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기침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는데 결국(이라고 하지만 그럴 계획이었다는~~~ㅋ)어제는 직장도 안 가고 푹 쉬었다. (덕분에 never let me go를 다 읽었고!)
오늘도 직장을 오후에 간다고 말하고 자고 있는데, 남편이 깨우면서 해든이 등교 준비 해달란다. 자기도 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한참 꿈을 꾸고 있던 참이라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다.
해든이 녀석도 보통으로는 부지런한 편인데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이불을 돌돌 말고서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있는 힘껏 이불을 뺏어서 깨웠다.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빨리 준비하라고 독촉한 뒤 침대에 있었다. 아이가 다 입은 걸 확인하고 부엌으로 데려가서, 오늘은 시리얼에 바나나 먹어야겠다면서 시리얼을 담아주고 그 위에 바나나를 송송송 썬 뒤 우유를 부었다. 오렌지 쥬스와 함께 해든이 앞으로 주면서 ˝마일즈랑 마일즈 할아버지 오시기 전에 얼렁 먹어라. 마일즈 할아버지 기다리게 하지 말고.˝라고 했더니, ˝I know~~~~˝라며 억지로 먹는다. (해든이 친구 마일즈네랑 쉐어링을 한다. 마일즈 할아버지가 학교에 데려다주고 남편이 집에 데려오고)
해든이가 아침을 먹고 있으니 나머지는 샤워끝내고 나온 남편이 알아서 챙기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일랜드를 돌아서 침대로 가려는데(그러다보니 맥스가 있는 곳에 가까이 가게 되었지) 해든이 녀석 댑다, ˝맥스 가까이 가지 마세요. 맥스가 아프게 되면 안돼요!!!˝
서운하고, 치사하고, 아니꼽다는 느낌이 들 일도 아닌데 막 서운해서, ˝그럼 맥스 곁에는 가면 안되지만 너 가까이는 가도 돼?˝ 그랬더니 괜찮단다. 다만 맥스가 옮지 않기를 바란다고.
예전에 여동생이 딸을 낳고 그 다음으로 아들을 낳았을 때 친정 엄마가 바라지를 해주셨다. 그때 엄마는 암 징조였는지 기침도 하시고 감기처럼 아프신 것 같았는데 동생이 해든이처럼, 자기 아기를 안지 말라고 해서 무지 서운해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동생이야 자기 자식이니 그렇다쳐도 해든인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어제 내가 침대에 누워있으니 기침캔디 가져다 주고, 수시로 괜찮냐고 물어 본 사람은 해든이 뿐이었다. 그런 녀석이라 더 서운했나? 암튼 이렇게 적고 보니 서운한 게 아니라 뭐랄까? 다른 생명을 살필 줄 아는 나이가 된 것이 새삼스러웠나?
오늘부터 대망의,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를 읽을 거다.(너무 기대하고 있는 책이라) 두근두근. 이 책을 읽고나면 나도 뭔가 결심을 하고 하나씩 버려야 할 듯한 두려움이 들어서 아직까지 바라만 봤는데 이제는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