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에 읽은 책들 중, 소개하고 싶은 책들  

(요즘은 리뷰를 잘 쓰기가 어려워져서 ;;)


2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소비의 사회
장 보드리야르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9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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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근대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
송두율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4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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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대로.
타인의 고통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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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은 과연 정당한가.우리는 그곳에 가보지 않았다.
서울 문화 순례
최준식 지음 / 소나무 / 2009년 3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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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박한 저자의 명쾌한 서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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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
워싱턴 어빙 지음, 박경서 옮김 / 문학수첩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워싱턴 어빙은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작가다.

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지만, 대표되는 소설이 한국에서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고, 또 그럴만 하기 때문에 (매우 미국적인 정서라고나 할까) 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업작가의 길을 걸은 최초의 미국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적은 일종의 기행문 형식의 에세이 스케치북은 미국이 낳은 최초의 문인으로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 일반독자에게 알려줘야 할 것은, 그의 소설이 영화 “슬리피 할로우”의 원작이라는 것. 그의 원작 소설은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 목없는 기사의 유령 이고, 영화는 장편이었지만 그의 소설은 단편이었다. 그리고 소설이 원작이라기 보다는 모티브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와 소설은 매우 다르다.

이 책에는 워싱턴 어빙의 소설 두 편 : 립 밴 윙클 – 잠에서 깬 한 사내의 꿈 같은 이야기 와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 목없는 기사의 유령 과 스케치북에 실렸던 수필들이 실려있다. 미국 최초의 전업작가 워싱턴 어빙은 여행을 했던 영국의 런던과 그 교외의 모습들을 스케치하듯 그려냈다.

이런 수필들은 작가의 성품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우 작가에게는 치명적 약점이 드러나는 종류의 글이기도 한데, 워싱턴 어빙은 미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젊은 작가이지만, 영국과 유럽의 고풍스러운 멋과 역사, 전통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가 추구하는 고즈넉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전원생활들과 소박한 서민들의 생활이, 런던이 얼마나 커다란 도시인지, 얼마나 발전한 나라인가 하는 등의 겉핥기 식의 이야기가 아닌 진솔한 이야기들을 유려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가족들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풍경, 유약한 아내가 남편의 진정한 힘이 되어주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이야기, 젊은 나이에 죽은 소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등등 정말 낭만주의가 무엇인지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위에 기술한 두 편의 소설은 특이하게도 후기가 실려있는데, 작가의 후기가 아닌 그 소설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누군가가 구두로 알려왔다는 듯한 분위기가 풍기는 별첨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독자도 그 후기까지 읽고 나면 갸우뚱 하게 되는 것인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우리가 영화 슬리피 할로우에서 봤던 것과 같은 팀버튼의 몽환적이고 기괴한 스타일의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말하자면, 그의 두 편의 소설은 팀버튼의 냄새가 많이 나고 그의 나머지 소설들은 엠마톰슨이나 젊은 휴그랜트가 흰색 타이즈를 입고 잔디밭에 양산쓰고 누워있는 그림 같다고나 할까.

문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필독서가 아닌가 한다.



2007.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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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안을 걷다 시작시인선 62
김병호 지음 / 천년의시작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달안을 걷다   김병호 /시작시인선 0064 /천년의 시작 펴냄
 
내가 한그루 은사시나무이었을 때
내 안에 머물던 눈 먼 새들
혓바늘 돋은 울음을 날렸다
울음은 발갛게 부풀어 둥근 달을 낳고
속잎새에만 골라 앉은 숫눈이
돌처럼 뜨겁게 떠올랐다 
 <달안을 걷다 中>
 
1971년생 시인 김병호의 시집 달안을 걷다는 짜임새 있는 한 편의 이야기를 읽는 듯 하다.
음산하고 어두운 모습으로 시작된 그의 시집의 첫번째 모음 / 강가의 묘석에는 죽은 아버지와 음산한 숲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일반적으로 시에서 발현되는 숲의 이미지들이 생명의 탄생이나, 싱그러움들을 대변한다면, 그의 숲은 어둡고 무섭고 음침하다. 숲이 너무 울창하여 햇빛은 하나도 들지 않고 온통 습지로 뒤덮여있으며 이상한 새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그런 숲이다. 그런 숲에서 아버지는 마술사가 되고 죽은 누이의 장례가 펼쳐진다. 그렇게 어두운 터널을 뚫고 나온 시인의 두번째 모음 / 난생처음 봄에서, 그는 그 숲들을 모두 극복한다.
 
오래전에 지운 아버지의 얼굴이 
내 아이의 얼굴에 돋는다
.....
생은 몇 번씩 몸을 바꿔
별이었다가 꽃이었다가 닻이었다가
유곽이었다가 성당이었다가
어제처럼 늙은 내 아이가 되는데
 
새벽이 오는 변방의 강가에 기대어
아버지와 아이의 멸망을 지켜볼 뿐
나는, 차마 묘석처럼 깜깜하지 못했다
 
<강가의 묘석> 中
 
홍제동 봄산부인과 병원 앞
수줍은 아내와 난감한 나는
서둘러 친가와 처가에 소식을 전하는데
 
아이가 먼저 닿아 있었다
 
고향 어머니는 산기슭에서 내려와
방문 앞에서 서성이던 호랑이를 맨발로 안으셨고
처제는 무지개 환한 과수원에서 복숭아를 깨물었다고 하고
시골의 처외할머니는 댕기머리 처녀가 되어
꽃뱀 한 마리를 치마에 담으셨단다
...
 
슬그머니 아내의 배에 손을 가져다대면
아내의 오월 한복판엔 잎 푸른 감나무가 자라
지극한 우주가 감씨마냥 잠기고
 
손끝에 타오르는 환한 길 하나
 
<환한 길 하나> 中
 
그리고 그는 다시 바람은 무늬로 기억을 새긴다 라는 세번째 장에서 삶의 이별과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남자는
돌아갈 먼 길을 생각하는데,
 
한숨이 움파처럼 돋아난
감또개 그늘 안에서
여자는
종일 항아리를 씻었다
 
<오래된 집> 전문
 
+ 감또개 : 꽃과 함께 떨어진 어린 감
 
사람 하나 가슴에 묻는 일이
찬밥 한 덩이 물에 말아 훌훌 넘기다
눈 부딪친 밥상 귀퉁이의 떨어진 귀 자국 같아
사소한 병을 키워 잠자리 뜨겁게 만들고
어두운 말을 버려 꽃 진 나무를 시늉하지만
...
<풍경 風磬> 中
 
해 빠질 무렵의 내소사
미열처럼 스미는 어둠 안에서
무릎 접고 어깨 움츠린
배롱나무의 밑동을 본 적이 있는가
밤새 안부를 묻던 설익은 바람과 독을 키워
비탈로 내달리던 목어를
가두어본 적이 있는가 ...
 
<마음이 지다> 中
 
음산하던 세월들을 혼자 지켜내다가, 그 젊음과 청춘이 괴롭다가 어느 한 순간 어미가 되고 아비가 되는 우리의 인생처럼, 나의 인생처럼, 나는 그렇게 김병호의 시집을 읽었다. 생전 보도 듣도 못한 생소한 이름의 시인 한 명이 전해주는 자식 생긴 아비의 기쁨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와 코끝이 찡하도록 감동했다.
그리고 사람 하나 가슴에 묻는 일이, 라는 구절을 몇 번씩 혀끝으로 말아 올렸다가 꿀꺽 삼키곤 했다.
요즘은 어찌 된 일인지 읽는 시집마다 모두 절절하게 들린다.
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좋은 시들이 많이 나오게 된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나도 그네들과 같이 나이먹어가며 뭔가를 조금은 알만한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2007. 4. 18.
 
세 번째 말, 요고
 

엄마 아빠란 말 다음에

아이가 배운 말은 요고

할머니도 강아지도 개나리도 요구르트도

모두 요고다

 

아이의 닭똥구멍 같은 입술 위에서

둥글고 뜨겁게 열리는

할머니와 강아지와 개나리와 요구르트가

제 이름들을 놓는 순간

요고의 할머니와 요고의 강아지와

요고의 개나리와 요고의 요구르트에는

아이만의 정한 이름과 마음이 따로 있어

아이의 요고는 서슴없다

 

태초의 말,

그것은 한 소리였다. 
 

2007.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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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과 왕필의 주 동양고전 슬기바다 14
노자 지음, 김학목 옮김 / 홍익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평생의 화두처럼 따라다니는 책들이 있다.

읽어야 했는데 부담되어 미뤄두었는데, 결국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읽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거나, 잃어버렸거나 잊고 있었는데 결국 손에 다시 들어와 읽게 되는 책들.

나에게는 제자백가나 중국의 고전들이 그런 의미가 된다.

중국에서 한어언문학이라는 중국문학을 중국학생들 사이에서 전공으로 학부생활까지 했었지만, 나에게 중국고전은 빨리 진도를 따라가야만 하는 급한 숙제들뿐이었고, 깊이 통독하기엔 시간도 능력도 너무나 모자랐다. 현대 중국어로 풀이해놓은 것중 학교에서 배우는 강독부분만 읽어도 무릎을 탁탁치곤 했지만, 아, 이걸 읽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그 작품은 이미 학교진도에서 지나가 있었다. 한 학기에 중국역사의 반정도에 해당하는 문학작품들을 배우다보면, 글쎄, 나와 같이 공부하던 중국학생들 중에도 통독을 한 친구는 그리 많지 않았을 법하다. 그저 그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지겹게 들어왔던 이야기라서 대강의 이야기와 중심내용들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는지도. 우리에게 중국고전문학의 최고봉으로 알려진 논어뿐만 아니라 한비자나 좌전, 춘추정도만 읽어도 아, 이거 정말 재미있는데, 옳은 말 뿐인데, 읽어야 말텐데 읽고야 말테야 하는 욕심들은 그냥 세월속에 묻혀갈 뿐이었다. 그 때는 현대중국어로 풀이해 놓은 일부분을 따라가는 것만도 정말 벅찼으니까. 결국 지금 다시 영어영문학으로 돌아왔는데 1학기 레포트 중 하나가 동서양고전 서적을 한 권 읽고 서평을 쓰는 숙제가 주어졌고, 그 중 내가 택한 것이 노자였다. 노자의 도덕경은 사 놓은 지 거의 6년이 되어가는데 손도 대지 못했고, 논어집주나 논어금독(리저허우의 저서로 최근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을 펴놓고 만지작거리면서 제자백가를 시작할 그 날을 기다리던 나에게 결국 평생의 화두 같은 제자백가 중의 한 권이 떨어진 셈이다.

이런 명고전들은 선뜻 시작하기에 매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전공자가 아니고 고전을 읽고 논문을 쓸 것도 아니므로, 스스로 취할 부분만 취하면 그만이다. 내가 노자 도덕경과 왕필의 주를 1독한 방법은 이러하다. 일단 중국어를 전공했으므로 노자의 본문부분은 한 번 읽어주고, (사실 한국 한자의 독음보다 중국식 독음에 더 강하다. 한국식 독음은 헛갈리는 부분이 부끄럽지만 아직 많은게 사실) 왕필의 주는 넘어간다. 그리고 한국어로 된 부분만 읽어주는게지. 그러다보면 한국어로 된 번역과 해설부분중에 가슴에 팍팍 꽂히는 부분은 다시 한자부분도 같이 봐주는게다. 이렇게 하여 나는 노자 도덕경과 왕필의 주라는 어마어마한 산을 한 번 넘었다. 물론 이 책을 한 번 읽고 서평을 쓸만한 것은 아니고, 노자 도덕경에 대해서 어떤 논을 하자고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제자 백가나 동서양의 고전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재미가 있다. 세상의 모든 스토리는 셰익스피어에게서 나왔다는 말도 있듯이, 세상의 모든 진리는 고전에 있다. 이것들이 왜 고전이라 칭해지는지는 읽어봐야 안다. 아니 몇 천년전에 인간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니, 이렇게도 진보적일 수가 라는 생각부터, 그 때와 지금은 과학기술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닥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 게다. 사람 사는 꼬라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비슷비슷한지도.

노자의 도덕경을 가장 잘 해석했다는 위진남북조의 학자 왕필의 주가 가장 보편적으로 읽힌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선정되었고 노자 전문가인 김학목 선생의 해설도 같이 읽을 수 있다. 한글로 풀이된 부분만 쏙쏙 뽑아읽어도 무방하며, 노자의 가장 큰 사상인, 무가 존재함으로 유가 존재한다는 것 – 즉, 쉬운 비유로 아름답다는 정의는 추한 것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비교를 하기 때문이다. 라는 간단한 중심사상만 알면 별로 어려울 것도 없다. 간혹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어느 책이나 마찬가지정도가 아닐는지. 대신 이런 고전을 읽을 때는 되도록이면 사서 밑줄을 그어가며 침을 발라가며 감탄을 해가며 한 줄 읽고 하늘보고 감동을 느껴주면서 천천히 읽어주는 것이 미덕일 것이다. 이 책의 서평을 써야하는 숙제를 하기 전에 책장에서 6년동안 먼지를 먹으며 한국에서 중국으로 다시 한국으로 비행기를 두 번이나 탄 소나무 출판의 도덕경도 다시 읽어야겠다.



2007.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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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 바다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페이퍼에서 추천글을 읽고 골랐던 책.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루이스 세뿔베다. 그의 전작 연애소설을 읽던 노인은 내가 실패한 소설이다. 나는 제목을 잘못 읽었다. 연애소설을 읽던 노인이 아니라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인 줄 알았고 그 노인이 도대체 언제 연애소설을 읽는 것인가, 언제 연애를 하는 것인가에 포인트를 맞춰 책을 읽었다. 나는 안나 가발디의 나는 당신을 사랑했네. 정도의 내용이리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긴 그 책을 읽었을 때의 내 상황도 책을 잡으면 글자만 읽고 있을 수밖에 없던 지치고 피폐한 상황이었지만. 그리하여..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막판에 환경론자인가? 라고 생각했던 것 밖에.

루이스 세뿔베다는 환경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소설은 환경문제를 거론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쳐나간다고 하는 것. 이 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소설의 중심은 책의 뒷 부분에 친절하게 나와 있다.

“아기 갈매기야, 우리는 여지껏 우리와 같은 존재들만 받아들이며 사랑했단다. 우리가 아닌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인정하진 못했어. 쉽지 않은 일이었거든. 하지만 이젠 다른 존재를 존중하며 아낄 수 있게 되었단다. 네가 그걸 깨닫게 했어. 너는 갈매기야. 고양이가 아니야. 그러니 너는 갈매기의 운명을 따라야 해. 네가 하늘을 날게 될 때, 비로소 너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네가 우리에게 가지는 감정과 너에 대한 우리의 애정이 더욱 깊고 아름다워 질 거란다. 그것이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의 진정한 애정이지.”

여기 의리있는 고양이들이 있다. 약속한 것은 지키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한다. 그리고 결국 금기까지 깨고 사람과 손을 잡는다. 동물과 사람이 손을 잡아 또 하나의 동물의 살길을 열어준다는 것. 이 책은 상징이 많은 우화이다.

좋은 소설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읽기 쉬우면서도 재미있고 교훈이 많지만 작가의 목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도대체 고양이가 갈매기에게 어떻게 나는 법을 가르칠려나 하는 게 궁금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너무 재밌게 읽어서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2, 3권도 읽어봐야겠다고 책날개를 자꾸 뒤적거렸으니까.

그러면서 역시나 고양이는 멋진 동물이야. 라고 생각하며 발정이 와서 밤마다 울어제껴 요즘 미운털이 박힌 뒷베란다의 나옹을 생각했다. 그리고 베란다 문을 열고 살며시 쓸어주기도 했으니까.

우리, 얼마나 많이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있는지. 그들을 이해하기만 해도 정말 세상은 많이 달라질텐데. 8세 미만의 아이에게도 잠자리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해줄께. 라고 하며 읽어줘도 좋지 않을까 하는 동화였다. 그림도 있고. 이 소설이 상징하는 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건 책을 읽는 그 누구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서 생략하기로 한다.

2007.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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