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는 기사도 시대 이래로 상류사회를 재배해온 꽃에 관한 관례에 능했다. 사과의 뜻으로 보내야 할 꽃도 알았고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어떤 꽃을 보내야 하는지도 알았다.

경솔하게 주제넘은 말을 했을 때 보내는 꽃에 대해서도, 문 앞에서 젊은 숙녀를 보고는 부주의하게 추어올려 자기 애인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 보내는 꽃에 대해서도 알았다.

야로슬라프는 손님의 목에 둘렀던 하얀 망토를 벗겨서 허공에서 툭툭 털었다. 이어 신발 뒷굽을 딸깍 맞부딪치며 정중히 서서 훌륭히 끝낸 일에 대한 대가를 받았다.

오랫동안 백작은 신사란 불신감을 가지고 거울을 보아야 한다고 믿어왔다. 거울은 자기 발견의 도구이기보다는 자기기만의 도구인 경향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모든 부류의 러시아인들이 와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우연히 친구를 만나고, 뜻하지 않게 논쟁에 끼어들고, 일없이 시간을 때우는 곳이었다. 거대한 유리 천장 아래에 자리 잡고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이 의자에서 일어나는 일 없이 그대로 앉아 마음껏 감탄하고 분개하고 의심하고 웃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편이며, 크바스*는 약간 적게 넣었고, 딜**은 딱 적당하게 넣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여름을 알리는 음식이었다.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떠올리게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시키는 음식이었다.
(* 러시아의 전통 청량음료.
** 허브의 일종. 시베리아에는 ‘모든 수프에 딜을 넣어라’라는 말이 있다.)

거의 모든 인간 행위가 적절한 프랑스어로 표현되기만 하면 아주 그럴듯하게 들린단 말이야…….

"예절은 사탕 같은 게 아니란다, 니나. 너한테 가장 잘 맞는 것들을 고를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리고 반쯤 먹고 남은 것을 다시 상자 속에 집어넣을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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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9-21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시작해야 하는데 ... 캐스팅 소식에 만세, 부르곤 다시 까먹었어요.

라로 2022-09-21 13:19   좋아요 0 | URL
캐스팅 중에 니나 역은 누구일까 궁금해요. 얼른 같이 시작해요, 저도 다른 책들 동시다발적으로 읽고 있냐고 진도가 그리 많이 나가지는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