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ery Best of Ella Fitzgerald
엘라 피츠레럴드 (Ella Fitzgerald)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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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인기리에 방영중인 “내 이름은 김삼순”의 원작자인 지수현작가의 작품 중에서 “당신은 나의 것” 이라는 로맨스 소설이 있다. 여기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는 대목에서 Ella Fitzgerald의 <Misty>가 인용됐는데 내가 이 음반을 구입한 계기는 사실 노래보다도 이 책 때문이었다. 책의 내용과 가사가 참 잘 맞아 떨어져서 책을 읽고 나서 노래를 들었더니 전이랑 또 다른 감정으로 노래가 다가왔던 것!


  “왼손과 오른 손이 구분이 안 되고 장갑과 모자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의 사랑에 빠지다니…….어떤 느낌일까?”


  너무나 깊은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는 Ella의 목소리에 저절로 눈이 감긴다. 마치 내가 그 고백을 듣고 있거나 하고 있는 것처럼.


  그 외에 다른 노래들도 정말 좋다.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단백해서 재즈가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웠던 나한테도 편안하고 충분히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졌다.


  <Misty>만 한 천 번은 들은 것 같은데 처음 들었을 때랑 그 느낌이 전혀 다르지 않으니 아무래도 사랑에 목이 마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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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1-2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ever knowing my right foot from my left !!! :-(

아라 2005-11-2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lazybird님. 제 서재는 처음이신 것 같은데 반갑습니다.
위에 번역은 책에 나와있는 부분인데 가사와는 좀 차이가 있지만 의미가 제게 더 잘 전달되었던 부분이어서 인용한 거였어요.^^;
최근에는 이 노래를 벨 소리를 다운 받았는데 참 좋으네요.^^

비로그인 2005-12-01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이게 개인 서재에 연결되어 있는것을 몰랐어요.
실례했습니다.

아라 2005-12-0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대머리 사막
박경진 글 그림 / 도깨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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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고 싶은 색, 초록

 

  처음에 땅은 아주 푸르고 아름다운 초록으로 시작한다. 그 색깔은 너무 싱그럽고 그 속에서 노래하는 새들과 서로를 보듬어 안은 동물들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땅은 조용히 웃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람들이 산 아래 자리를 잡고 동물들을 내쫓고는 집을 짓는다. 그들은 점점 더 많아졌고 마침내 산꼭대기까지 사람들의 집으로 가득 찼을 때는 동물도 없고 비도 내리지 않는다. 노랗게 변해버린 땅은 더 이상 웃지 않는다. 결국 사람들도 메마른 땅을 떠난다. 하지만 땅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빛을 식혀주는 비 한 방울 없이 밤이면 몰아치는 모래폭풍을 막아줄 나무 한 그루 없이. 혼자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땅의 얼굴은 슬프다. 땅은 기다린다. 다시 힘차게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서늘한 그늘을 만드는 울창한 숲과 푸른 들판을 뛰는 동물들을.

  

  땅은 얘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림만으로도 땅의 처음이 가운데가 마지막이 어떤지를 다 알 수 있었다. 마지막에 땅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친구들의 모습을 별들 사이에서 찾아낼 때는 보이지 않게 흐르는 땅의 눈물이 내 마음을 적셨다. 슬프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땅의 푸르른 옷을 빼앗아 버리고 알몸으로 버려놓은 것 같아 죄인처럼 느껴진다. 동시에 내가 마치 벌거벗긴 채로 버려진 듯해서 수치스럽기도 하다. 아무런 가림도 없이 다 드러난 땅의 모습에서 난 내 모습을, 우리의 모습을 보았다. 책 속에 사람들도 처음에 땅을 찾았을 때는 푸른색을 띄었다. 하지만 땅이 점차 초록색을 잃고 노란 모래 색깔로 변함에 따라 사람들도 황토색으로 바뀌더니 땅을 떠날 때는 그 색마저 없어서 검은 빛을 띠는 회색으로 바뀌고 말았다. 초록색의 생기를 잃어버린 건 땅 뿐만이 아니었다.    

  

  저자는 생명이 가지는 색깔의 변화만으로도 그 소중한 가치를 충분히 표현했다. 또한 동물들과 사람들의 움직이는 방향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고 있어서 항상 다른 각도로 그려진 모습이더라도 그 자리를 지키는 땅의 모습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다만 아름다운 초록색과 동물들의 생기로 가득 찬 책의 첫 장이 거친 황토색으로 변한 마지막 장과는 너무나 다른 색깔과 분위기를 가지면서도 마지막 장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오직 이 마지막 장에서만 동물과 사람들의 흐름이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마치 시간을 거슬러서 다시 푸른 땅을 찾아 돌아가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땅은 그 자리에 있다.

  

  자연이 생명의 색깔인 초록색을 되찾는 것은 결코 땅에 국한된 얘기거나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숲과 물이 없이는 어떤 생물도 살아갈 수 없으며 그건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자연이 잃어버린 것은 지금 내가 잃어버린 것이며 내 아이가 잃어버린 것이다.

  

  비록 땅이 올려다보며 그리워했던 동무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모습은 없었지만 우리는 땅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다시 그 소중한 생명의 푸른색을 자연에게 되찾아 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그건 바로 우리의 생명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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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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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상상


  요람 속에서도 책을 향해 손을 뻗고 가방 안에는 옷 대신 책이 가득하고 비둘기가 머리에 있거나 짐수레에서 책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책을 읽는 책 속에 엘리자베스 브라운.

  

  18년 만에 폭염이라는 무더운 여름, 다른 수험생들은 문제집에 코를 박고 진학과 씨름할 때 연필 대신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들고 집 앞 정거장을 이틀 연속해서 지나치고 대학에서도 화장대 위에는 화장품대신 온갖 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반경 1m 안으로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바짝 긴장하면서 주위 30cm 안에 항상 책을 놓아두는 것을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나. 닮았더군요. 더구나 책 앞뒤의 그림은 제가 항상 꿈꿔왔던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인데다 책장 마지막 그림, 책 위에서 웃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은 제 인터넷 카페 이름 ‘책 위에서 자는 고양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서 무척 놀랐습니다.

  

  그렇지만 엘리자베스는 저보다 훨씬 멋있는 사람이더군요. 오로지 관심사는 책 밖에 없었던 그녀의 책들이 가방을 채우고 방을 채우고 거실과 부엌마저 채우고 더 이상 단 한권의 책도 놓아둘 수 없었을 때 그녀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책들을 도서관에 헌납합니다. 그건 그녀가 가진 전 재산이기도 했는데……. 저 같으면 사실 그렇게 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 쌓여있는 책들만 봐도 배가 부르면서도 이상하게 더 갖고 싶은 허기를 느끼거든요.

  

  하지만 그녀의 열정과 판단은 옮았습니다. 그녀는 그녀가 소중히 여겼던 책들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었고 또 더 많은 책들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으니까요. 여전히 책을 읽으며 거리를 거니는 그녀의 등 뒤로 나무그늘 아래서 그녀가 재미있게 읽었을 지도 모르는 책 하나를 열심히 읽고 있는 소녀가 보입니다. 숨어있는 것처럼 왼쪽에 자그맣게 그녀 진 소녀를 발견했을 때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림자체가 강렬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오히려 옅은 색채와 스케치하듯 이어지는 선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책장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그리고 다시 첫 장과 같은 책들이 가득 꽂혀있는 책장. 그 책장 아래서 보이지는 않지만 큰 쿠션을 베개 삼아 카푸치노 한 잔을 놓고 정신없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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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지기 소년
에릭 퓌바레 글 그림, 김예령 옮김 / 달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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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반딧불처럼 빛나는 소년의 모자와 바람에 나부끼는 목도리도 예쁘지만 무엇보다도 천을 정성스럽게 들고 있는 소년의 미소가 마음을 따뜻하게 마듭니다. 제법 무거워 보이는 넓은 천을 달 아래로 드리우고 평안히 미소 짓고 있는 소년, 소년은 누구일까요? 또 달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달까지 갈 수 있었을 까요? 책장을 넘겼습니다.

 

  소년의 이름은 티몰레옹, 티몰레옹은 그동안 달지기로 열심히 일했던 자몰레옹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새로운 달지기가 되었습니다. 밤바다 달에 앞부분을 천으로 가리는 일을 하는 달지기! 조금 낯설게 들리기도 하지만 이 일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달지기가 없으면 매일 밤 동그랗고 하얀 달만이 사람들을 바라 볼 테니까요. 그런데 이 중요한 일을 앞으로 티몰레옹이 하게 된 것입니다, 선생님은 티몰레옹에게 몸을 가볍게 만들어서 달까지 갈 수 있는 알약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아차! 티몰레옹이 하나밖에 없는 알약을 잃어버렸답니다. 이제 달에 갈 수 없으니 누가 달 모양을 만들어 주나 걱정하는 티몰레옹. 슬픔에 잠겨 터벅터벅 발걸음을 마을로 옮깁니다. 안타까운 사연들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티몰레옹을 달까지 보내려고 노력하지만 모두가 헛일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모인 마을 사람들이 절망스럽게 달을 바라보고 있을 때 한 소녀가 말했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달까지 가는 사다리를 만들자고요. 혼자서는 누구도 티몰레옹을 달까지 보낼 수 없었지만 모두 같이 힘을 모아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사다리가 완성 됐을 때 비로소 티몰레옹은 약이 없이도 달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고 다시 표지를 봤습니다. 아! 이제 티몰레옹에 얼굴에 어린 미소가 이해가 됩니다, 아마도 달 아래 사람들을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갑자기 티몰레옹이 무엇을 하고 있을 까 궁금해집니다. 창문을 열고 빠끔히 고개를 내밉니다. 이런, 달에 하얀 빛이 부드러우면서도 완벽한 둥근 모양으로 절 내려 봅니다. 티몰레옹이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고 있겠군요. 순간 머릿속에 그림하나가 그려집니다. 달 위에서 달의 보이지 않는 반대방향을 향해 등을 돌리고 있는 티몰레옹.

  “티몰레옹, 뭐하니?”

  조용히 티몰레옹을 불러 봅니다.

  뒤를 바라보는 티몰레옹의 손에 바늘과 실이 살짝 보이는 것 같습니다.

  “천에 덮데 인 부분 좀 손보려고요. 누나도 잘 알겠지만 이 일은 아주 중요한 거예요. 혹시라도 실이 풀려서 덮던 부분이 달 아래로 떨어지면 달 모양이 어떻게 되겠어요? 더군다나 떨어진 천이 지나가는 사람이나 자동차 위로 떨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제가 달 으로 오는 약을 잃어버렸을 때만큼 당황스럽다고요.”

  쿡쿡……. 당황스러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달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티몰레옹은 정성스레 실을 빼고 기웁니다.

  “고마워, 티몰레옹.”

  티몰레옹이 잠시 제게 눈길을 줍니다.

  “뭘요, 제 기쁨인걸요.”

 티몰레옹의 얼굴에서 자랑스러움과 평안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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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 - 상
지영 지음 / 아름다운날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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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또 로맨스 소설 읽지? 야, 좀 건설적인 걸 읽어라. "

  오빠가  방문을 열고는 저녁내내 방에서 나오지 않는 여동생에게 한소리합니다.

  "책에 상하가 어딨냐? 책으로 꼭 지식만 습득하라는 법 있어? 지식도 중요하지만 정서와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것도 문학의 일부네요. "

  사실 동생은 압니다. 오빠가 딱히 어떤 장르를 무시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직장 다니는 동생이 이틀동안 저녁만 먹고는 밤새 책을 읽으니 걱정돼서 하는 소리라는걸요. 근데 오빠는 모릅니다.  오빠가 건설적이지 않다고 무심코 분류해버린 이 책 때문에 제가 일주일내내 얼마나 가슴을 설레고 즐겁게 일했는지.

 

  ...한국말로 써 있지만 다분히 외래어 같은 발음인 이 책의 제목은 일본어입니다.  연꽃을 의미하기도 하고 여주인공의 이름이기도하지요. 연꽃이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꽃이 아니듯이 도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는 아닙니다. 그냥 물가에 핀 연꽃처럼 단아하고 은은합니다. 류타카도 "너도 내 마음에 썩 드는 얼굴은 아니다"라며 타박 아닌 타박을 했지만 그의  말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바로 그 연꽃에 이미 넋을 빼앗겼으니까요.

  류타카는 연못에 연꽃이 피고 마치 그 연꽃을 향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매화꽃들이 나뭇가지에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봄에 만났습니다. 은 조선에서 끌려간 포로고 류타카는 일본의 이름 높은 무사가문의 당주입니다. 포로로 잡힌 사촌오라버니의 목숨을 담보로 은 간자(첩자)가 되서 류타카의 첩이 되고 그는 그것을 알고도 그녀를 받아들입니다. 어떤 것에도 마음을 두지 않고 집안을 지키는 책임만이 전부였던 류타카. 오라버니와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인 . 한사람은 아무것도 소망하는 것이 없고 다른 한사람은 그 소망이 너무 깊어 한이 된지 이미 오래입니다. 처음으로 무언가에 욕심이 나는 류타카는 자신의 감정이 두렵습니다. 게다가 의 시선은 언제나 금방이라도 가버릴 것처럼 먼 곳을 향해 있어서 자꾸 화가 납니다. 은 남자를 향한 여자의 마음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정절을 지키지 못하고 왜장의 첩이 된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점점 다정해지는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릴 수 없는 것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류타카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든지 들어줄 수 있었지만 그녀를 고국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미안한 마음도 컸지만  은 이미 그의 삶이 돼어 버렸습니다. 그는 그녀의 원망도 감수하기라 마음먹습니다. 류카카를 위해서 그를 떠나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원수의 첩이라고 손가락질 받더라도 그의 곁에 있고 싶습니다. 혹시 그 죄를 죽어서 받더라고 살아 있는 동안은 그냥 한 여인으로서 그와 있고 싶은 의 마음에 원망은 없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서로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렇게 되기까지 두사람이 참 많이 힘들었지만 둘의 바람이 정말 깊었나봅니다. 참 다행입니다. 그 소망이 마지막엔 결실을 맺으니까요.

 

  제가 이 책을 밤새워 읽을 때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통과라는 황당한 일이 붉어져 나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고 읽고 있던 책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덮어졌습니다. 그들이 마치 일본인과의 사랑얘기에 정신이 빼앗긴 저의 뒤통수를 때리고 "거봐, 그건 그냥 소설이야."라며 비웃는 거 같았거든요. 그 순간에는 오빠의 구박 아닌 구박에도 굳건하던 제 마음이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제가 일본인과 사랑에 빠진 것도 아닌데 단지 허구인 소설을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매국노가 된 듯 한 기분을 들게 만들다니.......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임에 틀림이 없나 봅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을 읽은 것이  더 마음 깊이 읽어진 이유가 됐는지도 모릅니다.  저조차도 생소하게 느낀 그 찰나의  순간에 저는 이 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는 류타카에게 속삭이는 한마디를 제가 들은 말인냥 위로로 삼습니다.

 

  류타카는 착 가라앉은 어조로 의 귀에 속삭인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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