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와 삶 읽기 3 -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조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 하노이에서 신촌까지
조혜정 지음
도서출판 또하나의 문화 펴냄

오래전에 참 좋아하던 책의 스타일인데, 사회학과 문화인류학이 짬뽕된 조헤정교수의 글모음이다. 몇 년전에 친구가 준 책인데, 아마 그녀가 대학시절 스터디 하느라 읽었던 책인듯..ㅋ

몇 년전 한국에서 한참 유행이 되었던 문화비평, 탈식민지시대의 담론 등등의 주제에 어울리는 글들인데, 지금 읽어도 별 무리는 없다.
어차피 90년대를 거쳐온 것이 지금의 우리들이므로, 그리고 그 때 걱정되었던 이야기들이 사실 아직까지도 아무런 해결방책이 없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탈식민지 시대를 자각하던 90년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내용들이 가득한데,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 성찰, 자본주의 사회의 성과 사랑, 입시 문화의 정치 경제학, 문화적 자생력 기르기, 공간 읽기와 문화 만들기에 이어 일본과 하노이를 다녀온 저자의 여행기가, 어쩔 수 없는 문화인류학과 사회학자로서의 관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48년생인 저자의 편협하지 않고 치우치지 않은 관념을 그대로 보여주는, 90년대 담론에 있어서는 필요할 만한 책.

여튼..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찾은 듯한 느낌이었다..

ps. 그랑 고맙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 로마 철학 기행 - 유럽 문화 예술 기행 2
클라우스 헬트 지음, 최상안 옮김 / 백의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Treffpunkt Platon
클라우스 헬트 지음 / 최상안 옮김
백의 펴냄

험... 그러니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가 한국에서 히트 치고 있던 그 시절..에 사왔던 책이다. 책장에 꽂아넣고 몇 년을 묵혔다. 그 대 당시 비슷한 류의 매우 쉬운 한국의 모 철학과 교수가 썼던 책을 읽고 너무 실망하여 분명히 이 책은 다르겠지 라고 생각해놓고 완전히 잊고 있다가 .. 트로이를 보고 이 책이 떠올랐다. (내 책장엔 이런 류의 책들이 아직도 꽤 있다.)

글쎄.. 내가 주의깊지 않아서인가 모르겠지만 그리스 로마신화 몇 번을 읽어도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고 그게 그거였던 거 같고 뭔가 너무 복잡하고 다시 읽으면 기억나지만 실생활에서 활용이 안되는 ..어설픈 그런 것들이 그리스 로마 쪽 철학 문학이라고 해야할까.
흐름과 맥락이 잡혀있지 않아서 늘 부족한 부분.

이 책은 약장사처럼 선전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머릿말에 밝혔듯이 일반인을 상대로 한 수많은 강의를 통해 얻은 경험은 너무 쉬워도 너무 어려워도 안되는 것이었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은 너무 쉽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으며 서양철학의 근원이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우리가 믿고 있던 그 이야기들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가에 대해서 조근조근히 설명해주고 있다. 가끔은 행간에 눈을 두고 과연 그러한가.. 왜 그러한가 하게 생각을 해주는 여유까지 가져다 줄 줄 아는, 훌륭한 책이라고 해야하나..

뭐 대단하게 어떤 새로운 의식을 열어주거나, 충격을 주는 감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그리스 로마, 서양철학의 기초부분에 대한 갈급함을 충분히 채워줄 만한 적절한 교양필독서쯤 된다고 할 수 있다.

줄 쳐가며 집중해서 읽어도 좋고, 머리를 쉬어가겠다는 생각으로 읽어도 될, 스스로의 입맛에 따라 받아들이는 부분이 분명히 다를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인문서적.

2004. 8. 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이산의 책 1
강상중 지음, 이경덕 외 옮김 / 이산 / 199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50년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태어났다.
1979년 와세다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연구,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 뒤 1979~1981년 옛 서독 뉘른베르크 대학에서 유학했다. 전공은 정치학과 정치사상사.
현재 도쿄 대학 사회정보연구소 정교수로 있다.
저서로 『막스 베버와 근대(1986)』『국가 민족 인권』『아시아가 보는 일본국 헌법』(공저, 1994),『두 개의 전후와 일본』(1995)등이 있다.

번역 : 이경덕 / 임성모
출판 : 이산출판사

한중일의 인문사회과학서적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이산출판사의 동아시아 접근에 대한 책중의 하나.
이 책은 강상중이라는 재일교포 2세 학자가 쓴 여러개의 논문들을 묶어 출판한 것으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서 출발한 문화와 세계화 속의 "타자" 읽기의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1장 규율이 지배하는 지식 - 베버, 푸코, 사이드
2장 제도로서의 지식과 권력으로서의 지식
3장 일본의 식민정책학과 오리엔탈리즘
4장 '동양'의 발전과 오리엔탈리즘
5장 세계체제 속의 민족과 에스니시티
6장 탈오리엔탈리즘의 사고
보론: 내적 국경과 레디컬 데모크라시 '재일(在日)'의 시점에서

로 이루어진 논문집이라 어떤 요약을 하거나 포괄적으로 이렇다 하기엔 곤란한 점이 있다.

세계화를 논하는 것은 최근 학계의 일종의 유행인 것인데, 이제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이 점점 복잡해지고 세계와 분열하고 통합되는 국가와 민족간의 문제에 대해 동아시아는 어떤 정체성을 가질 것이며 어떤 원리를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조류를 타고 싶다면 재일동포입장에서 본 세계화와 식민주의, 그리고 오리엔탈리즘과 탈오리엔탈리즘을 옅볼 필요가 있을 듯.

오랫동안 인류의 역사는 서구의 시선에서 구성되어 왔고, 모든 가치관과 기준도 사관도 서양의 것으로 판단되어왔다. 그에 반해 이제 꿈틀대기 시작하는 동아시아의 사관을 구축할 시점, 적지 않는 사람들이 동아시아가 보는 세계관을 그려내려 하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익숙해져왔던 세계관을 탈피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면 한 번 쯤 읽어야 할 책.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나 "문화와 제국주의"와 병행해서 읽어보거나 세계화냐 탈세계화냐, 오리엔탈리즘이나 탈오리엔탈리즘이냐에 대한 관련서적과 병행해서 읽어야 더 큰 효과가 있을 듯.

이번 방학 프로젝트 중의 하나.

묘하게 느껴지는 것은 출판사는 작가의 이름을 일본식 독음으로 적지 않고 한국식 한자 독음으로 표기했는데, 국적도 일본이고 현재 거주지도 일본인 재일교포 2세를 한국인으로 끌어안는 자세가 엿보인다 할 수 있다. 나날이 교통의 정도가 높아지는 민족과 민족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민족을 바라볼 것인가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2004. 7. 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하는가.

1982년 나는 그해에 국민학교 1학년이 되었고, 그제서야 세상에는 한 해 한 해를 규정짓는 숫자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앞에는 “서기”라는 말이 꼭 붙었고,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면서 받았던 모든 상장에는 늘 서기 1982년, 서기 1983년 따위로 적혀있었다.
그 1982년의 엄청난 역사로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시작된다. 나에게도 역사적인 해였던 것이고, 소설속의 주인공들에게도 역사적인 해였다. 주인공의 여동생처럼 나도 귀여운 곰돌이에 반해 OB 베어즈의 팬이 되어버렸으니까.

전두환의 3S 정책에 대해서 논하자는 게 아니다. 독특한 프로필을 책 앞 날개에 적어놓은 작가 박민규는 야구를 통해 인생을 말하고자 한다. 그야말로 한국남자 그것도 1970년대생, 혹은 그때쯤 태어나,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에 대학에 들어가고, 그 때쯤 첫 섹스를 하고 군대를 갔다오고 IMF에 인생이 뭔지 다시 한 번 처절하게 느꼈을 그 세대, 조선일보가 규명한 386세대다운 발상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자연스럽다.

요즘 인터넷에서 각광받는 “애욕전선 이상없다”를 쓰고 있는 메가쇼킹을 우리는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부른다. 소설계에선 메가쇼킹만한 언어의 연금술사로 이제 박민규라는 작가를 들 수 있다. 종래의 우리가 알고 있던 소설에서 볼 수 없는 표현, 예를 들면 “빈 볼에 놀라 넘어진 타자에게 그의 전매특허인 너구리 미소 ─ 그것은 정말 ‘실실 쪼갠다’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 를 던져주곤 했다. 물론 왜냐고 물으면 그냥 웃지요, 다. 웃지 마 기분 나빠, 라 한다면 내 맘이지요, 다.” 라든가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적어도 패션과 외모에 관한 한, 나는 김치사발면 속의 동결건조김치와도 같은 존재였다. 아무리 물을 붓고, 불려도 그것은 절대 진짜 김치가 되지 않는다.” , “끓는 물의 세례를 받은 동결건조김치처럼 나는 부풀어 올랐고, 끓는 물을 붓고 사발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중학생처럼 가게가 마칠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뚜껑을 살짝 – 안 익었군. 살짝 – 안 익었군. 지금쯤이면 – 아직도! 이젠 정말 – 아직까지도! 살짝 – 익었다! 당연히, 결국은 익고야 마는 사발면처럼, 당연히 가게도 문을 닫았다.” 와 같은, 우리가 소설이라고 명명된 하나의 장르에서 절대로 발견할 수 없었을 것만 같은 언어. 가벼움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진솔하고 구체적이라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의 위력. 그게 박민규 언어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농담과도 같은 언어만 나열한 것이 아니고, 소설 중반 주인공이 직장을 잃는 그 부분에는 쉼표나 마침표가 자주 등장해 언어의 호흡을 유지시켜주거나, 꼭 마침표 다음에만 한 칸을 들여써야 한다는 우리의 오래된 고집에 파격을 가해, 작가 스스로 구축한 자기만의 언어세계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어쩌면 객기처럼 보일 수도 있을.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 사내아이가 삼미슈퍼스타즈의 어린이 팬클럽에 가입하게 된 그 역사적인 1982년부터, 지구 종말이 온다던 1999년의 바로 전년도 1998년에 이르기까지, 신앙처럼 생명처럼 그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최악의 기록을 남겼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망령속에서, 그는 스스로를 구원받는다.

책 앞날개에 적혀있는 대부분의 소설가의 프로필은 몇 년도 어디 출생, 어느 대학 문창과 혹은 국문과 혹은 X(영, 불, 독 등등)문과 졸업, 거기에 추가되면 동대학원 졸업. 어디어디에서 무슨 상을 받아 어떻게 등단. 뭐 이런 식으로 써 있기 마련인데, 이 책에 앞날개는 소설만큼이나 특이하게 작가가 스스로 쓴 듯한 “어릴 때부터 학교 가기가 싫었다.”에서 시작해 “누가 물으면, 창작에 전념한다고 얘기한다. “말로는 뭘 못해”라고 모두를 방심시킨 후, 정말이지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끝나며, 중대 문창과를 나왔다는 이력 외에 고향도 나이도 없다. 게다가 그 배경이 되는 사진엔 머리가 길고 전인권분위기 나는 커다란 선그라스를 끼고 군복바지를 입은 생양아치스러운(분명 작가 자신이 그렇게 자칭하리라 믿어마지 않을 수 없는) 아저씨가 서 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삼미슈퍼스타즈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 팀이 얼마나 야구를 못했던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나와 동시대를 살았거나 나보다 조금 더 윗대거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이라는 수식어에 가슴아련한 추억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 믿었다. 제목도 잘 지은 게다.

300페이지에 이르는 짧지 않은 소설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일단 가지고 있으며 만화책을 읽는 것정도의 웃음을 제공한다.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큭”하는 단발적인 웃음이 터지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진실하다.

이렇게도 쓸 수 있는 것이었다. 눈물이나 질질 짜게 만들고 가슴에 천근짜리 돌덩이를 달아놓은 것 같은 감상평을 쓰게 하는 90년대의 목적없고 이유없는 슬픔과 우울함을, 박민규라는 작가는 이제 좀 더 대중에게 다가설 수 밖에 없는 진솔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쉽게, 그리고 촌스럽게, 그러면서 가볍지 않게, 큰 칼 든 장수 같은 문장으로 물리치고 있다.

삶은 경쟁이고,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다. 그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그리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우울함과 냉혹한 현실을 다 알아버린 어른들에게, 그는 프로야구 원년기의 이용당하기만 한 순수함을 다시 찾아주는 과업을 이루어냈다.
작가 당신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면, 나는 이제 신경숙을 잊고 박민규의 팬이 될 것만 같다.

좀처럼 징그럽게 더워지지 않아 더욱 무력한 상해의 지친 밤 속에서 헤매는 나를 잠재워준 박민규의 혁신적인 소설에 감사한다.

2004. 7. 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카치 소설의 이론
게오르그 루카치 지음 / 심설당 / 1998년 5월
평점 :
품절


Georg Lukacs Die Theorie des Romans
게오르그 루카치 저. 반성완 역

역자가 읽기 어려운 책이라고 했다.
어렵다..ㅡㅡ
10번은 읽어야겠다.
리뷰를 못 쓰겠다.
독일어의 특성상 뭐 관념적이고 어쩌고 하는데, 독일어는 구텐탁도 우찌 쓰는지도 모르는 관계로 절대 알 수 없고, 기본적으로 미학이라는 테두리내에서 그리스로부터 발생된 로맨스를 소설의 발생으로 잡아 이야기를 하는 듯 한데, 한 문장 한 문장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전반적인 맥락은 내 머릿속에서 엮이지가 않고,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같은 책을 구경도 해보지 못한 자로서 무슨 소리를 하는 지 절대 알 수 없다.
두고 두고 읽어야 할 책 같다.
그래도 몇 개의 문장은 접수가능하고, 머리를 쿵하게 울려주는 그런 명확한 통찰력이 있는 고전임은 분명하다.
문학에 관심있는 자라면 꼭 읽어야할 필독서인데, 문학에 관심있는 자라면 평생끼고 읽어야 할 책인 것 같기도 하다.

2004. 4. 11.
ps. 책 부쳐준 미재에게 탱큐.. 미재야 이 책은 나달나달 해 질 때까지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일부러 니한테 부탁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