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언제나 아프다.
시작이 있었으니 끝도 반드시 있어야 함을 알고, 또 곧 다가오리란 것도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슬프고 섭섭하고 조금은 억울한 것도 같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이트가 사흘 뒤에 문을 닫는다.
그곳은, 내가 만나본 가장 따뜻한 인터넷 공간이었다.
물론 알라딘도 정이 넘쳐흐르는 푸근한 곳이지만 그곳만큼은 아니었다.
규모도 그닥 크지 않고 꾸준히 찾는 이도 몇 백명 정도의 작은 사이트였지만
그 사이트의 운영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크고 넉넉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나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인내심으로 회원들의 투정을 받아주었고
꿈도 꾸지 못할 넉넉함으로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나눠줬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멋진 선물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계속 받아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래서, 계속 주기만 하는 데 지쳐버린 그 사람들이 이제 그만 접겠노라고, 떠나겠노라고 말하는 지금
모두들 넋을 잃고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고만 있다.
잡을 수 없다는 거, 그래선 안 된다는 거 알고 있지만 참.. 속상하다.
의연한 척하면서, 고마웠노라고 잊지 않겠노라고 작별 인사 써놓고 돌아서서는
몰래 알라딘에 와서 울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만나 맛있는 밥 한끼 못 사준 게 너무 미안하고,
많이 힘들어할 때 따뜻한 위로는 커녕 내가 더 힘들다고 징징거린 게 미안하고,
지금 저렇게 외롭게 돌아서는 사람들한테 아무 힘이 못 돼줘서 정말 속상하다.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그런 따뜻함을,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이, 그 공간이 없는 인터넷 세상은 얼마나 쓸쓸할까..
나는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익스플로러 주소창에 계속계속 그 주소를 입력하게 될 것 같다.
부디 다시 돌아왔기를,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꿈꾸면서..
이렇게 아픈 맘으로 계속 펑펑 울면서 글 써보는 것도 처음이구나.
이런 아픔도 눈물도 끝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