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제 기억을 되살려 보면, 초, 중, 고등학교 어릴 시절에는 '죽음'에 대해 그리 긴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을 다닐 때, 가장 가까운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그 죽음의 진정한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실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우리 종가집의 첫 손으로 태어났고 결국 고명딸이었습니다. 아주 어린 아기 때부터 할머니와 삼촌, 고모의 손에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랐으며, 할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오랜 병고(病苦) 끝의 호상(好喪)이었다고 해도, 저희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셨던 할머니의 '죽음'은 크나 큰 슬픔이었습니다.

   한 겨울이어서 장례를 치르는 내내,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들이 추위와 무릎의 고통으로 괴로워하셨으며, 맏며느리로 결혼 생활 거의 전부를 할머니와 함께 지내셨던 어머니도 눈물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장례식(葬禮式)을 치르고 출상(出喪)을 나갈 때는 목놓아 우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죽음에 대처하는 아이들의 자세를 준비하게 만드는 안내서

   하지만 어린 초등학생들이 가까운 친척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은 어떨가요.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게는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주제가 아닐가 싶습니다. 오늘 소개할 이 책은 올해 초인 1월 말, '제6차 동시나눔' 때 x하루살이x님의 나눔에서 당첨되어 선물로 받은 고마운 소설입니다.

   계속 책상 한 쪽에 얹어 두었다가 오늘 드디어 펼쳐 들었습니다. 정경희가 그린 겉 표지 그림이 무척 예쁘고 화려한 책입니다. 이 책의 지은이 라헐 판 코에이(Rachel van Kooij)는 1968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고 10 살 때 오스트리아로 이주했으며, 빈 대학(University of Vienna)에서 일반 교육학과 특수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글을 쓰면서 장애인 사회복지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로 역사적 사실에서 탄탄한 허구의 세계를 이끌어 내는 작가적 역량을 높이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에 소개된 또다른 작품으로 '할머니의 열한 번째 생일 파티'와 '바타비아호의 소년, 얀' 이렇게 총 4권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부활절이 끝나고 맞이한 월요일 아침, 4학년 아이들이 "선생님, 환영해요"라고 색종이로 오려 붙인 칠판 앞에 앉아 있습니다. 드디어 클라라 교장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밝은 목소리로 "사랑하는 친구들! 정말 보고 싶었어. 너희들이 보내 준 수많은 편지와 그림, 선물들 모두 고마워!"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선생님의 얼굴이 너무나 수척하고 창백하며 대머리가 되어 있습니다.  

  "몇 달 동안이라도 너희들과 함께 제대로 살고 싶어 퇴원을 했단다." 선생님을 보자, 아이들은 모두 울었습니다. 크산디가 일광욕 의자를, 카차는 챙이 넓은 모자를, 엘레나는 2m가 넘는 야자수 화분을 가져와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교실 뒷 편에서 바닷가에 있는 것처럼 일광욕하며 휴가를 보낼 수 있게 해드리기로고 결정합니다.  


   선생님은 마당에 남편과 함께 올 가을에 먹을 수 있는 새콤달콤 맛있는 사과 나무를 심었습니다.그리고 교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죽음을 일러주며 따라하라고 상기시킵니다. "선생님은 죽는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그리고 내일도 아니야." 수업의 마지막 시간은 교장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셨고, 아이들은 의자 주위에 깔아 놓은 수건 위에 자유롭게 누워 귀를 기울였습니다. 책을 다 읽으시고 20년 뒤에 있을 가상 동창회를 미리 열어보기로 합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엘레나와 선생님을 낫게 해줄 약품 연구원이 돼있을 율리우스, 기사가 되고 싶은 카차,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은 에벨리나, 이 때 선생님이 나타나서 책상을 붙여 무대를 만들고 에벨리나가 오페라 가수처럼 감동적인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율리우스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쓴 초콜릿이 든 약 상자를 드리자, 결국 선생님은 눈물을 보입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선생님을 사랑하고 기적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약은 필요없다"고 위로합니다.

   그러자, "기적을 바라는 다른 환자들이나 많이 아픈 어린 아이, 또는 학생들에게 양보하고 싶어."라며 더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아이들 모두 "기적은 선생님 거야"라며 다시 기도합니다. 3주 후, 봄 방학이 시작되고, 클라라 선생님은 "너희들의 초등학교 생활도, 나의 휴가도 이제 모두 끝났고, 이제 이별할 시간이야, 학교도 너희들도 이별이구나!" 그렇게 선생님은 생애 마지막 휴가를 아이들 곁에서 보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은 선생님께 책 선물을 하기로 합니다. 그 어느 날 아침, 율리우스는 7난장이들이 클라라 선생님을 관 속에 집어 넣으려는 사과나무 숲 속 오두막 집을 들여다 보는 악몽을 꾸고는 안된다고 소리치다가 아침 잠에서 깹니다. 율리우스가 친구들에 꿈 이야기를 하며, 검은색이 아닌 예쁜 관을 선물해드리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그걸 만들 수 있을가, 그런 것도 살 수는 있을가." 결국 율리우스의 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시기로 합니다.

   집 뒤 창고에 있는 작업실에서 관 만드는 설계와 작업을 하는 동안, 헬레나아 율리우스는 할아버지를 도왔습니다. 공원의 야외 테이블에 11명의 아이들을 불러놓고, 선생님의 관을 만들어 예쁘게 꾸미자고 초대하였고, 천사들이 노래하는 악보와 구름 위를 날아다닐 수 있는 열기구, 해변의 야자수, 에펠탑, 성적표, 선생님이 읽어준 책에서 나온 말, 사과나무 등 함께 의견을 정리해 준비하기로 합니다. 방학 첫 날부터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작업실에 모여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간식을 챙겨주셨으며,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완성한 관 위에 사랑이 가득 갖가지 장식을 그려 넣기 시작합니다. 물론 기적이 일어나서 선생님이 다시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고, 만약 다시 건강해지시면 이걸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다른 물건을 만들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율리우스 엄마의 반대로 모든 준비가 중단되고, 그 후로 작업실 문도 닫혔으며, 아이들은 관을 몰래 빼내오기로 결심합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200km나 떨어진 보석 전시회에 데리고 가신 할아버지의 작전으로, 율리우스와 친구들은 할아버지의 작업실에서 관을 꺼내 손수레에 싣고 선생님 댁으로 달려갑니다. 남편인 마인데르트씨가 거동이 힘겨워진 선생님을 대신하여 선물을 받았고, 클라라 선생님은 결국, 천사의 노래를 들으며 그 관에 그려진 열기구를 타고 구름을 따라 떠다니는 상상으로 스르륵 눈을 감습니다. 영원히...

     죽음에 대한 의미와 의식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길잡이
   
   이처럼 어른들과 아이들이 그 나름대로 죽음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보며, 어린이들이 죽음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조용히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도록 돕는 어린이 창작 동화책을 모두 정리합니다. 그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에 대해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총정리합니다.

   첫째, 이 책은 지은이 라헐 판 코에이가 초등학교의 어린이들에게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를 일러주기 위해 창작한 순수한 동화입니다. 그러므로 새학기를 맞아 조금더 성숙한 초, 중학생 어린이들을 위해 선물하기에 좋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둘째, 많은 생각을 시사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 어른과 부모의 입장에서만 아이들의 생각과 정신 세계를 단정해버리는 현실이 그 어린이들에게는 얼마나 힘들게 만들 수 있는지, 어른들의 생각을 다시 재고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초등생이 있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토론하면 좋을 책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셋째, 책의 겉 모습은 반양장 표지이며, 길이도 224이고, 크기는 211×150mm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책입니다. 그래서 내용과 분량도 그리 길지 않지만 평소 많이 생각하지 않던 낯설고도 죽음에 대한 주제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다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편집되었으므로,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고, 어법이나 어순, 띄어 쓰기가 잘못된 부분도 다행히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2009년 5월 15일에 초판 1쇄로 발행된 신간입니다. 도서출판, '문원'의 의 이런 출간 준비와 수정, 편집, 관리 대체로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그러므로 이는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이 한번쯤은 꼭 읽어보아야 할 심리치유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외국 동화책으로 추천하며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에 대한 독서 후기를 모두 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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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죽음에 대한 안내,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 라헐 판 코에이, 문원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3-14 13:05 
    제 기억을 되살려 보면, 초, 중, 고등학교 어릴 시절에는 '죽음'에 대해 그리 긴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을 다닐 때, 가장 가까운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그 죽음의 진정한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실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우리 종가집의 첫 손으로 태어났고 결국 고명딸이었습니다. 아주 어린 아기 때부터 할머니와 삼촌, 고모의 손에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랐으며, 할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생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