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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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찾던 내게 ‘천년의 사랑’은 제목부터가 나를 끌었다. 그냥 그런 사랑이야기겠거니.. 하면서 읽어 내려간 이 소설은 실제로도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전생이니 인연이니 하는 것들이 자꾸 나와서 좀 당혹스러웠다. 이 책은 그다지 현실감이 느껴지는 소설이 아니다. 환상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현실을 넘어선 알 수 없는 인연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한 것은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성하상같은 남자가 세상에 있을까. 천년을 넘어선 사랑이라고? 부럽다. 오인희는 좋겠다. 이런 단순한 것들 뿐이었다. 솔직히 양귀자씨의 다른 작품들을 많이 읽어본 사람으로서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사실감이 느껴지는 그녀의 다른 소설들과는 달라서 색다른 맛을 느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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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2
양귀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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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내가 양귀자씨의 소설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일단 재미있다. 제목부터가 튀지 않고 편안하다. 그리고 원미동의 모습이 우리가 사는 동네 그 모양과 똑같아서 정겹고 거리감이 없다. 일인칭 관찰자인 어린 소녀의 시점에서 소설이 전개되고 있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이 왠지 참 좋다. 새의 선물도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말하고 있는데 새의 선물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 생각이 난다. 물론 글을 쓰는 관점은 원미동 사람들이 좀더 객관적이지만 그 두 소설이 내게는 왠지 비슷하게 느껴진다.

소설 속 관찰자의 눈은 마을의 안 좋은 모습들을 더 많이 보여주는 편이다. 사실 그렇다. 좋은 일보다 항상 나쁜 일쪽이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만약에 이 소설 속의 원미동이 좋은 일들로만 가득찬 동네였다면 '뭐 이런 동네도 있나?'하는 생각만 들었을 뿐 기억에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모습들의 어느 한 면만 부각된 면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숨겨지지 않고 고스란히 보여지고 있는 삶의 모습이 사실감을 더해준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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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의보감 - 상 소설 동의보감 3
이은성 지음 / 창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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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때 이 책을 읽었다. 그때가 TV에서 전광렬이 허준으로 등장하는 드라마가 나오기 전이었다. 총 세권이고 제목이 '동의보감'이라니.. 아무리 소설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선듯 이 책을 손에 잡진 못 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내게 이 책이 아주 재미있다고 말해주었던 기억이 나서 '한 번 읽어보자. 한 권 읽어보고 재미없으면 나머지는 않 읽으면 되지 뭐.. ' 하는 생각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와 읽게 되었다.

와~~ 이 책을 읽던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최고의 소설이었다. 처음의 내 모든 걱정들은 사라지고 나는 상권을 빌렸던 바로 다음 날 도서관에서 나머지 책 두권을 빌려다 다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 많은 감동을 받게 된다. 자기의 분야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진정한 장인의 자세.. 허준의 그 열정에 빠져서 책을 읽는 내내 허준과 한 마음이 된 듯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가 하고 있는 일이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하는 일이 아니던가!! 팽팽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뭔가 끝맺어지지 못한 소설이 아쉽기도 했지만 그 아쉬움의 여운이 있기에 이 소설이 더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며 이런게 영화로 나오면 정말 흥행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비록 영화로는 아니지만 TV 드라마로 선보여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있다. 비록 그 드라마를 보지는 못 했지만 안 봐도 왜 많은 사람들이 그 드라마에 열광하는지 알것 같았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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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 2
김용택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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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이다. 핑계는 다양하다. 시간도 엇고, 돈도 없고, 집에 있는 비디오 조차도 10년이 넘어서 제대로된 기능을 못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 그가 언급하는 영화는 아주 많다. 그냥 스치듯이 제목만 말하고 넘어간 것들까지 합하면 꽤 되는 것 같다. 그가 언급하고 넘어간 영화들은 대부분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이다. 방송에서 엄청나게 광고를 해댄 영화들이라 대충의 내용도 알고, 주인공도 아는 그런 영화들이지만 내가 실제로 본 영화는 몇 편되지 않는 것 같다. 영화를 안 봤으니 그가 말하는 영화에 관해 내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속에는 영화에 관해 소상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별로 없다. 그냥 영화를 본 저자의 느낌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영화의 내용에 대해 지나치게 이러쿵저러쿵하는 것보다는 이런 식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통한 김용택씨만의 삶의 해석이랄까.. 이런 것들을 통해서 나 역시 영화를 보고 싶은 충동이 들긴 했으니까.

마지막에 내가 본 배우들, 그리고 영화에 대한 몇 가지 단상이라고 해서 짧은 글이 실려있는데 나는 김용택씨가 '영화에 대한 세가지 단상'하며 써 놓았던 부분이 가장 읽을 만했던 것 같다. 아주 짧은 글이긴 했지만 영화에 대한 그의 바람까지도 들어있고 저자의 생각이 잘 요약되고 집중된 부분이었기때문이다. 김용택씨가 이토록 영화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에 놀라웠는데 이 책의 1권도 한 번 읽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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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그러나 다시...
황선홍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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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아주 재미있게 이 책을 다 읽었다. 황선홍! 그의 인생은 책 표지에 나왔듯이 '함성과 비난, 부상과 재기, 행운과 불운'이 넘나드는 인생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특히 모든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2002 월드컵에 관한 부분이 나올 때는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관중이 아닌 경기장에서 직접 달리던 그를 통해 다시 듣는 월드컵은 웬지 더 숨막히도록 설레였다. 게다가 아픈 몸에 진통제에 기대서라도 뛰겠다는 그의 투혼은 정말 눈물겨웠다.

수많은 부상에도 축구를 사랑하는 열정하나로 일어서곤 했던 그의 불굴의 투지, 책 곳곳에 드러난 한국 축구를 사랑하고 후배를 사랑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 가난 속에서 운동을 해야하는 아들에게 보여준 안타까움이 담긴 헌신적인 아버지의 사랑, 늘 묵묵히 자신을 바라봐주는 사랑스런 아내...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마치 한편의 위대한 서사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황선홍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행복 뒤에 불행이 불행 뒤에는 다시 행복이 항상 함께 한다는 것이다. 마치 우연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모여 필연적으로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는 사실! 불행을 이기지 못했다면 그에게 행운도 없었을 것이다. 그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으면서 마치 현대판 위인전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책을 덮고난 이 순간에도 그의 인생은 계속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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