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 사람들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2
양귀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은 내가 양귀자씨의 소설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일단 재미있다. 제목부터가 튀지 않고 편안하다. 그리고 원미동의 모습이 우리가 사는 동네 그 모양과 똑같아서 정겹고 거리감이 없다. 일인칭 관찰자인 어린 소녀의 시점에서 소설이 전개되고 있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이 왠지 참 좋다. 새의 선물도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말하고 있는데 새의 선물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 생각이 난다. 물론 글을 쓰는 관점은 원미동 사람들이 좀더 객관적이지만 그 두 소설이 내게는 왠지 비슷하게 느껴진다.

소설 속 관찰자의 눈은 마을의 안 좋은 모습들을 더 많이 보여주는 편이다. 사실 그렇다. 좋은 일보다 항상 나쁜 일쪽이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만약에 이 소설 속의 원미동이 좋은 일들로만 가득찬 동네였다면 '뭐 이런 동네도 있나?'하는 생각만 들었을 뿐 기억에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모습들의 어느 한 면만 부각된 면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숨겨지지 않고 고스란히 보여지고 있는 삶의 모습이 사실감을 더해준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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