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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착취 : 돌봄노동
알바 갓비 지음,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좀 많이 회의적, 인간들은 자신만의 온기, 그들끼리만의 사적인 온기를 절대적으로 여기기에. 일단 나부터가 그러하지 않은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하는 게 마땅하다고 여기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읽는 동안 몇몇 얼굴들 계속 겹쳤다. 그들은 그 틀 안에서 죽을 때까지 살아갈 거다. 나 역시 그 틀 밖으로 일단 넘어왔으나 언제 다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그 목줄을 내 목에 여밀지 모를 일이고. 언제든지 기꺼이, 이 프레임을 마땅히 부숴 없애자고 주장하지만 완독하고난 후 회의감이 더 짙어진 건 어쩔 수 없다. 돌봄노동을 행하는 입장에서도 그러하고 돌봄노동을 받으려는 입장에서도 그러하고. 매듭이 꼬이고 꼬이고 꼬여서 이 모든 것들이 엉망진창으로 흘러가도 그 흐름은 꽤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인지라. 다 읽고 왜 소련이 망했는지 다시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