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든이가 변비가 있어서 한약을 먹는데
이 약의 효과인지 뭔지 잘 모르지만 녀석이 잠자리에 들려고만 하면 변을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지
몇번을 화장실에 들락거리게 만든다.
오늘도 자려고 누웠다가 "응가, 응가"하는 녀석을 데리고 서너번 화장실에 왔다 갔다 했다는,,ㅠㅠ
마지막으로 녀석이 변기에 앉아 있을 때 빨래를 널려고 소파위에 꺼내 놨는데(우리집 소파는 가죽;;)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면서 나도 같이 잠이 들었다가 2시간만에 갑자기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났다.ㅠㅠ
빨래를 안널은것이 맘에 걸렸던지 일어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빨래 널었다는,,,;;;;
그리곤 잠이 깨서 책을 읽을까 하다가 영화 얘기를 끼적이고 싶어서 알라딘에 들어왔다.

몸이 안좋았지만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아서 어떤 날은 병원에서 링거 맞자마자 영화관가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
몸이 허약해진 상태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영화관 같은 장소에 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암튼 그렇게 본 영화는 <하녀>
전도연에 대한 나의 애정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였지만 영화는 비추.
특별히 결말부분,,,너무 허무하달까,,,장난하니?라는 생각마저 들더라는,,쩝

하녀에 급실망해서 이창동감독, 윤정희주연의 <시>도 볼까 말까 망설였다.
하지만 윤정희여사가 나오기 때문에 꼭 보고 싶기도 했고, 영화의 제목도 나를 끌어당겼다.
그런데 문제는 대전에서는 <시>의 상영관이 몇개 안되었고 더구나 그 상영관에서도 하루 1~2회밖에 상영을 안하는거다.ㅠㅠ
시간을 맞춰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좀처럼 볼 수 있는 시간대가 아니었다.

그러다 상영관마다 상영시간이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12시 50분에 CGV9에서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전개되면서 점점 몰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3시에 N군을 데리러 가야해서 주인공 미자가 500만원을 준비해와서 다른 학부모들에게 건네주는 부분까지 보고서 억지로 영화관을 나와야했다.
중요한 부분을 보지 못해서 너무 안타까와 영화시간 찾아보면서 전전긍긍했던듯,,,

그러다 CGV둔산에서 11시45분에 하는 것을 다시 봤는데 처음의 몰입과 감동(?)과 전율이 고대로 느껴지더라는,,,처음 봤을때도 눈물을 서너번 흘렸는데 두번째 보는데도 마찬가지더라는,,,
원래 같은 영화를 연달아 두번을 못보는편인데 이 영화는 예외.

5월 30일에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이미자씨의 콘서트가 있었는데 그날 부모님을 대전으로 내려오시게 해서 콘서트를 보여드리고 콘서트(3시) 끝나자마자 롯데시네마에서 5시30분에 상영하는 것을 또 봤다. 그때도 처음의 감동이 여전하더라는,,,

김희라씨의 연기인듯 실제인듯한 연기도 매번 감동이고(그분이 아무리 중풍환자라고 하더라도!!)
영화를 곱씹어 볼 수록 윤정희라는 배우의 재발견도 감동적이고,,,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고귀함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인간의 고귀함이나 품위는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어쩌면 시처럼 인간의 가슴엔 시가 존재하지만 그 시를 표현하거나 쓰기 어려운것처럼
인간의 고귀함과 품위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된다는 생각.
"시(詩)는 말의 기교가 아니라 삶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좋은 시를 쓴다는 건 좋은 삶을 살아낸다는 뜻이다."라고 하지 않나.
찌들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품위를, 고귀함을 느낄 수 있는 연기를 위해서 이창동 감독은 윤정희여사를 선택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요즘 내가 아이들에게 뭔가를 물어보거나 시킬때 왠지 <시>속에서의 양미자의 말투스러워 나혼자 속으로 웃는다. 피식

이창동감독이 흥행에 실패한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차기 작품에 대한 염려를 하는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시>를 관람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며, 그나마 몇번 되진 않았지만 나라도 여건이 될때마다 <시>를 관람하기로 맘 먹었었다. 그런데 고작 3번,,,ㅠㅠ
하지만 부모님께 보여 드릴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는...

이창동 감독은 "투자자에 손해를 주면서 영화를 만들 자격이 자동적으로 감독에게 주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쩌면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드러냈다.
이창동 감독은 "내게는 두 가지 선택이 남아있다. 최소 자본으로 소수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를 만들거나 소통을 포기하고 관객과 만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의 주인공 윤정희는 이창동 감독의 어깨를 두드리며 "내가 출연해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감독님 영화 중 최고"라면서 "결코 어렵지 않은 영화인데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창동 감독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과는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서 "그런데 극장을 잘안온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윤정희는 "이창동 감독에게 2년 전 영화출연 제의를 받은 게 배우인생 중 가장 행복한 순간 "이라고 했다.


--스타뉴스의 전형화기자와의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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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6-0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래때문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일, 저에게도 자주 있는 일이지요. 빨래 너는 것, 개키는 것, 제자리에 갖다 넣는 것, 엄마가 하실세라 알아서 해주시는 저희 친정아버지 생각이 나는 순간이랍니다. 어떤 빨래는 그새 말라서 꾸깃꾸깃 해져 있으면 정말 빨래 한 보람도 없고.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으시면 많이 주의하셔야겠어요.
'시'는 저도 보고 싶었는데 nabee님께서 제 대신 봐주신 셈 쳐야겠네요.

라로 2010-06-07 04:40   좋아요 0 | URL
hnine님은 자상한 아버님을 두셨군요!!!!어쩐지 늘 안정된 모습을 보이셔서 부모님이 참 자상하신가보다 했어요.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풍기는 느낌이 있거든요~.^^;;;암튼
몸은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검색해보니 '시'는 아직도 cgv9과 둔산에서 하네요!!!
시간없으시려나요? 하긴 곧 방학이라 성적내고 하시려면 바쁘시겠죠???
혹시라도 시간이 나심 꼭 보세요!! 절대 후회 안하실거에요!!강추!!!!!

blanca 2010-06-06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bee님,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몸이 빨리 회복되어야 할텐데요. <시>는 너무 보고 싶어서 아기를 좀 맡기고서라도 보려고 했는데 근처에서 아예 상영을 안하더라구요. 정말 좋은 영화일 것 같은데 흥행에 실패해서 다음 영화 걱정까지 해야 할 지경이라니 제가 다 속상합니다. 어떻게든 보고 싶어집니다. 주름살을 인위적으로 지우지 않고 연기하는 윤정희의 모습도 참 보고 싶네요. 빨래^^;; 그게 안널고 조금만 나둬도 요즘은 냄새가 너무 많이 나더라구요.

라로 2010-06-07 04:43   좋아요 0 | URL
반가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몸은 많이 좋아졌어요~.^^
어디 사세요????제가 검색해볼까요?????대전은 아까 검색해보니 아직도 하더라구요.
블랑카님 사시는 곳에서도 어쩌면 할지도 몰라요!!
그런데 아기가 있으셔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우실지도 모르겠어요.ㅠㅠ
상영시간이 워낙 한정되어 있어서 말이지요.ㅠㅠ
빨래!! 저희는 다섯식구라 거의 매일 빨래합니다.ㅠㅠ 어느날은 빨래하는대신 다 갖다 버리고 싶더라는,,,쿨럭;;;

마노아 2010-06-0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너무 좋았어요. 저도 보기 전까진 무척 망설였는데 보고 나서 강추였어요. 그런데 이미 내린 곳이 많아서 안타까워요.ㅠㅜ 그나저나 건강 꼭꼭 챙기셔요.(>_<)

라로 2010-06-07 04:4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하녀는 아직도 하더만,,ㅠㅠ
요즘은 많이 좋아졌어요!!!늘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후애님 오시면 또 만나요~~~~~.^^

2010-06-06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0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10-06-06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들이 봐야할 영화인데..... 관객은 안들고...
참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라로 2010-06-07 04:50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님의 리뷰 읽었어요!!!!조금전에~~ㅎㅎ
멋진 리뷰에요!!!
그러게말이에요,,,,예술영화를 상영해주는 작은 영화관 말고는
대부분의 영화관이 흥행만을 목적으로 두고 있는것 같아서 정말 씁쓸해요,,,
저렇게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차기 작품을 준비해 놓고 있으면서도 영화를 만들지 못할것 같은 위기감을 느껴야 하니,,,,

2010-06-06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0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이런 2010-06-0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 정말 좋았어요. 보고 나오는데.. 뭐라 말도 못하겠고 눈물만 계속 나더라고요. 과제하는 중에 잠깐 알라딘 들렸는데.. 이 글 보고 가슴이 따뜻해져서 갑니다. 전 아직 한번밖에는 못봤지만.. 세번밖에 못봤다고 투덜대는 분의 마음을 어쩐지 알것만 같아요^^;

라로 2010-06-07 04:5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님도 시를 제대로 보셨군요!!!
보고 나서 더 많은 느낌이 오는 그런 영화였어요!!!!
저는 님의 댓글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치니 2010-06-0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어제 이 영화를 봤어요. 언니 글은 그래서 부러 읽다 남겨두었지요. 오늘 읽으니 공감!
근데 이창동이 흥행에 대한 걱정이 많았었나부네요. 어제 씨네큐브는 완전 매진이던데. 홍홍 앞으로 꾸준히 들겠지요 ~

라로 2010-06-09 02:14   좋아요 0 | URL
진짜? 완전 매진이라고!!!!!
입소문타고 있나부다~~~.
다행이다 다행!!!!!
영화리뷰 올려줘봐~~~~~.
자기의 감성으로 다시 그 영화를 느끼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