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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ㅣ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7월
평점 :
이번에 읽은 책은 인류 역사에서 큰 획을 긋고 있는, 200년에 걸쳐 치뤄진 긴 전쟁이야기. 바로 십자군 이야기이다. 세계 2대 종교가 격돌한 전쟁으로 지금까지도 그로 인한 싸움은 끝나지 않고 종종 뉴스에 오르곤 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봐도 무방하고, 그 동안의 전적으로 인해 그 골은 더 깊어졌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우선 세계 2대 종교인 두 종교를 먼저 비교해 보자!
기독교 : 예수를 신으로 삼는 종교. 삼위일체 즉, 성부(야훼), 성자(예수), 성령은 모두 같은 것으로 여기며, 그 중에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를 신으로 믿음.
이슬람 : 오직 알라(하나님 이라는 뜻)만이 유일한 신이라 믿는 종교. 예수는 단순한 선지자로 뛰어난 인간이라고 생각함.
이 리뷰를 쓰기 위해 두 종교에 대해서 조금 검색을 해 보았으나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 어려웠다. 두 종교는 공통점 보다는 차이점이 많아서 서로 다른 종교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종교 모두 '하나님'이라는 공통적인 신이 들어 있어서 한 뿌리로 보기도 한다. 때문에 예루살렘 성지는 기독교의 성지이기도 하면서 곧 이슬람의 성지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교는 다시 두개의 종파로 나뉘었는데,
비잔틴제국(동로마 제국)의 황제가 수장으로 있는 그리스정교회와
로마교황이 수장으로 있는 가톨릭교회가 그것이다.
각각 동방교회, 서방교회로도 불리우며 서로간에 심심찮게 마찰이 끊이지 않았던 사이였다. 시대는 대국인 로마제국이 점점 힘을 잃어가고 이슬람세력이 점차 세력을 넓혀 가고 있는 1090년대의 일이었다.
11세기 말 가톨릭교회의 우르바누스 2세의 교황은 비잔틴제국 황제로 부터 교황의 권위를 되찾기 위해 생각해 낸 정치적인 돌파구로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되찾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황제가 빼앗긴 예루살렘을 교황의 제창으로 다시 되찾아 온다면 황제를 따르는 많은 이들을 교황쪽으로 돌려세워, 가톨릭교회에 세력이 커질거란 계산을 한 것 같다.
우르바누스 2세의 교황은 1095년 11월에 회의를 소집하고,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을 향해 강력하게 설파한다.
황제와는 달리 신의 대리인으로 여겨지는 교황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는 말 한마디의 위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중세 시대에 종교가 갖는 힘은 그 어떤 것보다도 우선시 되었다. 세상의 어떤 말보다도 영향력이 큰 것이었다. 그 한마디로 들고 일어선게 십자군 원정대의 시초였다.
군사와 부를 거느린 크고 작은 성의 주인들인 제후들을 비롯하여 빈민들로 구성된 민중 십자가까지 모두 합세하는 거대한 움직임이었다. 특이한 것은 순회 설교사인 피에르가 이끄는 민중 십자가에는 중세의 하층민들과 여자, 어린이까지 포함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100% 순수한 종교적인 마음만으로 참여한건 아니었다. 제후들은 좀더 많은 영토를 확장하려는 욕심에서 군사를 이끌고 참여했으며, 하층민들과 빈민들은 면죄부에 혹~ 했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죄를 갖고 태어나는데 살면서 더해지는 사소한 잘못까지 합하면 죽을때까지 그 죄를 씻지 못한다. 그런데 십자군 원정에 참여하면 그 죄를 사하여 준다는 거였다. 종교의 힘이 주는 당시의 상황을 추측해 봤을때 면죄부는 순교자의 길을 기꺼이 나서게 하는 충분한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모인 십자군 행렬은 1096년 8월 15일을 출발일로 정하고, 표면적으로는 성지를 되찾으려는 명분을 갖고 기나긴 전쟁의 길로 들어선다. 출발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출발한 은자 피에르가 이끄는 원정대는, 말을 타고 또는 뚜벅뚜벅 걸어서 이동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리는 그 길에서, 굶주림과 병으로 또 이슬람군과의 전투에서 대부분 순교자의 길을 걸었다. 저자는 먼지처럼 흩어졌다고 표현했다. 어찌보면 십자군 원정대에서 별 역할이 없기도 했다. 교황이 원한것은 땅을 되찾기 위해 싸울 수 있는 기사들 이었지, 힘없고 식량만 축내는 일반민중은 아니었을테니까.
이후 제후들이 이끄는 원정대는 대체로 순항을 한다. 군사규모에서도 싸우는 전술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잦은 내분이 끊이지 않아 하나로 힘을 모으는데 실패한 이슬람과의 싸움에서 십자군이 승리하는 전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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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네이버에서 검색한 이미지로, 원본 주소는 이미지 하단 참조>
니케아 공략, 에데사 탈취, 안티오키아 함락, 그리고 드디어 예루살렘 탈환.
예루살렘까지의 탈환은 시기상으로는 3년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하지만, 이슬람세력은 끊임없이 되찾으려는 시도를 해왔고, 제후들은 점차 확보한 영토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후 18년간을 계속 투쟁하며 십자군 국가의 확립을 위해 노력한다.
십자군 원정이 처음 일어선 날로부터 23년간의 기간동안 있었던 일이 이 책의 내용이다.
앞으로 뺏고, 뺏기고 하는 싸움은 계속될 예정이다. 200년의 긴 싸움 중에 170여년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때, 주연이가 한마디 했다.
"엄마!! 엄마~!! 이 책에 대사가 한마디도 없어." 그러면서 싱글싱글 웃는다. 그 표정은 '이젠 엄마 죽었다.' 하는 표정? ㅋㅋ
"허거걱..."
그랬다. 처음 책과 마주하고 앉아서 후루룩~ 훑어 본 책은 예전에 힘겹게 읽었던 <산티아고 가는 길>이 생각났었더랬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약한 내가 세계사를 읽으려니... 부담 백배. 아니 천배쯤. ㅎㅎ
하지만, 생각보다 재밌다. 힘겹지 않았다.
조곤조곤 설명하는 투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이야기 해주고, 자신이 추측한 이야기도 곁들여서 눈으로 대강 훑어봤을때의 느낌과 많이 다르다. 전체 줄거리와는 상관없는 앞, 뒤 의 얘기도 들어있고,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쉽게 풀어 놓아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지루하지 않았다. 다 읽고나서의 뿌듯함 까지 덤으로 주는 책이었다. 뿌듯함! 오랜만에 느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