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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재발견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정민, 다산과 우리를 잇는 지적 네트워크의 링크"
정민 교수는 오랜 기간 18세기에 천착해왔고, 그중에서도 다산에 푹 빠져 지냈다. 다산이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배열해 체계적이고 유용한 지식으로 가공했는지를 간명하게 드러낸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이 5년 전에 나왔으니, 대표적인 한문학자 정민 교수에게도 다산은 깊고 넓은 존재임이 분명하다.

이번 책 <다산의 재발견>은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대개 정민 교수가 최초로 찾아내 소개한 다산의 편지들을 재료로 삼아 외부와 단절된 공간인 유배지 강진에서 어떻게 지적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운영했는지를 살핀다. 전작이 먹기 좋게 발라낸 살코기였다면 이번 책은 사료와 이를 해석한 학술논문을 재료로 구성한 뼈대다. 먹기에는 불편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함이 피어난다. 정민이 다산을 읽듯 말이다.

재미난 건 정민 교수가 자료를 찾아다니고 분석하여 나누는 모습이, 생활 공간의 구성에서 가족, 교우, 제자 교학에 이르기까지 생의 절정을 지식 탐구와 네트워크 형성에 쏟은 다산의 열정과 묘하게 겹친다는 점이다. 다산이 하나의 노드라면 이 책은 200년의 시간을 넘어 다산과 우리를 이어주는 네트워크의 링크라 하겠다. 정민이 다산에게 그러하듯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저자의 말 : 오랫동안 몰입해온 다산 관련 글을 한자리에 모았다. 다산 친필이 있다는 말만 들으면 어디든 찾아갔다. 새 자료를 수소문해서 만나고, 정리해서 번역하고, 논문으로 썼다. 손에 넣지 못하면 안절부절 몸이 달았다. 그렇게 모은 자료로 쓴 논문이 20편을 퍽 넘겼다. 지금도 나는 새 자료 소식만 들리면 어디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간에 쓴 글을 통해 바짝 마른 형해에 숨을 불어넣어 생명의 신호를 포착하게 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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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먹고살기
우석훈 지음, 김태권 그림 / 반비

"우석훈 경제대장정의 하이라이트 응용경제학 시작!"
<88만원 세대>부터 <촌놈들의 제국주의>와 <괴물의 탄생>까지 이어진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생태요괴전>과 <생태페다고지>에서 <디버블링>으로 이어진 생태경제학 시리즈. 우석훈의 경제대장정 기획의 마지막은 응용경제학으로 문화, 농업, 과학기술, 언론과 정당 네 권으로 이루어진다. 이번 책 <문화로 먹고살기>는 응용경제학 시리즈의 첫 책으로 경제대장정 시리즈 마지막 마디의 시작이다.

<문화로 먹고살기>라는 제목, 토건을 묻고 문화생태계를 살리자는 선언만 보면 뻔한 소리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번 책은 방송, 출판, 영화, 음악, 스포츠 다섯 분야의 문제를 꼬집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문화 산업의 특성을 살피지 못하고 규모의 확대와 수출 역군으로만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편향을 지적하고, 화물선이나 항공모함과는 달리 사람이 주인인 유람선에 문화를 비유하며,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와도 모두가 불만이 없는 가치의 확대재생산을 각 영역에서 구체화한다. 똑같이 수치로 문화를 보는 시선인데 방향은 정반대다. 여러 분야에 조응하며 나름의 해법을 찾아내는 경제학의 유연함이 즐겁다.

또한 전 MBC 사장인 최문순 강원도지사, 변영주, 류승완 감독과 배우 박중훈, 붕가붕가레코드 곰사장과 <한겨레21> 안수찬 기자 등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 수치에 가려진 진실에 다가서려 노력한 점도 높이 사고 싶다. 어려운 여건임에도 문화생산자로 살고 싶어하는 20대에게 보내는 우석훈의 애정, 말뿐 아니라 구체적 대안에 이르려 노력한 열정에도 박수를 보낸다. 모쪼록 경제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저자와 독자 모두 재미와 의미를 만끽하길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저자의 말 :  우리가 신경 쓸 것은, 우리 문화를 성공적으로 산업화하여 얼마나 수출할 것이냐가 아니라, 생산자든 기획자든 문화를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끼 밥을 제대로 챙겨먹는가, 그리고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자살을 고민하지는 않는가…… 그런 것들이 아닐까? 맨 앞줄의 선수들도 세끼 밥을 보장할 수 없다면 번영은커녕 대를 잇기도 어렵다. 우리는 문화를 팽창의 논리로만 보았지, 재생산의 눈으로는 보지 않은 것 같다. 누군가 일일이 조정하고 기획할 필요는 없다. 다만 더 많은 젊은이들이, 더 많은 여성들이 문화 영역으로 들어오고, 그들이 좌절하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인의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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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궤도 세트 - 전2권
배명훈 지음 / 문학동네

"‘이야기의 완전체, 이 소설 온다, 배명훈 온다!"
독자의 눈을 잡아 끄는 휘황찬란한 이야기의 향연. 혹은 삶의 비의를 날카롭게 포착할 줄 아는 눈밝은 이야기의 감동. 우리는 이런 소설들을 두고 ‘좋은 소설’이라 말한다. 첫 소설집 <타워>로 대중을 놀라게 한 소설가 배명훈의 첫 장편소설 <신의 궤도>는 확실히 좋은 소설이다. 15만년 후, 지구보다 덜 발달된 문명을 택한 행성 나니예. 아무나 건드릴 수 없는 제일 높은 선반 위에 아주 작은 ‘신’이 있다. 신의 궤도를 추적하는 자들의 삶에 얽혀있는 배신과 음모, 갈등과 사랑, 혁명과 낭만. 이 소설은 새로운 이야기의 틀을 설계해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행성 재벌의 ‘숨겨진 딸’ 은경(무려 출생의 비밀이다)은 언니 경라의 음모로 아버지를 암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냉동이 된다. 깨어난 곳은 십오만년 후의 낯선 행성. 아버지의 빨간색 삼엽기를 타고, 그녀는 사랑과 낭만의 행성 전쟁사속으로 빠져든다. 이복동생의 열여덟살 생일에 칼을 선물해 자살을 종용하는 언니 같은, 캐릭터의 구체성도 훌륭하다. 캐릭터와 이야기가 어우러져 영리한 이야기가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스릴, 쇼크, 서스펜스. 어느 것하나 부족함이 없다. <신의 궤도>는 2011년의 소설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해야 할 작품이 될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잠깐만요. 수사님. 수사님한테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하지만 그가 성큼 다가와 복부에 칼을 찔러넣은 순간 은경은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이야기를 좀더 들어줄 줄 알았는데. 바클라바가 아니라고 해도, 누군가의 장난이었다고 해도, 적어도 이 사람은 두번째 세상에서 만난 첫번째 친구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수사님한테 어떤 사람인지 알면 절대로 그런 말은 못 할 거예요. 십오만 년이나 날아온 일이 모두 허무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말문이 막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마저도 완전히 끊어져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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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과목별 교과서 읽기 능력
김명미 지음 / 경향에듀(경향미디어)

"교과서를 읽자, 제대로 읽어 보자!"
<초등 읽기능력이 평생 성적을 좌우한다>의 저자인 ‘독서 논술 교습소’ 김명미 원장이 7차 개정교과서를 집중 분석했다. 보통 국어를 잘하는 학생은 공부를 잘한다. 이는 교과서를, 문제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학습의 기본이라는 것을 말한다. 김명미 원장은 독서와 읽기 능력이 학습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번 강조하며, 학습의 기초 도구인 교과서를 제대로 읽는 법을 설명한다.

먼저 교과서 읽기 능력이 왜 중요한지, 교과서의 편집 체재는 어떠한지, 교과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안내해 준다. 그리고 7차 개정 교과서를 집중 분석하여, 주요 과목별로 교과서 읽는 법을 상세한 예시를 통해 알려준다. 누구라도 교과서로만 공부해도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증명해 주기를, 교과서 읽기 능력을 길러 ‘자기주도 학습’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이 책에 나온 시행착오 사례 중 한 엄마가 매일 아침 전과를 읽히지만 막상 아이는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한 사례를 보고 어쩜 나와 똑같은지 깜짝 놀랐다. 나 역시 학습의 기초가 되는 교과서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정도의 지식 수준을 갖춘 내가 읽기에는 교과서보다 전과가 요점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우리 아이도 나처럼 이것을 보면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이해도가 훨씬 높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 초 6 자녀를 둔 엄마 김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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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기술
조슈아 제프리 페퍼 지음 / 이경남 옮김 / 청림출판

"왜 누구는 가지고 누구는 가지지 못하는가"
개인의 이익 추구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권력 추구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 아니며, 심지어 해로운 것이라고 여기는 생각은 17-18세기 도덕철학자들로부터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은 여전히 권력이란 누구나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라 일부 개인, 즉 있거나 가진 자들이 추구하는 것으로 여긴다.

과연 그럴까? 인재 경영의 창시자이자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등으로 알려진 세계적 석학 제프리 페퍼는 권력에 대한 이런 보편적 인식에 대해 단호히 '편견'이라고 반박한다.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권력 추구를 향한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때문에 우리는 권력의 본질을 인지하는 동시에 권력 추구에 대한 욕망에 대해 솔직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대를 뛰어넘어 통용되는 권력의 법칙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를 통해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권력을 획득했는가'로 부터 '권력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까지 일관된 시선을 유지하며 이어지는 저자의 제안은, 때문에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실제적이다. 지금 당신이 혹시 피우지도 않는 담배연기를 맡아가며 대화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 이 책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책보다 훌륭한 멘토가 되어 줄 것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최적의 네트워킹 전략은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가능한 한 많이 알고 지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 있는 조직이나 단체에 가입하거나 관계를 맺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그 사람들을 모두 잘 알거나, 그들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는 없다. 이는 진정성도 없는 허울뿐인 관계라도 일단 맺고 보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가까운 관계만 고집하기보다는 폭넓고 다양한 관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도움이 될 만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만드는 데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단, 그런 유대는 가능한 한 많고 다양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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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4.0
아나톨 칼레츠키 지음 / 위선주 옮김 / 컬처앤스토리

"자본주의의 네 번째 시스템 전환이 시작됐다"
지난 8월 6일,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고 세계경제는 2008년에 이은 익숙한 혼돈에 다시 빠졌다. 예상 되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S&P는 정부부채 한도 증액 협상에서 드러난 미 정치권의 상황을 언급하며 현재의 경제위기의 주된 원인이 경제보다는 정치에 있다는 점을 밝혔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그 지점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정부가 간섭하지만 않으면 효율적인 시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고전학파의 이론적 가정은 정치선전의 형태로 타락했고, 시장근본주의 이데올로기를 부추겨 위기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때문에 이 책은 2008년의 금융위기에 대한 분석부터 다루지만, 단지 그 기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거나 그 책임 소재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주의의 자기 진화'라는 역사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위기를 독창적으로 해석한다. 이 책이 다루는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망은 얼핏,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정치와 경제, 정부와 민간기업의 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는 경청할 만한 충분한 의미가 있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앞으로 정치를 하려면 자본주의는 위기가 발생하기 쉽고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으며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정부의 결정은 관료주의 갈등에 의해 왜곡되고, 끊임없이 로비의 대상이 되며, 종종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민주적 자본주의를 믿으면서 동시에 민주적 자본주의의 많은 결함과 모순을 인정하려면 회의주의와 논리를 거스를 수 있는 지적인 용기가 모두 필요하다. 이러한 용기를 '담대한 회의(Audacity of Doubt)'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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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김병만 지음 / 실크로드

"‘달인’ 김병만 첫 자전에세이"
키 158.7센티미터, 고졸출신, 건설현장 근무, 노숙 생활, 7번의 낙방, 조연… 김병만은 남보다 많이 배운 것도, 가진 것도, 특별한 것도 없는 사람이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달인’으로 큰 인기를 얻고, 각종 코미디부문 최우수상, 예능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눈물과 땀으로 채워진 고난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희극배우의 꿈을 안고 상경한 그를 기다린 건 가혹한 현실 뿐이었으나, 그에게는 그런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꿈과 강인한 도전정신이 있었다. 오로지 자신의 꿈을 향해 쉬지 않고 한 길로만 걸어온 개그맨 김병만, 이 책에서 처음으로 코미디 한 장면을 위해 참고, 극복하고, 노력해온 전 과정을 있는 그대로 풀어낸다.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하는 그가 진심을 담아 겸손하게 기록한 첫 자전에세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 분명 도전과 감동을 줄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대개의 스타들이 다른 곳으로부터 빛을 받아 그것을 반사해서 반짝이는 데 비해 병만은 스스로 발광發光하는 스타다. 그가 만드는 코미디는 자신이 작가이고 프로듀서이며 배우이다. 모두가 삶 속에서 스스로 관찰하고 발안하고 학습하고 몸으로 빚어내는 작품이다. 세상에 스타가 많지만 스스로 발광하는 스타는 우리 곁에 몇 안 된다. (중략) 이 책은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향한 약속의 편지이면서 자신에게는 스스로를 성실과 노력의 감옥에 가두는 좌우명이 되었으면 한다. - 이응진(KBS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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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폭력의 바다를 건너, 우리는 꽃의 나라로 간다"
한창훈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홍합>을 낼 때도, 바다와 섬의 이야기 <나는 여기가 좋다>를 낼 때도. 바다와 섬의 작가 한창훈이 뭍으로 왔다. 도시의 남쪽 역에 내린 소년이 도시에서 처음 목도한 것은 바로 폭력이다. 교사는 학생을 때리고, 학생은 더 약한 학생을 때린다. 아버지는 나를 때리고, 친구의 아버지는 사람을 죽였다. 퇴폐적인 벙어리 여자, 친구 영기의 여자친구 진숙, 자신의 입술은 한 남자만을 위한 것이라는 박정화. 도시의 소년은 폭력과 자극을 배운다. 그리고 소년의 시선은 학교 밖을 향한다.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꿈틀대는 도시. 함성과 최루탄 냄새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소년은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폭력을 경험하고 만다.

짧고 긴박한 문장은 폭력의 세계를 치열하게 좇는다. 고등학교 시절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국가폭력(광주항쟁)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이 아프게 다가온다. 폭력과 죽음, 그리고 그것들이 머물고 있는 흰 꽃의 나라. 폭력의 시대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그리하여 이 소설을 읽힐 가치가 있다. 한창훈은 작가의 말에서 “사랑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보다 미워할 것을 분명하게 미워하지 않아 생긴 게 더 많다”고 말했다. 아직 우리는 우리의 시대를 제대로 미워하지 못했다. 미워해야 할 것들과 함께, ‘우리들의 변성기’(시인 김경주의 말대로)가 이 소설에 아직 머물러 있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때가 되면 인호도 일등 항해사가 되어 선원들을 때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이 되어서 누구를 때리고 있을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어른이 되고 싶은 건 누구를 때리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이제는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게 중요하다. 내가 본 어른들은 모두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았다. 대신 주변 사람들이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거리낌없이 했다. 그러면서도 맞지는 않았다. (…) 많이 맞은 사람이 많이 때린다고 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그 되풀이를 끊어야 하는 게 아닌가. 나는 맞기만 하고 때리지는 않는 첫번째 사람이 될 것이다. 최소한 자식을 때리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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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문워킹을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이순(웅진)

"내 머릿속에서 지우개를 꺼내는 방법"
뭔가 기억나지 않을 때, 나이 탓인가, 디지털 치매인가 등등 고민에 휩싸인다. 그러다 며칠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잊고 마음 편히 살아간다. 한편 어떤 사람은 1분 안에 뒤섞인 카드 56장을 순서대로 머리에 집어넣고 차례로 풀어낸다. 그런가 하면 보통 사람도 수천 장의 이미지를 주르륵 보여주고 두 개를 골라 어떤 게 먼저 나왔는지 물으면 90%가 정답을 말한다(고 한다. 사실 보지 않아서 믿을 수는 없다).

이렇듯 다채로운 기억의 양상을 추적한, 아니 경험한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저자 조슈아 포어는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기억력 대회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을 취재하러 갔다 우연히 기억의 비밀에 흥미를 느껴 1년 동안 기억의 마스터들에게 훈련을 받고, 기억에 관한 다양한 연구 사례를 취재하고, 엄청난 기억력의 소유자와 빈약한 기억력의 소유자를 만나며 기억을 묻고 듣는다. 결국 1년 후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미국 대표로 세계 대회에까지 출전한 그는, 여전히 불필요한 걸 기억하고 중요한 걸 잊는 보통 사람이다.

이렇듯 기억을 둘러싼 신나는 체험만으로도 즐거운데, 이 책은 다량의 기억을 외부 저장 장치로 옮기는 데 성공한 현대 문명, 기억에서 색인과 검색으로 변모한 지식 체계, 기억의 방법에 있어 여전히 고대로부터 멀어지지 않은 인간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며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구현한다. 특히 암기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너무나 갑작스런 의미 축소를 빠른 시간에 경험한 한국사회의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문득 저자가 동아시아 문화의 주산과 암산을 경험해보았으면 어땠을까, 두뇌를 넘어 몸의 기억까지 함께 다뤘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영단어가 잘 외워지지 않거나, 방금 전 들은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만나 당신의 기억을 깨울 적절한 때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모험을 가장한 과학 저널리즘이자 인간의 기억에 대한 탐구가 생동감 있게 가미된 교양 소설.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는지, 어떻게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라.(조나 래러,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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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없는 사람
심보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슬픔이 없는 15초>가 지나고, 심보선이 왔다"
“가끔 슬픔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고 했던 시인 심보선이 돌아왔다. 2008년 출간되어 눈 밝은 시 독자에게 꾸준히 사랑 받아 온 <슬픔이 없는 십오 초>이후 3년, 시인이 낸 두 번째 시집이다. 여전히 슬픔이 가득한 세상, 시인이 그리워하는 대상은 눈앞에 없는 사람이다. 발문을 쓴 진은영의 말대로, 우리에겐 ‘부자 아버지를 갖는 행운’이 없었고, 따라서 언어의 저택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나, 그래서, 우리는 허름하게 부서진 건물 안에서 만나 연인이 되고, 친구가 될 수 있다.

시인이 찾아낸 ‘기쁨과 슬픔 사이의 빈 공간에 딱 들어맞는 단어 하나’는 바로 사랑이다. “매미 한 마리가 땅바닥에 배를 뒤집은 채 느리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 주는 일”(좋은 일들)처럼 사소한 것이어도 좋다. 용산과 한진에 필요한 것도, 사실 아주 사소한 것이 아니었겠는가. 이 시집은 예술의 적요한 고독 대신 마주잡은 손의 온기를, 침묵이 아닌 소요와 동반을 말한다. 내내 그리워하는 일, 그리하여 그의 서정이 반갑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우리는 초대장 없이 같은 숲에 모여들었다. 봄에는 나무들을 이리저리 옮겨 심어 시절의 문란을 풍미했고 여름에는 말과 과실을 바꿔 침묵이 동그랗게 잘 여물도록 했다. 가을에는 최선을 다해 혼기(婚期)로부터 달아났으며 겨울에는 인간의 발자국 아닌 것들이 난수표처럼 찍힌 눈밭을 헤맸다. 밤마다 각자의 사타구니에서 갓 구운 달빛을 꺼내 자랑하던 우리. 다시는 볼 수 없을 처녀 총각으로 헤어진 우리. 세월은 흐르고, 엽서 속 글자 수는 줄어들고, 불운과 행운의 차이는 사라져갔다. (나날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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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맨 Idea man
폴 앨런 지음, 안진환 옮김 / 자음과모음

"21세기의 지도를 바꾼 아이디어맨"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세운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책이다. 아마 대다수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의문을 품을 것이다. MS에 빌 게이츠 말고 다른 '헤드'가 있었나? 빌 게이츠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동안 폴 앨런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1974년 12월 빌 게이츠에게 최초의 PC인 알테어 8800에 돌릴 베이식(BASIC) 개발을 위한 협력을 제안한 이도, 21세기의 지도를 바꿨다고 평가 받는 1975년 MS 창립 당시 빌 게이츠의 옆에 서 있던 이도 폴 앨런이었다.

음악, 스포츠, 우주를 두루 사랑한 저자의 인문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아이디어와 빌 게이츠의 경영적 행동력의 만남. 책은 "마치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 솔로 연주를 보는 것과 같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사고하는 폴 앨런과 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매력적인 스토리들로 가득하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상대적으로 빌 게이츠나 현재의 CEO인 스티브 발머에 비해 국내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 만큼이나 유명하고 열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간 인물로 평가된다. (중략) 단지 IT기술이나 사업에 성공하는 비즈니스맨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열정적인 한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 정지훈(<거의 모든 IT의 역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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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시모키타자와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좋아하니까 믿는 거예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들은 대부분 치유에 대해 말한다. 이때 상처는 치유되기 위해 발생한다. 바나나의 소설에서 해결되지 않는 상처는 없다. 그 해결책이 고독이나 홀로서기라고 해도, 어떻게든 사람은 성장하고 상처는 그 주춧돌이 된다. 이번 신작 <안녕 시모키타자와>도 예외는 아니다. 슬픈 사건이 생기고, 그 상처를 안은 채로 누군가는 살아가야만 한다. 그래서 바나나의 신작이 나올 때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다른 무엇도 아닌 ‘이번에는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그녀의 소설들은 관계에서 상처입은 자들이 들려주는 생존기, 회복과 치유의 천일야화다.

<안녕 시모키타자와>는 역대 바나나의 소설들 중에 가장 순진하다고 할 수 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은 그곳에 모여 서로 기대어 쉰다. 타인을 믿고 친구가 되어 고통과 기쁨을 나눈다. 어릴 때나 가능했던 그런 순진한 전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성인’ 독자들처럼, 소설 속의 주인공 역시 그런 순진함을 덥썩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언젠가 놀라운 일들은 생기게 마련이고, 이 소설 안에서는 그것이 신뢰의 형태로 나타났다. 그 신뢰는 아마도 작가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시모키타자와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니까 믿는다. 그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믿음의 비결이다. <안녕 시모키타자와>는 그 비결을 차분히 설명하는 작가의 흐뭇한 고백 같은 소설이다. - 문학 MD 최원호

책속에서 : “엄마 아까 뭔가에 지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게 뭐야? 아빠?” “아니. 인생은 반듯하게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거짓 가르침에 질 것 같아. 제대로 살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생길 것 같아서 열심히 기를 쓰고 살아왔는데, 생각할 수 있는 가혹한 일 중에서도 정도가 아주 심한 일이 벌어졌잖니. 아빠가 빚을 지기 전에 죽어 준 게, 그나마 고마운 일이라니 너무 슬픈 일이야. (중략) 그 사람이 죽은 게 엄마 탓이라고는 생각지 않아. 하지만, ‘어른이 되어 반듯하게 제대로 살다 보면 어떻게든 된다.’라는 가르침으로 나를 세뇌한 이 세상 모든 것에, 지금은 그저 반항하고 싶은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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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 왕의 공부
김태완 지음 / 역사비평사

"공부하지 않는 왕은 나라를 망친다"
조선 지식인이 어떻게 이론과 실천을 함께 추구했는지 천착해온 김태완. 전작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가 국정 운영자인 왕이 자신과 함께 뜻을 펼칠 파트너를 가리는 내용이었다면, 신작 <경연, 왕의 공부>는 왕이 그들과 함께 어떻게 국정을 논의하고 운영했는지를 살펴보는 시도다. 시험이 아닌 실제 상황이기에 더욱 치열하고 깊이 있는 고민이 펼쳐진다.

‘우선 하루 (최대) 다섯 번에 걸쳐 진행하는 경연의 장면을 그대로 재현해 보여준다. 두 번째로는 경연의 교재가 무엇인지, 누가 경연관으로 참여했는지, 모범생은 누구이고 문제아는 누구인지를 차례로 짚어가며 경연의 큰 그림을 그려낸다. 세 번째로는 기대승과 율곡이 기록한 사료를 바탕으로 경연의 역할과 기능, 실제 의미를 당대의 상황 속에서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화룡점정은 마디마다 치고 들어오는 저자의 평설이다. 왕에서 대통령으로, 백성에서 시민으로, 국가에서 사회로(?) 각각의 모습은 변했지만 왕이 경연에서 그러했듯 우리도 당대와 역사를 공유하며 그들의 철학을 공감할 수 있다.  

‘저자는 집필하면서 권력, 권력자, 지식인, 인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이 고민은 경연장에 마주 앉은 왕과 신하의 고민이자 누군가를 지도자로 뽑고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시민의 고민과도 같다. 이제 하나의 주체가 빠진 공허한 광장이 아니라 모두가 머리를 맞댄 '경연장'에서 지금의 문제를 함께 나누길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자신의 언행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할 줄 아는 정도의 지각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당의 시인의 이름쯤을 몰라도 괜찮다. 한시 한두 구절은 못 외워도 상관없다. 가끔 성질에 못 이겨 상소리를 내뱉어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정치적 선택이 어떤 역사적 위상과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반성하고 성찰할 줄 알아야 한다. 반성과 성찰을 하는 사람은 남의 비판과 충고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일 줄 안다. 옛날 현명한 왕들은 남의 좋은 충고를 들으면 그 말에 절을 했다고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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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막막하고 거대한 인생을 건너는 단 하나의 나침반"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의 저자 스티브 도나휴가 5년만에,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신간을 출간했다. 전작에서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한 동시에 아름다운 사막에 인생을 비유해 독자를 사로잡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속을 여행하는 바다거북들의 삶을 통해 '인생'이라는 두려운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나침반을 제시한다.

전작에 매력을 더했던 유려한 문체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례, 비유는 여전하다. 거기에 이 책은 생의 시작과 마지막의 시간순을 기초로 해 인간과 바다거북의 여정을 번갈아 보여주며 흥미와 몰입도를 더한다. 저자는 특히 바다거북이 생의 여정 내내 머릿속에 안고 살아가는 마그네타이트라는 나침반처럼 인간의 가슴 속 깊숙이 존재하는 나침반에 귀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하고 싶은 일들과 함께 이 막막하고 거대한 삶이라는 여행길 한 걸음 한 걸음을 곧게 내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지금 당장 끌림을 따라가기 어렵다면 무엇이 당신을 이끄는지 적어보라. 휴대전화에든 노트든 컴퓨터든, 당신을 이끄는 무언가를 노트북에 언제든 적어보라. 그리고 잠들기 전, 목록을 보면서 당신의 관심을 이끌었던 많은 것들을 되새겨보라. 다음날이나 일주일 후에 다시 똑같이 해보라. 그리고 목록이 길어졌는지 점검하라. 같은 종류의 것들이 당신의 마음을 끌지 않았는가 확인하라. 그저 무엇이 당신을 이끄는지 알아차리기만 해도 끌림에 대한 당신의 감각은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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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열쇠
타티아나 드 로즈네 지음 / 문학동네

"왜 작은 역사들은 다 슬픈가요?"
역사책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 주체와 그에 영향을 받는 객체의 이름을 지워 보자. 이름을 지운 역사는 하워드 진이 말한 것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억압과 항거의 역사다. 단지 누가 했고 누가 당했느냐의 차이 뿐, 억압과 폭력은 지속적으로 재생산된다. <사라의 열쇠>가 처음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 폭력의 주체가 낯설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이미지를 잘 쌓아 온 프랑스가 자국의 수도 한구석에 화장실도 없는 유대인 수용소를 가졌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과정은 기존의 수많은 홀로코스트 문학과 별 차이가 없는데, 독자들은 오히려 그 아무 차이 없음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악은 예외 없이 만개한다는 예감. ‘프랑스의 유대인 수용소’는 당시의 세계 어디에도 평화와 자유를 신봉하는 곳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의 상징이다. 다시 하워드 진에 따르면, 그게 사실이다. 당시의 그 어디에도 평화와 자유를 신봉하는 곳은 없었고, 인류의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도 그런 곳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슬픈 이야기는 더 이상 ‘원래 그렇게 나쁜 놈들인 독일 파시스트들’만을 공격할 수 없게 만든다. 프랑스도 다를 바가 없었고, 유럽 그 어디도, 미국도, 전 세계 어디도 다르지 않았다. 이 소설은 불의 앞에서 침묵하고 권력을 위해 사람을 죽였던 인류의 모든 과거와 현재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바로 우리들에게. - 소설 MD 최원호

폭력의 역사를 고발하는 문학 :  
<주기율표 >
<아우스터리츠 >
<쥐 I>
<죽음과 소녀 >
<불의 기억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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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 전쟁
소다 오사무 지음 / 양철북

"1500만부 판매의 전설, <우리들 시리즈>의 시작!"
종업식 날, 1학년 2반 남학생이 모두 사라졌다. 공부와 규칙,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들은 빈 공간에 '해방구'를 만들었다. 어른들은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 아이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전쟁'을 치른다. 위대하고도 사소한 전쟁에 몸을 던진 작은 ‘우리들’, 종업식 날 유괴당한 친구 나오키를 구하고, 해방구를 끝까지 사수할 수 있을까?

20여 년 간 일본 독자의 호응과 찬사를 꾸준히 받아온 '우리들 시리즈'의 첫 권. 시리즈 전체가 1,500만 부나 판매되었고, 책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숨가쁜 전쟁, 발랄하고 빠른 호흡이 독자를 붙든다. 그렇지만 청소년의 이야기에 국한된다고 하기엔 이 아이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그리 가볍지가 않다. 전공투 시대의 열렬한 청춘 역시 결국 부모가 되고 똑같은 기성세대가 되어 아이들의 혁명을 막으려 하는 현실. 퇴직 후의 삶만을 준비하는 교장, 체벌교사, 무자비한 경쟁체제를 강요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방해하는 현실. 비단 소설만의 모습은 아닌 현실 속, '말 잘 듣는 착한 어른'이 되기보다는 분노하는 아이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소개한다. 마침내 이 책이, 우리에게 왔다.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어른들은 왜 아이들한테 잔소리를 해대는 거예요?” “그야 좋은 어른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러지.” “어떤 게 좋은 어른인데요?” “잘난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지.” “그게 좋은 어른이에요? 순 멍청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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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그랬어요
문경보 지음 / 샨티

"내가 외로울 땐 누가 날 위로해주지, 바로 여러분"
모교에서 스물두 해 동안 국어교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교사 문경보. 전작 <흔들리며 피는 꽃>에서 아이들과 나눈 대화를 진솔하게 들려준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상담심리교육을 공부하며 한층 깊어진 소통의 경험을 전한다.

아버지를 힘들게 하고 싶어 친구의 지갑을 훔쳤다는 영균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한편으로 편한 마음이 들어 상복을 입지 못하겠다는 제자, 개천에서 난 용이 되어야 한다며 공부에만 집착하는 가난한 경한이. 자기 삶의 문제에 마주한 열일곱 청춘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읽는 눈을 시리게, 공감하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외로워서 그랬어요’란 제목은 하나의 표제가 아니라 이 책 전체를, 다시 말해 청춘의 삶, 함께 사는 우리, 그 사이의 소통 모두를 아우른다. 외로워서 거짓말을 한 양치기 소년의 심정을, 힘들어서 더 구석으로만 숨어들었던 누군가의 경험을 우리는 안다. 내가 외로울 때 나를 위로해줄, 누군가 외로울 때 그를 위로해줄, 서로에게 곁불이 될 여러분께 이 책을 전한다. - 인문 MD 박태근

저자의 말 :  열정만 있던 교사가 이제 조금은 더 깊게 제자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행복해서 그들이 행복하게” 된 것처럼 부모님과 청소년들도 이 책을 통해 가정에서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함께 담았습니다. 아, 그러나 혹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상담 교사가 되는 기술’이나 ‘자녀들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부모가 되는 방법’ 같은 것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허나 어쩌면 이 땅의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눈이 좀 더 깊어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들을 한갓 ‘학생’이 아니라 똑 같은 ‘사람’으로 보는 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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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의 아이들
이민아 지음 / 시냇가에심은나무

"이어령의 장녀 이민아 간증집"
“사랑하는 내 딸아, 너의 기도가 높은 문지방을 넘게 했다. 암에 걸렸던 너의 아픔과 어둠이 나를 영성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70평생 살아온 내 삶이 잿불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다.” 이 시대의 대표 지성인 이어령은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크리스천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딸의 신실한 신앙과 육체적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또한, 첫 신앙고백서에 딸 이민아의 간증도 일부 수록하여 감동을 더했다. 이번에는 딸 이민아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은 간증집이 출간되어 아버지이자 영성인 이어령을 만나 볼 수 있다.

부모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던 이민아는 많은 상처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다. 22살의 나이에 결혼과 동시 미국으로 이민을 가지만, 첫 아이를 낳고 4년 만에 이혼을 한다. 재혼 후, 갑상선암 발병, 둘째 아이의 장애 그리고 첫 아이의 죽음 등 감당하기 벅찬 시련을 겪는다. 1992년 세례를 받은 후, 각종 시련과 시험 속에서 무너지고 일어섬을 반복하며 하나님 앞으로 더욱 나아간다. 이 책은 유년 시절의 상처, 결혼과 이혼, 아들의 죽음과 장애, 검사로서 청소년 사역을 담당한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험한 놀라운 영적 체험들을 기록한 것이다.
- 종교 MD 송진경 

이어령 신앙서 :   <지성에서 영성으로>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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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살아있는 근현대사 교과서 1
권범철 글.그림, 김육훈 원작 / 휴머니스트

"초등 근현대사 대안 교과서"
2007년 출간되어 수많은 청소년들의 대안 교과서 역할을 해온 <살아있는 근현대사 교과서>가 교양만화로 새롭게 탄생했다. 만화의 옷을 입으면서 더욱 유연하게 근현대사 흐름을 정리하고,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게 가독성은 더 높아졌다. 실존 인물만이 아니라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더욱 현장감 있게 근현대사를 재구성한 덕분. 중간 중간 삽입된 텍스트와 사진 자료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인물과 사건 장소, 의미들을 빈틈 없이 보충해준다. 그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교과 과정이나 같은 이유로 다른 역사책들에 갖게 되는 불만을 해소해줄 만하다. 근현대사 공부가 단지 과거의 인식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관문이라는 데 공감한다면 더욱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개화기부터 의병 활동까지 다룬 1권과, 식민지 조선을 거쳐 해방과 건국 운동을 살피는 2권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2011년 전3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저자의 말:  이 책은 150년 전쯤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젊었던 때 이야기와, 엄마 아빠가 결혼하고 너희를 낳아 기를 때 이야기도 두루 포함하고 있지. 가까운 시대 이야기,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역사 이야기, 그것을 어렵게 근현대사라 부르지. 이 책은 아빠 손잡고, 아빠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근현대사를 돌아보려는 책이야. 그분들의 호흡을 느끼고, 그분들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는 책이기도 하지. 아빠 손잡고,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함께 한국 근현대사를 여행하며, 소중한 이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와 꿈을 듣다 보면,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지혜를 배우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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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부터 바꿔라
전옥표 지음 / 중앙북스

"바꿔야 할 것은 전략이 아니라 습관이다"
<이기는 습관>의 밀리언셀러 작가 전옥표 박사가 이번에는 습관적으로 성과 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성과를 내는 사람과 1등 조직은 고리타분한 이론이나 무미건조한 구호에 매달리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들의 숨 쉬는 것처럼 몸에 밴 '성과 내는 습관'의 힘을 지적한다. 삼성이라는 최강의 조직에서 혁신과 변화를 통해 성과에 관한한 미다스의 손으로까지 불렸던 그가 성과 창출의 원리를 단계별, 원리별로 나누어 신입사원부터 중간 관리자까지 두루 들고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은 왜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동료는 성과를 내는데 자신은 제자리인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이 땅의 모든 직장인을 위한 살아있는 일상 업무 전략서가 될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당신의 자리를 고정시켜라. 인사하면 박 과장, 총무하면 이 대리, 자리를 고정시키면 존재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자리를 고정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일을 누구보다 잘 하는 것이다. 의미란 뜻을 정하는 것이다. 장미는 꽃 이름이지만 이 꽃을 받았을 때는 '사랑한다'는 프로포즈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사랑한다는 뜻을 장미에 부여하는 것이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 의미를 만들면 존재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이름이 아닌 의미를 부여해 누구나 인식하도록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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