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술 냄새만 맡아도;; 얼굴이 빨개지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몸 전체가 울긋불긋 꽃동산이 되기 때문에 술 잘 안 마시는데 오늘은 왠지 맥주가 땡긴다. 아니, 사실 어제부터 마시고 싶었는데 어젠 물을 하도 많이 마셔서 배불러 못 먹다가 오늘 드디어 냉장고 한켠에 숨어 있던 카스캔을 땄다. 하루만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지금은 등이 서늘할 정도지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차가운 맥주는 맛있구낭~ ^^

안주는 말린 바나나 칩. 이것도 평소엔 엄마가 못 먹게 하는 아이템인데 지난번에 마트 가서 모른 척하고 과감하게 집어들었다. 그런 걸 굳이 먹어야겠냐며 잔소리를 쪼끔 듣긴 했지만 그래도 들고 있던 거 뺏기지 않은 게 어디냐. 앙, 한 5년만에 먹어보는 것 같은 반가운 맛.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려니 옛날 회사가 생각난다. 예전에 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들어갔던 회사는 참 작디작은 회사였다. 직원은 나까지 10명 남짓, 사무실도 작은 오피스텔 2~3칸을 빌려서 쓰던 곳. 덕분에 회사라기보다 친구 작업실 같은 분위기에서 사장님, 부장님이 아니라 언니, 오빠 호칭을 쓰고, 일한다기보다는 같이 어울려 노는 기분으로 다녔던 곳.

10~11시경에 출근을 하면(10시가 공식 출근시간이지만 그 시간에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신입인 나부터도 10시 반~11시는 넘어야 나갔으니까) 우선 다같이 아침부터 챙겨 먹었다. 메뉴는 주로 근처 빵집의 샌드위치와 커피 또는 우유. 빵을 사러 가는 심부름은 막둥이인 내 차지였지만 그런 자잘한 심부름이 전혀 귀찮지 않았다. 그저 무슨 빵을 먹을지 메뉴 선택권이 나한테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을 뿐. -_-v

그리고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이면 오후 근무는 늘 맥주와 함께 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들어오면서 편의점에서 맥주를 잔뜩 사와서, 바쁜 사람은 컴퓨터 모니터 옆에 맥주캔을 놓고, 그리고 좀 한가한 사람들은 둥근 회의 탁자에 둘러앉아 한쪽에 있는 부엌에서 만든 안주를 곁들여 맥주를 마시곤 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주량이 셌던 나는 오후 내내 맥주 몇 캔을 해치우고,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질 즈음이면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위해 길을 나섰다.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다가 새벽녘이 되면 집에 갈 사람은 집에 가고, 사무실로 들어올 사람은 다시 들어와서 각자 일을 하거나 다시 술판을 벌이거나 침대에서 잠을 청하고.. 또 아침이면 부시시한 몰골로 모여들고..

과거를 돌이켜보면 거의 즐거웠던 추억들만 떠오르지만, 그때 그 시절도 내게는 참 즐거웠던 것 같다. 일하는 것도 즐거웠고 회사 사람들 만나는 것도 즐거웠고 하루하루 시간 가는 것도 즐거웠고..
그렇게 즐거웟던 회사는 나중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들이면서 이상하게 변질되어서 나를 슬프게 했지만.. 그래도 그런 추억을 줬으니 미워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 하는 일은 그때와 비슷하면서도 또 많이 달라서 완전히 혼자 해야 하는 일. 출근시간도 퇴근시간도 내가 정할 수 있지만 마감만은 어떻게든 지켜야 하는 일.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매일매일 하루 24시간 나사 빠진 애처럼 지내지만, 정작 친구 얼굴 한번 보기 위해서 억지로 억지로 시간을 짜내야 할 떄도 있는..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다만, 술 몇 모금 마시고 나니까 아까부터도 눈에 안 들어오던 글자들이 점점 더 가물해지고, 머릿속에서 점점 생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문제랄까..
어헝, 일하기 더 싫어졌자나! 이를 어쩜 조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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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8-14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으......사진은 없지만.....이렇게 강력한 꼬드김이라니.....냉장고를 뒤지러 잠시 자리를 비워야 겠습니다.-.-;

진/우맘 2004-08-14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없....따....하나 남은 줄 알았는데.....우어어어어~~~~

starrysky 2004-08-14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이 사태를 어쩌쓰까나요.. 당연히 있으리라 믿으며 열었던 냉장고가 날 배신했을 때의 그 슬픔, 저도 잘 알지요.. ㅠㅠ
냉장고에서 꺼내놓는 바람에 쫌 미적지근해졌지만 제 꺼라도 하나 날려드릴까요?? 녜? 아님 제가 진/우맘님 몫까지 2배로 맛나게 마실까요? ^o^

tarsta 2004-08-14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환상적인 회사가 또 있답니까. 회사가 천국이에요오..
스타리님, 선물 골라주시고 주소 남겨주세요. ^^

플레져 2004-08-14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님... 맘마 먹고 술 먹는 거야요? ㅎㅎ
인원이 적은 회사일수록 아기자기한 맛이 있죠. 맥주 한모금 일 한줄~~ 룰루~~ 캬~
술로 인해 사람들과 뭉쳤던... 그때가 가끔 흐뭇하게 떠오르는 걸 보면,
술이란 녀석이 갖고 있는 그 힘이 부럽기까지 해요...

불량 2004-08-14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배로 맛있게 먹는 쪽으로 하죠..후후후..(스타리님 글 읽으면서 스르륵..냉장고에서 캔맥주 꺼냈답니다..스타리님, 지화자~~)

明卵 2004-08-14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술 마셔보고 싶어요. 말린 바나나칩 맛있겠네요:9
이렇게 일에 관련된 실화를 읽고 있으면 나는 대체 뭐 해먹고 사나 하는 생각이 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아참! 타스타님 이벤트 당첨~ 축하드려요^^

하얀마녀 2004-08-14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기운이 사라지면 일이 하고 싶어지지 않을라나요? ^^

starrysky 2004-08-14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 많은 분들이 아직 안 주무시고 계셨네요. ^^ 전 알라딘이 하도 조용하길래 수다 떨면서 술 깨려면 걸 포기하고, 게임하다가 왔는데.. 근데 이제 그넘의 반딱이 구슬들이 눈앞을 마구 날아다니는군요. 아, 어지러워요~ @_@

타스타님, 제 친구들도 모두 저를 부러워했었지요. ^^ 게다가 집이랑 회사가 가까워서 남들 다 출근한 9시 반까지 퍼자다가 부시시 일어나서 회사 가곤 했거든요. 대신 퇴근 시간이 좀 늦어지긴 했지만 맨날 놀다가도 늦게 들어가는 집이니 무어 상관 있었겠습니까. 움하하~
오늘의 즐거운 이벤트 감사합니다. 꾸벅~ ^^ 아까 깜빡 주무시다 깨셔서 아직 잠 못 들고 계신가 봐요. 아, 이제는 이벤트 당첨의 영광을 다른 분들께 양보해야 하는데 전 왜 이렇게 욕심이 많은 건지.. ㅠㅠ (하지만 진/우맘님께서도 계속 도전하고 계시니 저도 줄기차게 함 해보렵니다~ ^^)

플레져님, 오늘 저녁에는요 엄마가 해놓고 가신 오징어 볶음에 밥 비벼 먹었어요. 음, 간만에 먹어보는 밥알들이 입 속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기분이 아주 새로웠어요. ^^ 그리구 크레이프도 먹고 했으니까 속이 아주 든든했지요~ ^^
전 규모 작은 회사에서 일하다가 좀 큰 회사 가서 일하려니까 영 적응이 안 되더라구요. 호칭이며 직급이며 호봉이며 업무 프로세스며 등등 어쩜 그렇게 별나라 이야기들 같은지.. ㅠㅠ 전 원래부터 몇 명이서 아기자기하게 노는 걸 좋아하기 땜에 회사도 한 10명 내외의 소규모가 딱인 것 같아요. ^^ 그땐 정말 1주일에 5일 이상 술을 마시고 3일 이상 집에 안 들어갔었는데.. 덕분에 건강이 좀 상하긴 했지만 정말 즐거운 추억들이 많답니다. 다시 술이 좀 세져서 알라디너 분들과도 즐거운 추억 만들고 싶은데 안타까워요..

starrysky 2004-08-14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량유전자님~ 아, 이 새벽에 이렇게 님을 다시 뵈오니 얼마나 기쁜지요.. 무사히 살아 돌아온 님의 컴퓨터에 뽀뽀라도 쪽쪽 해주고 싶네요. ^o^
진/우맘님은 아마 소식 없는 맥주캔을 기다리다가 삐져서 주무시러 가셨나 보옵니다. 히히. 그래서 혼자 2배로 맛나게 안주도 열심히 집어 먹으면서 꼴깍꼴깍 마셨지요. 글 쓰느라 미지근해진 맥주에 얼음 2알을 동동 띄워 먹었더니 맛이.. 맛이.. 아주 오묘해지더군요. 그래도 실험정신으로 버텼습니다. ^^v
자, 불량유전자님과 지화자~ 헀으니 남은 건 원샷!!! 캬아~

명란님, 엄.. 3년 반만 기다리시어요. 제가 최고로 맛난 술이랑 안주 대접해 드릴 테니까.. ^^ 너무 어려서부터 술을 가까이하면 뇌세포에 안 좋은 거 알죠?? 100일주니 뭐니 그런 거 한두 잔 정도는 어떨지 몰라도 넘 많이 마시면 안돼요!!! ^^
글구 우리 명란님은 제 나이쯤이면 우리나라 최고의 통역사가 되어 계실 거예요. 아니아니 세계 제일의 통역사! 지금도 그렇게 잘하시는데 한해 두해 지나면서 얼마나 얼마나 더 내공이 쌓일지 전 감히 상상도 안 가네요.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만 하시어요.
이벤트 당첨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담번엔 명란님께 영광을 돌려야지~ ^^

하얀마녀님, 제가 술이 너무너무 약해서 그런지.. 술기운이 떨어질 즈음에는 아마 잠이 들 것 같아요. 아앙, 하품~ -o-
어젯밤에 하얀마녀님 서재에서 맥주 얘기 읽고 나두 마셔야지.. 했는데 그 맥주가 오늘까지 살아남아서 지금 막 제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고 있답니다. 주말에 마시니까 왠지 더 맛난 것 같아요. ^^ 즐겁고 유익한 주말 보내세요!!!!

明卵 2004-08-14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마셔보고 싶긴 한데, 저는 왠지 술 잘 못할 것 같아요. 내장기관이 부실해서... 잘못 마시면 아주 헤까닥, 해버릴 것 같네요. (취하지 않더라도 아주 죽도록 아플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
으흐흑... 저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말만 하시는군요ㅜㅜ 하지만 저라는 인간이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겠습니다.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해요.
다음번에 저한테 영광돌리는 거 잊지 마세요~ ㅎㅎ

어룸 2004-08-14 0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정말 사진 한장도 없는데 맥주가 땡기게 되다니!!! 역시 스타리님은...무셔무셔 >.< (괜히 귀여운척하며 졸음을 쫓고...^^;;;)
흐흐흐...회사내 심부름이란 메뉴선택 특권이라는 커다란 즐거움이 있지요...으흐흐...게다가 그 흑심을 모르는 순진한 자들은 굉장히 미안해하기때문에 뻔뻔스레 '덤'을 요구할수도 있다는...움핫핫핫~~`▽'

털짱 2004-08-14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술마시는 미녀를 보면 늘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전 편의점에서 혼자 컵라면 먹는 꽃미남들이 더 안타깝습니다.
어제도 밤에 산책나갔다가 편의점에 들러서 잠시 삼각김밥을 먹는데 한 꽃미남이 그러고 있길래, "맨면 드시지 말고 이 꼬마김치라도 함께..."하고 권하고 싶은 걸 참았습니다. 어젠 비주얼이 좀 약했거든요. 전 의관이 정제되었을 때만 작업에 임하는 프로입니다. 흠흠!

2004-08-14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4-08-14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이 엉가가 피곤해서 자는 동안 이런 맛난 뻬이빠를..
오...

오징어 사와야 겠다.

superfrog 2004-08-1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아침에 봤는데도 저 평온한 분위기의 맥주캔 땜에 맥주가 막 땡기잖아요!! 사실은 어제도 먹었건만, 속도 안좋은데 왜그리 술은 먹어대는지.. ㅎㅎ 저도 음주교정 많이 봐요..^^ 또는 음주페이퍼도 많이 쓰고..^^

파란여우 2004-08-1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참..이봐봐요..스타리님! 하얀마녀님 서재에 마실갔다가 맥주 얘기 듣고 왔는데, 여기서도 또..왜 알라딘에는 이렇게 나를 유혹하는 손길이 많은거야...근데.비 올려고 해요..캬~ 션한거 한잔 마시고 자고 싶은데..돌파리 의사가 먹지 말라고 하여..약발이 안 받는다고해서리...슬프도다...ㅠ.ㅠ

Laika 2004-08-1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술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몸 전체가 울긋불긋 ....." - 스타리님과의 공통점을 발견해서 너무 기쁘네요...이 페이퍼를 낮아 봐서 더 기쁘고요...^^

starrysky 2004-08-14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란님, 장이 안 좋은 사람은 술 마시면 정말정말 안 좋대요. 그러니까 명란님도 몸을 아주 튼튼하게 키우시든가 아니면 알코올 섭취는 가능한 한 자제하시는 편이.. (음.. 중학생인 명란님한테 웬 알코올 강의를;;;)
명란님처럼 열심히 하는 분이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니요. 이 여름을 탱자탱자 놀면서 보내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죄 쓰러집니다. ㅠㅠ 전 명란님이 건강 해치지 않도록 좀 쉬엄쉬엄 했으면.. 싶을 정도인데요. 정말 무리하지 마세요. 공부도 좋지만 새벽 3~4시까지 숙제라니 너무한 겁니다. 부디 좀 쉬면서 놀면서 하셔요.. ^^

toofool님~ 아잉, 님은 귀여운 '척'이 아니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귀여움이 좔좔 흐르는 분이셔요~ >_< 어젯밤에 이리도 늦은 시간에 알라딘에 들어오신 걸 보면 각종 케이블 드라마 재방송을 섭렵하셨나 봐요. 제 말이 맞죠? ^^ 전 어제도 알라딘에서 노느라고 재방 시간 전부 놓치고 4시 넘어서야 아차! 싶어 시계를 쳐다보며 눈물만 줄줄 흘렸답니다. ㅠㅠ
회사 내 막둥이의 장점은 애정의 독차지와 쏟아지는 '덤'이겠지요. ^^ 밥값, 술값 한번 안 내고도 전혀 켕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뭐 그런 좋던 시절도 제 밑으로 신입들 들어오면서 쫑~이지만요. ^^; 그, 그래두 전 얻어먹은 만큼 후배들한테 다 사줬다구요 뭐~

털짱님, 전 혼자 먹는 외로움보다도 초고추장 초간장 찍어 먹을 털안주가 없는 안타까움이 더 컸답니다. ㅠㅠ 어제 새벽엔 뭐하신 거여요~ 주말 밤에 알라딘을 지켜주셨어야죠오..
편의점에서 혼자 라면국물을 삼키는 꽃미남이라니, 제 맘도 아프네요. 우리는 그런 방황하는 청춘들을 품에 끌어안아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는 건데, 그것도 모르고 홀로 모니터 앞에서 술잔을 기울이다니, 제가 나빴습니다. 오늘부터 술이 땡길 때는 필히 꽃미남이 방황하는 편의점 창가에서!!! 근데.. 님은 평소 독털을 이용한 혼미술을 사용하시지 않았던가요? 웬 의관정제. 어울리지 않사옵니다. 크카카~ ^^

속삭여주신 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제가 요새 느무 뻔순 모드로 나가는 듯하여 맘이 쫌 아픕니다만, 언젠가 다아 갚고 살 날이 오리라 믿으면서 계속 뻔뻔하게 살아가렵니다. 뻔뻔! ^^
님도 즐겁고 재밌고 멋지고 신기하고 황홀하고 으랏차차한 주말 보내세요~!!! >_<

starrysky 2004-08-1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어제 타스타님 이벤트에 너무 힘을 쏟아부으신 나머지 기진해서 주무시러 가셨었군요.. 저런저런. 어제의 알라딘은 주말답지 않게 너무나 고요잠잠했답니다. 밤샘 알라딘지기인 제가 얼마나 심심했으면 음주작업을 다 했겠어요. ^^ 평소엔 초롱초롱한 눈으로도 다 따라가지 못할 만큼 사건사고가 빈발한 곳인데 어제는 취기가 올라 게슴츠레한 눈으로도 뭐 그럭저럭..;;;
전 치아랑 턱이 약해서 오징어, 쥐치포, 노가리 같은 건어물 종류를 못 먹어요. 사실 별로 좋아하지도 않구요. 그래서 제 맥주 안주는 늘 감자칩, 나초 등의 칩 종류랍니다. 찍어 먹을 맛난 딥이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냉장고에는 그런 것두 없더군요. 흑.

금붕어님, 어제 님 서재의 골뱅이와 달걀말이에 눈물 흘리며 돌아서서는 '그래, 달걀말이가 없으면 뭐 어때. 깡맥주라도 좋아'라며 마시기 시작한 맥주였어요. ^^ 부드럽고 따끈하고 달달한 달걀말이에는 감히 비할 수 없겠지만 바나나 칩도 그런대로 먹어줄 만은 했답니다. 다만,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이.. 얼굴이.. ㅠㅠ 저 자신도 못 알아볼 정도로 팅팅 부어 있더군요..;;; 아, 저녁 먹을 시간이 다가오는데 귀차니즘을 좀 떨치고 정말 맛난 달걀말이를 한번 만들어볼까 봐요. 일명 치즈오믈렛!!! 성공을 빌어주세요. ^^
금붕어님의 교정실력이시라면 음주교정쯤이야.. 하지만 전 초짜라서 감히 그런 짓 하면 안 되는데.. 어젯밤에 작업한 파일 들여다보기가 사뭇 두렵습니다. 도대체 뭔 짓을 해놨을지..;;

파란여우님, 휴가가 이제 하루 반밖에 안 남은 파란여우님.. 곧 업무에 복귀하셔야 되는데 몸을 더더욱 보하셔야지 알코올이라뇨. 절대절대 안 됩니다. 돌팔이; 의사아저씨가 허락하셔도 제가 말릴 거여요. 알코올과 니코틴은 인류의 적!! 더더군다나 연약하신 파란여우님께서는 더더욱 가까이 하셔서는 안 될 아쭈 나쁜 놈들이지요. -_-
비록 입에서는 좀 땡기시더라도 당분간 참으시고 몸에 좋은 것만 골라 드세요. 그래서 완전히~ 다 나으신 담에 정말 기쁜 맘으로 함께 잔을 기울여요. 녜? ^-^ (괜히 이런 페이퍼로 술 땡기게 만들어 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ㅠㅠ 그러려던 의도는 아니었는데..)

앗, 라이카님도 저처럼 알코올로부터 버림받은 인생이셨단 말씀이십니까아아!!! 라이카님 서재의 kitchen 페이퍼에 술 사진이 심심찮게 올라오기에 많이는 못 드셔도 그래도 꽤! 드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네요. ^^ 음, 혹시 그게 아니면 많이는 드실 수 있으나 몸에서 잘 안 받아주는..?? 전 많이도 못 마셔요. 언젠가 얘기한 것 같은데 맥주 1~2캔 마시고 정말 호흡이 살짝 멎어버린 적이 있어서.. 이래서 건강은 젊을 때 챙겨야 하는데 한때 느무나 방탕한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제는 목숨 보전을 위해서라도 알코올을 멀리해야 하게 생겼더군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ㅠㅠ
그래도 존경하는 라이카님과 단 하나라도 닮은 점이 있다는 게 어디여요. 그걸로 위안 삼을래요. ^^ 그리고.. 오늘밤에 다시 한번 이 페이퍼를 읽어주세요. 꼭이요!! ^o^

털짱 2004-08-15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름진 머리라도 한번쯤은 빗고 나갔어야 했는데.ㅜ_ㅜ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더랬습니다.
앞으로 스타리님도 언제 어디서 꽃미남과 조우할지 모르니 항시 준비된 자세로 사시길 바랍니다.

starrysky 2004-08-15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준비된 자세.. 제 친구들이 늘 제게 강조하는 말이지요.
하지만.. 제 운명의 꽃미남은 제 머리가 떡져 있더라도;; 몸에서 쿰쿰한 냄새가 나더라도;; 옷이 진창에서 뒹군 모냥새라도 절 한눈에 알아봐주리라 믿습니다!! 아님.. 말고요. -.,-

ceylontea 2004-08-16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지만, 저희 남편도 말린 바나나칩 너무 좋아해요...
진우맘님.. 맞아요.. 냉장고에 맥주 있는 줄 알고 열었다가 없으면 황당하죠... 맥주는 있는데, 시원한 것이 없어도 슬프지요...
주말에는 맥주 없는 줄 알고 못먹고, 다음 날 마트 가서 맥주 사왔는데, 6캔이 냉장고에도 안들어간 채 있더군요..

starrysky 2004-08-16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린 바나나칩은 어쩜 그리도 바삭하고 달착하고 고소할까요~ 음, 그 맛~ (덕분에 또 1킬로그램 쪄버리긴 했습니다만..;;;)
냉장고를 열었을 때 철썩같이 믿었던 시원한 맥주가 안 보이면 자는 식구들을 죄 두들겨 깨워서 범인 색출이라고 하고픈 맘이 물씬 듭지요. -_-;; 그래서 전 항상 냉장고 맨 윗칸 젤 뒤, 눈에 안 띄는 곳에 비상용 맥주를 한 깡씩 숨겨두곤 한답니다. 가끔, 아주 가끔 냉장고 청소를 하던 아줌마나 엄마 눈에 띄면 그 즉시로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곤 하지만 대개는 안전해요. 움하하~
전.. 맥주가 안 시원하다고 얼음 넣어 먹다가 아주 욕봤어요,. 그런 일은 절대 하지 마셔요~ ㅠㅠ

ceylontea 2004-08-1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음보다는 냉동고에 잠시 넣어두는 편이 더 나아요..가끔... 깜빡하고 얼려버리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요...오늘은 아침에 그 바쁜 와중에 맥주 두캔 냉장고에 넣어두고 왔어요.. ^____^

starrysky 2004-08-1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잠깐만 넣어둬야지~ 하고 놔뒀던 카프리 병이 얼어터지는 바람에 집에서 쫓겨날 뻔한 이후로 냉동실은.. 설레설레.. -_-;;;
오늘 퇴근하시면 시원한 맥주로 하루의 피로를 푸실 수 있겠네요. 가시는 길에 바나나칩 한 봉지만 챙겨 가셔요. 호호. ^^

ceylontea 2004-08-1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캔맥주를 이용해서...(병버리는 것도 귀찮아..^^) 터지는 일은 없더군요.

아영엄마 2004-08-19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55000


진/우맘 2004-08-19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코멘트 500의 시대는 정녕 오는 것인가....지금 이 순간 388개의 코멘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