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앞에서 울컥 해서 울뻔 하다가 안 울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다. 

나의 마음은 우주를 만들 수 있을 것도 같아,

시공을 넘어서 닿고 싶은 마음이기에_

그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친구들이 있는 광화문으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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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 death 



어제 들은 말 중에 인상적인 거 두 가지만_ 당신은 내 이미지만 쏙 뽑아 먹으려고 하지. 내가 얼마나 개고생하는지 그건 모른 척 하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버럭 했다. 당신이 얼마나 개고생하는지는 알아. 하지만 그건 이미 내 선택 이전이니까 어쩔 수 없고 당신의 그 이미지들이 내 이상형이랑 딱 맞아떨어져서 나도 모르게 당신에게 가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사랑은 환상이잖아. 말하니 암튼 지지 않는 거 봐라. 라고 그가 말했다. 나도 모르게 씩씩거리며 치즈케이크를 흡입하고 있노라니 그가 말했다. 환상을 철저하게 깨부수도록 하자. 다른 시간대에 놓여져 가물가물 눈이 감길 거 같다, 졸립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환상을 깨부수기 위해서 내가 기다리는 거잖아, 너를. 말하니 세상에서 내가 제일 듣기 좋아하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걸 가만히 눈을 감고 들었다. 


수연씨는 한량인 게 티가 나요. 어떻게 티가 나요? 눈이 길잖아요. 눈이 긴 여자들은 보통 한량이더라구요. 그렇게 태평하게 잘 살고. 그래서 누워서 눈을 감고 곰곰 생각했다. 눈이 긴 여자들은 한량이다. 한량은 눈이 길다. 그러니까 놀고 먹게 생겼다. 우리 아빠 피인가. 코끼리 눈 닮은 우리 아빠 눈. 언제나 평안하기만을 바라는. 나도 우리 아빠처럼 병들어서 일찍 죽으면 어떻게 하지? 하다가 엉엉 울었더니 그가 또 말했다. 죽을 때까지 간병해드리리. 울다 말고 또 버럭 했다. 같이 죽겠다는 소리는 또 죽었다 깨도 안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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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1-15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눈이 동그래요. 매우 ^^ (노동자)

수이 2024-01-15 21:26   좋아요 0 | URL
동그란 눈이 지적입니다!

공쟝쟝 2024-01-15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눈이 긴 여자를 좋아해요.

수이 2024-01-15 21:26   좋아요 0 | URL
1등 아니라 2등이어도 행복합니다!

단발머리 2024-01-16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등입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어제도 오늘도 3등ㅋㅋㅋㅋ 눈이 긴 3등ㅋㅋㅋ

수이 2024-01-16 15:20   좋아요 1 | URL
내 마음 속 1등_

단발머리 2024-01-16 15:21   좋아요 1 | URL
❤️🧡💛💚🩵💙💜🩷💓💕
 














  마리 루티 글을 읽으면서 영어공부를 좀 하고 싶어서 마리 루티가 쓴 라캉 찾다가 우연히 작년 여름에 마리 루티가 예순의 나이에 암으로 오래 고생을 하다가 영면하였다는 걸 알게 됐다. 겨우 나보다 몇 살 많은 언니고 한창 쓸 시기니까 학교에서 교수직을 은퇴할 무렵이면 더 활발하게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싶어 은근 기대하고 있었다. 라캉 관련서로 40만원 정도 지출을 하고나니 정신을 차려야지 싶어 마리 루티 언니가 쓴 라캉 관련서를 끝으로 이제 갖고 있는 거 위주로 읽되 한 권씩 천천히_라고 했다가 마리 루티의 죽음을 알고난 후 문득_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겨우 읽고 쓰고 사랑하고_ 이게 전부일 텐데 그래도 무관한가 물어보니 그래서 더 좋아_라는 대답을 듣고난 후 읽고 쓰고 사랑하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면 그렇게 태어나 그렇게 살아가도 괜찮다면 그렇게 살아볼래 대답하고난 후 파도처럼 밀려드는 것들. 그러니 나도 언젠가는 필멸한다는. 내 시간도 언니 시간처럼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영면하소서, 기껏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당신을 읽고 당신을 메모하고 생각하며 다시 당신을 읽는 게 전부이지만 그리 해드리리, 라고 나 혼자 마음 속으로 말했다. 당신의 문장이 나를 살리기도 했으니 당신을 읽음으로써 당신을 다시 살게 하고 싶다는 마음.




“오랫동안 순응적으로 잘 살아오다가 갑자기 그렇게 사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마리 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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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1-13 1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뭐라고요? 언니 ㅜㅜ .... 아... 안돼 ㅜㅜㅜㅜㅜ 말도안돼.... 어떡해요 ㅜㅜㅜ 너무 가슴 아파요....루티 책이 작년의 제 원픽이었는 데... 제게 루티는 정희진 선생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대중을 위해 글을 써주는 멋진 여성 학자 였는데...ㅠㅠㅠㅜㅜ 너무 아깝다...

수이 2024-01-13 20:31   좋아요 3 | URL
마리 루티의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얻었죠. 가치 있는 삶_을 제외하고는 건성으로 읽었던 것도 같은데 가치 있는 삶이 탑이었음, 저도, 그의 책 중에서. 참 좋은 책인데 홍보가 덜 되어 사람들이 많이 읽지 않아 가슴 아팠는데 이렇게 언니가 저 세상에 가신 걸 알고 나니 또 그의 문장들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읽어야지 합니다.

공쟝쟝 2024-01-13 1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검색해보니.. 암이었군요... 너무 열심히 살았나부다... 글에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인 게 많이 느껴졌는데.. 아, 눈물나요. 루티 글 읽으면서 정말 위로 많이 받았는 데... 내 삶도 가치있는 삶이라고 여기고 싶어졌는 데.... 감사해요. 루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곳에서는 평안하시기를. 두려움 없이 사랑하시기를.

수이 2024-01-13 20:32   좋아요 2 | URL
열심히 살아도 게으르게 살아도 병은 걸립니다. 이건 뭐 제 생각이지만. 더 많은 글을 읽을 수 있으리라, 더 깊은 사유를 광대하게 펼치는 걸 보게 되리라 했는데 이렇게 가셨네요. 그리고 쟝아, 두려움 없이 사랑하는 건 여기서도 가능해. 그 말을 다시 하고 싶어지네요. 언니 마음으로 뜬금포로;; 그럼 굿밤!

공쟝쟝 2024-01-14 00:21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면 루티 하버드에서 사랑학 강의 한 선생님이신데 ㅋㅋㅋㅋ 내가 뭐라고 두려움 없이 사랑을…ㅋㅋㅋ

수이 2024-01-15 07:50   좋아요 0 | URL
에헴 그러니까 여기에서 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건 말이죠_ 하버드에서 사랑학 강의하신 마리 루티 언니 이야기를 하면서_ 두려움 없이 사랑하시기를_ 이건 즉 본인에게 하고픈 말이 아닌가. 전 또 그렇게 오버해서 생각했더랬죠.

단발머리 2024-01-13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왜 오래 사실거라고. 앞으로도 마리 루티님의 책을, 신간을 계속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까. 전 한글로 번역된 책(4권) 다 읽었는데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이 제일 좋았어요. 두 번 읽고도 또 읽고 싶은 책인데........ 슬프네요ㅠㅠㅠ

우리도 그런 존재라는, 필멸의 존재라는 수연님 말이 마음에 콕 박혀요. 잊지 말아요, 우리.... 영원하지 않은 우리네 삶을...

수이 2024-01-15 07:54   좋아요 1 | URL
남근선망은 제가 가물가물한 걸 보니 안 읽은 거 같습니다. 단발님 페이퍼 읽으면서 마리 루티는 그 바나나 이미지와 함께 제게 탁 달라붙었다가 가치 있는 삶_을 읽고난 후 대단하다, 이 언니, 바나나 그 이상이야_ 했던 거 같아요. 이미지상으로.

83년 우정을 쌓았다는 할머니들 이야기를 봤죠. 그들이 89세라는데 그러니까 아가때부터 만나 우정을 쌓았다는 건데 내는 남편보다 내 친구가 더 좋다 아이가_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단발님이랑 83년 우정 쌓고 싶다 중얼거렸는데 아이고 그럼 우리가 몇 살까지 살아야 하는겨?! 나는 신은 잘 모르겠지만요, 단발님이 제 옆에 계실 때 그런 생각 자주 하죠. 신이 내게 보내신 선물. (우리 애인이 들으면 훈님이 나보다 좋은겨?! 버럭 하시겠다 ㅋㅋ)
 

아이에게서 엄마는 반실용적인 인간이야_라는 말을 객관성 100% 더해 들었다. 기분이 개 같아지지는 않았다. 네 말이 옳아, 이게 나인걸_ 말하니 반실용적인 엄마를 뒀으니 내 실용적인 능력이 1000% 향상되겠지. 아이가 말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대꾸했다. 쎄싸(C’est ça 바로 그거지)! 친구가 언니 지젝 짱이야_해서 그렇다면 저도! 하고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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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1-13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인에게 줄 선물이 자신의 사랑을 상징하려면 쓸모가 없어야, 그 잉여성으로 인해 불필요해야 한다. 사용가치의 중지 속에서만 그것은 내 사랑을 상징할 수 있다. -> 같은 책 페이지 24

사랑은~~~~~~~ 사용가치의 중지~~~ 란다.

수이 2024-01-13 14:50   좋아요 0 | URL
그러기엔 소중한 내 님이신데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13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필요하다는 거죠. 장식품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요와 효용, 가성비만 중요한 이런 시대에... 사랑이라니.............
사랑이래요, 사랑.............. (짱구짱)

이북이요~~~~ 글씨가 너무 작고 행간이 너무 좁아요. 이렇게 읽으면 눈이 더 아파요. 참고 바랍니다!!

수이 2024-01-13 14:52   좋아요 0 | URL
오 역시! 그래서 행간 넓히고 글자 엄청 크게 했습니다. 읽기 아주 좋아요.

잘생겨서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얼굴 보네 얼굴 봐
 

1월 라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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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1-04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깡과 푸코 ❤️💕 조조은 조합이다 🤤

수이 2024-01-05 08:01   좋아요 0 | URL
칸트도 읽어야 하니? 너 공항이지? ㅋㅋ

단발머리 2024-01-04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월 라캉
3월 라캉
4월 🩷💕

수이 2024-01-05 08: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