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물고기 작은도서관 28
안선모 지음, 한지선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건 제가 생각하는 세상을 그린 거예요.
날아다니는 날치처럼 세상 밖을 구경할 수 있는 애들도있고요,
고래처럼 힘센 애들도 있어요.
또 바닥을 기어다니는 물고기처럼 빌빌거리며 사는 애들도 있고요.
그 물고기들은 못 먹어서 비쩍 말랐어요. 햇빛을 못 봐서 눈이 먼 물고기도 있어요."


"그럼 여기, 이 자건거를 타는 물고기는 누구지?"


선생님의 물음에 효성이는 또 씩 웃었다.


" 그건 저예요. 원래는 바닥을 기어다니는 물고기로 태어났어요.
 
날치처럼 날고 싶은데 날 수 없어서 자전거를 타는 거예요."


--------------------------------------------------



5학년 때부터 온갖 말썽을 다 부려 전교에 소문난 아이,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담배까지 피운다는 아이, 그러나 그 아이 효성이도 미술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날고 싶은 자기의 모습을 그렸다.날치나 고래처럼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엄마 아빠 잘만나서 잘 사는 아이들은 못돼도 바닥을 기어다니는 물고기처럼 빌빌거리지는 않는 그런 아이말이다. 효성이의 담임 김송이 선생님도 우리들도 효성이와 같은 우리의 아이들이 더 이상 우울하지 않고 불행하지 않는 물고기,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가 되고 싶은 꿈을 꺾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단, 훔친 자전거가 아니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를 떠나며 -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집 책읽는 가족 60
최금진 외 지음, 이영림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자, 거의 다 끝났다. 조금만 마무리하면 된다.

"철수야, 마지막으로 이 지구에 남길 말 없냐? 나는 지긋지긋한 학교에 한마디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 명수, 너부터 해 봐. 난 아버지한테만 남기고 싶어."

나는 무제 공책을 펼쳐놓고 적어 나간다.             p 35쪽

 

 

 

언덕 아래 마을은 은은하고 희미한 새벽빛에 싸여 잠들어 있다. 공기는 차고 신선하다. 우리를 축복하는 듯 빙 둘러선 소나무들도 푸른 눈을 살짝 뜨고 지켜본다. 또 하나의 별똥별이 떨어진다. 어둠 속에서 긴 꼬리를 찬찬히 흔드는 물고기 같다.

이제 출발이다. 명수와 나는 리어카를 밀기 시작한다.

우리 머리 위로 또 하나의 별이 떨어진다.

달리자. 더 빨리 달리자.

우린 날아오른다. 꼭 날아오른다.

 

"지구야, 안녕. 잘 있어......."      p 39 쪽

 

 

 

불우한 환경 속에 있는 명수와 철수, 학교에서도 '나쁜 녀석들'이라고 불리는 아이들....

그들에게 가정은, 학교는, 이 지구는 어떤 존재일까? 

마을회관에서 버려진 냉장고와 동네 동장이 보내 준 선풍기 등을 이용해서 만든 괴상한 비행기를 타고 우주, 달나라로 가 보려는 두 아이의 은밀한 계획과 부모님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우리 시대 어른들의 과도한 교육열, 내 아이만 잘되면 된다는 과도한 자식 사랑, 성적높은 아동을 우대하는 일부 잘못된 교사나 교육제도를 벗어나  내 이웃의 아이, 아이 친구들에 대한 관심,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존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또 다시 명수와 철수같이 지구를 떠나고 싶은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것인가?

 

결국 우리 어른들의 잘못된 삶의 모습들이 명수와 철수같은 아이들을 만들어 내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잎싹 2008-10-02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은 이 책이 그렇게 재밌나보다.
몇 번씩 다시 읽는다.
 
작은 도전자 - 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펼쳐보는 세상 그루터기 1
안도현.엄홍길.안도현 외 지음 / 다림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펼쳐보는 세상" 이라는 책 표지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청소년에게 도전과 꿈을 주는 책이기에, 이 책을 읽게 되는 청소년은 어쩌면 '행운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끔씩 이미 어른이 된 우리들은 '아, 그 때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더라면......내가 이러이러 하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아, 그 때 그 분이 계셨기에 나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었지......' 하고 감사의 고백을 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 책에서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는 도종환, 박범신, 안도현, 박몽구, 유달영, 이순원 같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님들과 산악인 엄홍길님, 만화가 이현세 님과 같은 도전을 주는 훌륭한 선배들을 만날 수 있다.

책을 통해 그들은 진솔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기에 청소년들은 '아, 이렇게 훌륭한 분도 나와같은 고민을 하며, 이렇게 고난을 극복하고 도전하였구나!"하고 모델링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이 부패하는 것은 매일매일 습관처럼 살아 없애는 일상의 고인 물에 빠지기 때문이다.......열대어들 소의 뱀장어처럼, 그것은 언제나 내 속에서 똬리를 틀고 앉아 때로 나를 고문하고 때로 내 몸을 찌르지만, 바로 그것으로 부터, 이만큼이라도 썩지 않고 살아 낼 수 있는 생생한 힘을 받고 사는 것이다. 글쓰기는 그런 점에서 나의 뱀장어이고, 나의 각성제이며, 무엇보다 나의 방부제이다.'

훌륭한 글을 쓰신 박범신 작가님조차도 글쓰기의 고통을 뱀장어에 비유하며, 힘들지만 해야할 일이라고...... 청소년들에게 어떤 뱀장어를 품고 사는지 질문하고 있다.

박몽구님은 <휠체어를 탄 농구감독>에서 이성근 선수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아픔도 상처도 잊히고 새사람이 된다고 말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아픔을 마음으로 보듬어주신다.

그런가 하면, '가야 한다. 불가능은 없다.' 고 오르던 에베레스트 등정에서 비록 성공하진 못했으나 살아야겠다는 의지하나로 죽음으로부터 대탈출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대장님의 한마디, "살아있는 한 다시 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란 말씀은 읽는 나에게 얼마나 감동적이고 가슴을 뜨겁게 하던지......책을 읽는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무한한 용기와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기도 충분할 것이다.

유달영선생님의 <누에와 천재>에서는 '비상한 재주'가 생긴다고 다섯마리 누에를 삼킨 작가의 어린시절의 에피소드를 통해 쉽게 성공하려하고, 가진 재주가 없다고 한탄하는 세대들에게 재주보다는 노력이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이다.

 특히 감동적을 주었던 <내마음의 희망등>에 보면 어린시절의 이순원 작가님께 평생 잊지못할 귀한 말씀을 남겨주신 시골벽지 학교의 선생님이 나오시는데, 그 분이 해 주신 "제대로 된 열매를 맺는 꽃들은 늘 더 많은 준비를 하고 뒤에 피는 거란다." 는 말씀은 이순원님이 작가가 되어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용기를 주는 인생의 희망등 같은 말씀이었다고 한다. 또한 다른 제자들에게도 하나하나에게 그런 말씀으로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 주셨다고 하니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그와 같은 선생님이 계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 외에도 훌륭한 몇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특히 박미경님의 <유년의 뜰>에서 언니이름을 빌린 닭의 이야기는 정말 폭소를 자아내면서 유쾌하게 읽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청소년시기의 우리 아이들,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는 별과 같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인생은 결코 혼자가 아님을...... 내게 찾아드는 아픔과 어려움이 결코 나의 것만은 아님을 이 책은 힘주어 말하고 있다. 두고 두고 읽으면서 그들이 좋은 멘토로 삼기에 적당한 꿈과 도전을 주는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들에게 희망을 (양장) 생각하는 숲 6
트리나 폴러스 글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비는 미래의 네 모습일 수도 있단다.
"나비는 아름다운 날개로 날아다니면서,
땅과 하늘을 연결시켜 주지.

나비는 꽃에서 꿀만 빨아 마시고,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랑의 씨앗을 날라다 준단다." – 70쪽

"일단 나비가 되면, 너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어.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사랑을 말이다.
그런 사랑은, 서로 껴안는게 고작인
애벌레들의 사랑보다 훨씬 좋은 것이란다." – 78쪽

"너는 아름다운 나비가 될 수 있어.
우리는 모두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 82쪽 

---------------------------------------------- 


감동 그 이상의 것을 준 책이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었던 학창시절, 저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지요.
지금까지 나는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자 열심히 기둥을 올라가던
한마리의 불쌍한 애벌레가 아닌가하고요.
이미 나비처럼 멋지게 보이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지요.

어른이 되어 다시 읽게 되었을 때도 여전히 나비로의 삶을 갈망하는
한마리의 애벌레인 저 자신을 보았습니다.

늘 부러워하던 나비...
항상 멀게만 느껴지던 환상 속의 나비가 되는 길은
의외로 내 삶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된 날...
저는 기꺼이 고치가 되는 아픔을 견디기로 결심했지요.

일상의 되풀이 되는 생활 속에서 문득....
내 주위 이웃을 돌아보며...
그 곳에 있는 아이들, 청소년들....
그들에게 밝은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스스로 남들을 따라 기둥을 향해 계속 올라가던 생활을 멈추었죠.
그리고 저는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은 나비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이 길....
책을 통해 이 땅의 어린이, 한 영혼이라도 바른 지혜의 길로 인도할 수있다면...
기꺼이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요.

왜냐하면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은
아름다운 꽃들이니까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나무집 2008-07-0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너무 익숙한 책인데 우리 아이들은 아직 안 읽었어요.

잎싹 2008-07-05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아이들이 읽어도 상관은 없지만 조금 더 커서 읽어도 될듯..ㅎㅎ
정말 좋은 책이죠?
 
하늘의 시소 동화 보물창고 19
안도 미키에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가 '안도 미키에'님이 쓰신 사춘기 동화 '하늘의 시소' ......

사춘기, 5학년......

주인공 미오가 우리 집 둘째와 같은 5학년이라 더욱 공감이 가는 책이었다. 큰 딸이 힘들게  사춘기를 통과하고 나니 , 또 다시 찾아온 둘째 딸의 사춘기 앞에 엄마로서 어떻게 해주어야할까 많이 고민할 즈음에 만난 책이라 반가움이 앞섰다.

단편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마치 장편을 읽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느껴졌고,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미오'가 되어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마치 미오가 생각에 따라 작은 곤충도 되고, 벌레도 되는 것처럼......

미오의 눈으로 본 세상에서 엄마는 히나코만 예쁘하고 편애한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려는 엄마, 미오의 좋은 점을 찾기보담 조그만 잘못을 보면 어느새 잔소리쟁이, 설교쟁이로 변해버리는 엄마,이런 엄마의 모습에 넌더리를 내고, 부끄러워하기조차 한다. 그래서 '한방울의 바다'에서 미오는 자기를 좋아하는 사치에의 방법을 따라 '눈감고 가는 길'을 따라 집으로 간다. 이것은 미오와 사치에만 아는 비밀의 길 이름이었다. 미오에게 있어 사치에의 존재는 미오가 가장 좋아하는 '바다'같은 존재이고 사치에언니가 미오에게 선물해준 한 방울의 바다가 없었다면 아마 미오는 엄마가 보기 싫고 그냥 뛰쳐나오고만 싶은 집에서 견디기가 무척 힘들었으리라......  

미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온 세상이 한 통속이 되어 자기를 괴롭히고 있었다. 까닭은 알 수 없지만 운명의 여신이 미오를 저주해서 어중이떠중이들을 시켜 자기를 골탕먹이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괜히 감정의 파도가 일기도 하고, 산만하고 복잡하고, 뭔가 뒤죽박죽인 것 같기도 하다가 돌발적인 마음이 들기도 하는 그런 흔히 말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선 미오의 모습을 보며 바로 그 맘 때 쯤의 나의 모습이 떠올라 미오에게, 아니 내 딸에게 한걸음 다가선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부모에게 반항하고 싶고, 세상에 반항하고 싶은 미오이지만 여전히 개구장이 어린이인 미오의 모습은 '도시마귀'에서 볼 수 있다. 이웃할머니를 골려주려고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치던 모습에서 말이다. 하지만 미오는 그 할머니의 화분을 깨뜨린 죄책감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정직하게 사과할 줄도 아는 착한아이이기도 했다. 이웃의 불쌍한 꼬마인 '쇼'와 '준이치'를 따뜻하게 돌봐줄 줄 아는 심성을 가진 아이이기도 했다. 비록 동생 히나코의 질투를 받았지만 동생과 따뜻하게 화해할 줄도 아는 소녀였다.  

부잣집 친구만 골라서 사귀지도 않았음은 사노를 좋아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 "우리도 똑같아. 겉모습이나 사는 집 따위, 하찮은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려고 해." 하고 겸손히 자신을 돌아볼 줄도 아는 아이였으며, 장애인 오빠를 끝까지 따라가 떨어뜨리고 간 우산을 챙겨주기도 하는 아이, 바다에서 잡혀온 '털게'를 바다로 돌려보내주고 싶은 마음을 가진  천사같은 아이이기도 했다.

이렇듯 아픔을 통해 스스로 깨달아가는 미오의 사춘기 성장통을 지켜보면서 지금 사춘기라는 긴 터널의 앞에 선 내 작은 딸의 아픔이나 상처를 내 멋대로 벗기려고 하기보다

"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는 그 상처를 감싸서 낫게 해주는 뭔가가 반드시 나타나거든. 그러니까 딱지는 벗기면 안 돼." 라고 미오가 깨달은 것처럼 스스로 아파하는 모습과 상처를 포근히 감싸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조용히 기도해보는 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