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러 가는 방향에는 아주 작지만 긴 공원이 있다. 공원의 이름은 Old Ben Park.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먼저 old Ben 공원에 대한 짧은 소개가 있고 Ben이라는 물개의 구리 동상이 보인다. 그리고 농구와 비치 배구를 할 수 있는 곳, 2~5세 정도 아이들의 놀이터. 그리고 그보다 더 어린 6개월에서 1살 정도 아가들이 탈 수 있는 그네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조성된 화단이 있다.
몇 십년을 카탈리나에서 배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올드 벤 공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처음이다. 대강 읽어보니까 이 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물개는 1889년에서 1926년 사이에 카탈리나를 자주 방문했던 물개라고 한다. 얼마나 자주 방문했으면 사람들이 이름까지 지어주고 자기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취급을 했을까? 1세기가 넘어 있었던 일인데도 그 물개를 특별히 귀히 여겨 이름까지 지어주고 긴 시간 동안 회자되어 결국 공원까지 그 물개를 기념하기 위해 생기다니.
해든이가 캠프로 떠나기 전까지 아침마다 스쿠버 다이빙을 했다. 해양생물을 워낙 좋아하던 아이라 어릴 적엔 해양생물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었는데 요즘은 다시 바뀌어 엔지니어라고. 암튼 녀석이 누나에게 카드를 보내는데 스쿠버 다이빙 한 그림을 그렸는데 에미 눈에는 제법 그럴듯하게 그렸다. 이거 그리는데 5분 정도 걸린 건 안 비밀. ㅎㅎㅎ
암튼 그림 앞에 아주 커다란 물고기가 있는데 이건 giant Black Sea Bass라는 것인데 해든이가 스쿠버 다이빙을 했던 장소에서 거의 매일 봤다고 이름을 지어줬다. 크기는 내 키와 비슷하다고 해든이가 그랬으니까 거의 5’ 5” 정도 되는 큰 물고기다. 녀석은 가끔 이 빅 조를 찾으려고 하기도 했다는데 그럴 때면 어김없이 나타났다고. 내년에 다시 이곳에 와서 빅 조를 찾을까? 그럼 해든이는 빅 조를 알아 볼 수 있을까?
남편은 그 카드에 내 카약 경험을 그렸다. 그렇다. 나와 해든이는 함께 탔고, 파도는 잔잔한 편이었고, 나는 뒤에 앉아서 노를 젓는둥마는둥 했고 해든이가 열일 다 했는데 내가 느낀 나의 카약 경험은 남편이 그린대로 오래되어 침몰되기 직전인 배에서 배를 덮칠 것 같은 파도와 배 주변을 돌고 있는 상어와 싸우느라 고군분투 하고 있는. 아! 나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ㅎㅎㅎ
아직도 카탈리나에서 신선놀음을 하고 있다. 구름은 매일 변화하면서 날 즐겁게 해준다. 내일은 어떤 구름이 나에게 기쁨을 줄지 모르겠다. 나도 구름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데 같은 녀석이 두 번 나탄나는 경우는 없으니. 동물이든 구름이든 사람이든 꾸준하면 이름이라도 얻고 사랑까지 받게 되는 게 아닌지.
스쿠버 다이빙 하는 해든이는 무슨 미래에서 에일리언과 싸우는 소년 같아 보인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