이나 꿈처럼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년 전 <뇌, 생각의 출현>으로 과학 공부 바람을 일으킨 박문호 박사의 신작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은 수 년 동안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정리해낸 최신, 최고의 뇌과학 교과서다. 600여 개가 넘는 도판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세세하게 짚어가며 설명하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감각, 기억, 의식, 언어를 앞서 이해한 구체적인 구조 위에서 생각하도록 구성된 이 책은, 탄탄한 뇌과학 입문서 역할뿐 아니라 신경세포에서 시작된 인간 현상을 이해하고 규명하는 과정을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인간의 의식과 마음이 어떻게 출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탄탄한 과학적 지식을 얻게 해주는 책이다. 뇌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진화론 등에 대한 진지한 지적 호기심이 있는 모든 사람이 늘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을 만한 책이다.(이정모,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박문호 박사의 강의를 다섯 번 들었다. 저자는 〈137억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 강의를 통해 과학문화운동을 한다. 빅뱅에서부터 인간 의식의 출현까지를 뇌과학,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을 넘나들며 밝혀내려는 그의 노력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뇌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조장희,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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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사전 만드는 이야기가 일본 서점대상 1위라니"
작년에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제노사이드>를 제치고 2012년 일본 서점대상 1위에 등극한 <배를 엮다>는 어떤 작품인가. 간략히 설명하면 15년에 걸쳐 사전을 만드는 출판사 사람들 이야기다. 서점대상은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서점 직원들이 직접 뽑는 상인 바,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15년 동안 사전 만드는 이야기가 제노사이드보다 재미있단 말인가. 그게, 정말 그렇다. 재미있다. 쉽고 빠르게 읽히는 가운데, 여러 등장인물들이 만나고 또 헤어지는 모습을 보노라면 묘한 감흥이 인다. 위대하지 않으면 어떤가. 사전 편찬이라는 거대하지만 작은(사람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일에 이토록 열성을 바치면서 직장인의 애환을 공유하는 사람들, 15년에 걸쳐 거듭 풀리고 엮이는 인간사를 보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대단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인생은 이런 거였으면 좋겠다. 이게 미우라 시온의 힘이다. 작가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조연들 각각의 인생도 꼼꼼히 챙기면서 인간사에 허투루 다루어져야 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직접적인 언급 없이도 상기시킨다. 모두 소중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사랑' 항목 말인데요… 뜻풀이 1번이 '더할 나위 없는 것으로서 대상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요. 그런데 그다음에 오는 예문이 '애처, 애인(정부라는 뜻도 있음), 애묘'라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안 좋습니까?" "안 좋아요! …애초에 애처와 애인을 나란히 적어 놓은 시점에서 '더할 나위 없는 것'이라는 뜻풀이가 모순되지 않나요? '아내와 애인 둘 중 누가 소중한지 분명히 해!' 라는 느낌이에요. 게다가 사람에 대한 사랑과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같이 있다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산만해요." "사랑에는 차이도 상하도 없습니다. 나는 키우는 고양이를 아내만큼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고양이와 성교는 하지 않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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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법
마이클 모슬리 외 지음, 이은경 옮김, 박용우 감수 / 토네이도

"당신은 너무 많이 먹고 있다!"
'SBS 스페셜-끼니 반란' 편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 직장인들의 점심 밥상에서 내내 화제였던 신개념 다이어트 또는 건강법, '간헐적 단식법'이 드디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영국 BBC 다큐멘터리 <먹고 단식하고 장수하라>에서 진행한 5:2 다이어트(5일은 충분하게 식사하되 2일만 제한된 칼로리를 섭취하는 방법)의 효과와 그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쓰여진 이 책은 다이어트를 위해 극한의 자기인내를 요구하지 않는다. 전세계적인 열풍이 입증하듯 오히려 그 방법은 쉽고 단순하다.
 
책은 현대인이 얼마나 자주, 풍족하게 먹는지에 대해 먼저 지적하고 간헐적 단식을 통한 다이어트 효과, 더 나아가서 는 건강 및 수명연장에 대한 실질적인 사례와 과학적인 데이터들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 책 뒤 쪽에는 하루 500kcal에 맞춘 (영국식) 식단과 특별히 한국인을 위한 식단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도움이 된다. '살 빼기 위한 다이어트'에서 '건강한 다이어트'로의 진화. 그 건강한 변화가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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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MD 도란

추천의 글 : 
몸이 가벼워진다! 매사에 즐거워진다! 지금 바로 건강 혁명에 동참하라! <뉴욕타임스>
1주일에 2일만 음식을 제한하면 날씬해진다는데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굿모닝 아메리카>
아주 단순한 메시지로 건강서의 블록버스터가 되다! <뉴저>
2013년, 세계인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내린 체중 감량법 <데일리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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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스릴러 소설의 또다른 가능성"
<나를 찾아줘>는 최근 소개되는 범죄 스릴러들에 비하면 현저히 느리게 시작한다. 다른 작품들에서라면 등장인물의 배경 정도로 간략히 소개될 법한 과거 이야기들이 계속 소개되면서 초반 전개 속도에 제동을 건다. 이쯤 되면 실종된 아내와 그 남편의 과거에 중요한 단서가 있다는 것 정도는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눈치챈다고 해서 금방 '과거'와 '현재'가 만나서 폭발하지는 않는다. 터뜨리기 위해서는 먼저 익혀야 한다. 이 익히는 과정을 좀더 즐겁게 만들기 위해 스릴러 작가들은 많은 장치를 사용하며, 여기서 작가들의 개성이 드러난다. 길리언 플린의 경우에는 보통 스릴러 소설에서 만나기 힘든 수준의 섬세한 묘사를 선보인다. 속도감에서는 확실히 불리한 장치다. 그러나 <나를 찾아줘>는 그걸 감안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한 커플이 만났다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에 대해 남녀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토로하는 모습, 그리고 21세기 미국을 강타한 불황이 젊은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 등 길리언 플린의 그물망에는 동시대의 삶의 조각들이 풍요롭게 들어차 있어서 그걸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다. 그리고 이 디테일들이 모여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튼튼하게 구축해 낸다.
 
<나를 찾아줘>는 이런 독특한 개성 때문에 다른 스릴러들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우며, 때문에 전형적인 스릴러를 기대했다간 초반에 진을 다 뺄 수도 있다. 천천히 책 속으로 들어가시기 바란다. '남과 여' 또는 '사랑과 전쟁'을 즐기다 보면 미스터리의 중심이 어느새 곁에 와 있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닉과 나는 가끔씩 사랑을 증명한답시고 남편에게 몹쓸 짓을 시키는 여자들을 비웃는다. 그것도 아주 대놓고. 무의미한 임무, 무수한 희생, 끝없는 자잘한 항복. 우리는 이런 남자들을 '춤추는 원숭이'라 부른다… 이거 입어, 그거 입지 마. 지금은 이 일을 하고 시간 나면 이 일도 해. '시간 나면'이란 바로 지금이야.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은 나를 위해 반드시, 반드시 포기해야 해. 그러면 나는 당신이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증거를 갖게 될 거야. 그것은 여자들의 시합이다… 남자들이 자기를 위해 희생하는 것들을 시시콜콜 나열하는 것보다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것은 거의 없다.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한다. "어머, 자기야, 나 감동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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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감각 기르기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옥희 옮김 / 마음산책

"이것이야말로 요네하라 마리다"
언젠가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연이어 소개하며 "또 요네하라 마리냐?"라고 묻는다면 "이번에도 요네하라 마리다."라고 답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발언을 취소하고 이렇게 바꿔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요네하라 마리다."라고.
 
일본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요로 다케시와 문학평론가 고모리 요이치부터 작가, 정치인, 통번역가에 이르기까지. 요네하라 마리가 열한 명의 대담자와 펼치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무규칙이종대화'에 가깝다. 전공 영역인 통역과 번역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국제 분쟁, 교육 문제, 일본 문화론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그는 때로 인터뷰어로 때로 인터뷰이로 자리를 바꿔가며 자기가 경험한 세계와 자기가 보고 싶은 세계를 재치 있고 힘있게 그려낸다.

아쉽게도 요네하라 마리는 2006년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렇기에 글 이외에는 그를 만날 방법이 없었다. 물론 글만으로도 그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책은 요네하라 마리의 나머지 절반, 혹은 시작이라고 할 그의 '말'을 채집한 표본이다. 나는 말과 글은 다르고, 둘을 사용하는 능력에도 편차가 있다고 믿어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건 나의 착각일 뿐이었고 제대로 갖춰진 언어 감각이란 양쪽 모두에서 빛을 발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의 책을 꾸준히 읽어왔지만, 그가 없어 안타깝다는 감각이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싶다. 살아있는 그의 말과 글을.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요네하라의 입담을 통해, 우리는 그녀가 살아온 삶의 폭, 그녀가 지닌 관심의 폭, 그리고 인간 됨됨이를 느낄 수가 있다. 또한 대화 곳곳에서 독특한 유년 시절과 다채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국제적인 감각과 개방적인 사고,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관용의 정신을 엿볼 수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대담집의 최대 미덕은 그녀의 톡톡 튀는 유머 감각과 풍부한 표현력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있을 것이다.(옮긴이의 말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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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나무 숲
권여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길을 잃은 이에게 숲에서, 권여선 소설집"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작가 권여선의 네 번째 소설집. 잊어버린 것들, 기억해야 할 것들에 관한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렸다. <길모퉁이>를 돈 순간 다단계와 고시원, 급여 가불로 이루어진 세계로 도달하고 만 이.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 숲>에서 "대체 정우는 어디로 간 것일 생각하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하고 환각을 보는 이. 권여선의 소설 속 사람들에게 슬픔은 느리게 오고, 기억은 스산하게 휘몰아친다.
 
"우주와 김치찌개, 신과 소주, 불멸과 한 개비의 담배가 병존하는, 투박하고도 초현실적인 유아론의 세계"에 살고 있는 애처로운 이들. 절대 잊지 못하리라 곱씹던 기억도 사그라지고 내가 기억하고 있던 사건도 진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나날들. 길을 잃은 이에게, 숲에서 읽기 좋은 일곱 편의 소설이 삶의 기억을 담아 말을 건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는 버스를 타지 않고 두 정류장 남짓한 거리를 걸었다. 적당한 보폭으로, 내가 지나치게 고독하고 우울하고 허기지지 않도록 조금씩 나를 달래는 방식으로 소삭소삭 걷다 보면, 밤의 산책은 독서로 혼미해진 내 영혼에 가느다란 실금을 내고 그 사이로 신선한 바람을 살그머니 들여보내주었다. (...) 아무튼 나는 뭔가 밤의 세례를 받고 씻기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으며, 혼돈한 사색 속에서 우주라든가 신, 불멸 같은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테마들을 사유하고자 애썼다. 그러나 그런 위대한 사색과는 별개로, 다른 한편 나는 심각한 허기에 시달리면서 세상의 온갖 기름진 음식과 짜릿한 소주 한 잔과 담배 한 모금을 그리워하며, 솔개 앞에 놓인 작은 병아리처럼 말초적인 감각의 유혹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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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의 기원
존 B. 던컨 지음, 김범 옮김 / 너머북스

"고려와 조선은 같은 나라일까, 다른 나라일까"
여말선초 하면 권문세족과 신흥사대부의 대립이 떠오른다. 권문세족은 대지주, 신진사대부는 중소지주, 권문세족의 사상적 기반은 불교와 (학문으로서의) 유학, 신진사대부는 사상과 학문 모두 성리학. 국사 교과서에서 배운 이런 비교 구도가 일반적이다. 이는 고려의 지배 계급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세력이 조선을 건국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제임스 팔레에 이어 해외 한국학을 이끄는 대표적인 학자 존 B. 던컨은 이런 인식과는 다른 정반대의 주장을 펼친다. 고려 전기부터 조선 전기에 이르는 시기, 5000여 명에 이르는 관료의 출신 성분을 조사한 결과 두 계층 사이에 뚜렷한 단절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뀐 왕조교체는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는 걸까?
 
그는 "조선의 건국은 지방자치를 극복하고 중앙집권적인 관료적 정치체제를 수립하려는 고려 전기의 노력이 거둔 궁극적인 열매"라고 평가한다. 핵심만 간추리면 조선사회의 역동성보다는 안정성에, 두 왕조의 단절보다는 장기지속의 관점에서 고려-조선왕조 교체기를 바라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한국 역사학계의 전통적인 해석과는 사뭇 다른 주장에 대해 어떤 평가가 이루어질지, 논쟁과 조정을 통해 어떤 새로운 시각이 드러날지 기대가 된다. 더불어 그간 다른 점에만 집중해온 독자의 시선에도 같은 점을 균형 있게 바라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획기적인 연구이다. 조선왕조의 본질과 기원에 관련된 기존의 여러 통성을 뒤집은 독창적이고 원숙한 업적이다.(제임스 팔레, 전 워싱턴대 교수)
이 책의 통계적 증거는 조선 전기 지배층의 구성에 관련된 이전의 견해가 틀렸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던컨은 지금까지 가장 풍부한 증거를 모았다.(마르티나 도이힐러, 런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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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외전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출간 20주년, 그 퇴마사들이 살아가는 법"
 한국 판타지를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시리즈 <퇴마록>이 출간 20주년을 맞았다. 현암과 준후, 박신부와 승희, 반가운 얼굴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공개된다. 본편의 주된 사건 이면에 있던 퇴마사들의 인간적인 면모나 생활상, 이야기와 이야기를 잇는 연결고리, 간략하게 언급만 되었을 뿐 구체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과거가 옴니버스식으로 나열된다.
 
현암과 박신부, 준후가 퇴마행을 시작하기까지의 일. 그들의 어설픈 첫 퇴마행, 처음 학교에 간 준후, 현암과 승희의 풋풋한 첫 데이트, 주기선생의 또다른 면모. 56k 모뎀의 인터넷 연결음을 듣고 천리안 명령어를 입력하던 기억이 반가운 인물들의 활달한 모습과 함께 떠오른다.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는 소식과 함께 찾아온 그들의 이야기, 역시 애틋하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놈은 비난의 에너지, 음의 에너지라고 환산되는 그 증오와 비난의 감정을 단말기와 통신망을 통해 끌어모으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퇴마사들이 단말기를 들여오자 그것을 �애 박 신부가 여전히 자신을 추적하는 중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능력을 발휘해서 겁을 주려 했고 그런 시도는 성공할 뻔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준후조차 덜덜 떨지 않았던가? 겁을 주어 자신을 추적하는 것을 단념하게 할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굳이 공격을 가한 것이리라. 그러나 교활하기 짝이없는 ‘그놈’도 실수한 것이 있다. 현암과 박 신부가 두려움 없이 나서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기를 찾을 줄은, 그리고 이렇게 빨리 진실에 접근할 줄은 몰랐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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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처럼
파멜라 드러커맨 / 북하이브

"좌절을 모르는 아이는 불행하다!"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잔다. 식당에는 어린이용 메뉴가 따로 없으며,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자리에 앉아 코스요리를 즐긴다. 프랑스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프랑스 엄마에겐 너무 당연해서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 미국 엄마에겐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기자 출신 저자는 파리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며 경험한 프랑스 육아를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프랑스 엄마는 자신만만하다. 자신의 육아를 의심하거나, 아이를 위해 조바심치지 않는다.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모든 것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지만 단호한 제한, 기다림과 좌절도 함께 가르친다. 아이를 세상의 중심에 놓고 전력을 다하고도 불안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미국 혹은 한국의 엄마들에게, 프랑스 엄마는 아이와 자신을 믿으라고 말한다. 아이는 아이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고, 부모도 마찬가지. 아이에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스스로 극복하고 적응하게 하는 것. 자유로운 철학자들의 나라 프랑스의 육아법이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 속에서 : 
그렇다면 프랑스인들은 아기들이 성경 속 주인공들이 시련을 견뎌내듯 엄청난 과정을 겪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약간의 좌절이 아기를 망가뜨린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잠, 꿈,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매번 아기의 요구에 응해주고 Non이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으면 아기의 인성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밀고 넘어서야 할 장벽,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대라는 장벽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P.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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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어 함박눈
다나베 세이코 지음 / 포레

"서른, 언니들은 나아간다"
<서른 넘어 함박눈>은 ‘문학적’이지 않다. 박찬욱 감독이 나왔던 맥주 CF처럼 ‘이건 말이야 페이쏘쓰가…’ 라고 할 만한 게 없다. 그러니까 인생의 책 비슷한 걸 찾는 분들은 이 책을 패스하셔도 무방하다.

<서른 넘어 함박눈>은 세계의 본질이나 실존의 조건 같은 거 아무래도 좋으니까, 어쨌든 봄이니까 애인 하나쯤은 필요하잖아, 라고 말하고 싶은 그 때 집어들어야 할 책이다. 연애하기에 불리한 조건들마저 어느새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 나이. 나는 왜 이러냐고 펑펑 울어봐야 소용 없다는 거 이제 잘 안다. 한때 타올랐던 불꽃 같은 사랑을 그대로 재현하리라는 기대도 거의 접었다(그러나 절대 완전히 접을 수는 없다).

이렇게 쓸쓸한 언니들이 많이 나오지만 <서른 넘어 함박눈>은 그 처연함에 파묻히지 않는다. 포기라니 있을 수 없다. 숫기가 없어 남자에게 말 한 번 제대로 못 거는 나라도, 단둘이 같이 사는 엄마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다 타이밍을 날려 버린 나라도, 청소에는 손도 안 대는 룸메이트가 청결 깔끔한 나보다 인기가 좋아도, 애써 그러모은 어장 속 남자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크다만 광어 같은 놈들만 두엇 남아있을 뿐일지라도 사랑은 여전히 지상과제다. 인생만큼 소중하지는 않지만 엄청 멋진 일이다.

물론 인생은 기적이 아니라 생활의 연속이고, 섣부른 기대도 실망도 없이 매일 쌓아 올리는 오늘들일 뿐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런데 그 오늘이 봄이고,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 두어 달쯤은 봄이니까, 꽃을 피워야지. 매일 꿈 꿔야지. <서른 넘어 함박눈>은 그런 역전의 언니들을 위한 유쾌한 스페셜 S/S 초이스다.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내가 목욕을 마치고 깨끗한 물을 끼얹고 있는데 건너편 남탕 쪽에서,
“이봐, 이봐”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퍼뜩 놀라 상대가 날 불렀을 리 없는데도 당황하면서,
“네”하고 대답했다.
“비누!”
남자가 말했다.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근처에 있던 젊은 여자가 얼른 비누 곽을 돌 칸막이 아래로 밀어줬다.
건너편에서 손목까지 털이 난 남자의 팔이 뻗어나와 비누 곽을 쥐었다.
(…)젊은 여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몸을 씻었다.
적당히들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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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
선대인경제연구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열심히 재테크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서민을 위한 진정한 경제 정보를 전달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출범한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첫 책이다. <세금 혁명>, <문제는 경제다>의 저자이자 '나는 꼽사리다'의 패널로도 활동했던 선대인이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OECD 국가의 2배에 달하는 비정규직 일자리 구조, 정권마다 바뀌는 경제 정책, 경제 수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복지 정책 등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불안감의 실체를 경제적인 문제로부터 출발해 해법을 제시한다.

대선부터 새 정부 출범 전후까지 연구소로 들어왔던 많은 문의들을 정리해 진단과 답을 함께 담았다. 그리스의 위기는 복지 과잉 때문인지, 88만원 세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주택청약통장은 진짜 꼭 들어야하는지, 집 지금 사도 되는지, 국민행복연금의 혜택은 누가 받을 수 있는지 등 국가와 사회 문제로부터 출발해 개인의 경제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짚어 주고 쉽게 풀어 썼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앞으로는 주택을 더 짓지 않아도 자연스레 주택이 남아돈다. 지금도 주택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웬만한 지역의 아파트는 계약금만 들고 가면 대부분 건설사들이 '어서 옵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혹시 상황이 변하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정말 그런 상황이 생기면 정반대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주택청약통장이 너무 남발돼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1순위만으로는 별다른 메리트를 가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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