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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 선수촌 (2disc) - MBC 베스트극장 - 8월 MBC 드라마 할인
이윤정 감독, 이민기 외 출연 / MBC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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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태릉 선수촌> 을 봤다.

 

국가대표가 될 만한 선수들만 모여 집중 훈련시키는 "태릉 선수촌". 그 선수촌에서 생활하는 네 명의 젊은이들이 주인공이다.

 

♠ 홍민기 (이민기 분)

양아치 같이 껄렁껄렁하고 가벼운 홍민기. 유도복 등판에 <스페셜 홍>, <베스트 홍> 등등 늘 수식어를 붙이고 다니며 선수촌 내에서도 한 눈에 띄도록 요란한 인물이다. 화가 났는지, 짜증이 났는지, 날아갈 듯이 기쁜지... 표정에 모든 감정이 묻어 나는 솔직하고 시원한 성격의 유도선수다. 한가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점만 빼고는 마음에 든다.

 

♠ 방수아 (최정윤 분)

올림픽 2관왕의 화려한 '성골'(신라시대 골품제도 중 최상위 계급)을 자랑하고, 천재소리를 듣는 양궁의 방수아 선수. 똑똑하고 예쁘기까지 한다. 생각보다 털털하고 배려심이 많은 순하고 귀여운 여인이다.

 

♠ 이동경 (이선균 분)

수영종목으로 top의 위치에 오른 이동경 선수. 역시 똑똑하고 멋진 매력남이다. 수아의 남자친구.

 

♠ 정마루 (송하윤 분)

젊은 것 믿고 입이 험한, 그러나 상황 파악이 빨라 입바른 소리를 많이 하는 덕에 친구로부터 왕따다. 그녀가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 발랑발랑 홍민기다. 그의 곁을 껌딱지처럼 졸졸 쫓아 다닌다. 100년만에 나온 체조천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넷이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남과의 경쟁에서도 물론 이겨야 하지만, 우선은 자신의 기록을 유지하고 좋게 향상시키려는 노력으로 밤과 낮을 모르고 훈련에 임한다. 징크스나 불운을 컨트롤 할 수 있을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갈고 닦는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때론 슬럼프도 오고, 시련도 있다. 원하는 기록이 나지 않을 때 심하게 좌절하기도 하고, 딱 죽고 싶을 만큼의 우울도 겪는다.

 

연습, 연습, 훈련, 연습, 다시 훈련... 계속 반복되는 연습과 훈련. 더위와 추위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 간접적으로 체험했지만, 그저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힘이 들었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고민이 내 것인 양 연민으로 다가왔다. 올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하나하나가 모두 저 모습이라 생각하니 선수 한 명 한 명이 다 위대해 보인다.

 

그 가운데 벌어지는 우정과 사랑 사이의 줄다리기. 사랑얘기가 재미있다. 티격태격, 툭탁거리는 것도 재밌고, 캐릭터들이 모두 귀여웠다. 

그들이 겪는 아프고, 미안하고, 고맙고... 하는 일들을 꼬박 두 번 시청하면서 함께 웃고 울었다.  세번, 네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대사들...

- 방수아 : 불운도 어쩌면 니가 불러들인 건지도 몰라. 싹~ 다 컨트롤 했어야지!

 

- 홍민기 : 너는 저게 보이냐? 저렇게 멀리 있는 걸 어떻게 쐈냐? 집중이 돼?

  방수아 : 그냥 판때기 잖아.

 

- 유도감독 :근데, 이 세상엔 말야. 똑똑하고 잘난 걸로는 되지 않는 뭔가가 있어. 마음 저 깊은 곳에 있어. 뭔가가. 가장 바보같은 짓이 가장 위대한 일일 수 있어. 진짜 용기란 그런거야.  //홍민기가 유도대신 이종격투기로 옮기려고 할때 감독의 대사

 

- 이동경 : 꼭 마약 끊는 기분이야. 중독. 왜 너도 그러잖아. 시합 끝나고 나면 쫌만 더 잘할 걸! 그래서 그 다음엔 죽자사자 연습 더 하고 그러잖아. 나도 그랬다. (...) 쫌만 쫌만 쪼금만... 정말 죽겠더라고. 그것때매 여기까지 굴러 온 건데, 내 나이면 수영에서 환갑이거든. 근데 아직도 올림픽에 나가면 메달 딸 것 같다니까. 그것 끊는 게 제일 힘들더라.   //이동경이 수영 국가대표 은퇴를 결심하며 하는 대사

 

- 홍민기 :그때서야 알았어. 왜 눈빛이 달라졌나 했더니. (...) 서양놈이라서 그래. 서양놈이 어줍잖게 동양 무술을 하려니까 틈이 생기잖아. 그 틈을 메우려다 저기까지 올라가 버린 거야. 세계1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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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네프의 연인들 CE - [할인행사], 완전 무삭제판
레오 까낙스 감독, 줄리엣 비노쉬 외 출연 / 이지컴퍼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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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으로 찍힌다. 아주 오래된 영화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보지 못한 영화가 워낙 많아서... 과거의 영화는 누군가 추천을 했거나, 그 당시 보고 싶었으나 못 본 영화들로 눈에 띌 때 마다 보곤 한다. 이 영화 누군가의 추천작으로 언젠가는 '꼭 봐야지!' 하면서 수첩 한쪽에 기록했던 것 같다.

 

결론은...?  그럭저럭.  과거 영화는 많이 알려져서 기대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추천작의 경우 그 기대가 더 높아서 대체로 감흥을 못 느낀다. 이 영화도 그랬었다.  

 

아름다운 영상과 절절한 스토리,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영화는 아름다움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였다.  여자 주인공도, 남자 주인공도 거리에서 떠도는 노숙자여서 분장도 옷차림도 허름하고 남루했다. 영화가 막을 내릴 때 까지도 내내 노숙자로 생활하다, 마지막 몇 분을 남겨 두고 여주인공 미셸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남주인공 알렉스는 방화죄로 3년형을 선고받아 감옥으로 가면서 좀 말끔한(!) 모습을 보여 준다.

 

미셸을 처음 만나 그녀 주위를 계속 맴돌면서 어느새 사랑에 빠지는 알렉스. 이슬비에 옷이 젖 줄 모르듯이 사랑은 그렇게 찾아왔다. 미셸을 놓치기 싫은 알렉스가 이해 안 되는 바는 아니지만, 스토커 같은 집착과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무섭고 섬뜩했다. 생각을 하고 행동에 옮기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몸이 먼저 앞서는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동공이 커지며 려웠다. 순간의 분노를 참지못해 자학하고, 물에 뛰어들고, 불을 지르고... 욕구를 분출하는 정화되지 않은 생각과 행동들이 '위험한 인물=빨간 신호등' 에 불을 켜게 했다.

 

 

영화를 보면서 "[자유]란 바로 저런 것!" 이라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 있었다. 바다를 미셸과 알렉스가 속옷도 입지 않은채로 뛰어다니는 장면이었다. 석양이 지고 있었고, 주인공들은 그림자처럼 실루엣으로 보여지면서 왼쪽 화면에서 튀어나와 오른쪽으로 사라지는 장면이었다. 

 

이것 저것 재지 않고, 골치 아프게 따지지 않고, 몸이 시키는 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본능에 충실한 걸 보고 있자니 '진정한 자유' 란 저런 게 아닐까 싶었다.  관리비에 각종 세금에, 상사 눈치보고, 친구나 가족들과 감정 싸움에 에너지 소비하고... 매사에 전전긍긍 하는 모습이 아닌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난 자유인의 모습이 바로 저런 게 아닐까 하는 장면이다. 저들이 내 모습이 아니어서 샘이 났다.  딱 그 장면만 부러웠다!  -.-

 

끝내 여자, 남자 주인공의 사연은 듣질 못했다. 왜 그러고 사는지에 대한 사연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거리에서 사는 삶이 평범하지는 않은데, 어떤 사연일까 싶어 내심 궁금했었지만 혼자 추리하며 상상 하는것으로 대신해야 겠다.

 

시간이 흘러 알렉스는 출소해 다시 사회로 나오고, 미셸은 앞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들은  추억이 있는 '퐁네프의 다리'에서 만나 한 바탕 시원하게 웃으며 영화는 끝난다. 둘은 함께 어울릴 수 없다는 걸 진작부터 알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했던 시간은 충분히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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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길어올리기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임권택 감독, 강수연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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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 를 봤다.

처음엔 남편이 먼저 봤는데, 어깨 너머로 띄엄 띄엄 봤지만 대충 줄거리는 감이 왔다.

우리나라 전통 "한지" 에 대해 다큐멘터리 처럼, 영화처럼 담백하면서도 리얼하게 그려진 내용이었다.  잔잔하니 참 좋았다. 조용하게 마음을 두드리고 움직이는 이런 것들... 참 좋다.  그다음엔 제대로 처음부터 다시 봤는데 역시 나쁘지 않았다. 

 

외국에서는 "Japanise paper" 라고 해서 동양의 종이는 일본의 종이가  많이 알려졌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의 '화지' 보다,  중국의 '선지'보다 질이 더 좋고 내구성이 훨씬 뛰어난게 우리의 "한지" 다. 

신라의 한지는 천년을 가기도 한단다. 이런 차별화된 장점이 외국에서는 큰 이목을 끌 텐데도, 외국에는 한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전통 한지를 만드는 방법이나, 그 우수한 차이를 체계적으로, 문서로 정리된 자료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서... 그 존재조차 알리지 못하고 있다.  또 한지의 우수성이 눈에 띄었다 해도 동양의 종이는 대부분 'Japanise paper' 로 취급받고 있다고 하니 억울하고 분하고 통탄의 마음이다.

 

또 얼마전에 정말 오랜만에 본 1박2일에서는 유홍준 교수가 나왔었는데, 유홍준 교수의 가르침아래 경복궁에 대한 정보를 퀴즈로 푸는 장면이었다. 왕이 사는 '강녕전'과 왕비가 거처하는 '교태전'의 기가막힌 굴뚝이야기며, 벽에 새겨진 우아하고 현대적인 벽화,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그 빛을 발하는 역사적인 보물들을 보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지혜로움 그리고 아름다움을 느꼈다.  뿌듯하고 너무도 자랑스러웠다.

 

옛날 한 예능 프로에 고현정이 나와 TV가 끝날 때 울리는 애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나라가 잘 돼야 하는데..." 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나도 그런 적이 있어서 이심전심으로 통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가 정말 잘 돼야 할텐데... 점점 더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

 

국가 예산의 부족과, 아니 예산이 있어도 우리 문화재를 가꾸는 일에는 많이 할당이 안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기업들도 돈이 되지 않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는 통에 한지 산업도 몇 몇 장인의 솜씨로만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시간이 더 흐르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데,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발만 동동 구르며 마음이 조급해 진다.  몇 몇 장인들이 나이들어 죽고 없으면 그 자식들은, 손자들은 "돈" 안되는 한지 산업을 과연 이어가려 할까?

 

나 자신도 우리나라 옛 것을 관심 있어 하지 않고 시건방지게 생각했었던 점 반성한다.

시시하고, 유치하고, 고리타분하고... 때론 촌스럽다고 느꼈던 게 모두 무지와 무식의 소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한지라도 몇 장 사러 갈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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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이 러브 유 - 아웃케이스 없음
리처드 라그라베니즈 감독, 제라드 버틀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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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부부가 있다.  홀리(여 주인공)는 집을 살 돈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아이를 낳지 말자고 주장하고, 제리(남 주인공)는 남들도 대부분 그런 준비 없이도 아이낳아 잘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도 이 문제로 홀리는 화가나서 앞서 걷고 있고, 제리는 홀리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뒤쫓아 오며 계속 "Sorry, sorry"를 외쳐댄다.  집에 도착해서도 싸움은 이어진다. 한바탕 집어 던지며 요란하게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싸운다. 급기야 제리는 쾅 방문을 닫으며 집을 나가버린다.  그러나 그 싸움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닭살 모드. 그렇게 티격태격 하다가 죽고 못 살것처럼 사랑했다가... 여느 부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종양"에 걸렸단다. 그러더니 홀리 곁을 훌쩍 떠나버린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먼 길을 혼자서. 홀리 혼자 덩그러니 남겨둔 채로.

 

남편의 유골함을 안고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일도 하기 싫고, 사람도 안 만나고... 울다 자다, 술 마시다 TV 보다가...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은둔생활이 시작된다. 무기력한 나날들. 그러다가 도착하는 편지. 죽은 남편이 죽기전에 써 놓은 편지들이다. 한달에 1통씩, 10개의 편지가 준비되어있다. 혼자 남겨진 홀리가 힘들어 할 것을 염려해서 편지와 선물과 이러저러한 지침(!)들을 써 놓은 편지다.

 

친정엄마는 그런 딸이 영 못마땅하다. 한달, 두달, 석달이 지났으면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상복귀를 해야 하는데, 편지나 붙들고 여러달이 지나도 여전히 애도기간인 것이 불만이다.

 

김형경의 <좋은 이별>에 나오는 여러가지 애도 증상들 중에 홀리에게 보이는 것은 그리움과 집착이 보이고, 또 자폐 공간에 숨기가 보인다. 집안에 콕 틀어박혀서 일도 관두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속에서 지낸다.  홀리가 보여준 반응들이 모두 정상적이라는 것이 책을 읽고나니 끄덕끄덕 이해가 된다.

 

제리는 이런 애도증상들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편지를 통해 그녀에게 필요한 도움을 준다. 조금씩 슬픔을 이겨내고 그를 떠나보낼 수 있게 단계적으로 미션을 주며 애도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일러준다. 그녀를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올 수 있도록 한다. 그녀는 그저 남편이 시키는대로 행동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처음엔 아이도 없는 부부이고, 또 외국영화를 보면 쉽게 사랑 하는 듯 보여서 금방 툴툴 털고 다른 사랑을 할거라 생각했었다. 오히려 남편의 편지가 부정적으로 느껴졌었다. 잊고 살만 했는데 편지가 도착해서 다시 슬픔에 잠기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은 홀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상처받고 어떤 남자도 사랑하지 않겠다던 홀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일 남편의 죽음을 경험하고선 또 다른 사랑을 못 할 거란걸 알고 있었나보다. 

마지막까지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한 셈이다.  죽어 가면서 까지도 아내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그의 염려가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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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가타카
앤드류 니콜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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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미래의 인간세계.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를 자연스럽게 잉태를 하는게 우리가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는 남편과 아내가 손 붙잡고 병원(?)에 가서 최적화되고 건강한 세포만 추출하고 결합해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아이를 낳는다.  철저하게 우성인자로만 구성된 super baby 가 탄생하는 셈이다.

주인공 빈센트(에단호크)는 부모가 첫 아이로 자연 잉태한 인간이다.  빈센트가 출생하는 날, 산부인과에서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빈센트가 앞으로 살게되는 유효한 수명부터 어떤 질병에 걸리는지 등을 퍼센트로 기록된 출생보고서를 출력해준다.  빈센트는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99%로, 그로 인해 서른살 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빈센트의 부모는 둘째를 준비한다. 
첫째아이 빈센트의 결과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던 부모는, 평범한 다른 부부들 처럼 계획된 일정아래 우성인자들로만 구성된 DNA로 아이를 출생한다.  평생 병에 걸리지도 않고, 99세까지 장수하며, 머리도 똑똑하고, 잘생긴 아이다.  지금 세계에서 말하는 이른바 ’엄친아’ 다.  완벽한 인간이 탄생한다.  이런 완벽한 인간의 숫자가 자연잉태된 인간보다 점점 더 많아진다. 

점점 자라면서 형 빈센트 보다 키도 더 크고, 공부도 잘하고,  병에도 걸리지 않는 동생이다.  무엇이든 형제는 비교가 된다. 

형 빈센트는 언제부터인가 우주에 가고 싶은 꿈을 꾼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우성인자’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완벽한 인간과 경쟁에서의 승리는 그도, 주변인도 모두 불가능 하다는 걸 잘 안다.  기적이 있지 않고서야, 아니 기적조차도 그를 하루아침에 우성인자로 만들어주진 못할 거다.

부적격자로 불리우는 자연 잉태자 빈센트가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일이 있다.  그가 선택한 길은 우성인자로 위장해 엘리트의 인생을 사는 길이다.  다리를 다쳐 걷지 못하는 우성인자 ’제롬’의 타액과 혈액, 소변등을 빌려 우성인자로의 겉모습을 완성한다.  매일 아침마다 몸에 있는 털을 최대한 제거하고, 소변과 혈액과 머리카락까지도 ’우성인자’ 제롬의 것을 몸에 부착하고 위장된 신분으로 그의 꿈을 향해 다가간다.

기계와 사람들을 속일수는 있어도, 실제 내면과 건강 상태는 속일 수 없다.  ’우성인자’ 들 사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그의 주변에는 그의 뒤를 캐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우주비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조금은 냉혹하고 사랑도 생명도 모두 깎고 다듬고 정돈된 형태로 존재하는 미래세계.
몸이 아프지도, 병에 걸리지도 않는 완벽한 인간들이 사는 미래세계.
학연, 지연 다 필요없고, 우성인자냐 아니냐에 따라 신분과 직업이 결정되는 미래세계. 
엘리트가 되느냐, 천민이 되느냐... 즉, 성공과 부 그리고 명예는 인간이 태어날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다.  

그 미래세계가 되면 ’인간적이다!’, ’사람냄새 난다!’  이런 말들은 사전에서 사라질 것이다. 
사람냄새 나지 않는, 기계화된 인간이어서 차갑고 냉혹하게 느껴진다.  한낱 소모품처럼 느껴진다. 
씁쓸한 이 기분.  

p.s : 이 영화를 봤다고 하자 옆에 있는 동료 하나는 "그 쉰내 나는 영화를 인제야 봤어?"  한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10년전에 만들어진 영화다.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는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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