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남편이랑 H 양이랑 Oak Glen이라는 지역에 갔다. 사과농장이 있는 곳인데 사과뿐 아니라 오렌지 농장도 많이 보였다. 그런데 그곳은 집에서 겨우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눈이 오고 있었다는!!! 놀랐다!!!!

몇 년 만에 밟아 보고 맞아 본 눈인지!! 다행히 남편이 미리 추울 거라고 해서 나에게 있는 무스탕을 하나씩 입고 갔다. 욕심이 많아서 무스탕도 짧은 것, 긴 것,,^^;; 암튼 그래도 추웠다는.


딸아이가 요즘 필름 카메라인 라이카에 빠져서 필름 사진을 많이 찍고 있는데 그 라이카는 남편의 할아버지가 사용하시던 것이라고 한다. 1940년에 나온 것이라고 하니 나보다 더 오래된, 우리 엄마랑 같은 나이의 카메라다!!^^;;

어쨌든 딸아이가 그것으로 사진을 많이 찍어줬는데 필름 카메라라 당장 볼 수 없고 현상해서 파일로 보내주는 곳에 보내야 한다고 한다. 아직 현상하는 것을 배울 시간이 없었다고. 아 놔~~. 딸도 욕심쟁이. 우리는 종류가 다른 욕심쟁이들.^^;;


저녁은 시어머니가 필레미뇽을 만들어 주셔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것을 먹고 오크 그렌에서 사 온 비싼 애플파이(그런 곳에서 파는 건 뭐든 비싼 것 같다. 여기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애플 파이 값의 2배였고,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커다란 애플파이 값의 3배였다. 안 사고 싶었으나 기념으로.ㅠㅠ


어쨌든 디저트로 애플파이를 먹고 해든이와 딸아이가 드디어 듀엣을 연주를 했다. 바이올린을 안 가져와서 해든이가 사용하던 비올라로 했는데도 너무 좋았다. 한 옥타브 높게 잡았다고 하는데도 음이 약간 낮은 것이 느껴졌다. 우리 부부는 모아 논 돈은 없지만, 그 순간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던지,,, 비디오를 찍었는데 눈물이 흐를 것 같은 것을 꾹 참았다. 우리 엄마 주책이라고 아이들이 그럴까 봐.^^;;


엔 군은 지금 학기말 고사 준비 중이라 학기말 고사가 끝나는 이번 주 토요일에 내려올 것이다. 엔 군에게 딸아이와 해든이가 연주한 동영상을 보내주면서 다음에는 너희 셋이서 한 곡을 연습해서 연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는 첼로를. 그랬더니 착한 엔 군이 그러겠다고 했다. 첼로 안 잡은 지 한 3년은 된 것 같지만 그래도 하던 가락이 있겠지 싶어서. 그랬는데 선뜻하겠다고 해주니 고마웠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 될 줄이야. 음악 가르칠 때는 힘들었지만, 가르치고 나니까 이렇게 뿌듯할 줄이야. 나만 잘하면 된다. ^^;;


풍월당에서 피아니스트 리흐테르의 책이 나왔다!!!! 

나는 어쩌면 좋아!!! 

예전에 정원출판사에서 나온 책 <리흐테르>가 그 당시 (2005년) 이만 원이 넘는 책이라 많이 비쌌지만, 리흐테르를 좋아해서 그 책을 샀고 읽고 거의 잘 안 쓰는 리뷰도 썼었는데 새로운 리흐테르 책이 나왔다!! 값은 너무 비싸지만, 내가 꼭 사야 할 책이지.ㅠㅠ








https://www.npr.org/sections/deceptivecadence/2015/03/19/393778706/sviatoslav-richter-the-pianist-who-made-the-earth-move


리흐테르에 관심있는 분들은 이 기사도 읽어 보시길.


Sviatoslav Richter plays Beethoven Sonata No. 1 in F minor, op. 2, no. 1 (3/3)


비가 그쳐서 그런가 돌아오는 길의 하늘엔 구름이 많았지만 뽀얗고 단단했고 하늘은 맑고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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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2-13 1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히터의 찹코푸스키 클라비어
콘제르트 1번의 때려 뿌수는
연주는 정말루...

핑계 대고 간만에 들어 보고
있네요. 이중 나치 당원 카라
얀의 지휘는 맘에 안 들지만 -

저도 요즘 기타를 배우고 싶다
는 생각 솔솔 들고 있답니다 :>

필카의 매력은 아무리 디카의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따라
올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십수년 전에 찍다만 흑백 필카
에 든 필름이 있는데 어떤 사
진이 들어 있는지, 마저 찍어서
현상/인화해 보고 싶네요.

라로 2022-12-14 14:22   좋아요 2 | URL
리히터의 연주는 정말 대단하죠!!
지구를 움직이게 한 남자라는 표현이
아주 적절한 것 같아요.^^
저도 매냐님 핑계 대고
다시 들어봐야겠어요.
사실 좀 전에 쇼팽의 에튜드 유튭 보면서
그 힘과 속도에 압도당했거든요.^^;

제 딸도 그렇게 말했어요!!
역시 사진 잘 찍으시는 분들은
같은 생각이군요.
물론 제 딸은 애송이지만요.^^;

오!!! 제가 더 궁금합니다!!
어여 마저 찍으시고
현상하신 후에
알라딘에 올려주세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거리의화가 2022-12-13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카 감성을 좋아하긴 하는데~ 사진에 대한 감각이 영 없어서리 늘 찍고 나면 불만만 가득합니다^^;;;
디카나 일반 폰카와는 확실히 다른 맛이 있어요.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 상태에서 찍어두고 현상할 때까지 기다리는 맛이랄까요.
리히테르? 리히터라는 명칭이 저는 더 익숙합니다만...ㅎㅎ 암튼 저는 KBS 클래식FM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하시는 정만섭 선생님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음반이 집에 몇 개 있긴 할텐데^^
음악이 오고 가는 가족 참 좋습니다. 사진 속의 모습인데도 정말 따뜻하고 행복해 보여요. 라로님 보고만 있으셔도 흐뭇하실 것 같습니다.

라로 2022-12-14 14:2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맞아요, 저도 예전에 필름 사진 찍고 나서 늘 불만이 많았는데 디지털은 필름을 안 사용하니까 맘놓고 사진을 찍어대었던, 더구나 이제는 전화기로 사진을 찍으니 용량이 늘 초과가 되려고 해요.^^;;; 마자요!! 필름 사진은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는 미학도 있고, 한정되기 때문에 더 최선을 다해서 찍게 되는 것 같아요.
리히터가 저도 익숙해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리히터는 전혀 피아니스트 느낌이 잘 안 나고 목수(?) 같은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요? 늘 애틋한 마음이 남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좀 전에 베레모 쓰고 있는 사진은 좋았어요.^^
저는 아이들 공부 잘하고 뭐 그런 걸 바랐던 적은 없는데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애들이 많이 괴로웠을 텐데 잘 따라와줘서 넘 고맙죠.^^;;

치니 2022-12-13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흐테르 저도 읽고 싶어요! 음반도 다 들어 볼래요!

라로 2022-12-14 14:27   좋아요 0 | URL
나도 읽고 싶어!! 예전에 나온 책 <리흐테르>도 아주 좋았는데 풍월당에서 나온 책도 기대된다. 자기가 먼저 읽을 것 같아. 읽고 얘기해주길!!^^

dollC 2022-12-13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름카메라, 폴라로이드 엄청 좋아해요. 그 나름의 매력 때문에 한번 빠지면 깊이 스며들게 되더라고요.
단란한 라로님 가족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요. 한 폭의 그림같네요~ 아아 따숩☺️

라로 2022-12-14 14:29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 매력, 특히 폴라로이드는 넘 신기하고요. 늘 찍자마자 볼 수 있는 것에 신기했어요. 두 가지가 성격이 다르지만 매력이 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가 이만큼 드니까 오래 남는 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