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파마를 했다. 그래서 저녁을 만들지 못하고 KFC에서 치킨을 두 버킷이나 사서 들고 들어갔다. 오리지널 한 버킷과 새로 나온 갈릭 한 버킷이였는데 내 입맛엔 갈릭이 쵝오! 거기다 비스킷하고 감자튀김에다 에그타르트.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KFC의 에그타르트 가격 대비 정말 맛있다!!>.< 딸하고 내가 다 먹었다.
1-1. 깜빡 까먹었다. 어제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일인데. 아이구 이 정신머리라구..ㅠ
어제 N군은 친구들과 보호자 두 명(친구 엄마들)과 함께 캐리비안 베이를 갔다. 머리를 하러 가기 전에 갤러리아 백화점에 주차하고서 배가 출출해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는데 N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행을 잃어버려서 안내데스크에 와 있다고. 친구 엄마의 전화번호를 갖고 있냐고. 순간 너무 당황하고 놀라서 소리 먼저 질렀더니 녀석이 참고 있던 울음을 터트렸더랬다. 6학년이 됐다고 제법 의젓해 보이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데 엄마가 꾸지람하는 줄 알았는지, 그렇잖아도 일행을 잃어버려 엄청 겁이 났을 텐데,,,나는 이런 게 문제다. 무슨 일이 생기면 애보다 더 겁이 나고 놀라서 소리부터 질러 버린다. 하지만 금방 이성을 차리고 아이를 달래서 그곳에 그대로 있으라고 하고서 친구 엄마에게 전화해서 N군은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아이가 일행을 잃어버려 안내데스크에 간 건 생전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친구의 엄마는 나중에 전화를 해서는 십년감수했다고 하셨다.ㅎㅎ 가뜩이나 고3 자녀를 두고 있는터라 요즘 마음이 가시방석인데 우리 N군까지,,ㅎㅎㅎ하지만 순간 나도 눈앞이 캄캄했다. 지금 당장 용인으로 달려가야 하나?했다지..하지만 휴대전화가 있어서 무사히 빠르게 해결이 되었다.
2. 집에 오니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복숭아 한 박스와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 한 박스가 와 있었다. 복숭아 한 박스를 누가 다 먹느냐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남편. 내가 다 먹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복숭아 털 알러지 같은 게 있어서리,,어쨌든 복숭아는 남편이 다 먹을 거다.
3. 파마하는 데 헤어디자이너 선생님께서(앞으로는 최선생님) 머리카락이 약하고 탈모는 아직 아니지만, 두피가 약해서 두피 관리를 받으라고 늘 권유하셨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냥 보낼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로 나오셨다. 기어이 두피관리권을 끊고 가라셔서 눈 딱 감고 10회를 끊었다. 그렇잖아도 지출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다. 뭘 줄일까? 암만 생각해 봐도 줄일 게 없는데,,,수영을 줄여야 하나?ㅠㅠ
4.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수영을 가는데 어제 파마를 해서 오늘은 수영을 안 가고 알라딘을 기웃거리고 있자니 오늘 개학인 딸 아이가 일어났다. 아침 일찍 깨워달라고 해서 알람 맞추고 자라고 했는데 일어 난거다. 괜찮으냐고 하니 어제 먹은 닭고기 때문인지 속이 안 좋단다.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제일 맛있게 먹더라니,,
그나저나 무슨 학교가 토요일에 개학이래?-.-+
5. 남편이 어제 막내를 데리고 (해든이는 화요일부터 수족구를 친구에게 옮아와서 집에서 남편과 노는 중)교무처에 가서 학위증명서를 카피해 달라고 했단다. 왜 필요하냐고 하니까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나!! 미용실을 가는 데 교무처 사람이 나한테 전화했다. 교수님이 왜 이직을 생각하시냐고? 나도 금시초문인지라 얼렁뚱땅 둘러댔다. 머리하고 집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하고 있는데 학과장님께서 전화하셨다. 남편의 핸드폰이 꺼져 있으면 집으로 전화하시라고 했더니 나와 통화를 해야겠다셨다. 내가 뒤에서 조종하는 줄 아셨나??ㅎㅎㅎ어쨌든 남편이 누구처럼 신문에 나고 그런 일은 별로 없지만 엉뚱한 사건으로 그 사람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됨.
6. 파마하면서 <울분>을 다 읽었다. 나쁘진 않았지만, 전에 읽었던 <에브리맨>이 더 좋았다. 굳이 한 작가의 작품을 비교하자면,,,하지만 울분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엔 존경심이. 미용실에서 다 읽었는데 최선생님이 관심을 보이셔서 다음에 올 때(두피 관리 받으러) 드리겠다고 했다. 요즘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읽고 계시는 책이 사찰음식등과 같은 건강에 대한 책이라는데 울분이 마음만 심란하게 해 드리는 게 아닐까?? 뒤늦게 걱정. 그나저나 아무 걱정 없어 보이셨는데 두 달 전에 남편이 쓰러지셨다니. 지금도 입원 중이시라는데,,,남의 일이지만 정말 놀랐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안다는 생각에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7. 최선생님 말씀이 병원에 가보니까 10대도 뇌졸증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오는 사람들이 있단다!! 10대, 20대, 30대, 40대,,,뇌졸중이란 것도 이제는 나이 든 사람들 만의 것이 아니라니!!헉
8. 어제 도착한 책 중 <패션의 탄생> 의 가격이 알라딘이 다른 곳보다 300원이 비싸다며 (안심가격제) 300원을 돌려줬다. 자동적으로 입금되어 있는 건 아니고 내가 클릭을 하고 해야 했지만 정말 돌려주는 것에 감동. 꼴랑 300원이라도 말이지. 알라딘 정말 착하고나!!
9. 글을 쓰다가 딸아이를 체크해보니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기운 없이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다. 아침은 못 먹고 갈 것 같다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 등 몇 번 문지러주고 손 맛사지 해주고 다시 컴 앞에 앉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아픈데 페이퍼나 쓰고 있는 엄마가 원망스러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서 급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