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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창
이병주 지음 / 문예출판사 / 198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 사람이기 위해서 견디기 힘든 감정은 뭘까?
질투란다.
질투로 시작된 묵묵한 발걸음에서 그의 외로움이 보인다.
너무 화가 나거나 너무 질색한 상황들에 맞닥뜨리면 오히려 사람은 말을 잃게 된다.
아마도 그도 그랬을게다.
그렇지만 물어보지 그랬니? 왜 그랬냐고,정말 그랬냐고,..
그랬다면 그녀는 정말 솔직하게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었다고, 그래서 그런 말도 안되는 연극을
꾸몄다고 얘기할지 모르잖아. 아마 그랬을 지도 모르는데..
서로를 아프게 하고 서로에게 벽을 만드는 건 그건 사랑은 아닐텐데..
그 대답을 회피하기위해 '도망치는 것, 그것도 성실한 작업이다.'라고 말할 수 있나?
그러면서도 그는 도망친다. 아니 도망해버린다.
'세상에 독한 술이란 건 없어. 독한 건 사람이야. 사람 가운데도 여자요. 여자'
그랴. 그렇게 독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야.
그날 새벽, 눈 내리던 새벽 그녀는 말했다.
징크스 하나쯤은 가져야한다고.
운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아니, 이렇게 말하는 이 여자는 얼마나 당돌한가?
그런 그녀를 또 몸과 마음에 담는 그 도망한 남자의 마음은 뭔가..
답은 나온다.
'운명은 이에 순종하는 사람은 태우고 가고, 이에 항거하는 사람은 끌고 간다.'
그렇다. 어찌됐건 어떻게 발버둥치건 가게 되어있다.
무조건 go go!!
그렇지만 사람인지라 누구나 사연들이 있다.
말해버리지 못한 얘기들, 가슴에 묻어 둔 얘기들...
그래도 사랑을 시험하진 말아야 했다.
그건 너무 위험한 발상이다.