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테입을 반납하러 같이 나온 부부...
가로등 불빛, 쌀쌀해서 유난히 상쾌하게 느껴지는 밤공기...
손을 잡고 나란히 걷고 있자니...
예전 연애하던 때도 생각나고...
남편도 좋은지 자꾸 흘끗거리며 실실거린다...
아...남편얼굴이 자동으로 뽀샵처리되어 보인다...
 
'오메...이쁜 나으 신랑...'
 
남편도 삘 받았는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말한다...
 
"여보 우리 노래방 가자~!!!"
"...................."
 
노래방이라니...ㅡ,ㅡ
 
 
 
난 유난히도 말재주가 없다...
어휘가 딸려 국어도 오지게 못했던 나는
말싸움만 하면 할말이 떨어져 꼬옥 좌절할 수 밖에 없었는데...
신랑은 징그럽게도 말을 잘했다...
하루는 둘이 말싸움이 붙었는데...
역시나 코너에 몰린 나는 "어버버버~"거리며 숨넘어갔고...
그런 나를 본 남편...의기양양하여 오버에 오버를 거듭해 갔다...
급기야...완전 열받은 나...가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막상 나와 보니 갈데도 없고...헤메이다 찾은 곳이 노래방이었다...
어쨌든 맘 좋은 주인아저씨 덕에 두어시간 가량 레파토리가 끊길때까지 맘껏 불러제끼고는
기분이 풀려 실실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무지 걱정하고 있겠지? 아마 들어가자마자 싹싹 빌지도 몰라...
노래방이라니...머리도 좋지...음홧홧홧홧~!!!'
 
심각한 얼굴을 하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남편은 TV를 보며 포복절도 하고 있었다...
 
"자기야...이리 와봐...이거 진짜 웃겨...푸하하하하"
 
우쒸...지 마누라가 두어시간 사라졌는데도...눈치도 못채다니...
이런...이런... 둔! 한! 넘!!!!!!!!  ㅡㅡ+
   
 
 
불현듯 떠오르는 아픈 과거...ㅡ.ㅜ
우쒸~ 모처럼 정말 좋았는데...하필 우라질 노래방이 모람~!!! ㅡ,ㅡ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해리포터7 2006-09-12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님 저는 혼자서 노래방 절대루 못가는데요..근데 남푠이 딱 그짝이더만요..신혼때 쫌 싸웠는데 나가서는 노래방을 갔다네요..노래까지 녹음해가지고 들어온 남푠..ㅎㅎㅎ 그노래 들으며 얼렁뚱땅....

카페인중독 2006-09-12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 가보니...싸웠을때 갈만한 곳이더군요...
미친듯이 부르다 보면 어느새 풀리는 것이...^^;;;
 

오밤중 컴질중에 너무 시끄러워 다크포스를 뿌리며 나와 보니
메탈리카 공연 중계가 한창이다...흐억~
TV앞에 완전 업되어 입을 벌리고 실실거리며 감상하는 부부...
 
그 시끄러운 와중에 그것도 영어로 웅얼거리는 보컬의 말을
다 알아 듣고 환호하는 관중들...
 
"우리 노래가 좋습니까?"
와~~~와~~~
"지금까지 노래 좋았습니까?"
와~~와~~
"계속 할까요?"
와~~와~~
 
'우와~ 신기해...신기해...'라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외치는 남편...
 
"우리 노래 형편 없습니까?"
와~~와~~
"지금까지 한 것도 그랬죠?"
와~~와~~
"때려칠까요?"
와~~와~~
 
"그러고는 멤버들 다 철수하는 거야...어때?"
 
"................"
 
정말이지 할말이 없다...없어...ㅡ,ㅡ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법천자문 2006-09-11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언 메이든, 쥬다스 프리스트 아저씨들도 내한공연 좀 했으면 좋겠네요.

해리포터7 2006-09-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증말 즐겁게 해주시는 옆지기님!

카페인중독 2006-09-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다스 프리스트...아...그 추억의 이름...
해리포터님... 늘상 저래서...TV에 집중을 할 수 없어요...ㅡ.ㅜ
 

남편이 하루는 퇴근을 하더니 불쑥 말한다...
 
"도시락"
"응?"
"나 낼부터 도시락 싸 줘"
 
아침 밥에 도시락 반찬까지 챙길 생각을 하니 귀찮아 한마디 툭 던진다
 
"그냥 사 먹어"
 
도시락 반찬에 밑반찬만 싸자니 허술하고
아침밥 말고 또 도시락반찬을 할 생각을 하니 골치가 아팠다...
그러나 갑자기 저러는데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슬며시 물어 봤더니
직장동료중 누군가의 아내가 도시락을 싸주기 시작했는데
말은 아니라지만 아무래도 그게 부러웠나 보다...
에잇~ 해줘야겠다 싶어 식사량에 맞는 도시락통을 찾아 보라니
밀폐용기 앞에서 이것 저것 고르며 좋아라 하는 남편...
괜히 코끝이 찡하다...
 
'여보...내가 꼬옥 울트라 슈퍼 환타스틱 뷰리풀 딜리셔스 도시락 싸줄께...'  ㅡ.ㅜ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유 2006-09-09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운 아이같아요..

카페인중독 2006-09-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이 되어도 맘은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남편이나 저나 다른사람에게 그럴 순 없으니
서로에게 적당히 어리광을 피우며 그러고 삽니다...
좀 웃긴 부부죠? ^^ㆀ

치유 2006-09-1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예요..사는게 이뻐보여요..*^^*
 

입이 궁금해 냉장고를 뒤지고 있는데 TV가 종알거린다
 
"여자 몸은 종이인형이 아닙니다...
....입체가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이쁜 여자가 S라인을 과시하고 있었다...
 
 
문득 내려다본 내 신체...
 
2차원이 아닌 분명 3차원 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건만...
입체가 필요없는 평면...
TV광고를 보다가 슬며시 뿔따구 나다...
 
"우쒸~ "  ㅡㅡ^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유 2006-09-1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밤에 오징한마리 아들과 먹어치우고 우유 작은 팩 하나 먹어치우고..딸래미 들어오자 마자 침대로 쏘옥 들어가 잤습니다..새벽에 몸이 안 일어나지더이다..부어서..ㅋㅋ
난 날씬하고 에스라인 여자들 괴물같아요..어찌 참고 그리 멋진 몸매를 만들어 내는지..

카페인중독 2006-09-12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임신도 아닌데 D라인입니다...ㅡ,ㅡ
남편이 묻습니다...혹시 임신했는데 감추는 건 아니냐고...
제가 보기엔 그렇다면 남편은 쌍동이를 배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남편이 퇴근하다 컴퓨터 앞에 붙어 있는 나를 보고 미소 짓는다...
 
"왜 또 못찾은 거 있어? 내가 찾아 줄까?"
"아니, 다 찾았어..."
"근데 왜 계속 찾고 있는 거야???"
"응...일등을 하려면 몇점이 필요한지 너무 궁금해서..."
 
경악하는 남편을 퀭한 눈으로 바라보며 씨익~ 웃어주고는
미친듯이 마우스를 눌러댄다... '딸깍딸깍딸깍.......'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해리포터7 2006-09-0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카페인중독님...반가워요..님의 닉네임을 들으니 저를 부르는것만 같아서...배꽃님서재에서 뵌 뒤로 자꾸만 생각이 나더라구요..오늘 이렇게 용기내어 불러봅니다...옆지기님께서 이해해주시나봐요..전 남편몰래 서재질 하느라 늘 신경 곤두세우곤 한답니다...

카페인중독 2006-09-09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님도 커피 좋아하시나 봐요...
유유상종이다 보니 남편도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리...
역지사지의 과정을 굳이 거치지 않아도 공감하는 것이 있어서
저러고 가끔 미친 짓(?)을 해도 그냥 웃고 맙니다...^^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