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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공선옥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1980년 5월 광주, 울지 못한 이를 위해"
‘화려한 휴가’는 5월 27일 막을 내렸다. 이후 사람들은 그 일을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지난 봄에 이 도시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갔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날 울어야 했던 이들을 외면했다. 공선옥의 장편소설은 그 울지 못한 이들을 위해 쓰였다. “김주사는 순애를 빨아먹어요”라는 소문의 주인공이 된 순애와 군인들에게 몹쓸 짓을 당한 정애 자매. 지금은 미치광이가 된 그날의 피해자 박용재와 그의 아내 묘자, 그날 총을 쏴야했던 군인, 아픈 사람 오만수와 그의 아내 용순까지. 한 마을에 모여살던 여인들은 ‘그 날’에 얽힌 수난을 감내해야 한다.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반가운 것이 아니고 부끄러운 일이 되었다.”고 말하는 나날을.

공선옥은 말의 맛을 아는 작가다. 그것을 아는 이만이 쓸 수 있는 풍성하고 강렬한 입말로 새마을 운동에 열심이었고, 영부인의 죽음을 슬퍼했고 소녀들을 학대했던 착한 사람들의 얼굴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나는 나한테 일어난 일은 잊기로 했지만 순애한테 일어난 일은 그럴 수가 없었다”라고 말한 정애는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낸다. 그 정애처럼, 우리가 잊고 있던 여인들의 삶을 위해 공선옥이 샤먼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영화 <지슬>에서 동굴 속 감자먹는 사람들을 위로한 흑백 영상처럼, 차마 울지 못했던 1980년 5월 광주에 살았을 여인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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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가 야, 보지야, 했을 때, 나는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한번 야,보지야, 했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야, 보지야, 세번째 부르고 나서 나는 공수부대보다 더 세단 말야 씨발, 했을 때, 나는 알았다. 그의 속에서 이제 짐승들이 활개 치기 시작했음을. 박용재 속의 아이는 나보다 더 떨고 있을 것이다. 나보다 더 울고 있을 것이다. 그 아이가 가여워 젖을 물리려는 순간 그의 속에서 짐승이 튀어나와 내 목을 졸랐다. 내 속의 아이가 버둥거렸고 내 속의 엄마와 그의 속에서 튀어나온 짐승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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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엘도라도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적 경기 침체로 환산 된 지 5년이 흘렀다. 여전히 경기는 좋지 않고 실업율은 올라가고만 있다. 이 책은 이른바 '2차 대공황'이라고까지 표현 되기도 하는 2008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던 폴 크루그먼 교수의 새 책이다. 그는 이제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고 하는 공허한 쳇바퀴를 그만 돌리고 본격적인 치료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 구체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전문 용어를 최대한 적게 쓰면서도 여전한 그의 직설적이고 간결한 표현이 돋보인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대규모 실업으로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까지, '죄악 수준'으로 방치하고 있는 이 불황의 명쾌하고 감동적인 '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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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는 피터 가브리엘과 케이트 부시가 1980년대에 불렀던 아름다운 노래를 가끔씩 듣곤 한다. 그 노래 가사의 배경은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던 힘든 시절이다. 피터는 절망에 가득한 목소리로 이렇게 노래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어요." 하지만 케이트는 이렇게 달랜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마세요." 우리는 너무나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모든 고통들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더욱 끔찍하다. 하지만 포기는 하지 말자.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우리는 이번 경기침체를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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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이들 1
에이브러햄 버기즈 지음, 윤정숙 옮김 / 문학동네

"간만에 만나는 커다란 스케일의 감동"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지에 가져간 소설로 유명한 작품. 미국에서만 200만 부 넘게 판매되고, 뉴욕 타임스 133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자연과 피로 얼룩진 에티오피아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운명의 광기에 맞서는 한 가족의 대서사시를 흡인력 있게 그려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 출신이며 의사인 저자의 인생이 등장인물들 속에 녹아 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외세의 입김으로 인해 험난해진 역사의 물결 속에서도 기어코 꽃피우는 여러 종류의 사랑, 특히 연인과 가족들 간의 사랑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스케일 큰 드라마가 안겨주는 벅찬 감동은 근래 작품들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바, 그렇다고 바로 고전 걸작들을 읽기에는 부담스러우시다면 <눈물의 아이들>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스토리 전개나 전반적인 묘사에 의학적 요소가 이만큼 긴밀하게 결합된 소설을 본 적이 없다. –존 어빙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중요한 사건이 터질 것 같은 예감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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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고경원 글.사진/ 앨리스

"고경원 신작, 길고양이들과 함께한 10년의 기록"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가족 학대 사건으로 네티즌들과 동물보호단체 사이에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어미고양이 한 마리와 새끼고양이 네 마리를 모두 밟아 죽이고 보란 듯이 화단에 사체를 유기했던 것. 공분을 사고 있는 또 하나의 사건은 음식물쓰레기통에 새끼고양이를 버린 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렇듯 작은 생명을 경시하고, 처참하게 학대하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고, 사회 내 유기동물, 길고양이에 관한 인식을 전환시키고자, 관련 대책을 세워 행동하는 실천가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느리지만 조금씩 유기동물, 길고양이에 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길고양이들에게도 제각기 사연이 있고, 소중한 삶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 한 권을 추천하고자 한다.
 
길고양이들의 삶을 존중하며 그들의 성실한 동행자로 살아온 고경원.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통해 길고양이들의 존재를 널리 알려온 그녀가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작업실의 고양이>에 이어 네 번째 고양이 책을 펴냈다. 이번 새 책은 2002년 종로의 한 화단에서 만난 삼색 고양이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길고양이들과 함께한 10년의 기록을 담은 것이다. 서울의 한 화단에서 거문도까지, 그녀가 만나온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사연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진다. 길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긴 이 책을 통해 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슴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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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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