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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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라는 제목과 고갱의 삶에서 착안했다는 이 작품은 바로 그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고갱은 잘 알다시피 말년을 타히티에서 보냈다. 그곳에서 원주민 소녀들을 아내로 두면서 그림을 그렸다. ‘예술혼을 불태웠다’라고 썼다가 지우고 ‘그림을 그렸다’로 수정했다. 왠지 예술혼을 불태웠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 그 씁쓸한 기분. 달과 6펜스라는 기막힌 제목도 달리 생각해 보면 식상하다. 6펜스로 상징할 수 있는 세속적인 삶을 버리고 달이 상징하는 예술의 세계로 홀연 떠난 사람, 그런 서구 백인 남성의 이야기. 서머싯 몸의 작품에는 종종 이런 남자가 등장한다. <면도날>의 ‘래리’도 구도자와 같은 삶을 살고자 모든 것을 버리고 인도의 갠지스강으로 떠난다. 백인 남성들에게 인도나 타히티, 그리고 그곳에 사는 여성들이 어떤 식으로 이상화되어 소비되는지 절로 혀를 끌끌 차게 되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달과 6펜스>의 그 화가 ‘스트릭랜드’의 삶을 생각해본다. 나는 이 작품을 읽다가 어떤 지점에서 울컥했다. 솔직히 약간 눈물이 났는데 다름 아닌 스트릭랜드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에서였다. 그는 나이 마흔에 안정적인 삶을 다 내팽개치고 단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파리로 떠나버린다. 그의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 이유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다들 하나같이 말한다. “분명히” “여자”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여자와 바람이 난 게 아니면 모든 걸 내팽개치고 그렇게 달아날 리가 없다고. 때로 인간의 상상력이란 이렇게나 진부하다. 아니 대다수 인간이 그런 삶을 살기에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것이다. 상상은 자기의 경험 안에서나 가능하니까. 아무리 그가 “여자”때문이 아니라고 해도 주변은 도무지 그것이 진실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닐걸, 어딘가 여자를 숨겨둔 게 분명할걸….

그런데 이 작품에서도 언급되듯이 여자나 남자처럼 어떤 대상, 그러니까 사람에 꽂혀서 집을 나간 이들은 돌아오게 마련이다. 돌아오지 않더라도 결국 그 관계는 끝이 나기 마련이다. 스트릭랜드의 아내도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여자 때문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 모든 걸 내팽개쳤다고 하니까 진심으로 그를 미워하겠다면서 남편을 단념한다. 이 장면에서는 차라리 이 여자가 생각보다는 고수구나, 이 남자와 살았던 여자가 맞긴 맞구나 싶어졌다. 증권 브로커라는 직업에 예술에는 도통 문외한인, 따분하기 짝이 없는 평범한 남자였던 자신의 남편이 여자가 아니라 그림 때문에 집을 나간 것이라면 자기에게 승산이 없다는 걸 알아차릴 정도의 예민함은 그녀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떠난 그 남자를 향해 세상 모두가 비난을 퍼붓는다. 그것은 소설가인 화자 ‘나’도 마찬가지이다. 스트릭랜드 아내의 부탁으로 그를 설득하고자 파리까지 쫓아갔기에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자 그러리라 생각은 하지만, 그럼에도 ‘문학’을 한다는 그의 생각이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다. 아내를 생각해요, 아이들은요? 가족을 생각해야죠? 너무 몰인정한 것 아닙니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요? 다들 비열하다고 손가락질할 겁니다! 기타 등등. 그런데 스트릭랜드는 초연하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사람들이 미워하고 멸시해도 상관없다고. 그런 스트릭랜드에게 ‘나’는 다시 말한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누구에게나 ‘양심’은 있는 법이라고. 언젠가는 양심에 걸릴 것이라고.

그런데 나는 화자(서머싯 몸의 분신과도 같은)의 이 말이 어처구니없었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자 마음에도 없는데 그런 말을 했을까? 내 생각엔 이 화자 자체가 그런 인물이다. 그런 한계를 지닌 인물. 좀 심하게 말하자면 남의 그림을 비평하는 데는 뛰어난 안목으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판단을 하지만 정작 자기 그림에 대해서는 그처럼 ‘진부하고 통속적인 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대로 만족해 버리고 마는’ 스트로브와 비슷한 인물이랄까. ‘화자’와 ‘스트로브’ 그 두 사람은 저마다 작가라는 이름과 화가라는 이름으로 예술가랍시고 살아가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자기들보다는 한 수 아니 어쩌면 몇 수나 위인 스트릭랜드 같은 화가의 정신세계에는 결코 다다를 수 없는 무늬만 예술가인 그런 부류일 것이다.

그렇기에 스트릭랜드의 그 중대한 전환 앞에서 도덕군자 같은 말이나 쏟아내는 것이다. 그가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 모든 것, 안락한 삶을 내팽개칠 수도 있음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게다가 그것이 과연 안락한 삶-그들 대부분이 말하는 행복한 삶이었을까? 마흔이라는 나이에 그림을 시작하는 것은 늦었다고, 그림은 다들 17~8세에 시작하지 않느냐고, 당신에게 과연 재능이 있느냐고 그는 또 다그치듯이 묻는다. 화자는 여전히 스트릭랜드가 단지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가 명성을 바라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는’, 그 미묘하면서도 격렬한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기분 좋으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예술로 힘을 행사하려는 것이 결코 아님을 이 작가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정도의 정신 수준이기 때문에 화자는 자신이 과연 무인도에서 글을 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단 한 사람의 독자도 없을 때조차 그는 과연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는 이 화자에게서 서머싯 몸의 그림자를 본다. 몸은 <달과 6펜스>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생전 내내 명성에 둘러싸여 살았다. 명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어떤 면에서는 이 작품의 스트릭랜드나 <면도날>의 ‘래리’ 같은 인물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소설 속 화자로 등장해 그들의 삶에 소극적으로나마 개입하면서 그 삶을 동경하는(또는 매혹당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그런 삶을 동경하고 그 태도가 예술가로서 궁극의 경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본인 자신은 그렇게 다 버리고 아무도 읽어줄 사람이 없어도 글을 쓸 자신은 없는 작가- 서머싯 몸의 작품이 잘 읽히고 재미있으면서도 책장을 덮을 때쯤엔 늘 두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최고라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 이유, 언제나 뭐랄까 9% 정도는 부족함을 느꼈던 기분을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스트릭랜드는 그의 그런 비난에 이렇게 응수한다. 어릴 땐 귀엽던 아이들도 다 크고 나니 별 감정이 들지 않고, 지금까지 17년이나 아내를 먹여 살렸는데 이젠 아내도 제 힘으로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나는 이 말이 통쾌했다. 부모라고 제 자식이 다 자랐는데도 여전히 귀엽지는 않을 것이다. 또 반대로 자식이라고 해서 제 부모가 늘 애틋하고 존경스러운 것도 아닐 것이다. 게다가 부부라고 해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계속 부양해야 한다면 그것도 불공평하지 않은가. 남녀이든 여남이든 이것은 똑같다. 그런데도 인간은 이런 인간의 굴레, 관계의 굴레로 누군가가 자기 자신만의 삶을 살겠다고 선언하면 먼저 옭아매려고 한다. 특히 가족의 이름으로 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막으려고 할 때가 많다. 그러나 개인의 삶은 그 자신의 삶이다. 한 사람의 삶이 그 자신의 삶이 아니라 가족의 인생이 되어버릴 때 그는 불행해지기 쉽다. 그림을 그리겠다고 이제까지의 부양 의무에서 벗어난 스트릭랜드에게 양심과 도덕 운운하면서 비난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예술도 예술이지만, 무엇보다 인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떤 상태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게 한다.

사랑서도 그렇다. 스트릭랜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 아내도 필요에 의해 얻었고 그 이후에 만나는 여자들도 필요에 의해 선택했다가 필요 없어지면 떠나든가 떠나게 만든다(나는 이 작품에도 허다하게 나오는 ‘버린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을 버리는가? 버릴 수 있는 존재인가?). 스트로브의 아내 ‘블란치’가 스트릭랜드를 그토록 혐오하고 멀리할 때 뭐야, 이 여자 이 남자 좋아하잖아?! 싶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건 너무나 평범해 진부하기 짝이 없는 그림만 줄창 그려대는 스트로브와 그와 비슷한 안목의 ‘화자’ 두 남자이다. 스트릭랜드는 블란치가 자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게 또 다른 관심의 표현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화자는 블란치가 스트로브가 갖지 못한 성적 매력(원시적인 매력)을 스트릭랜드가 갖고 있었기에 빠져들었으리라고 추측하지만 글쎄.... 애초에 블란치는 스트로브를 사랑한 적이 없다. 사랑은 결코 동정이나 연민이나 어떤 의무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신을 구해준 그 남자가, 그 이유로 자기를 또 다른 굴레에 옭아매놓고는 여신처럼 떠받드니 그녀가 과연 행복했을까? 그의 얄팍한 예술처럼 그 조차도 얄팍해 보이지 않았을까. 스트로브는 여기저기 인정을 베풀고 다니지만 그것이 결코 사랑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도통 알지 못하는 우매한 사람이다. 그런 눈으로 보고 그린 그림이 얼마나 울림을 줄 수 있을까..... 블란치가 스트릭랜드에게서 본 것은 스트로브 같은 범인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어떤 경지가 아니었을까.

이렇게만 쓰자니 내가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에 대단히 매혹당해 그를 두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꼭 그렇다기보다는-그는 인간적으로는 결점투성이이다. 여자를 대하는 태도만 봐도 가까이하고 싶지는 않고 그의 그림을(고갱이라고 가정한다면) 나는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앞으로도 좋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도리어 이 작품에서도 잠깐 언급되는, 스트릭랜드가 거의 유일하게 흥미를 느낀 화가인 브뢰헐의 작품을 더 좋아한다(인간을 그로테스크하게 바라보았고, 그들이 그로테스크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울분을 느꼈던 브뢰헐의 그림). 그럼에도 내가 스트릭랜드에게서 높이 사는 점은 마흔이라는 나이, 남들이 말하기에는 그 늦은 나이에(이 작품이 쓰였을 무렵에 마흔이라는 나이는 더 그랬을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완벽하게 삶의 전환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는 급기야 마흔일곱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타히티로 떠난다. 무언가에 사로잡힘으로써 세상의 안락과 사랑을 버리고 수도원의 고통스러운 금욕적 삶을 선택하게 만드는 데 기꺼이 자신을 내맡긴 그 용기. 그 용기와 열정만큼은 매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

<달과 6펜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삶의 전환은 여러 모양을 취할 수 있고,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그리고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성난 격류로 돌을 산산조각 내는 대격변처럼 올 수 있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마치 방울방울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에 돌이 닳듯이 천천히 올 수도 있다고. 나의 전환은 어떤 식이었을까. 서른 중반을 넘었던 나이에 그때까지 먹고살던 직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스트릭랜드처럼 완벽하게 다른 길. 그러니까 대격변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기존에 걷던 그 길에 너무나 염증이 나서 일 년 넘게 방황했던 것 같다. 그 길로 다시 가는 것은 쉬웠다. 경력이 쌓였기 때문에 돈도 더 벌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대체 뭘하고 살아야 하나 막막해서 어느 날은 애인을 붙들고 펑펑 울기도 했다. 그러다 운이 좋았는지 나는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까운 이들이 그 돈을 받고 그런 일을 한다고?! 혀를 차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행복하면 그만인 거 아닌가?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259쪽) 그들이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때는 지금보다 일도 더 많았고 야근도 잦았다. 그럼에도 나는 단편이고 희곡이고 장편이고 틈틈이 글을 썼었는데 지금은 왜 쓰지 않는 것일까. 종일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만족해서 그렇게 되고 만 것일까. 나의 타히티로 가는 길을 발견하기는 했는데, 그래서 타히티로 가는 배에 오르기는 했는데 어느 순간 노를 젓지 않고 있는 건 아닐까. 책을 덮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제 그만 노를 저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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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3-12-0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그리고 싶다지 않소.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하오’ 대략 이런 분위기로 자신을 찾아온 화자에게 외쳤던 대목이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지금의 관점에서 호감이 가는 인물은 결코 아니겠지만, 문명의 규범으로부터 자유로운 길을 찾아 떠난 사람의 행보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어서 모범으로 삼을 수도 없는 캐릭터... 하지만 한번씩은 생각나는 인물인 듯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잠자냥 2023-12-05 11:10   좋아요 0 | URL
네 초란공 님 말씀처럼 호감 가는 사람도 모범으로 삼을 사람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높이 살 점은 분명히 있는 캐릭터 같습니다.

다락방 2023-12-05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의 노젓기를 응원합니다.

잠자냥 2023-12-05 11:10   좋아요 1 | URL
술에 취한 날이 많아서 노를 안 들고 있는지도?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2-05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거부감이 있어 사놓고 읽지 않았었어요.
잠자냥님께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이었던 것 같네요.

노를 저어야 하는 건지 다른 길을 더 발견하게 되실지...
요즘은 정말 인생이 기니까요. 잠자냥님이 뭘 하시든 응원합니다.

잠자냥 2023-12-05 11:13   좋아요 2 | URL
수하 님 요즘 같을 때 읽으시면... 빡치는 부분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ㅎㅎ
(빡치는 게 아니라 아예 덮어버릴지도?ㅋㅋㅋㅋ)

인생이 길기는 한데.. 저는 왜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응원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3-12-05 11:17   좋아요 2 | URL
어후 무슨 말씀을 알라딘 서재에서 앞으로 50년은 더 함께 놀아야 하지 말입니다. 2093년에 결혼도 하셔야 하고..

혹시 만약에 읽게 된다면 빡침을 참으며 끝을 보긴 할 겁니다… ㅎ

잠자냥 2023-12-05 11:25   좋아요 2 | URL
50년 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야, 얼른 얼려다오. ㅋㅋㅋ

빡치는 부분을 참고 넘기면 또 이런저런 생각할 게 보이는 작품 같으니 언제 꼭 읽어보세요. 사두기도 하셨는데!

은오 2023-12-05 22:15   좋아요 2 | URL
얼마 안 남았다니 절 두고 무슨 소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아직 냉동자금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30년쯤 걸릴 것 같은데 쫌만 기다려주시죠?!

새파랑 2023-12-05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스트릭랜드랑 잠자냥님하고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스트릭랜드=그림
잠자냥=책과 리뷰


게다가 은오님의 사랑을 거부하는것까지...

잠자냥님도 모든걸 놔두고 이제 희곡 작가로~!!

잠자냥 2023-12-05 12:0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술파랑 요즘 좀 웃기십니다! ㅋㅋㅋㅋ
저는 스트릭랜드처럼 지저분하게는 못 살 거 같아서;; 그건 안 될 거 같아요.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12-0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으면서 고갱도 잊고 스트릭랜드의 도덕성과 나쁜 인성도 잊고 그냥 예술가의 삶만 봤어요.
작가가 저를 그렇게 만들더라고요.
나중엔 울컥하기도 했어요.
문학이든, 뭐든 어떤 작품을 창작할 때의 고통이 이해 되거든요^^

페넬로페 2023-12-05 13:00   좋아요 0 | URL
저는 대학 졸업하고 나서 시작한 일을 아직까지 지겹도록 하고 있어요.
잠자냥님은 전환이 가능하시니 이제 노를 팍팍 저어 창작을 하시기 바래요.
이 소설에 감동받은 건 쓰고 싶은 맘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잠자냥 2023-12-05 14:18   좋아요 0 | URL
네, 도덕성도 윤리도 인성도 좀 잊게 만드는 면이 있었습니다...
페넬로페 님 마지막 말씀 ˝쓰고 싶은 맘이 있기 때문˝에 또 울컥하네요1 ㅎㅎㅎ 감사합니다.

물감 2023-12-0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포함해 몇 권 읽어본 바, 저는 서머싯 몸이 좋아지지는 않겠더라고요.
마치 잠자냥 님이 사강을 대하는 것하고 비슷하달까요.
그럼에도 작품은 읽어보긴 할거지만요 ㅋㅋㅋ
몸 작품속의 모든 화자들은 뭐랄까, 어딘가 무책임합니다.
그건 곧 몸 자신의 무책임을 의미한다고 생각되어 썩 미운정도 안생기더라고요.
암튼 그렇습니다. 흠흠

잠자냥 2023-12-05 14:40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음으로써 민음사에서 나온 몸 시리즈 중 단편집만 제외하고는 다 읽었는데요.
몸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찰하는 입장에서 글을 쓰는 거 같아요. 그래서 물감 님 지적처럼 무책임하단 느낌도 좀 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재미는 있어서...ㅎㅎㅎ 이미 사둔 단편집도 읽고, 어센든도 곧 읽을 예정... ㅋㅋ

사강은 서정적이라 계속 읽고
몸은 재밌어서 계속 읽고.....

독서괭 2023-12-05 15: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 이 작품 제가 10대 후반~20대 초반까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꼽았던 건데 ㅋㅋㅋ 그래놓고 다른 작품은 안 읽음 ㅋㅋ
Row row row your boat~ 잠자냥님 노 저어 가요 응원할게요~~

잠자냥 2023-12-05 15:31   좋아요 3 | URL
오오 어린 괭의 가장 감명 깊은 책! ㅋ
은바오도 괭 님이 읽은 그 나이쯤에 읽은 것 같더라고요.
잠사모는 떡잎이 다르구나!! ㅋㅋㅋㅋㅋㅋㅋ

2023-12-05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5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3-12-05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같은 인물을 다룬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천국은 다른 곳에>가 전 훨씬 좋더라고요.
첫 문단에 쓰신 것처럼 스트릭랜드도 자기 행위를 ˝예술혼을 불태웠다.˝라고는 절대 얘기하지 않았을 거 같습니다. 그저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만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스트릭랜드가 떠나지 않았다면? 그래서 보통의 은행원처럼 창구를 지키며 가족들을 먹여 살렸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 제겐 여전히 빵이 예술보다 중요하거든요.

잠자냥 2023-12-05 17:02   좋아요 1 | URL
요사의 그 작품도 궁금하군요. 스트릭랜드는 절대 자기 입으로 예술혼 어쩌고 할 인간은 아니겠죠. ㅎㅎ
빵이냐 예술이냐 선택의 문제입니다!

은오 2023-12-05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잠모알 수확!! 잠자냥님은 30대 중반에 잠집자님이 되셨다.
그 전환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잠자냥님은 역시 멋지시군요... 1일 1권 하시는 잠자냥님이 잠집자님이 아닌 거 상상이 안 됩니다. ㅋㅋㅋㅋ
아니 근데 그럼 잠자냥님은 어린 시절부터 잠집자님 되시기 전에도 내내 책을 그렇게 계속 많이 쭉 읽어오신 거예요?! 잠자냥님 삶에 책태기는 없었는지 궁금하군요.

결혼하기 전에도 결혼한 후에도 잠자냥님의 노젓기를 응원합니다!! -열혈 독자 올림

잠자냥 2023-12-05 22:43   좋아요 1 | URL
정확히는 은바오 중딩 때?! ㅋㅋㅋㅋ
네 저는 글자 알았을 때부터… 아니 그 전부터 글자 모를 때도 전래동화 테이프 같은 거 들었어요. 책태기는 없었던 거 같습니다. 중고딩 때도 수업 때 책 숨겨서 읽고 뭐 그랬다능

은오 2023-12-05 22:47   좋아요 1 | URL
하......
ㅇㄴㄷㅊㅇㄹㄴㄱㅎㅇㄱ......

달자 2023-12-06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넘 좋아요… 전 오래전에 읽다가 중도하차한 책인데 리뷰 읽으니까 다시 읽고 싶어져요

잠자냥 2023-12-06 09:45   좋아요 1 | URL
지금 다시 읽으셔도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부분이 여러 번 있을 거예요. 여성혐오적인 표현이 너무 자주 나와서. 그런데.... 문학을 그런 잣대로만 보자면 세상에 읽을 만한 문학이 또 확 줄어들기 때문에.... 아무튼 그 점은 감안하시고 언젠가 한번 다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ㅎㅎ

케이 2023-12-12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제가 읽은 책 리뷰가 올라왔네요. 대학 때 하루만에 다 읽었던 책인데 읽을 당시에는 고갱 얘기인 줄 모르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극혐하는 고갱이 모티브라는 걸 알고 스트릭랜드가 더 싫어졌던 기억이 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는 책이었어요.
근데 꼭 생업을 관두고 예술에 몰두해야만 예술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좀 의문이예요.
저같은 범인은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의 세계가 있겠지만, 먹고사니즘에 연연하면서도 감명깊은 작품을 만들 수도 있는 거 아닌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는 오히려 생업을 포기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뭔가를 추구하고 완성한 데 더 깊게 감명하게 되는 거 같아요.
내가 직장인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죠.
서머셋 몸은 뭐 최고의 소설가는 아닐지 몰라도 일단 재미는 보장되는 작가라 앞으로 그의 모든 책을 읽긴 할 것 같아요.
벌써 12월 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잠자냥님의 노젓기도 지금처럼 계속 응원할게요.

잠자냥 2023-12-12 16:42   좋아요 1 | URL
개인적 극혐 고갱 ㅋㅋㅋㅋ 공감합니다. ㅎ 그래서 스트릭랜드를 고갱하고 떼어놓고 보려고 해도 참 그게 어렵더라고요!
생업과 예술을 병행하면서 예술적 성취를 이루는 게 저도 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참 어려운 거라서 그렇겠죠?
몸은 케이 님 말씀처럼 재미는 보장된 작가라 저도 다 읽을 것 같아요...
케이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요즘 날씨가 너무 더웠다 추웠다 난리도 아니라서) 쌍둥이들도 건강하길 늘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