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정의 기판이 푸른도서관 34
강정님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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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삐언니의 작가 강정님 선생님의 마음의 고향 이야기인  <밤나무정 기판이>를 읽고
나는 오래도록 책이 주는 여운 속에 잠겨있어야했다.


마치 한편의 잊지못할 긴 영화를 보고 난 듯한 감동이었다.
작가의 시대적배경과 밤나무정에 대한 묘사도 뛰어나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에도 탁월하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직접 옆에서 듣고 있는 듯한 점이나  특히 우리의 토속적인 민속 풍습에 대해 너무 잘 표현한 점은 아이들이 그냥 읽고 넘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국어책에 수록하거나, 영화로 제작하여 오래도록 남겨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다.

어린이전문출판사인 푸른책들에서 나온 푸른도서관시리즈 중 하나인 이 책은 두께로 봐서는 초등고학년이 읽을 만 하다고 생각지 모르겠으나,  중, 고등학생 정도의 청소년이 읽어야 적당할 것 같다. 왜냐하면 전라도 사투리가 너무 적나라하게 나와서 대부분은 알겠지만 어른인 나도 어려운 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동화책에서 사투리가 빠져버린다면  그건 재미없는 일일 것이다.


’밤나무정’ 이란 마을은 이름도 순박하고 예쁘지만, 정말 이곳에는 우리네 고향 분들 같은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기판이와 친구들 조차 개구장이들이긴 하지만,  티없이 솔직한 모습들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밤나무정에 살던 기판이가  타향을 떠돌다가 칼에 맞아 집으로 돌아와서 불쌍하게 죽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판이의 불행한 일생은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잔뜩 안긴채...

기판이 아버지 남섭씨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의좋은 형제였던 장섭이, 남섭이, 평섭이가 어린시절 산에 나무를 하러 가던 이야기며,  병든 노인을 극진히 보살핀 이야기며, 특히 남섭씨의 착한 성품은 노인에게 지극정성이었다. 그들은 힘도 세고, 기골이 장대하여 동네 일도 척척 해냈으니, 그런 형제는 착하게 농사짓고 행복하게 인생을 살다가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를 잘 만나야 한다고, 남섭씨의 불행은 어쩌면 아내인 <안골댁>으로 인해 싹튼지 모르겠다.  안골댁의 욕심으로 형제들과 사이도 나빠지고, 안골댁의 빗나간 자식사랑으로 기판이는
마마보이처럼 자라는 것이다.  안골댁처럼 오늘 날에도 자식을 자기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찔리고,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일까? 생각을 많이 하며 읽었던 대목이다.

안골댁은 기판이가 세상을 판치며 살기를 원했기에 <판철이>라고 이름도 바꿔불렀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기판이도 자전거 사건으로 인해 소주병으로 머리를 맞고 나서는 정신이 온전치 못하게 되어 자신이 판철이가 된 듯 행동하는데,  안골댁은 비록 정신이 온전치 못해도 그런 자식의 모습이 좋기만 하니, 한참 잘못된 생각인 가진 부모인 것이다.  

보살의 손에 의지해서  기판이를 구해보고 싶었으나, 결국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칠성파라는 깡패조직까지 흘러 들어갔다가 억울하게 칼에 맞고 집에 돌아오는 기판이.....
그런 기판이를 죽게한 것은 극성스런 어머니 안골댁이였을까? 아니면 주변을 둘러싼 환경이었을까?

195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순박한 한 소년이 환경에 의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지 담담하게 마치 한 편의 인생드라마처럼 그린 밤나무정의 기판이 이야기를 읽으면 왠지 오늘 날에도 기판이처럼 그렇게 환경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되는 소년은 없는지 돌아보게 된다.

기판이의 누이가 좀 더 기판이와 함께 했더라면...
광주에서 만난 아이 옥남이가 좀 더 기판이 옆에 있었더라면....
기판이의 인생은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얼마전....
내 아이가 어릴적 살던 동네에 함께 학교에 다니던 아이 엄마로 부터 전화가 왔었다.
아이에게 그렇게 지극 정성으로 대해주며,  아이공부를 위해서 학원이란 학원을 두루 보내주고,
급기야  졸업을 얼마 앞두고, 학군 좋은 곳으로 전학까지 불사하던 그 엄마의 아이가 어느 날인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이야기였다.  좀 더 아이한테 잘해줄 걸 하고 흐느끼던 그 엄마를 보면서...
참 마음이 짠해왔다.  그 엄마는 아이에게 좀 더 자유를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을 것 같았다.

기판이를 읽으면서 문득 그 아이 생각이 났다.
다음주에는 그 아이가 있는 병원에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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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바람 2010-01-16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50년대에도 빗나간 자식사랑을 갖은 어머니가 있었군요.너무 불행한 최후네요.늘 가지게 되는 질문인데... 어머니의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요? 어려운 문제죠.안타깝네요.

잎싹 2010-01-18 23:20   좋아요 0 | URL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에요.
엄마들은 한번 쯤 읽었으면 좋겠어요.~~

같은하늘 2010-01-18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이야기네요. 저도 보아야겠어요.
참!! 지난 토요일에 책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잎싹 2010-01-19 11:09   좋아요 0 | URL
잘 받으셨네요. 안그래도 궁금했는데요.
즐.독하소서~~
 
너도 하늘말나리야 -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1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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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마, 이 꽃 이름이 뭔 줄 아세요? 하늘 말나리예요. 진홍빛 하늘말나리는 꽃뿐만 아니라 수레바퀴처럼 빙 둘러난 잎도 참 예뻐요. 다른 나리꽃은 땅을 보고 피는데 하늘 말나리는 하늘을 향해 피어요. 마치 무언가 간절히 소원을    비는 것 같아요.”   

"엄마, 하늘말나리는 소희 누나 같아요. 주변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자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알차게 자기 자신을 꾸려 나가는 소희 누나 같은 꽃이에요."   

 이제는 인기 동화작가 이금이 선생님의 유명세 만큼이나 유명해진 책 <너도 하늘말나리야>에 보면 하늘 말나리 꽃을 닮은 아이들이 나온다. 땅을 보고 피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고 핀다는 하늘 말나리 꽃 말처럼 이 아이들도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하늘을 보며 꿋꿋하게 이겨내는 아이들이다. 바로 주인공 소희, 바우, 미르이다. 

큰 아이가 초등5학년 때 학교에서 독서토론을 하며 읽게 된 책이 <너도 하늘말나리야>였다. 나도 학부모로 발언권을 가지고 함께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하였는데,  그 때 주제가 <부모의 이혼에 대한 미르의 행동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며, 진지하게 대화했고, 5.6학년 아이들이 아주 많이 참석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 독서토론 이후 다시 이 책을 읽어보았는데,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요즘같이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시대와 결손가정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주위에서 보면 아이 친구들 가운데서도 부모가 이혼하여 엄마랑 혹은 아빠하고만 사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있다. 혹은 할머니하고만 사는 아이들도 많다. 그러기에 그런 친구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그 친구들을 이해할 수있는 좋은 책이기도 하다. 

혹은 소희나 바우, 미르처럼 힘든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세 아이는 서로 처지가 비슷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달빛 마을에 내려와서 보건소에 근무하시는 엄마랑 같이 사는 미르나, 아버지하고만 사는 바우, 할머니하고만 사는 소희 셋 다 아픈 처지였기에 어쩌면 서로를 위로해주고 마음을 나눌 수있었을 지모르겠다. 

사춘기시절에 아이들은 부모보다는 친구를 더 대화 상대로 생각한다고 하는 것은 중학교 기술.가정교과서에도 나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셋은 서로 의지하고 늙은 느티나무를 보면서 하늘 말나리 꽃처럼 하늘을 보며 자라고 있다. 세 명의 친구는 또한 장래에 작가, 디자이너, 화가 등의 꿈도 가지고 있다.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는 세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청소년 성장소설이 귀한 이 때에 고학년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필독서로 자라는 아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특별히 이 책의 <소희의 일기장>부분은 초등 6학년 교과서 읽기 책에도 수록된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이금이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책, 특히 청소년 성장소설에 많은 관심이 생겨 나의 세 딸 중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인 큰 아이와 중1학년인 둘째는 이금이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자랄 수 있었다.   

나의 딸들도 주변의 환경이 힘든 친구들을 이해하며 , 또한 학창시절, 자신들 만의 삶의 무게에 힘들어 하는 서로를 격려하며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나가고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을 만날지라도 하늘을 향해 소망을 품는  하늘말나리처럼 자라기를 기도드리는 마음으로, 이 책에서 내가 좋아하는 한 구절을 옮겨본다.   

" <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바우의 말이 떨리는 듯 했다.
<너희들도 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눈물 가득한 눈 속에서 바우와 미르가 웃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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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 2009-12-01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알라딘 리뷰대회 대상도서를 잘못 넣어서(상품넣기)다시 고치려고 했더니
상품이 바꿔지지 않아서 다시 적었습니다.~~

순오기 2009-12-24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잎싹님 리뷰대회 추가 수상작이네요. 축하해요.^^

잎싹 2009-12-26 21:12   좋아요 0 | URL
어머 그래요. 알려주셔서 감사!!
확인해보러갈게요. 휘리릭~~
 
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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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만이라도 알을 품을 수 있다면, 그래서 병아리의 탄생을 볼 수 있다면....... ' 

양계장에서 그저 알이나 낳으면서 매일 되풀이 되는 삶을 살아가던 한마리의 암탉은 어느 날, 그렇게 사는 것 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면서 변화를 꿈꾸게 된다. 마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이 평범한 일상을 거부하고, 무엇인가 다른 삶을 꿈꾸며 변화를 시도한 것처럼.... 

마당을 나온 잎싹... 

마흔 줄에 아이와 함께 이 동화를 읽으면서 나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보던 책과는 사뭇 다른 동화책에서 느낀 것 치고는 굉장한 감동의 물결이었고 꿈틀거림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잎싹의 가슴이 뛸 때, 나의 가슴도 함께 뛰고 있었다. 

잎싹이 꿈꾸는 삶, 나의 삶...  

"잎싹은 '잎사귀'라는 뜻을 가진 이름보다 더 좋은 이름은 세상에 또 없을 거라고 믿었다. 바람과 햇빛을 한껏 받아들이고, 떨어진 뒤에는 썩어서 거름이 되는 잎사귀. 그래서 결국 향기로운 꽃을 피워 내는게 잎사귀니까. 잎싹도 아카시아나무의 그 잎사귀처럼 뭐가를 하고 싶었다.
잎싹은 아카시아나무 잎사귀가 부러워서 '잎싹'이라는 이름을 저 혼자 지어 가졌다. 아무도 불러 주지 않고, 잎사귀처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기분이 묘했다. 비밀을 간직한 느낌이었다.
이름을 갖고 나서부터 골똘히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 <본문 중에서> 

그랬다. 뭔가 변화를 시작한 잎싹은 이름부터 바꾸었다. 생명을 뜻하는 이름, 비록 작은 잎사귀지만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는 이름, 그 때부터 잎싹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 

전혀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매일매일 되풀이 되는 삶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두렵고 약간 떨리기는 하지만 도전해보리라는 생각, 매일매일 알만 낳는 되풀이 되는 생활을 떠나 양계장을 뛰쳐나오리라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도 꿈을 꾸었다. 잎싹처럼 변화를 꿈꾸며... 주부로, 아줌마로, 누구누구의 아내로, 어떤 아이들의 엄마로만 살 던 생활, 부엌에서 맴돌던 반복되는 일상을 떨치고 변화를 꿈꾸기로 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내게 변화를 가져다 준 잊을 수 없는 동화책이다. 잎싹을 만나면서 내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약간은 어줍잖은 글이지만 뭔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나만의 서재도 하나 만들고, 여기저기에 글도 조금씩 응모하기도 하면서 그동안 '이 나이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평범한 주부에 불과한 내가...' 하고 생각했던 고정관념도 깼다.  양계장을 나온 보잘것 없는 암탉에게서 용기와 도전의식도 배웠다.  

사춘기시절 꿈꾸는 문학소녀의 꿈을 펼쳐보며, 남편이 '당신은 글 재주가 있는 것 같아!' 하고 신혼초에 입버릇처럼 말하던 것도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내친 김에 열심히 책도 읽고 출판사에서 하는 독자서평도 썼다. 어느 틈에 내가 쓴 독자서평이 100편이 넘어가고, 인터넷에 쓴 수필도 제법되니, 이제는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모두가 동화책에 나오는 평범한 암탉, 잎싹을 만나면서 시작된 일이다. 잎싹을 만나고 나의 모든 인터넷 닉네임은 '잎싹'으로 지었다.  인터넷세상의 또 하나의 나의 이름이 된 잎싹은 양계장을 나오고 야생의 들로 가면서 갖가지 모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잎싹을 기다린 야생의 들에는 아름다운 일들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잎싹자신도 이미 예측한 일이었다. 무서운 들짐승들의 울음소리,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족제비에게 쫓겨다녀야만 했다. 하지만 좋은 친구인 청둥오리를 만나는 축복도 있었다. 알을 품고자 하는 꿈과 소망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기에 비록 자기와는 다르게 생겼지만 '초록머리' 라는 귀여운 아기오리를 사랑으로 품고 키워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꿈이 없는 사람과 꿈이 있는 사람이 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양계장의 닭들처럼 그저 주는 알이나 먹고 주어진 자기 역할에 충실하게 산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살겠지만, 그런 생활은 안전한 생활이기는 하지만 과연 행복한 삶이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하지만 마당을 나온 암탉인 잎싹처럼 꿈을 가지고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은 얼른 보기에는 늘 안전한 자리가 아닌 찬바람 불고, 비 들이치고 외롭고 위험한 삶을 살아가지만 꿈을 간직하고 살기에 아름답고 당당하며, 잎싹이 초록머리를 기른 것 처럼 생명을 잉태하는 남다른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 잎싹은 눈을 지그시 감고 중얼거렸다.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그걸 이루었더. 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 소망 때문에 오늘까지 살았던 거야. 이제는 날아가고 싶어. 나도 초록머리처럼 훨훨,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잎싹은 날개를 퍼덕거려 보았다. 그 동안 왜 한 번도 나는 연습을 하지 않았을까. 어린 초록머리도 저 혼자 서툴게 시작했는데.
"아, 미처 몰랐어! 날고 싶은 것, 그건 또 다른 소망이었구나.
소망보다 더 간절하게 몸이 원하는 거였어." <본문 중에서>  

 나는 이제 나이 마흔을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꿈이 많다.  

책도 많이 읽고, 글도 계속 써서 수필집도 내고 싶고, 동화작가도 되어서 내가 쓴 책을 통해 또 다른 초록머리같은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들도 멋지게 잘 키워서 자녀교육으로 성공한 사람도 되고 싶다. 그리고 꿈이 없는 사람들에게, 특히 꿈이 없는 요즘의 어린이들과 청소년 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황선미 작가님이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세상의 주인공이다" 고 말씀하신 것처럼 나도 나의 꿈을 세상에 펼치며, 세상의 주인공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꿈을 꾸는 잎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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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2-01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우수리뷰로 잎싹님이 선정되기 바래요~ 진심으로!^^

잎싹 2009-12-01 01:0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진심어린 추천 고맙습니다.~~

같은하늘 2009-12-02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저도 잎싹님께 한표 던집니다.^^

잎싹 2009-12-05 21:55   좋아요 0 | URL
같은 하늘님, 고맙습니다.
한표 던져주실 땐 잊지마시고 추천을 눌러주시길...ㅎㅎ

아직은 별로 인기없는 서재지만, 종종 놀러와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미라 2009-12-17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이 책을 보고 잎싹이라는 이름을 지으셨다는 잎싹님의 글 덕분에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에 와닿고 인상적인 책이었지요..
벌써 서너번 읽었나봅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그리고...우수리뷰 선정되신거 정말정말~~~축하드립니다^^
잎싹님의 책도 언젠가 만나볼 수 있게 되길 바래요~^^

잎싹 2009-12-26 21:41   좋아요 0 | URL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는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감사드려요.
저 땜에 이 책을 읽으셨다니, 더욱 보람을 느끼네요.ㅎㅎ
반가워요. 김미라님~~~

오월의바람 2009-12-3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대한 리뷰는 잎싹님이 최고예요. 저도 마음에 드는 책의 주인공이름으로 닉네임을 바꾸어야겠어요.부산에 사시는군요. 축하드려요. 매번 리뷰대회때마다 글을 다시 쓰시는 정성도 있구요. 리뷰 당선도 축하드리고,이벤트도 축하드려요

잎싹 2009-12-31 21:2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여기 댓글 올려주신 줄 이제야봤네요.
리뷰대회 때마다 글을 조금씩 수정해서 쓰곤 하는데, 다 파악하셨네요.
이번에 이벤트 참여해주시고 용기주셔서 글쓰기에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양장) 푸른도서관 5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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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엄마, 이 꽃 이름이 뭔 줄 아세요? 하늘 말나리예요. 진홍빛 하늘말나리는 꽃뿐만 아니라 수레바퀴처럼 빙 둘러난 잎도 참 예뻐요. 다른 나리꽃은 땅을 보고 피는데 하늘 말나리는 하늘을 향해 피어요. 마치 무언가 간절히 소원을    비는 것 같아요.”   

"엄마, 하늘말나리는 소희 누나 같아요. 주변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자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알차게 자기 자신을 꾸려 나가는 소희 누나 같은 꽃이에요."   

 이제는 인기 동화작가 이금이 선생님의 유명세 만큼이나 유명해진 책 <너도 하늘말나리야>에 보면 하늘 말나리 꽃을 닮은 아이들이 나온다. 땅을 보고 피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고 핀다는 하늘 말나리 꽃 말처럼 이 아이들도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하늘을 보며 꿋꿋하게 이겨내는 아이들이다. 바로 주인공 소희, 바우, 미르이다. 

큰 아이가 초등5학년 때 학교에서 독서토론을 하며 읽게 된 책이 <너도 하늘말나리야>였다. 나도 학부모로 발언권을 가지고 함께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하였는데,  그 때 주제가 <부모의 이혼에 대한 미르의 행동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며, 진지하게 대화했고, 5.6학년 아이들이 아주 많이 참석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 독서토론 이후 다시 이 책을 읽어보았는데,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요즘같이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시대와 결손가정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주위에서 보면 아이 친구들 가운데서도 부모가 이혼하여 엄마랑 혹은 아빠하고만 사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있다. 혹은 할머니하고만 사는 아이들도 많다. 그러기에 그런 친구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그 친구들을 이해할 수있는 좋은 책이기도 하다. 

혹은 소희나 바우, 미르처럼 힘든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세 아이는 서로 처지가 비슷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달빛 마을에 내려와서 보건소에 근무하시는 엄마랑 같이 사는 미르나, 아버지하고만 사는 바우, 할머니하고만 사는 소희 셋 다 아픈 처지였기에 어쩌면 서로를 위로해주고 마음을 나눌 수있었을 지모르겠다. 

사춘기시절에 아이들은 부모보다는 친구를 더 대화 상대로 생각한다고 하는 것은 중학교 기술.가정교과서에도 나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셋은 서로 의지하고 늙은 느티나무를 보면서 하늘 말나리 꽃처럼 하늘을 보며 자라고 있다. 세 명의 친구는 또한 장래에 작가, 디자이너, 화가 등의 꿈도 가지고 있다.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는 세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청소년 성장소설이 귀한 이 때에 고학년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필독서로 자라는 아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특별히 이 책의 <소희의 일기장>부분은 초등 6학년 교과서 읽기 책에도 수록된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이금이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책, 특히 청소년 성장소설에 많은 관심이 생겨 나의 세 딸 중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인 큰 아이와 중1학년인 둘째는 이금이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자랄 수 있었다.   

나의 딸들도 주변의 환경이 힘든 친구들을 이해하며 , 또한 학창시절, 자신들 만의 삶의 무게에 힘들어 하는 서로를 격려하며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나가고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을 만날지라도 하늘을 향해 소망을 품는  하늘말나리처럼 자라기를 기도드리는 마음으로, 이 책에서 내가 좋아하는 한 구절을 옮겨본다.   

" <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바우의 말이 떨리는 듯 했다.
<너희들도 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눈물 가득한 눈 속에서 바우와 미르가 웃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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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 2009-12-01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적었더니, 이건 대상도서가 아닌가보네..ㅠㅠ
뭐 어쨌든 좋은 책이니까 청소년들에게 꼭 권장할랍니다.~~

순오기 2009-12-01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도 하늘말라리야는 양장본이 아니고 페이퍼백이 대상도서였는데 상품넣기를 잘못했네요. 수정 클릭해서 상품검색을 다시 하면 되려나~ 잘 모르겠으니 한번 시도해 보세요. 수고하셨어요.^^

잎싹 2009-12-01 00:57   좋아요 0 | URL
바쁘신 중에 댓글 감사해요.
상품다시 넣기는 안되는군요.
그냥 위에 다시 올렸어요.
시간을 두고 해야하는데, 바쁘게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군요.~~
 
불량한 자전거 여행 창비아동문고 250
김남중 지음, 허태준 그림 / 창비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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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자전거라는 단어만으로도 우리는 낭만과 운치를 느껴진다. 왠지 우리가 생각하는 자전거는 낭만과 여유의 상징이다. 호젓한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는 두 연인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었으면 하고 꿈꾸기도 하고.... 하지만 자전거여행이 그리 낭만적이지 못한 때도 있다. 특히 지난 여름같이 더운 날 자전거를 타야한다면 여행의 즐거움보다는 노동, 귀찮음, 갈증 등으로 짜증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 호진이가 자전거를 타게 된 건 정말 뜻밖의 일이었다. 가정해체가 심각한 현 시대에서 우리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있는 청소년같은 호진이, 부모님의 이혼결정에 반발한 호진이는 무작정 집을 뛰쳐나가 광주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그기서 삼촌을 따라 낯선 자전거여행길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얼떨결에 시작한 '불량한 자전거여행'이었지만, 도리어 그 여행은 한 소년을 성장시킨 멋진 성장의 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호진이는 부모님들도 자기가 겪은 자전거여행을 보내드릴 계획을 세우게 된다. 결국 청소년의 방황과 좌절은 그 자신 뿐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감당해야할 과제라는 것이다. 

이 책은 방황하는 청소년 뿐 아니라 부모들인 우리가 읽어보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호진이와 함께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심정이 되었다.

부모님의 불화로 불량한 아이가 되어버린 호진이는 평소 부모님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역시 불량한 삼촌에게 가지만, 결코 삼촌은 불량한 사람이 아니었다. 삼촌과 함께한 열이틀 동안의 자전거여행동안 호진이는 삼촌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또한 함께 동행했던 참가자들 갖가지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던 그 들 9명에게서도 말이다. 호진이 일행은 부산을 거쳐 강원도 끝까지 여행을 하는데, 호진이는 난생처음 하는 이 여행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아이로 돌아온다.  

이 책을 읽고 아이와 내 아이와 함께 특별한 자전거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문제를 고민하고 생각하면 문제가 커 보이지만 문제 밖으로 나와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나면 더 이상 문제가 문제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자전거도둑을 용서했던 삼촌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가족 자전거여행을 계획하던 호진이도 더 이상의 어제의 불량한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그들의 아량과 배려는 자전거여행이 주는 소중하고 값진 선물인 것이다. 부디 이런 마음을 우리 아이들과 이 땅의 청소년들이 가졌으면... 그리고 부모인 우리들도 가졌으면 싶다.


"삼촌은 나를 부려 먹으려고 오라고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다. 삼촌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나는 평생 흘린 것보다 더 많은 땀을 지난 열흘동안 흘렸다. 엄마 아빠에 대한 화도 많이 누그러졌다. 지금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자전거 여행은 신기한 약이었다." 

"우리 식구도 함께 흘리는 땀이 필요하다. 함께 몸을 움직여 흘리는 땀, 자전거는 즐겁게 땀을 흘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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