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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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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사랑을 해 본 사람이 참 부럽다.

그런 사랑을 해 보지 못한 채, 어린(?) 나이에 일찍 결혼이란 걸 해버려서,
가슴 한편에 항상 찐한 사랑(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가슴 아픈 사랑이 내가 말하는 찐한 사랑이다) 한번
못해 본 것에 대한 동경이랄까?  인생을 앙꼬 없는 찐빵처럼 살아온 거 같은 느낌이든다.

평탄한 가정을 이루고 귀여운 아들도 낳고, 가끔 부부싸움도 하긴 하지만 그래도 보통의 남편보다는 가정적인 남편도 뒀구..
가슴 아픈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배 부른 소리 하네!’ 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난 마냥 부럽다. 
비 오는 날이면, 우수에 찬 얼굴로 창가에 연기 모락피어나는 커피한잔과 함께 추억에 잠긴 모습.

요즘 공지영 책을 일부러 연속해서 보고 있다.  이 책도 찾아서 본 내용이고 일본작가와 함께 썼다고 하는데,
또 다른 책은 아직 읽지 못했다.  ’준고’ 가 남자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준고의 속마음을 못 본게 좀 이상하다 싶긴 했다.
준고 시점에서의 또다른 책이 있었구나.. ㅠㅠ  

할아버지, 아버지가 그랬듯이 홍이도 처음으로 마음을 준 7년전의 ’준고’ 만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런 가슴앓이를 하는 홍이처럼 그녀를 잊지 못해 드디어 그녀를 찾아온 ’준고’

홍이 곁에는 그녀를 안타깝게 바라만 보며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민준이 있다.  홍보다 더 안타깝다. 
민준이 좋은 사람이고 완벽한 남자인건 아는데, 한 사람을 위한 해바라기 마음에 한 눈을 팔지 않는 홍.  

그렇게 어긋난 사랑이 책을 덮기 몇장 전부터 급속도로 해피엔딩으로 치닫는다.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니 기분은 후련하니 좋긴 한데,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민준의 마음이 아플 것을 생각하니 그것도 그렇고, 너무 쉽게 결과에 도착하니 약간 싱거운 느낌이 있다.

아직 반쪽을 안 읽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한권을 읽어야만 머리속에 감정선이 제자리를 찾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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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된 헝겊토끼
토니 레이튼-단토니오 지음, 신혜경 옮김 / 도솔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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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접하고서는 아이들 동화인 줄 알았다.
『진짜가 된 헝겊토끼 이야기』 어른이 된 나에게는 헝겊토끼가 진짜가 될 수 없다는 걸 아는 나이니까. 책을 다 읽고나서는 아이들 동화가 아니라 어른이 읽어야 되고, 어쩌면 헝겊토끼가 진짜가 됐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이지만, 기적이니까 어쩌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어느날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헝겊토끼인형.  
밧데리를 새로 끼워 리모컨으로 조종하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이리비틀고 저리비틀면 자동차로 변신하는 로봇, 눈을 깜박이는 인형, 노래하는 인형, 실제와 똑같은데 사이즈만 작게 만든 정교한 모형 등등.. 화려하고 예쁜 장난감들 사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촌스럽기까지 한 헝겊토끼를 읽는내내 내 자신과 비교하면서 읽었다.

"진짜가 뭐야?" 헝겊토끼의 물음에 오래되고 낡은 빼빼마른 말이 대답합니다.
"진짜는 네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의 문제가 아냐." "진짜는 지금 네게 일어나고 있는 그 무엇이야. 한 꼬마가 너를 아주 오랫동안 진짜로 사랑한다면, 너는 진짜가 되는 거야. 이것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단다. 머리는 거의 빠지고, 눈도 떨어지고, 주요 부분을 이어주는 이음매도 느슨해지고,.... 하지만 진짜가 되면 이런 외형적인 모습이 더 이상 추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야."
우리는 못생겨서, 뚱뚱해서, 촌스러워서, 늙어서, ... 외형적인 모습을 창피해 합니다.
하지만 그 외형적인 모습 너머에 있는 진짜를 보게되면, 진짜로 사랑하게 되면 그제서야 보입니다.  진정한 한 사람이 보입니다.

책 내용에 간간히 지루한 부분이 나오긴 하지만, 책을 읽는 중에 공감가는 내용이 여럿있습니다.  작가가 경험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맞아..맞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부를 발췌하면..
-한 광고를 보게됩니다.  겨드랑이를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준다는 제품입니다. 지금까지는 내 겨드랑이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을 안했는데, 저 광고를 보다가
’내 겨드랑이는 괜찮은가?  냄새가 나지는 않나? 뽀송뽀송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도 저 제품을 사용해야는거 아닐까? 하고,,, 새로운 고민거리가 추가되는 순간이죠.

이 제품은 누구나 사용하는 당연한 필수품인데, 아직도 사용 안하셨어요? 이 제품 사용안하면 왕따되요.. 이 제품 사용하면 패션리더로 자리매김합니다. 이 제품은 특별한 당신에게 어울려요..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아무 문제없던 부분을 ’툭’ 하고 건드려서 문제가 있게 만드는.. 질투를 유발하는... 그런 제품 광고들.  
남보다 좀 더 예뻐보여야 하고, 멋져 보여야 하고, 날씬해야 하고, 명품을 들고다녀야만 폼나보이고, 브랜드 없는거는 창피하고...
어떤 외국인이 그랬다죠? '한국 연예인들은 모두 똑같은거 같다고..' 아름다움에 한국인만의 기준이 있어서 쌍꺼풀있는 적당히 큰눈, 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 갸름한 얼굴, V라인 S라인..... 똑같아 질 수 밖에 없겠네요.  진짜가 아닌 예쁜기준에 맞춰 저마다 하나씩 가짜 마스크를 쓰는거죠.

이제부터 저도 진짜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배가 나오고,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하나둘씩 생기고...  

세상이 요구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 나를 창피해 하고 숨기려 하기보다는
그게 진짜 내모습이란걸 즐기는 거죠. 떳떳하게 생각하고, 그만큼 세월을 친구삼아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니까요..

진정한 내 모습을 찾고, 인정하고 또 내 자신이 되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런 노력끝에 행복을 찾게 되었다고, 
여러분도 그런 쉽지않은 과정을 통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진정으로 행복해지시라고..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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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 - 증보2판 나남산문선 38
고혜정 지음 / 나남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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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에 나온 책인데, 이제서야 읽었다. 이런책이 있는 줄도 몰랐었다.
’책 읽어주는 남편’에 소개된 책으로 며칠전에 다 읽었다.

친정엄마, 책 표지에 쪽을 진 머리는 내 엄마와는 많이 틀리다. (2004년도 발행된 쪽진머리가 표지인 책을 읽었는데, 상품검색하니 안 나오네요. ㅠㅠ)
우리 엄마는 짧은 단발, 때로는 커트 머리에 대부분의 아줌마들처럼 파마를 한 머리다.
또한 우리 엄마는 전라도에서 태어나 성장기를 보냈지만, 어린 나이에 결혼 해서는 계속 서울에서 살아 사투리도 거의 안 쓰신다.  저자의 친정엄마는 시골에서 장아찌며, 참기름이며, 이것저것 해다 딸내미를 먹이지만, 우리엄마는 서울에 살아서 가져다 먹을 농산물이 없다.  

하지만, 친정엄마의 마음은 우리엄마나 저자의 엄마나 똑같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씀씀이나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내 엄마를 보는 거 같아 코끝이 찡하고, 울컥하고, 때론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며 같이 웃곤 했다.

딸들이 엄마랑 많이들 싸운다고 하는데, 나는 엄마랑 싸운 기억이 없다.
항상 엄마한테는 좋은 딸이었고, 말 잘듣는 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나한테 엄마도 좋은 엄마이고, 고생을 많이 해서 안쓰러운 엄마이고 그렇다.

우리집은 자식이 여덟이나 되는 대가족이다. 아들을 낳으려고 낳다 낳다 보니 여덟명이나 된다. 다행히도 아들을 일곱째로 두어서 성공(?)은 했지만, 여섯째까지 내리 딸을 낳아놓고 엄마는 시집살이를 좀 한 모양이다. 아들 못 낳는 시집살이. 아빠가 장남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들이 뭐길래.. 부자집도 아닌데, 겨우 밥만 먹는 처지에.

거의 한살터울에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키우느라 엄마 몸은 좀 고달펐을까.  그 시절에 남자들이란 부엌에 들어오면 큰일 난다고 가르침 받은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우리아빠도 딱 그 스타일이셨으니...

내가 결혼해 살림을 해보고 아이를 낳고 길러보니 내 엄마의 노고가 다시금 신기할 뿐이다. 그 많은 일들을 어찌 혼자 힘으로 다 해냈을까?  딸들이 그렇게 많아도 설거지 한번 시키질 않으셨다. ’결혼하면 징그럽게 할건데 관둬라, 내가 하고 말지’ 하면서...

엄마라는 말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단어다.   거기에 ’친정’엄마라는 말이 붙으면 효과는 두배정도 되는 것 같다. 내가 엄마가 되고나서는 엄마가 더 소중해지고 감사해지고 잘 해드려야지 하는 생각에 한층 더 짠해진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장을 덮을때 드는 생각.
’엄마한테 전화 해 볼까?’
’우리엄만 요새 잘 있나?’
엄마한테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 

책 속에서 크게 공감되면서 눈물이 핑도는 말이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이기도하다.
엄마!  나도 미안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서 미안하고, 내 새끼가 더 예뻐서 미안하고,
엄마 딸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하고, 친정에 가도 엄마랑 같이 안자서 미안하고, 
정말로 미안한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엄마!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 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 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테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늘 미안한 것 투성이지만 제일제일 미안한 건
엄마,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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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편 - 책꽂이에서 연애편지를 꺼내다
허정도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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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느낀 첫 감정은,
’책 읽어주는 남편’ 이라.. 로맨틱 하면서도 자상함도 느껴지고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나는 책을 고를때 책 제목에 이끌려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때론 생각했던 내용과 달라 실망도 하긴 하지만, 읽어본 경험상 튀는 제목, 재밌는 제목의 책인경우 내용이 신선하곤 했다.  

처음 아픈 아내를 위해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다가 이젠 부부의 행복한 취미가 되어버린 경우로, 읽는내내 ’나도 해봐야지! ’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남편이 도와줘야 가능한 일이지만...
책 한권을 소리내어 읽는다는게 쉬운일이 아닐텐데, 목도 아프고 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테고.....

나도 소리내어 책을 읽었던 적이 있긴 하다. 10년 가까이 되는거 같은데, 주연이가 애기였을때 무릎에 앉혀놓고 같이 책을 읽거나, 잠들기전에 읽어주던게 고작이고, 몇 줄 안되는 동화책에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저자는 처음엔 물론 힘들었지만, 한권 두권 책이 쌓여갈 수록 편안해지고 익숙해져서 이제는 하루를 시작하는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다고 한다.

책 한권을 두명이 동시에 읽는 경험.  
슬픈내용은 같이 슬퍼하며 눈물 흘리고,  재밌는 내용에는 함께 좋아하고 한바탕 웃어제끼고, 좋은 글귀가 나오면 공감하기도 하고 서로의 경험을 얘기하며 책 읽기는 잠시 제쳐두고 대화 삼매경에 빠지기도 하고... 
그런 분위기들이 영화를 보듯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통에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아졌다.
또 어떤 책을 읽었고, 대충 어떤 내용이고 하는 부분을 읽을때면 그책이 나도 읽고 싶어져서 별도 메모를 해둔다.  나도 읽어보리라. 하는 마음으로.

다음엔 어떤 책을 읽을까? 함께 고민하며 책방에서 책을 고르고, 그렇게 선정한 책을 함께 읽고, 다 읽고나서 여운을 함께 공유하고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자식얘기, 돈 얘기가 전부인 보통의 부부들에 비해 이야기거리가 무궁무진한게 다시한번 꼭 따라해봐야지~! 하는 책이다. 그래서 아낌없이 별 다섯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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