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첫 머리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나이 마흔이 되면 고상해지고, 마음이 넓어져 다른이들에게도 관대해지고, 무엇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될거라고 기대했단다. 그러나 정작 마흔이 되고 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란다. 여전히 싱거운 농담을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며, 쉽게 발끈하는 성격까지 예전모습에서 달라진게 없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는데 요즘 내가 하는 고민과 맞닥뜨려져서 크게 고개를 끄덕였었다.  "맞아. 맞아" 나 역시 그렇다. 나이 들고 시간이 지나면 예전의 초라하고 작은 모습에서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 마음이 큰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나이들면 지혜로운 여인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여전히 실수 하고, 모르는거 투성이고, 갈수록 쪼잔해지는 마음까지 마음에 안 드는거 투성이다. 어쩔땐 역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다.  선배, 기성세대의 자리에 오른 사람으로서의 그릇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나이들어 지혜롭지 못하다는 저자 자신을 위로하기 위함인지, 지혜에 대한 정의를 내려 놓았다.

"지혜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정의라면 나도 조금은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요즘 내 자신의 한계를 자주 깨닫고 있어서다. 예전의 총명함(!)도 없어지고 스피드도 사라졌다.  뭐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금방 이해하곤 했는데, 천천히 조곤조곤 설명해줘야 알아듣는다. 나이듦을 몸 뿐 아니라 머리로도 체감한다.  지혜에 대한 저자의 정의가 적잖이 위로가 된다.

 

프레임이란 심리학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누구나 프레임이란 창을 통해 세상의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창' 이라는 필터 역할이 있기 때문에 해롭거나 나쁜 것들을 거르는 거름망 역할하기도 하지만, 특별하게 제작된 나 만의 창은 한 쪽으로 치우친 편협한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한다.

 

어떤 안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프레임을 갖고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리 보인다. 색이 있는 안경을 쓰고 보는 세상과 무색의 투명한 창을 통해 보는 세상은 분명 차이가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해결하는 방식, 타인에 대한 고정관념 이나 편견 등도 모두 내가 사용하는 프레임과 관련이 있다.

 

세상을 향한 '소통의 창구'가 되는 프레임도 닦고 조이고 고장난 곳은 고쳐가며 써야 한다. 그래야 뿌옇게 왜곡되지 않은 시선으로, 삐뚤어지지 않은 올바로 된 창으로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경을 쓰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시력검사를 받고 안경을 교체하는 것처럼, 색깔이 입혀진 선글라스를 통해 세상을 보고있다면 '자기 중심적인 사고' 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창을 바꾸어 리프레임의 기회를 가져야 하겠다. 자신의 창을 리프레임 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도 있겠고, 책을 통해서도 잘못된 프레임을 교정할 수 있을거다.

 

나는 어떤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지, 삐뚤어지거나 수리가 필요하진 않는지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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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ing0404 2012-06-2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을 읽으면 내시력은 어떠하며 내 프레임은 어떤건지 알수 있는건가?? 내 프레임이 궁금해지네...

내사랑주연 2012-06-20 18:27   좋아요 0 | URL
안타깝게도 그런내용은 없어. 세상에는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프레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의견차이도 있고, 오해도 생기고 한다는거지. 그런 프레임이 있다는 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세상을 사는데 조금 차이가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