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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 ㅣ 웅진 세계그림책 125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8년 4월
평점 :
부족할 게 하나도 없어 보이는 동물원의 특별한 고릴라는 얼핏 보아도 날 닮았어요.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서 한 손에는 음식을 그 옆에는 음료를 두고 다른 한 손에는 리모콘을 들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모습은 집에 있을 때 나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죠. 하지만 하나도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는 건 말 그대로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지 사실은 무언가 아주 부족한 거 일 수도 있어요. 내가 그렇거든요. 그리고 그런 것의 대부분은 결코 햄버거나 텔레비전 같은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죠.
그래요, ‘나’도 ‘친구’가 필요해요. 맛 있는 음식을 같이 나눠 먹은 후 나란히 걸으며 산책도 하고 몸을 부딪히며 같이 웃고 놀며 함께 잠들 수 있는 친구! 거기다 거리낌 없이 볼 일까지 볼 수 있다면 정말 최고겠네요. 그런 친구가 있다면 기꺼이 나의 소파를 내어주겠는데. 어디 소파 뿐이겠어요. 내가 소파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동물원의 특별한 고릴라가 예쁜이를 사랑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그 친구를 사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나도 예쁜이 같은 친구가 되어 주고 싶어요. 그 친구의 겉모습이나 소유로 그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그 친구만의 아름다운 마음과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온전히 그 마음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어 주고 싶어요. 나만은 그 친구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고 믿어주고 남들이 오해할 수 있는 행동도 나만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친구 말이에요. 그럼 예쁜이처럼 나도 그 친구 옆에서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을 거에요.
사실 ‘우리’ 모두는 ‘친구’가 필요하잖아요. 저만 그런 건가요?
그럼 혹시 저와 같으시 분, 지금 제가 내민 손 잡아 주실래요?
우리 안으로 들어오라는 것도 아니니까, 어때요? ‘우리’ 그런 ‘친구’ 되어 보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