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반해 옛날옛날에 샀던 책을 이제야 읽어보는데 제목만큼 그렇게 착 붙는 소설이 아니고 의외로 완전 모방범 스타일. 처절하게 읽어 나가는중.
작가를 좋아해서 - 솔직하고 대차고 할말은 다 하면서 살꺼같고. 연애중독을 너무 좋아했어서 다른 작품들도 어느정도 그 기대를 접을 수가없다.서른 하나인 나이의 여자들이 지나는 일상이나 생각 연애관이나 직업관 가정에서의 위치등등 다양한 생활상에 대해 적은 글인데기대하는거완 다르게 또 작가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있으면서 재밌고 술술 읽히고 웃기고 읽기에 부담스럽지가 않다. 소설이나 단편도 아니고 꽁트라고 하기도 애매한 길이의 글들을 읽으면서 픽픽 웃어버리거나 멍때리는 느낌으로 읽기도 하고. 나의 31살은 옛날옛날 일이긴 하지만 읽어보면서 내 31살은 어때었나 싶기도 하고 생각할려니 딱히 떠오르는건 없기도 하고 뭐 꼭 의미가 있어야 되나 싶기도 하고.
30-7.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데 도입부분에 생각보다 편하게 읽히지가 않아서 미루다 읽은 작품이다. 우편배달부인 내가 일을 관두고 삼년동안 여행을 다니며 만났던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내용으로 이뤄져있는데 아마도 대체 요즘 손편지를 소설에 쓸 정도로 이용하나 싶은 마음도 있고 뭔가 너무 구닥다리같다 라는 생각도 들고 해서 별로단 생각을 했던거같다.책은 의외로 차분하고 담담하고 어떻게 보면 극히 소심하다. 난 좀 내 성격이 그런면이 있어서 이런 성격으로 나오는 주인공이 별로인것같다고도 느낀것같다. 그치만 후반부에 그 성격적인 부분들도 다 이유가 있고 적잖이 억지스런 부분도 있긴했지만 주인공과 주인공의 개가 모텔을 전전하는 이유가 뒤로갈수록 점점 궁금해졌다. 아 모텔을 돌며 편지하는 사람들이 궁금하다고 해야되나?많은 사회소통망이 생겨남에도 사람들은 더 외로워지는거같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는 우체부랑 개가 요즘 사람들은 필요한데 가족속에서조차도 그런 소통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편지를 쓰는 일은 참.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라. 그거도 막상 소설에서만 가능한일이니~
30-6. 김규항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이른바 좌파의 대표격정도로 알고있긴한데 그렇다고 딱히 떠오르는 책은 예수전밖에 없고 대체 뭐 하는 사람임? 거리다 소개글을 읽으니 아웃사이더와 고래가 그랬어란 잡지의 편집장이라고 한다.책은 진보적 관념을 가진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약속들을 7가지로 얘기하는데 신문칼럼 모음이라 그런지 쉬도없이 이명박 이명박 거려서 진보적 부모의 진보적 생각을 담은 진보적 책이라하는데 이명박만 아니면 진보가 되는건가 싶고 자꾸 입에만 발린 소리같이 들려서 씁쓸했다. 실제적 행동이라고 하는것들이 진정 실제적인가 생각해봐지게되고 그런면에서 여러가지 생각꺼리를 던지는것엔 의미가 있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민주적인 진보부모가 되는것이 엘리트 부모가 자식을 공고나 대안학교에 보내 누구나 알고있는 뜨르르한 직업이 아닌 일반 직업에 안착해 생활하면 진보적인건가~ 물론 책에서도 그안에 아이의 행복이 제일 먼저를 첫째로 두고 글을 써 내지만자본주의가 휩쓴 우리나라에서 제일 자유가 없는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아이들이고 그 누구보다 그 현실을 뒤집고 싶은게 부모 마음이지만 그 현실에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 아닌 동의를 한건 부모 자의로 한건가 싶고현실을 바꾸기 위한 7가지들이 너무 이상적이어서 실로 너무 비이상적으로 읽혀져 좋은 단감을 너무 먹어 변비에 걸리는 꺼림찍한 기분이 책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들었다.무언가 획기적이 아니라도 우리 교육이 자본에 휩쓸리지 않고 목수도 미화원도 농부도 요리사도 막노동자도 예술가도 좀 살만한 직업이 되고 굳이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좀 직업에 귀천없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고가 먼저인것 같은데 갈수록 계급이 벌어지고 직업에 귀천이 너무도 확실한 우리나라에서 교육타령만 맨날 천날 하는게 끝이 없는 뫼비우스 띠를 도돌이로 보는거같았다.
30-5. 행복을 부르는 자존감의 힘 우연찮게 연달아 읽는 책들의 내용이 언뜻언뜻 비슷한 부분들이 많아 연결되면서 읽히니 좀 더 이해가 잘 되었다. 심리학 관련 책은 쉽게 읽히는 반면 내용을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만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에는 애를 먹는 경우가 있는데자존감을 내세운 책들 앞에선 유난히 더 그런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앞서 읽었던 가족의 발견이나 감정코칭 역시 내용의 밑바닥으로 가라앉아 음미해보면 자존감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어쩌면 앞선 두책뿐 아니라 수많은 문학과 예술작품이 이,자존감, 타이틀을 포함한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것이다그만큼 수백번을 읽고 어루고 달래고 해도 또 어려운게 자존감을 대하는 내 마음일지니, 왜 나는 내가 한없이 초라하고 낮아 보이는가? 나같이 이런 비일비재의 감정들을 갖고 상담에까지 이르는 사람도 무수히 많아지는 요즘 작가는 또 다른 나같은 사람들의 선례를 통해 하나하나 문제를 짚어보고 문제들의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성격 또한 다 다른데 또 구조적으로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얼추나마 비슷하게 그려지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다. 복합적인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일수록 책속에서 말하는 자기에의 위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끊이지 않고 되네어주는 마음, 그저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요즘 어때요라고 묻고 들어주는 일, 충분히 좋은 엄마이고 아빠이고 아들이자 딸인 우리, 내가 이렇게 힘들어요 라고 할 수있는 용기를 말하는 부분이 책의 내용들 중 특히 좋았었다.이런 낮은 자존감이 한껏 올라간 때가 있었는데 다름아닌 내 아이들이 태어났을때였다. 아 나도 이제 세상에서 떳떳할 수 있다는 이상한 감정이 벅찼었는데 뭔가 그때 이후로 아이들과의 소소한 문제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좀 한단계 올라선 기분이 들었었다.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게 자신을 돌보며 살아가는일이 어렵지만 자신의 행복으로 가는 길인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더불어 내 자존감의 원천인 가족들을 잘 살펴야겠단 생각도 다시 한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